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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안내산악회 목요방 칠보산행 계획에 따라 '유금사 → 능선 삼거리 → 칠보산(왕복) → 유금치 → 정자 → 등운산 → 칠보산자연휴양림'의 9km 구간을 4시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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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七寶山]
[정의] 경상북도 영덕군 병곡면 금곡리에 있는 산.
[개설] 칠보산(七寶山)은 경상북도 울진의 백암산 지맥이 뻗어내려 이루어진 높이 811m의 산으로, 산세가 웅장하고 경관이 뛰어나며, 남쪽으로 등운산과 인접한 곳에 국립 칠보산자연휴양림이 있다.
[명칭 유래] 칠보산은 예전에는 등운산이라 불렸으나, 고려 중기 등운산을 지나던 중국인이 샘물을 마셔보고 하는 말이 "이 물맛이 보통 샘물과는 다르니 이 산과 이어져 있는 산에는 귀한 물건이 있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 버렸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찾아보니 더덕·황기·산삼·멧돼지·철·구리·돌옷 등 일곱 가지의 동식물과 광물이 풍부하다고 하여 칠보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자연환경] 칠보산은 낙동정맥의 울진 백암산 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맥이 윗삼승령[747.3m]에서 분기하여 동쪽으로 뻗어 칠보지맥에 해당하는 산이다. 칠보산은 남쪽으로 등운산[767.8m]과 능선이 이어져 있고 맥을 이룬다. 산지의 기반암은 중생대 백악기의 가송동층 퇴적암으로, 적색 셰일과 사암 지질로 이루어져 있고, 동쪽 산기슭의 유금사(有金寺)를 중심으로는 화강암이 분포한다. 칠보지맥은 칠보산[811m]에서 북쪽 응봉산[389.3m]을 지나 평해 남대천이 합수하는 직산리 용정마을 동해 용바위에서 맥을 다하는 총 연장 37.85㎞의 산줄기이다. 따라서 하천은 이 칠보지맥을 분수령으로 하여 북동쪽으로는 남대천이 흐르고, 남서쪽으로는 송천이 영해로 흐르며, 동쪽으로는 유금천이 유금사를 거쳐 동해로 흐른다. 식생은 울창한 소나무와 함께 상수리나무·갈참나무·굴참나무·단풍나무 등이 섞인 혼합림 대를 이루고 있다.
[현황] 칠보산의 동쪽 산기슭 분지에는 신라시대 선덕여왕[?~647] 때 승려 자장율사[590?~658?]가 창건한 유금사가 있으며, 이웃한 등운산의 동쪽 산 중턱에는 국립 칠보산자연휴양림이 있다. 인근에는 칠보산오토캠핑장과 칠보산 온천 리조트, 칠보산휴게소가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산행 코스는 금곡3리~유금사~헬기장~칠보산~유금재~등운산~칠보산자연휴양림 코스가 대표적이며, 거리는 약 9.5㎞로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등운산[騰雲山]
[정의] 경상북도 영덕군 병곡면 영리에 있는 산.
[개설] 등운산(騰雲山)은 높이가 767.8m로, 경상북도 울진군의 백암산 지맥이 뻗어내려 이루어진 칠보산과 이어진 산이다. 산세가 웅장하며 산 곳곳에는 아름다운 절경을 이룬다. 조선시대 이래로 영해부(寧海府)를 보호하는 진산(鎭山)이며, 북쪽으로 칠보산[811m]과 이웃한다. 서쪽 정상에는 가뭄이 심하면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단이 있다.
[명칭 유래] 등운산 지명은 '구름을 타고 오른 산'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자연환경] 등운산은 영덕의 북서쪽 경계에 자리한 낙동정맥의 산으로, 울진의 백암산이 남쪽으로 뻗어내려 칠보산[811m]을 거쳐 맥을 이룬다. 기반암은 중생대 백악기 하양층군 가송동층 퇴적암과 울련산층[오천동층] 퇴적암이며, 화강암이 부분적으로 분포한다. 하천은 남서쪽으로는 송천의 지류가 창수면으로 흐르고, 남동쪽으로는 송천의 짧은 지류들이 병곡면 방향으로 흘러간다. 식생은 소나무와 함께 참나무류의 낙엽활엽수가 섞인 혼합림대를 이루고 있다.
