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 속, 울퉁불퉁하고 단단히 다져진 땅 위에
진흙 묻고 금 간 참나무
마디들에서 꺾인 가지들을 싣고
달구지가 자고 있었다.
요란하게 붕붕대며 돌아가던 탈곡기는
끈기 있게 기다리고 있는 황소들 가운데서
멈춰 서 있고, 잡동사니 조그만 조각들이
땅 위에 흩어져 있었다.
그때, 광의 대들보 위에 있는 둥우리에서
하느님의 닭인 제비 새끼들이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자 두 소작인이 느리지만 능란하게
다른 이들 어깨 위에 뛰어올라,
가를 궁글게 높인 양철 조각 하나를
못으로 천장에 붙였다.
거기에 그들은 밀짚을 채우고
떨어진 새끼 제비들을 올려놓았다.
그때 어미 제비가 겁먹은 듯, 하늘 위로
길게 선들을그리며 날아올랐다.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어미 제비는
둥우리로 돌아왔다.
나는 쇠스랑과 번들거리는 보습 옆에 앉아 있었는데,
다사로운 슬픔이 내 마음 속에 스며들었다.
그건 마치 내 영혼 깊숙이
잿가루가 약간 흩날리는 햇빛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러자 너무나도 예뻐 소녀들에게 주고 싶은
새끼 돼지 여덟 마리가 나타났다.
겨우 석 주일이나 될까 한 새끼돼지들이었다.
그것들은 염소들처럼 등을 곧추세우고
서로 싸우는 것이었다.
그 조그만 발들이 티격태격했다.
주름지고 축 늘어진 젖통에
빳빳한 털을 한 암퇘지가 진흙투성이로
땅에 주둥이를 쑤셔 박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여름날, 내겐
우리 가난한 삶이 그의 모든
존엄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 내가 앉아 있는 등 없는 의자 옆으로
슬프고 말없는, 아름다운 농부들이
어둡고 신선한 그늘 속으로 수레를 밀며 지나갔을 때,
난 그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숙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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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시스 잠의 시편들을 읽으며 황홀해하던
지난 여름날들이 떠오른다.
비가 막 그치고 난 오후의 교정이었을거다.
주위는 온통 싱그럽게 반짝였고
하늘은 부드러운 푸른빛으로 경계 없이 깊었다.
가슴 속에 시집을 폭 껴안고 교정을 걸었다.
너무 슬프고 쓸쓸하고 기뻐서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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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마치 내 영혼 깊숙이
잿가루가 약간 흩날리는 햇빛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