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쌀이 하나님의 사랑임을 알기에 (동북인도 마니푸르에서 온 13번째 서신)
사랑하는 선생님!
보내주신 귀한 헌금 참으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는 헌금을 받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 모두가 피신할 때 가져온 모든 것들이 바닥이 나서 절망으로 몸부림치며 상심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선생님과 한국 교회를 통하여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보내주셨습니다.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심을 보며 함께 전율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이렇게 하나님의 공급으로 지내게 될 것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폭동상황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때때로 폭도들이 위협적으로 발포를 하면 우리 방위군들도 대응 발포를 합니다.
총소리를 들으면 오금이 떨립니다. 총소리는 우리를 공포와 불안으로 몰고 갑니다.
지난 8월 31일 정부가 우리 부족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부족들을 위해 별도의 행정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정부와 지도자들 간에 또 다른 논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선생님!
우리 교단 소속 교회로서 열두 번째로 파괴된 람펠교회의 원래 사진과 파괴된 후 사진을 보냅니다. 광란의 폭동이 지붕을 완전히 박살내고 벽면을 부분적으로 파괴하였습니다. 광명한 천지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곳 교우들은 난민캠프와 정글과 이웃 아삼주와 미조람주로 피신을 떠났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우리가 졸지에 당한 참담한 현실을 믿기 어렵습니다. 꿈이면 깰 것인데 꿈이라 아니라 눈을 감아도 떠도 슬픕니다.
선생님!
우리는 어제 아삼 변방의 작은 시장에서 구호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물건을 한꺼번에 사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면서도 혹시 착각이 아닌가 싶어 여러 번 장부를 체크하였습니다. 그리고 난민으로 흩어져 사는 우리 교우 37세대 180여 명을 위하여 아래와 같이 구호품을 구입하였습니다.
쌀 50kg 15부대와 쌀 25kg은 22부대입니다.
양파와 소금은 양파 각각 74kg입니다.
소금은 37kg입니다.
식용유는 37리터, 설탕은 74kg입니다.
달은 74kg, 찻잎은 37kg입니다.
사서 한 자리에 놓고 보니 산더미가 되었습니다.
선생님!
정글에 살고 있는 15세대 70여 명에게는 쌀 2달분을 한꺼번에 지급하였습니다. 배에 실고 가서 강변에서 내려 산지까지 나르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무거운 쌀이 한국 교회를 통해서 온 하나님의 사랑임을 알기에 그냥 올라가도 힘든 고지를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감사함으로 날랐습니다. 이제 정글로 피신한 우리 교우들은 10월까지는 양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양식 문제로 마음이 아팠는데 이제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산 아래 난민캠프에 있는 분들에게는 쌀 1달분을 지급하였습니다. 나머지 양파와 소금, 식용유와 설탕, 달과 찻잎은 동일하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선생님!
우리 모두가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하나님은 자비하시다! 라고 고백을 하였습니다. 폭동으로 집을 잃고 난민 신세가 된 우리의 입에서 놀라운 신앙고백이 나왔다는 사실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폭동이 언제 끝나서 언제 고향집으로 돌아가게 될지 모르지만 우리가 하나님께서 폭동 중에서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시고 보호하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으니 우리는 광야를 지나 가나안으로 들어갈 준비가 된 것입니다.
선생님!
오늘 제가 금식기도 당번이었습니다.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사랑의 손길을 펴준 선생님과 한국 교회 그리고 비전아시아를 생각하며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속히 폭동이 멈추길 간구하였습니다.
고향으로 집으로 돌아가서 옛날처럼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과 교우들과 함께
오순도순, 아기자기하게 살고 싶은 마음의 소원을 아뢸 때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가족과 헤어져 산지 벌써 4개월이 지났습니다.
난민이 된 교우들을 찾아다닌 지도 어느덧 4개월이 훌쩍 넘었습니다.
집에 두고 온 가축들은 다 죽었거나 폭도들이 약탈해 갔을 것입니다.
농사철에 씨앗을 파종하지 않았으니 가을에도 거둘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희망이 하나도 없습니다.
어둠 속에서 이제야 깊은 회개와 반성을 합니다!
평화로울 때는 평화에 대한 감각이 없었습니다. 행복할 때 행복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예배를 드릴 때 예배가 하나님의 선물이요, 축복인지 몰랐습니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 특별한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인지 몰랐습니다.
선생님!
제가 선생님을 위해 무엇을 도와 드릴 수 있을까요? 제가 선생님과 비전아시아에 무슨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시편 기자는 “여호와께서 내게 베푸신 모든 은혜를 내가 어찌 보답하리까?”라고 말합니다.
제가 선생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저 자신에게 질문을 합니다. 저와 SBC 그리고 우리 교회 교우들에게 보여주신 선생님과 한국 교회의 선과 자비에 대해 제가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지요?
선생님!
선하신 주님께서 선생님과 한국 교회 성도님들께 청년의 건강과 무병장수와 풍성한 결실을 차고 넘치도록 부어주시길 빕니다.
폭동 속에서 오는 고요와 평화를 맛볼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9월 16일. 토요일. 자시
사무엘님이 일주일에 걸쳐 보낸 카톡 편지를
우담초라하니 정리하여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