[현황] 등운산은 산자락에 국립칠보산자연휴양림이 있으며, 능선 곳곳에서 동해를 조망할 수 있다. 등운산에 자리한 자연휴양림의 이름에 칠보산이 들어간 것은 등운산과 칠보산은 능선으로 연결되어 이웃하고, 칠보산이 등운산보다 높고 전망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산행은 칠보산과 연계한 산행 코스로 병곡면 금곡리의 유금사를 들머리로 유금치~칠보산~유금치~등운산~자연휴양림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코스는 겨울철에는 원점 회귀가 안 되어 차량 회수가 불가능하고 코스가 길어 산속에서 해가 지기 쉽다는 약점이 있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산행 코스는 칠보산자연휴양림 매표소~등산로 계단~해돋이 쉼터~갈림길~산사랑 쉼터[갈림길]~헬기장~등운산 정상~임도 합류~나무다리를 건너 돌아오는 원점 회귀 코스이다. 거리는 6㎞, 소요 시간은 3시간 20분 정도이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2024년 8월 마지막 주 목요일인 29일은 안내산악회 목요방 산행 계획에 따라, 경북 영덕의 칠보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지난 화요일 다녀온 익산 미륵산처럼, '칠보(七寶)'라는 이름의 산은 2018년 8월 대중교통을 이용해 대학 동기들과 다녀온 괴산 칠보산이 유일한데[산행기], 6월 11일 여느 날처럼 안내산악회 일정 게시판에서 새로 공지된 산행 계획을 구경하다가, 목요방에서 올린 경북 영덕 칠보산행을 발견하고, 영덕에도 '칠보'라는 이름의 산이 있다는 걸 알았다. 칠보산행을 발견할 당시 28인승 버스의 단독 석은 이미 다른 목요방 선수가 대부분 선점한 상태라,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나마 하나 남아 있던 좌석을 바로 신청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이번 주 목요일 영덕으로 출발이라, 사전에 산과 산행 계획을 자세히 살펴봤다. 그리고 고작 9km 거리에 4시간의 산행이라, 과연 하루라는 시간과 회비을 지급할 가치가 있는 산행인지 의문이 들었다. 와중에 산행의 타이틀인 칠보산 정상은, 산행에서 가장 싫어하는 1.2km 왕복이다. 특히, 왕복 1km가 넘으면 절대 가지 않는다는 신조가 무너지는 산행이다.
산행 신청 당시에는 몰랐는데, 목요방 주요 선수 중 많은 수가 신청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해서 과거 같은 산행이 있었는지 대기업 안내산악회 일정을 조회해 봤다. 2018년 7월 17일 산행이 유일하고, 주요 선수 셋이 그때 다녀온 걸 확인했다. 그럼, 나머지 선수는 다른 산악회와 다녀오거나, 나와 비슷한 고민 후 신청을 안 했을 확률이 높다. 와중에 대기자까지 있던 산행이 취소자가 나오기 시작해, 출발 나흘 전에는 세 자리가 비는 걸 보니, 고민이 더 커졌다. 하지만, 이왕 신청한 산행이고, 2018년 7월이면, 두 번째 탐방에 6년이 넘게 걸렸다는 얘기다. 고로 이번에 패스했다가, 혹시 마음이 변해 가고자 하면 다시 6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라,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다녀오기로 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의하면 당일 종일 맑고, 기온은 27℃~28℃ 사이로, 다소 더울 걸로 예상되나 최근의 불볕더위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래도 땀으로 목욕할 날씨라, 그건 날머리 국립 휴양림 계곡 상류에서 해결하면 될 듯하다.
칠보산과 가까운, 기상청 백암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산행 당일인 목요일은 새벽부터 비가 내려 13시까지 내리다, 잠깐 그친 후 19시에 다시 내리고, 기온은 24℃~25℃, 바람은 4㎧~5㎧로 믿지 못할 기상청이나, 예보대로라면 물에 빠진 생쥐 꼴을 면하지 못할 날씨라, 우중 산행 준비를 한다. 그리고 체력 유지를 위해 사당역표 김밥도. 목요방의 특징인 산행 후 하산주 식당으로, 인솔 대장이 '고래불해수욕장'의 '은파횟집'을 선택했다. 하지만, 우중 회는 피하는 게 관습이라, 어떻게 할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다만, 기본적으로 회를 좋아하지 않고, 선정한 식당에 대한 평도 좋지 않아, 대안으로 근처의 중국집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요즘 동해안 횟집의 수난 시대인지, 횟집이 장난치는 건지, 작년까지 만해도 평이 좋았던 식당들도 올해 들어 거의 악평이 대부분이다. 물론 다른 주당도 동의해야 하는 사안이라, 일단 저 횟집은 피하자고 강력히 주장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다른 횟집의 평이 좋은 것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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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에 맞춰둔 알람보다 30분 이른 4시 30분경 기상해 아지트로 나와 밤사이 변한 게 있는지 확인했다. 산행 계획은 변함이 없고, 한 명이 더 신청해 최종 출발 인원은 인솔 대장 포함 26명이다. 그리고 당일 칠보산 날씨는 전날 확인한 백암산 산악날씨와 약간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 11시부터 13시까지 두 시간 동안 비가 내리고, 강수량은 시간당 6mm, 기온은 26℃로 일정하고, 바람은 3㎧~4㎧로 약간 강한 편이다. 하지만 비 소식은 변함이 없어, 늘 들고 다니는 우산이 제대로 배낭에 들어 있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둘 다 '좋음'이라 날이 좋고, 조망처가 있다면 조망은 괜찮다는 정보다. 물론 둘 다 만족하지 못하니,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전형적인 오지 산행이 될 확률이 높다. 그걸 확인하고, 필요 시간보다 일찍 기상해 몇 가지 더 훑어본 후 끓인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사당으로 가기 위해 5시 45분경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서 구산역으로 향했다.
