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타워즈>의 메인 테마, 맨 아래에서는 KBS TV가 설명하는 우주의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난번 영화 <인터스텔라>를 소개할 때 블랙홀,웜홀,화이트 홀,상대성 이론 등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과학 용어들을 간략하게 말씀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 글을 쓸 때 언젠가는 우주의 경이로움에 관하여 몇가지 꼭지를 선별하여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하나씩 설명하려고 합니다.
다음번에는 은하, 태양계 등에 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 아름답고도 광대한 우주
[ 우주의 탄생, 빅뱅 이론 ]
우주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들이 있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지지하는 이론이 바로 '우주 대폭발설'인 '빅 뱅(big bang) 이론'입니다.
이 이론에 의하면 137억 년 전, 하나의 점에 불과했던 태초의 우주가 매우 높은 온도와 밀도에서 대폭발을 일으켜 엄청나게 팽창해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대폭발로 점 상태의 우주는 급속도로 팽창해 나갔고 시간과 공간, 에너지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이 빅뱅을 일으켰는지, 빅뱅 이전에 무엇이 존재하였는지, 아니 도대체 무엇인가 있기는 했는지 조차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우주는 엄청나게 뜨거운 기체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다로 태어나서, 마치 핵폭탄이 폭발할 때 생기는 불덩어리처럼 사방 팔방으로 빠르게 팽창했습니다.
* 맨 아래 한 점에서 쾅하고 폭발하면서 우주가 생겨나는 모습
많은 과학자들은 우주가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주장의 근거로 은하가 계속해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으며, 멀리 떨어진 은하일수록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계로부터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 등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우주의 나이가 137억년이라는 것과 빅뱅(Big Bang,큰 쾅)에 의해서 탄생되었다는 이론은 아래에서 말씀드리는 에드윈 허블의 우주팽창의 발견과 우주배경복사 이론에 의하여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 에드윈 허블의 우주팽창 발견,1929년 >
우주 팽창을 발견한 영웅은 미국의 괴짜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법학을 전공했다가 천문학으로 전향한 허블은 1929년 당시 세계 최대였던 윌슨산 천문대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그가 본 우리 주위의 모든 은하들은 지구로부터 후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무슨 끔찍한 병균에 오염되기라도 한 듯이 도망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천문학자는 지구가 인간으로 오염되어서 모든 은하들이 도망가는 거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죠.
* 에드윈 허블
어쨌든 허블의 관측 결론은, 우주의 모든 은하들은 방향에 관계없이 우리은하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으며, 그 후퇴속도는 먼 은하일수록 더 빠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거리와 후퇴속도와의 관계는 이른바 허블의 법칙으로 알려졌습니다. 과학사에서 최대의 발견으로 꼽히는 허블의 이 '우주 팽창'은 이전에 르메트르가 우주 원리를 통해 예견한 바 있었습니다.
우주는 우리 은하로부터 매순간 멀어지고 있다.
이처럼 우주의 모든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은하가 그 중심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같은 비율로 멀어져가고 있는 것입니다.서울광장에 줄지어 놓인 걸상을 생각해보죠. 각 걸상들이 같은 비율로 간격이 벌여가고 있다면 거기에는 달리 중심이란 게 있을 수가 없습니다.
* 윌슨산 천문대
한 차원을 늘려 3차원으로 생각해보죠. 만약 밀가루 반죽에 건포도들을 박아넣고 굽는다면 빵이 부풀 때 건포도들의 간격들 역시 벌어질 것입니다.이와 같이 온 우주에 있는 은하들은 그 사이의 공간이 팽창함에 따라 기약없이 서로에게 멀어져가고 있는 중입니다. 따라서 이 우주에는 중심도 가장자리도 달리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가모프의 ‘빅뱅 이론’ ]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천체가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았죠? 그런데 당시 사람들은 이런 의문을 가졌다고 합니다.
“잠깐만! 별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면, 바꿔 말해서 별이 에전에는 서로 가까이 있었다는 거잖아. 그럼 시간을 거슬로 올라가 처음에는 별이 모두 한곳에 뭉쳐 있었다는 것 아니야?”
지금은 팽창우주론이 일반론으로 자리 잡아서 그리 놀랄 일이 아니지만 당시에는 충격적인 이론이었던 것입니다. 예전에는 우주가 고요하고 안정된 상태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허블의 발견대로 사실 우주는 팽창하고 있으므로, 천체는 앞으로 점점 더 멀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원리대로라면 아득히 먼 옛날에는 별이 모두 한곳에 모여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1948년 이러한 생각을 정리하여 우주 급팽창 이론을 정리한 학자가 바로 러시아계 미국 물리학자인 조지 가모프였습니다.
* 조지 가모프
이러한 생각은 매우 충격적이어서 당시 학자들이 꽤나 옥신각신했던 모양입니다. 위대한 학자들 가운데에도 반대론 측에 선 사람들이 있었는데, 아인슈타인도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한편 빅뱅(Big Bang)이란 말은 가모프의 우주급팽창 이론을 삐딱하게 생각했던 캠브리지 대학의 물리학자 호일이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래, 우주가 어느 날 갑자기 쾅(bang)하고 대폭발을 하고 생겨났단 말이지?"하며 가모프의 이론을 비아냥거리면서 생겨났습니다.
