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강에서 극적인 1점차의 승리를 거두고 어렵게 16강에 올라온 강유진(32)은 이번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LPBA 챔피언십'에서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예선 1라운드(PPQ)와 2라운드(PQ)를 어렵게 올라와도 64강 문턱을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모처럼 날개를 단 듯 32강까지 승승장구했다.
강유진은 프로당구 원년부터 이번 시즌까지 열린 모든 투어에 출전했다. 그동안 16강에 올라온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고, 지난 시즌에 한 번,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16강을 밟게 됐다.
4년 동안 24번의 도전 만에 서바이벌 경쟁을 뚫고 16강에 올라와 프로에서 처음 일 대 일 승부를 벌였다.
2022년 12월에 열린 2022-23시즌 5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에서 세 차례 서바이벌 예선전을 통과하고 마침내 본선 16강까지 올라왔다.
당시 서바이벌에서 만났던 상대가 김예은(웰컴저축은행), 이미래(하이원리조트), 전애린(휴온스), 오지연, 임혜원 등 LPBA 실력자들이었는데, 강유진은 이들을 제치고 활약을 이어갔다.
16강에서 만났던 상대는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였다. 결과는 0-2의 패배. 스롱이 1.158의 애버리지로 펄펄 날면서 강유진은 속수무책으로 졌다.
첫 일 대 일 승부를 하필 여자 프로당구 최강자와 붙다 보니 여러모로 부담이 큰 경기여서 강유진이 이변을 연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 대 일 승부는 이후 이번 시즌 7차 투어까지 10번 더 출사표를 던지면서 서서히 경험이 쌓여갔다.
64강에서 2번, PQ에서 2번, PPQ에서 3차례 패했지만, 총 13경기를 치렀고 누적된 경험을 자산으로 이번 8차 투어에서는 역대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강유진은 PPQ부터 PQ와 64강전, 그리고 32강 세트제 경기까지 총 4연승을 달리며 16강까지 진출했다.
시즌 애버리지는 0.691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0.9대의 애버리지를 두 차례나 기록하며 승리를 이어왔다.
PPQ에서는 본인의 역대 최고 하이런인 8점 기록도 세웠고, PQ에서는 고바야시 료코(일본)를 24이닝 만에 22:10으로 꺾어 최고 애버리지 0.917도 기록했다.
6차 투어에서 4강에 올랐던 김진아(하나카드)와 맞붙은 64강이 첫 고비였는데, 25이닝 만에 18:14로 승리를 거두며 첫 32강행 관문을 넘어서는 개인기록 갱신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32강전에서는 허지연과 명승부를 펼치며 세트스코어 2-1, 3세트 9:8로 역전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32강전에서 강유진과 허지연 모두 초반부터 공이 잘 맞더니 애버리지 1점대로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1세트는 강유진으 9이닝 4득점과 10이닝 2득점으로 먼저 10점에 도달해 10:7로 앞섰지만, 세트포인트 득점을 한 번 실패하자 곧바로 허지연이 11이닝에서 4점을 모두 쓸어 담으면서 10:11로 끝났다.
1세트를 아깝게 내준 강유진은 2세트 9이닝에서 7점타 한 방을 터트리며 15이닝 만에 11:7로 승리를 거둬 동점을 만들었다.
3세트에서는 허지연이 1이닝부터 3-2-1 연속타로 6점을 올리는 동안 강유진도 1이닝에 2득점, 3이닝에 3득점을 맞받아치며 5:6의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7이닝에서 허지연의 스리뱅크샷이 득점되면서 점수가 5:8이 되면서 강유진은 탈락 일보 직전까지 갔다.
허지연이 매치포인트로 시도한 역회전 되돌리기 뱅크샷이 아슬아슬하게 제1적구에 걸리지 않아 아깝게 빗나가면서 넘어온 기회를 강유진이 놓치지 않고 뒤돌리기로 침착하게 2점으로 연결하면서 7:8로 쫓아갔다.
하지만, 3점째 옆돌리기가 살짝 짧게 떨어져 득점에 실패, 다시 기회는 허지연에게 넘어갔다.
허지연은 수구로 먼거리의 제1적구를 맞히면서 두께 조절에 실수를 범했는데, 강유진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뒤돌리기를 성공시켜 8:8 동점을 만든 강유진은 이어서 옆돌리기로 매치포인트를 정확하게 득점하며 9:8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프로 진출 후 35번째 투어 만에 두 번째 16강을 밟은 강유진은 지난 시즌 첫 16강 때처럼 상대가 또 'LPBA 최강자'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심지어 이번 상대는 '웰컴저축은행' 타이틀 스폰서 대회를 휩쓸고 있는 '원조 여왕' 임정숙(38·크라운해태)이다.
첫 16강 때보다 더 어려운 상대가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승부는 항상 끝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법.
결코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주며 16강에 진출한 강유진이 임정숙과 어떤 승부를 벌일지 주목된다. 이 경기는 8일 오후 5시에 벌어진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4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