6시 43분경 사당역에 도착해 주인장이 초심을 잃은 승차장 종합 판매대는 무시하고 바로 계단으로 위로 올라, 개찰구 밖 즉석 빵집으로 가, 채소 김밥을 한 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은 후 화장실에 들러 볼일 보고, 1번 출구로 나갔다. 그리고 공영주차장으로 가, 산악회 버스 주차 구역으로 방향을 틀자, 바로 칠보산행 버스가 보여, 그곳으로 가 배낭을 짊어진 채 차에 탔다. 물론 지난 화요일 터득한 배낭을 앞 좌석 아래로 밀어 넣으면 많은 고민이 해결된다는 걸 알아 서다. 그런데, 배낭을 밀어 넣으려고 보니, 의자의 다리가 끝이 아니라 가운데 있어, 넣을 공간이 없다. 버스마다 의자 다리의 위치가 다를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해서 배낭에서 슬링백과 물가방을 꺼내, 손잡이에 걸고, 배낭은 버스 짐칸에 실었다. 인솔 대장이나, 친한 산꾼들은 의자 사이에 두라고 하지만, 배낭을 또 분실하는 한이 있더라도 4시간이 넘는 이동 시간 동안 불편하게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리고 7시 정각 사당을 출발한 버스는 양재와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우고 영덕으로 향했다.
이른 기상이 영향을 미쳤는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실내등이 들어와 깨어보니, 버스가 휴게소로 들어간다. 버스가 주차한 후 차에서 내려, 화장실로 가며 보니, 옥산으로 청주와 가깝다 앞으로 대략 3시간은 더 가야 하는데, 이해가 안 되는 휴게소 위치다. 어쨌든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보고, 뜨거운 햇살을 피해 바로 버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20분의 휴식이 끝나고 차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한다. 생각보다, 이니 기대보다 들머리인 유금사의 고도가 낮아, 700m가량을 올려야 하는 산행이라 쉽지 않다는 말로 운을 뗐다. 특히 유금사에서 주 능선까지는 경사가 심해 등산로라 지그재그라고 했다. 하지만, 일단 주 능선에 올라서면 완만한 경사의 평지나 다름없는 능선이 오를 때와는 달리 쉬운 산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등운산에서 휴양림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급경사에 돌길 구간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말인즉 오르는 구간은 급경사, 능선은 완만한 경사라는 얘기다.
