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데군데 빨갛게 익는 건 오가면서 따먹기도 했다
올해엔 무성한 가지들을 그냥 놔둬서 꽤 많이 열렸다
주말쯤엔 푹 익을테니 그때 따야지 했다
목요일 점심시간 급히 지나치며 보니,
누가 손대도 너무 착실하게 손을 댄게 확 뜨였다
그래, 내 오늘 저녁엔 확실히 하마!
저녁시간 땡 하자마자 와선
울타리 밖에서 손 닿는 부분부터 시작 ~
사실, 이 나무를 이 위치에 심을땐 다 예측했었다
나무가 자라 가지를 사방으로 뻗으면 울타리 밖 행인들도 구경하며 쉽게 따 먹을 수 있을거라고
그런 맛뵈기 행운도 있는게 좋지않겠냐고
(이 나무는 사실 구입한것도 아닌 잘못 온 나무였다.
꽃나무 주문 했는데 서산 농장님이 미*성 이란 회원분께 보낼 이 나무로 잘못 보내서 그냥 키우라고 하신 것)
이 열매에 대해 욕심이 큰 건 아니다
이 것 아니어도 풀밭안에 여러가지 딸 것들이 조금씩 있으니
앵두, 준베리, 복분자, 딸기 .....
이 열매는 작게 두봉지만 얼리면 된다
큰 딸이랑 막내 딸에게 맛 보일 것만.
그런데도 기를 쓰고 매달려 악착스레 땄다
남의 것을 내것처럼 착각하는 용의자를 떠올리고는.
7시쯤 되어 더위가 한풀 꺾이는듯 하니
저쪽에서 용의자께서 이쪽으로 걸어오셨다
피 : 뽀로수가 익었네?
기 : 예
피 :따서 뭐 해?
기 : 식초 담아도 되고 발효액 담던지요...
피 :요샌 먹을게 하두 많응깨 ...
기: 그래도 무농약 제철 것이라 이로운 데가 있잖아요
이거 엄청 큰 열매도 있더라고요
며칠전 구경했는데 방울토마토인줄 알았어요
피: 사다 심지그래?
지: 그렇게 굵은건 구하기 어려운듯해요
굵은 것 지난 6.9 의료지원 나갔던 날 구경했다
멀찌감치 떨어진 자원봉사 하시는 적십자회원님들 책상에 놓여진 빨간 열매 그릇
방울토마토로 보였다
말 문을 트자 어머님 한 분
" 뽀로수 좀 드세요"
맛이야 보리수,
놀라운 열매 상태에 정신이 확 깨는듯 했다
떫더름한 맛은 전혀 없고 관상가치 최고!
이 열매 삽목가지 구할수 있을런지 여부에 온통 생각이 쏠렸다
열매 따 오신 분이 자꾸 권하는 냉커피도 하는수없이 한컵 받아 마시면서 커피 참 맛있네요~
이런저런 대화
우리집 아저씨가 이 나무 너무 큰다고 낫으로 쳐내도 나무가 어찌나 잘 자라는지.... 라고 하셨다
어느동네 사시는데요?
*왕리
여기서 먼가요?
멀지만 5분이면 가
저 이따가 저녁때 따라가면 안될까요? 삽목할 가지 하나 얻고 싶네요
(아침에 차 기름 눈금이 0 이었지만 왕복가능해서 안넣고 왔는데..... )
그렇게 시골길을 달달거리며 따라가서 삽목가지 하나를 얻어왔다
대왕보리수 한사발 따 온 건 냉동시켰고.
그걸로도 흡족한 행복이었다
굳이 내집 뽀로수 모조리 훑어내지 않아도 될 바쁜 시간에
용의자로 떠오르는 분에 대한 감정으로
볼품없게 나무를 확 그냥 다 따 치웠다
삽목한 것이 뿌리내리면 밖에서 구경만 할 위치에 심어야지
그땐 문간 왕보리수는 왕님들이 드시게 놔두던지 베어버리던지하고
대왕보리수만 키워야지
하찮은 것에 대해서도 내 것 네 것 구분 못하는 사람들은 왕
구분은 하고 느끼고 남의 것 탐내지 않으면 대왕
지나다니면서도 관심도 없고 앞만 보고 재잘대는 초딩 아가들은 초극 (울트라 )쯤?
대왕보리수 삽수 구한 가정은 산자락 여기저기
흑염소를 키우는 농장이었다
같은 품종이 혹시라도 지하로 흘러다니는 흑염소 분뇨 영향으로 대왕상태인건 아니겠지?!
어떻든 대왕보리수 한 그루를 안쪽 한구석에 아담하게 키워 보련다
(땅 여유있는 분들께는 관상용으로 강추할만하고
기관지 안좋은 분들 또한 키워봄직한 나무)
첫댓글 설탕 사용 많이 하는게 아주 나쁘다는 구체적인 이론들 때문에, 식초 만들어볼까 했는데....
막내 딸 생각해서 쨈 만들었네요
씨앗 일일이 골라내고
소금 조금 넣고
설탕대신 물엿 넣고요
쨈 만들땐 바닥 두꺼운 냄비를 사용
자칫 바닥 검정으로 눌어붙으면 곤란 .....
신경 써 약불에 저어서
쨈에 소금과 함께 레몬즙 ( 또는 식초라도 조금)
넣는것이 색깔과 맛을 더해 줍니다~
맛나겠네....
어리적 놀러다니더친구집에 감나무만한 보리수가 있어서 엄청먹었는데..
나무가 어찌나 큰지 지나다니는 동네분들 다 드셔봐도 여전히 인심좋은
보리수 나무였다.....
맞는 말씀입니다, 보리수는 인심 좋은 나무에 속해요
열매 치곤 특별히 쓰이지를 않는 편이고
잘 크고 열매도 많이 달리지요
집착이 지나치신 분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었지요
이런 나무들은 나무로서의 계산 값어치는 없지만, 공터 또는 공공장소에 심겨져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