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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부북면 평밭마을 주민들 ⓒ정현진 기자 |
“전두환 독재가 나쁘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다고 매일같이 거리에 몰려나와서 경찰과 싸움을 하고, 화염병을 던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군청에서 면에서 하는 일방적인 선전을 믿으며 불순 세력이 개입되어 있지는 않은가, 이런 생각도 하는 평범한 농민들이었습니다. … 한전의 수많은 거짓말과 이간질, 공사 현장에서 어르신들에게 욕을 하고, 모욕을 주고, 심지어 성폭력까지 당하고, 어르신 한 분이 분신자결하는 일을 겪으며 우리는 왜 박종철 같은 청년이 죽어가야 했는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저희들에게 이렇게 고귀한 상을 주시니 차마 부끄러워 받기가 꺼려집니다.”
대책위 측은 소상 소식에 “이 싸움을 통해 깨달은 바에 따라,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투쟁하는 곳에 마음을 쓰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 싸움 끝나면 우리끼리 힘없고 약한 사람들 투쟁하는 곳을 찾아가 밥해 주고, 술 받아 주고, 격려해 주러 다니자고 약속했다”면서 “이 바람이 실현되는 날이 곧 오리라 믿는다. 박종철 군의 이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책위는 ‘박종철 인권상’에 앞서 지난해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가 수여하는 가톨릭 환경상 대상을 비롯해, 천주교 인권위원회 ‘이돈명 인권상’, 부울경 열사회 ‘열사정신 계승상’을 받은 바 있다.
박종철인권상은 1987년 우리 사회 민주화의 분수령이 되었던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 역할을 했던 박종철 열사(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년)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고, ‘신의’와 ‘약속’을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 열사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격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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