끝으로 늦은 점심을 겸해 하산주 식당으로 고래볼 해수욕장의 은파횟집을 선정했으나, 가격이 비싸, 근처 칠보산 휴게소의 한식뷔페로 바꾼다고 하면서, 고래볼은 해파랑길 종주 때 천천히 구경하시라고 했다. 내가 원하던 바라 속으로 손뼉을 쳤다. 이후 실내등이 꺼지고 취침 상태로 돌입해 다시 잠을 청했다. 그리고 도착, 한 시간 전쯤 잠에서 깨, 창밖의 경치를 감상하는데, 일본을 덮친 태풍 산산의 영향인지, 동해가 가까워지자, 비가 내린다. 그리고 영덕에 도착해, 도로를 따라 북상하더니 도저히 버스가 들어갈 수 없을 거 같은 마을 길로 접어들어,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산속으로 들어간다. 와중에 생각보다 많은 승용차가 반대쪽에서 와, 사고가 날뻔한 일도 몇 번 있었다. 하지만, 이게 ‘국립칠보산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도로라,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오른 버스는 휴양림 갈림길을 지나, 11시 25분경 유금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사실 버스가 산속으로 들어가는 동안 창밖으로 경치를 감상하며 안내산악회라 가능한 산행이라는 걸 절감했고, 그래서 이 마약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걸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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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릴 때 이미 등산 준비가 끝난 상태라, 먼저 등산 앱의 '기록 시작'을 누른 후 주변을 둘러봤다. 그런데 빗방울이 떨어져 주차장 옆 화장실 처마 밑으로 가, 슬링백 옆 주머니의 우산을 꺼낼지 말지 고민하며 다른 이들의 반응을 봤다. 내가 주변 환경에 민감한 건지, 다른 이들은 비에 대한 반응 없이 산행 준비에 바쁜 모습이라, 나도 거기에 동참했다. 이후 두 등산 앱으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인솔 대장의 설명과는 달리 300m 가까이 된다. 물론 등산 앱을 기동하고 첫 GPS는 오차가 크다는 걸 알고 있으니, 이걸 믿을 바는 못 된다. 그렇게 현 위치를 확인하는 동안, 빠른 일행은 산행을 시작하고 여유가 있는 일행은 유금사로 들어가고 있어, 나도 그들을 따라 유금사로 갔다. 절 입구까지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생각보다 큰 주차장과 화장실을 보니, 무언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절로 들어가는 길은 둘로, 현판이 없어 뭐라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2층 구조의 전각 아래 문을 통과하는 것과 그 옆으로 우회하는 길이다. 군자대로 행이라 당연히 문을 통과하자, 왼쪽으로 생각지도 못한 범종각이다!
아담한 범종각의 모습에 괜히 종을 치고 싶어지는 강한 유혹을 뿌리치고 경내로 들어서자 먼저 눈에 띄는 건, 대웅전과 그 왼쪽 뒤로 보이는 삼층석탑이다. 등산 지도에는 나오는 그 삼층석탑이다. 그리고 인솔 대장을 포함 빠른 일행은 벌써 석탑을 보고, 나오면서 보물이라고 알려준다. 어쩐지 그 무언가가 나라의 보물 삼층석탑이다. 해서 바로 석탑으로 향해, 남북조 시대의 석탑을 감상하고, 그 앞의 소개문을 봤다. 그리고 왜 석탑이 대웅전 앞이 아니라, 뒤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주변을 살펴보니, 석탑 오른쪽 뒤로 전각이 보인다. 위치나 구조나 산신각이라 그곳으로 갔다. 그런데 관리를 하지 않는지 풀이 무릎까지 자랐다. 어쨌든 전각에 도착해 보니, 산신각이 아니라 삼성각이다. 뭐든 산신에게 무사 산행을 부탁해야 하는 처지라, 자물쇠를 풀고 전각의 문을 열었다. 그런데, 없다! 삼성은 자취가 없고, 텅 비었다. 이유가 뭘까? 영업이 안 되나, 그렇다고 삼성을 치우지는 않을 텐데?
