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시간도 어느 정도 되었기에 둘이 각자의 술병을 놓고 먹으면서 보았지요.
S는 막걸리나 맥주를 앞에 두고 저는 소주를 주로 먹습니다.
어제는 막걸리를 앞에 둔 S과 함께 술을 먹고 있었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도중 TV 드라마에서 이상한 멘트가 나왔습니다.
'..중략..어른들 말 잘 들으면 자다가 떡이 생긴다..하략.'
그 말을 듣다가 '떡'이란 단어가 나오자 내가 말했답니다.
"떡이라, 무슨 떡 묵고 싶노? 호떡 묵고 싶나?"
(내가 무슨 소릴 하는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말한 것 어쩌리요)
"호떡예, 맞다 호떡 먹으면 참 좋겠네요. 좀 사올랍니꺼?"
점퍼를 입고 호떡을 사러 갔답니다.
우리 동네는 호떡 세개를 천원에 줍니다.
헌데 호떡 집 앞에 갔더니 내 앞에 선착 손님이 몇 명 있어답니다.
호떡이란게 구워 놨다가 먹는 것 보다는 금방 구운 것이 맛 있답니다.
우리 동네 아줌마 모토도 그런 것이어서 금방 구워서 손님들에게 줍니다.
내 앞의 손님이 아이들 두 명이었는데 그 아이가 이천원씩 사간다고 합니다.
이쳔원어치면 12개의 호떡이 구워져야 내 차례가 온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호떡이 잠시 만에 굽혀져 나오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 동네 아줌마는 아직 초짜 여서 굽는 속도가 상당히 늦습니다.
반죽 주물러서 펴고 설탕을 넣은 다음 불판 위에 놓고 다음 반죽 주무릅니다.
다음 반죽한 것을 불판에 놓고는 앞에 불판에 놓았든 반죽을 살짝 뒤집어서
뒤집어진 반죽 위에 동그란 판으로 꼭 누르면 호떡 모양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 일련의 동작을 좀 미드미칼하게 하면 되는데 자꾸 헤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왜 호떡 굽는 방법을 이야기 했느냐 하면
그렇게 하다 보니 호떡 굽는 시간이 꽤 걸렸다는 것입니다.
하늘을 보니 별이 초롱 했습니다.
처저녁에는 눈빨이 조금 보이더니 눈 구름은 또 어디론지 사라져 버렸답니다.
'어이구, 또 눈은 안 오는구나? 초저녁에는 눈 올 것 같았는데.'
하늘 한번 보고 호떡 집 한번 보고 해도 당체 내 차례는 잘 오지 않았습니다.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대구가 덜 춥다 하여도 시간이 가니 제법 추워지려 하였답니다.
내가 음식 기다리면서 그렇게 오래 기다린 것은 처음 같았습니다.
그래도 그냥 갈 수는 없어서 마냥 기다렸지요.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습니다.
헌데 내 옆에 한 아저씨가 왔습니다.
"나도 한 이천원 어치 굽어주소."
그래도 내가 먼저 왔으니 내 것을 먼저 구워주겠지 하면서 흐뭇했지요.
아 그런데 이 아줌마 하는 행세를 보소.
나와 그 아저씨가 일행인줄 알고 같이 구워주는 것이었습니다.
내 것은 벌써 다 구워 놓고 옆의 아저씨 것 다 구워질 때까지 옆에 놓아두었답니다.
다 구워진 것을 포장 하려면 비닐장갑 벗고 집게 집어들어야 하는 것이
일이 좀 많다 싶어 그냥 꾹 참고 기다렸습니다.
바람은 왜 그리 씽씽한지 조금 더 추워지려 하였답니다.
호떡 스물 한개 굽혀져 나오는 광경을 다 지켜 보았습니다.
삼십분이 넘어서야 호떡이 내 손에 들어왔답니다.
집에 오니 S는 엄청 기다린 모양이었습니다.
"왜 이리 늦었어예. 가 볼라 카다 말았다 아입니꺼?"
"손님이 밀려서 안 그렇나? 한참 기다맀다 아이가?"
호떡 세개를 S는 맛 있게 먹었답니다.
참 나는 호떡 잘 안 먹습니다.
달아서 잘 안 먹는답니다.
그래도 S는 참 잘 먹습니다.
첫댓글 뜨끈뜨끈한 호떡도 막걸리 안주로 일품 이던데요?제가 낮에 음식물쓰레기 버리러 나갔는데 호떡굽는 아줌마가 안나왔길래 다른데로 사러간줄 알았는데 하두 늦어서요..손이 꽁꽁얼어서 호떡을 사가지고 오셨더라구요.미안했습니다,솔직히.ㅋㅋㅋ맛나게잘 먹었지요.덕분에^&^
추운데 오래도록 기다렸다가 호덕을 사오셨다니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네요 여기는 두개에 천원인데 호떡에 대한 글을 보니 호떡이 먹고싶어지네요 한강수님은 단것을 안좋아하나보군요 저는 단것을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