*비아냥거리면서 빅뱅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 호일
이때부터 가모프가 주장한 우주론은 빅뱅이론이라고 불렸고, 가모프 역시 자신이 처음 지은 '원시 불덩이'(primeval fire ball)란 말 대신 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주는 광활하고 별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 별들이 한곳에 모이면 어떻게 될까요? 분명 그곳은 어마어마하게 뜨겁겠지요.
많은 에너지가 좁은 곳에 모이면 온도가 높아집니다. 만원 지하철을 기억하지요? 그런데 사람이 아니라 우주의 에너지가 모였으니 상상을 초원할 정도로 높은 온도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초고온 상태, 우리가 상상하는 불 정도가 아니라 말도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온도의 불덩어리가 아닐까 생각했던 거지요.
* 어마어마한 크기의 우주
이 어마어마한 불덩어리가 어떤 원인인지는 몰라도 쾅 터져(Big Bang) 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때 엄청난 빛이 사방 팔방으로 퍼져 나갔겠지요. 그래서 가모프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때 그 빛을 지금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그러면 과연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137억년 전) 빛이 관측되었을까요?
* 시간대별로 살펴 본 빅뱅(맨 왼쪽의 한점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점차 오른쪽으로 진행하면서 오늘날의
우주가 생겨납니다. 별과 은하들이 보입니다. 과학적 계산에 의하면 이렇게 우주는 137억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 빅뱅의 잔향,우주배경복사(宇宙背景輻射,Radiation)의 발견 >
팽창 우주의 결정적인 증거는 그로부터 30여 년 후에 발견되었습니다. 1964년, 우주의 극초단파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이 우주에서 마이크로파 잡음이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전파가 어떤 한 영역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모든 곳에서 균일하게 오는 것이었죠. 미국 벨 연구소의 아노 페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이 최초로 발견한 이 마이크로파 잡음은 바로 빅뱅의 잔향으로, 이를 우리는 우주배경복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페지어스와 윌슨(왼쪽)
이들은 안테나의 잡음을 잡기 위해 비둘기 똥을 치우다가 우연히 이 빅뱅의 화석을 발견했는데, 이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비둘기 똥을 치우다가 금덩어리를 주운 셈이라고 부러워했습니다.
우리는 이 빅뱅의 화석인 전파를 직접 눈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TV에서 방송이 없는 채널을 틀 때 지직거리는 줄무늬 중 100분의 1은 바로 우주배경복사입니다. 우주가 탄생할 때 발생한 그 열기가 식어서 3K도의 전파가 되어 137억 년의 시공간을 넘어 지금 우리 눈의 시신경을 건드리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어쨌든 펜지어스와 윌슨이 발견한 우주배경복사는 정상상태 우주론(우주는 태초에도 그랬고 지금도 균일하다는 이론)의 도전을 물리치고 우주 급팽창 이론인 빅뱅 모델에게 승리를 가져다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로써 인류는 비로소 만물은 태초의 한 원시 원자에서 출발했다는 답을 갖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그들은 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전파 망원경'을 사용해서 우주를 날아다니는 전파를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똑같이 일정한 잡음(마이크로파 잡음)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잡음은 보통 오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들리지요. 라디오도 전파가 더 잘 들어오는 방향이 있는데, 전파 망원경에 잡힌 잡음은 신기하게도 모든 방향에서 균일하게 들어왔습니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광원(전파원)이 있는 방향에서 오는 전파가 더 강한데, 모든 방향에서 전파가 들어오다니! 이것은 우주 전체가 광원이라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잡음이 바로 가모프가 말한 우주 대폭발 이후 퍼져나간 빛이었던 거죠. 우주를 돌아다니기 시작한 빛, 우주 모든 곳에서 발생하여 전 방향으로 퍼져 나가는 파장인 겁니다. 우주가 팽창함과 동시에 빛의 파장이 점점 늘어나서 전파 상태가 된 것이지요. 이것을 바로 '우주배경복사'라고 부릅니다.
펜지어스와 윌슨은 처음에 이렇게 잡힌 전파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누군가가 "가모프란 사람이 이런 이론을 만들었다고 하더라"하고 알려 주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1964년 드 사람은 가모프가 말했던 전파를 실제로 포착한 것 같다는 내용의 논문을 썼습니다.
한 페이지 반 정도 되는 아주 짧은 분량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한 일은 매우 위대한 발견이었기 때문에 굳이 논문에 구구절절 쓸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 논문으로 두 사람은 그 해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 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우주배경복사>
펜지어스와 윌슨은 땅에 설치한 전파 망원경으로 전파를 측정했는데, 아무래도 대기의 방해로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깨끗하게 잡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라디오 전파도 그러한데 우주에서 날아오는 전파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1960년대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NASA가 허블 우주망원경을 쏘아 올렸습니다. 대기권 밖이라면 방해물이 없으니 깨끗하게 측정할 수 있을 테니까요.
* 허블 우주 망원경
아래 그림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전체 하늘의 모습입니다. 빅뱅 이후 퍼져 나간 빛이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우주의 모든 방향으로 뻗어 나간 빛입니다.
알아보기 쉽도록 관측한 점파의 미세한 파장(온도) 차이를 눈에 뛰는 색깔로 바꾸어 표시했습니다. 실제 차이는 10만 분의 1 정도로 아주 미세해서 구별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색깔이 얼룩덜룩한 것은 그 순간 우주 각각의 장소마다 온도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 빛의 종류
과거에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만 빛이라고 생각하였으나 현대에는 적외선과 자외선, X선 등의 모든 전자기파를 빛에 포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