텅 빈 삼성각 문을 원래대로 한 다음 본존불에게 신고하기 위해 대웅전으로 가, 그 오른쪽 옆 마당의 귀여운 석상을 기록으로 남기고, 역시 자물쇠를 풀고, 본존불에게 신고했다. 비록 절의 규모는 작지만, 보물과 대웅전의 상태로 봐서는 신자가 많이 찾는 듯한데, 삼성은 교체 중인가? 어쨌든 유금사에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칠보산행을 위해 절에서 나와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며 상황을 살펴보니, 대략 나를 포함 대여섯이 끝까지 절을 구경하느라 산행이 늦었고, 이미 날머리인 칠보산자연휴양림으로 떠났을 거로 생각한 버스는 화장실 앞에서 청소 중이다. 그 모습을 잠깐 구경하다가, 주차장을 가로질러 절 입구에 있는 등산로 입구로 가,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5m가량 올라가다가, 화장실 앞에서 확인했던 고도가 궁금해 기록을 봤다. 그런데, 없다. 말인즉 확인만 하고 기록을 안 했다. 해서 화장실과 고도차가 얼마 안 되는 위치라 바로 다시 확인하고 기록도 했다. 279m~307m, 칠보산의 높이가 810m니, 고도차는 503m~531m, 물론 오차는 있으나, 100m 등고선으로 봐도 인솔 대장이 얘기한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오지라는 평가와는 달리 등산로는 의외로 좋아, 잠깐 당황하다가 그게 등산로가 아니라, 임도라는 걸 깨달았다. 결국 산림청과 산림조합이 망친 산 중 하나다. 하긴 옆에 국립 칠보산자연휴양림이 있으니, 당연한 건가?! 완만한 경사의 구 임도로 후미에서 따라가는데, 갑자기 아랫배가 슬슬 아파지기 시작한다. 지난밤 과음의 후유증이라, 등산로에서 벗어나 왼쪽 숲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땅을 파고 볼일을 본 후 흙으로 잘 묻은 다음 등산로 즉 구 임도로 돌아가려다, 이 숲으로 계속 올라가면 등산로로 합류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숲을 뚫고 올라갔다. 그리고 예상대로 좌로 꺾인 등산로와 만나, 숲에서 나와 아무 생각 없이 좌회전해 50m가량 가는데, 거미줄이 얼굴에 걸린다. 응? 분명 내가 제일 뒤에 있는데, 거미줄? 말인즉 내 키와 비슷한 짐승은 적어도 오늘 중에는 여기를 지나지 않았다는 거다. 해서 핸드폰을 꺼내, 지도로 확인했다. 맞다. 등산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어, 바로 뒤로 돌아 되돌아가, 11시 48분경 갈림길에 도착했다. 좌로 꺾인 길이라 생각했는데, 임도 갈림길이고, 등산로는 우회전이다. 선두가 깐 우회전하라는 방향 지시도 있다!
유금사에서 정상적으로 등산로를 따라왔으면, 갈림길에서 우회전이나, 숲에서 나와 좌회전했다가 되돌아온 내가 보기에는 직진이라, 직진했다. 그리고 이후부터 제대로 가고 있는지 수시로 지도를 확인했다. 휴양림을 만들면서 그런 거지 그 전부터 인지는 모르나, 동네 뒷산보다 길이 더 많아 조금만 방심하면 다른 길로 갈 확률이 높아 서다. 물론 그런 갈림길은 앱의 지도에는 없다. 와중에 산길샘이 사용하는 네이버 지도는 주 등산로조차 없다! 지도로 제대로 가고 있는 걸 확인하고 20여 미터를 올라가니 시멘트 포장 임도와 만나, 바닥을 봤다. 당연히, 선두가 좌회전인지, 우회전인지 방향 지시를 깔았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없다! 산세로는 우가 맞아 보여 우회전해 조금 가자, 활짝 열린 차량 통제용 철문이다. 그리고 철문이 있는 곳에 도착해 무언가 이상해 주변을 둘러보니, 왼쪽 석축 위 나뭇가지에 매달린 산악회 리본이 보인다. 여기가 사실상 등산로의 시작이라는 표지라, 아래를 보니 바닥에는 선두가 깐 방향 지시가 있다. 물론 등산 앱의 지도도 확인했다.
인솔 대장이 버스에서 코스 소개 때 언급했듯이 경사가 급한 등산로라, 굴곡이 심한 갈지를 그린다. 그런데, 다른 산과는 달리, 획이 짧은 갈지가 아니라, 좌회전 또는 우회전 후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가 어느 정도 이어져 진행 중에도 숨을 고를 수 있어,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은 산행이다. 와중에 등산로 곳곳은 쓰러진 고목이 길을 막고 있고, 그중에는 넘는 게 힘들어 기어서 지나야 하는 것도 있다. 그런데, 분명 비구름 속을 통과하는 건 맞는데, 비가 내리는 건지, 비구름 속의 물에 젖는 건지 애매모호한 게 땀과 섞여 이미 옷은 흥건히 젖었다. 올려야 할 높이와 남은 거리가 궁금해 수시로 지도를 확인하며, 좌회전 우회전을 반복하며 고도를 높이다가 일행을 추월하기도 하며 가는데, 갑자기 앞에서 무언가 등산로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간다. 그걸 보고 그냥 지나칠 인간이 아니라, 뭐가 지나갔는지 매의 눈으로 아래 숲을 찾아봤다. 비가 오면 변온동물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통념을 깬 이쁘장하게 생긴 새끼 살무사다.
사실 날이 좋을 때는 맨살이 드러나는 아큐아 슈즈를 신지 않고, 비가 오거나 올 예정일 때 신는 건, 물에 젖어도 상관없다는 것도 있지만, 뱀을 비롯한 동물이 움직이지 않아, 물릴 위험이 없다는 게 크다. 그런데, 세상을 잘 모르는 새끼라 그런지. 이런 날씨에 굴 밖으로 나온 놈을 그냥 보낼 수 없어, 같이 놀아줬다. 그리고 그놈이 사라지는 걸 확인하고 길을 재촉했다. 비구름 속이고, 갈지를 그리는 등산로라 보이는 건 어디를 가는 대동소이하다. 고로 찍은 사진도 그게 그거다. 나중에는 기록을 위해 찍는 것도 중단했다. 그렇다고 위치 확인도 중단한 건 아니라, 수시로 지도를 확인하다가, 지도의 GPS 높이와 등고선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숫자가 아니라 등고선에 집중했다. 12시 32분 선두가 매단 산악회 리본이 있는 곳에 도착해, 왜? 그걸 달았는지 궁금해 주변을 둘러봤다. 보기에 따라서는 갈림길로 보여 바닥에는 방향 지시를 나뭇가지에는 리본을 달았다. 당연히 교차 검사를 위해 지도로 확인했다.
정확히 100m 계곡선 위에 있다. 계곡선이 위에 하나 더 있고, 칠보산이 810m니, 위의 계곡선은 800m 등고선이고, 지금 서 있는 곳은 해발 700m다. 고로 100m만 더 올리면 더는 올라갈 곳이 없다. 말인즉 다 왔다. 숫자가 알려주는 GPS 높이는 625m~650m로 실제와는 크게는 75m에서 작게는 50m 차이가 난다. 다시 길을 재촉해, 지도로 주 능선이 멀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가는데, 앞에 인솔 대장이다. 나를 보더니, 왜 뒤에서 오는지 묻는다. 해서 과정을 얘기하며 올라, 12시 39분 주 능선에 도착했다. 갈림길로 좌는 등운산, 우는 칠보산이다. 고로 여기를 기준으로 칠보산을 왕복해야 한다. 그리고 갈림길에서 조금 떨어진 평지에는 일행이 쉬면서 간식을 먹고 있다. 정상까지의 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현 위치를 기록한 다음, 역시 바닥에 주저앉아 쉬려는 대장을 뒤로하고 칠보산을 향해 갔다. 유금사 출발 기준 칠보산 갈림길까지 4.282km에, 1시간 16분 59초가 걸렸다.
비록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일행 셋을 추월하기는 했으나, 제일 후미나 다름없어, 칠보산으로 향하는 중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일행 대부분을 만났다. 와중에 왜 선두가 아니라 후미에서 오는지 궁금해하는 일행도 많았다. 그들과 몇 마디 농담을 주고받으며 칠보산으로 향하다가,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2시 52분 '七寶山'이라 음각된 화강암 비석이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희망찬 21세기를 위하여, 영해 산사랑 산악회, 2000년 1월 1일'이라고 음각한 대리석이 놓여 있다. 그걸 보고 막 도착한 일행과 저걸 들고 오느라, 고생이 많았겠다고 얘기하다가, 화제가 대리석 무게로 흘렀다. 노년의 산꾼은 대략 15kg 내외를, 난 4~5kg을 주장하다가 확인하기 위해 직접 들어보니 생각보다 두꺼운 게, 역시 늙은 생강이 맵다! 이후 지도로 정상까지의 거리와 소요 시간을 확인했다. 5.001km에, 1시간 29분 55초다. 정상에서 노닥거린 시간이 있으니, 소요 시간은 별 의미가 없으나,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 때 1시간 반 안에 도착해야 한다고 한 건 지켰다.
갈림길에서 칠보산까지의 거리는 5.001에서 4.282를 빼면 719가 나온다. 고로 왕복은 1.2가 아니라, 1.4km가 조금 넘는다. 별 의미는 없으나, 소요 시간은 1:29:55에서 1:16:59를 빼면, 13분이다. 700m를 13분 정도 걸렸다면, 쉽지 않은 구간이라는 얘기다. 이후 일행의 도움으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고, 막 도착한 인솔 대장 일행을 뒤로하고 갈림길로 향했다. 그러다가, 가방 안에 든 김밥에 생각이 미쳤다. 지금 먹지 않으면, 그대로 집으로 들고 갈 확률이 높다는 걸 깨닫고 꺼내 먹으며 갔다. 헬기장을 지나, 갈림길로 향해, 그 직전 평지에 펼쳐진 자리에 합류했다. 막 김밥을 먹으며 왔는데, 권하는 소맥과 과일 등을 사양할 수 없어 주는 대로 받아먹다 보니,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다들 떠난 후에도 인솔 대장이 도착해 점심 먹는 걸 지켜보다가 같이 등운산을 향해 출발했다.
갈림길에서 칠보산까지의 거리는 5.001에서 4.282를 빼면 719가 나온다. 고로 왕복은 1.2가 아니라, 1.4km가 조금 넘는다. 별 의미는 없으나, 소요 시간은 1:29:55에서 1:16:59를 빼면, 13분이다. 700m를 13분 정도 걸렸다면, 쉽지 않은 구간이라는 얘기다. 이후 일행의 도움으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고, 막 도착한 인솔 대장 일행을 뒤로하고 갈림길로 향했다. 그러다가, 가방 안에 든 김밥에 생각이 미쳤다. 지금 먹지 않으면, 그대로 집으로 들고 갈 확률이 높다는 걸 깨닫고 꺼내 먹으며 갔다. 헬기장을 지나, 갈림길로 향해, 그 직전 평지에 펼쳐진 판에 합류했다. 막 김밥을 먹으며 왔는데, 권하는 소맥과 과일 등을 사양할 수 없어 주는 대로 받아먹다 보니,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다들 떠난 후에도 인솔 대장이 도착해 점심 먹는 걸 지켜보다가 같이 등운산을 향해 출발했다. 그리고 1시 33분 분기점 1km 이정표를 통과하고, 능선을 따라 등운산으로 가며 보니, 인솔 대장의 코스 소개가 정확했다. 거의 평지 수준의 완만한 능선이라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다. 다만, 등산객이 많지 않은지 곳곳에 쓰러진 나무와 잡목이 길을 막고 있어, 그걸 피하거나, 넘어가느라 약간 지체하는 정도다.
보이는 게 없으니, 앞만 보고 가는데, 갑자기 오른쪽 앞에 건물이다. 정자 쉽터다. 그리고 갈림길에서 먼저 출발한 일행이 거기서 간식을 먹고 있다. 이게 지도에 있는 쉼터라, 1시 42분 지도를 확인할 당시 꽤 멀어 보였는데, 8분이 걸렸다. 정자 옆 이정표에 의하면 사거리로 칠보산까지 2.3km, 등운산은 1.2km, 휴양림은 1.8km 거리다. 급할 게 없는 산행이라 정자로 올라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노닥거리다, 충분히 휴식 후 다시 등운산으로 향해 2시 9분 휴양림 갈림길에 도착했다.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등운산은 0.4km, 칠보산에서는 3.2km를 왔다. 그걸 확인하고 길을 재촉해 등운산이 멀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부터 늘 그렇듯이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그런데, 갑자기 갑판 전망대가 나타나, 혹시나 정상석이 있나 해서 위로 올라갔다. 당연히 없다. 그리고 울창한 숲속에 있어, 보이는 것도 없다. 도대체 용도가 뭘까?
갑판 전망대의 용도를 궁금해하며,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2시 19분 등운산 표지석이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정확히 얘기하면, 갑판 전망대가 있는 곳이 봉우리 정상이고, 갑판 때문에 정상 표지를 세울 수 없어, 그 아래 약간 평평한 곳에 세운 거다. 그 표지 옆에는 '이 등산로는 경사가 급하고 험하므로 산행 시 주의하십시오'라는 '주의'문이 서 있다.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조금 늦게 도착한 인솔 대장의 도움으로 인증을 찍은 후, 인파로 붐비는 정상 표지에서 떠나, 휴양림으로 향했다. 2시 23분 휴양림까지 남은 거리가 1.72km라는 이정표를 지나, 이제나저제나 험한 등산로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경사가 급한 건 맞으나, 특별히 험한 건 아니라, 한국 산에서는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수준의 하산로다. 2시 34분 휴양림 0.99km 이정표를 통과해 내려가자, 왼쪽으로 '등산로 아님' 경고문이 두 나무 사이에 걸려있어, 그 너머를 자세히 살펴봤다. 과거 등산로였는데, 위험하다고 판단한 건지, 사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차단하고 그 옆으로 우회로를 만든 거다.
2시 42분 '추락 주의' 경고문을 지나자, 앞에 잡고 오르내릴 수 있게 설치한 밧줄이다. 나름 험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해 설치한 안전시설이다. 하긴 산꾼이 아니라, 휴양림에 쉬러 온 사람이라면 험할 수도 있는 등산로는 맞다. 어쨌든 1분 정도 내려가니, 저 아래로 휴양림 임도가 보이는 게 다 왔다. 그리고 임도를 가로질러 가자, 휴양림 0.50km 이정표다. 임도가 아니라, 등산로로 내려가, 2시 50분 휴양림 건물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해서 기록을 위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내려가, 2시 53분 휴양림에 도착했다. 물론 휴양림 관리소와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까지는 아직 더 가야 하나, 여기서부터는 아스팔트 포장도로라, 사실상 산행은 끝난 거나 다름없다. 그 포장도로로 주차장으로 향해 50여 미터를 가자 왼쪽으로 계곡이라, 그곳으로 내려가 씻었다.
다 씻은 후 계곡에서 나와 휴양림을 구경하고 기록이 필요한 건 사진으로 남기며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오른쪽으로 바다를 보고서야 우리가 동해에 붙은 영덕 칠보산에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보니, 이 휴양림이 새해 일출 조망에는 최고의 위치다. 고로 휴양림 예약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할 듯하다. 일행과 이런 얘기를 나누며, 주차장으로 향해, 3시 6분 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버스가 주차한 건너편 주차장 경계석에 먼저 도착한 일행이 앉아 있는 게 보여 그곳으로 가 비어 있는 돌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등산 앱의 '기록 멈춤을 누르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공식 산행 마감은 3시 30분이니, 아직 24분이나 남았으나,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일행은 인솔 대장 포함 서너 명에 불과해 예정보다 일찍 휴양림에서 출발할 수 있을 듯했다. 물론 먼저 도착한 일행은 계곡이나, 휴양림 샤워장에 씻고 옷도 갈아입어 언제든 출발할 수 있다.
3
산행 중 먹지 못하고 남은 과일 등을 꺼내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짐을 정리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산악회 버스로 가 짐칸에 있는 배낭에 슬링백을 넣었다. 물론 비구름 속 산행이라, 갈증이 거의 느끼지 못해 준비한 보리차가 반이 넘게 남은 물가방을 버스에 들고 탈 생각으로 계속 메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3시 20분경 인솔 대장을 포함 나머지 일행이 도착해 버스에 탔다. 다행히 마지막 일행도 우리와 같이 계곡에서 씻고 옷까지 갈아입고 내려온 거라 바로 출발해도 문제없었다. 그렇게 예정보다 5분가량 일찍 휴양림을 떠난 버스는 역시 올 때처럼 아슬아슬한 도로를 달려, 칠보산 휴양림에 3시 50분경 도착했다.
바로 휴게소 건물로 들어가, 선급인 한식뷔페로 갔다. 그리고 안주 위주로 음식을 담은 식탁에 놓고, 이슬이 한 병과 맥주 두 병을 결제하고 들고 와, 먼저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축하했다. 이후 선두 조의 수고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목요방 주요 선수가 사 온 인당 4병만 판다는 막걸리와 노년의 산꾼이 준비한 안동 소주를 마셨다. 다들 배부르게 먹고, 마신 후 4시 45분경 식당에서 나가, 동해를 감상한 후 4시 50분이 지나, 휴게소를 떠나 서울로 출발했다. 당연히 잠이 들어 깨어보니, 문의청남대 휴게소라 볼일을 본 후 동화사는 잘 있는지 확인하러 가려는데, 접근할 수 없도록 막아놨다. 사고라도 있었나? 어쨌든 10분 휴식이 끝나고 휴게소를 떠난 버스는 먼저 죽전에서 승객을 내려주고, 8시 33분경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려, 짐칸에서 배낭을 꺼내 둘러메고, 양재역으로 향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목요방 영덕 칠보산행 계획에 따라 '유금사 → 능선 삼거리 → 칠보산(왕복) → 유금치 → 정자 → 등운산 → 칠보산자연휴양림'의 12.83km(산길샘) 구간을 3시간 43분 동안 달렸다. 이동 3시간 25분, 휴식 18분!
태풍 산산의 영향인 비구름을 뚫고 진행한 산행이라, 5m 앞도 보이지 않아, 그저 앞만 보고 달린 산행이다.
비구름 속이라 더 그랬는지 높은 기온에 높은 습도라, 비록 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땀이 비를 대신해 땀으로 온몸을 흠뻑 적신 산행이다. 산행 후 슬링백과 머리가 젖은 걸 보면, 비가 내린 것도 같은데, 비구름 속이라 젖은 건가?
굳이 권할 만한 산은 아니나, 한 번쯤 찾아볼 가치가 있는 칠보산자연휴양림 방문 때, 휴양림을 기준으로 칠보산과 등운산을 환 종주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문제는 정자 쉼터에서 칠보산까지 왕복 4.6km에 달하는 거리! 해서 등운산만 환 종주하는 휴양객이 많은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