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당 국민소득 5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 7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4위였던 아이슬란드.
그러나, 현재의 아이슬란드는 국민 이민률이 가장 높은 나라, 국민들이 국가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줄지어 탈출하는 망국의 섬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이슬란드의 경제가 어떻게 무너졌는지는 이미 신문 보도를 통해 수차례 알려졌으니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거품 경제에 무너진 세계 최고의 자부심, 아이슬란드" 게시물 참조: http://kr.blog.yahoo.com/eg_blog/2977
아이슬란드의 인구는 32만명 정도인데, 2009년 한해 동안 아이슬란드 국적으로 포기하고 해외로 이민을 간 국민들 숫자는 1만600명도 넘습니다. 이는 화산 폭발, 기근, 전염병 등의 대재앙으로 국가 괴멸 직전까지 갔던 1887년 당시의 기록을 넘어선 숫자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선 주변에 이민 계획이 없는 사람을 찾기가 힘듭니다. 이웃들, 혹은 지인들 중 한두명은 이미 이민을 가려고 짐을 싼 상태라고 합니다.
이들이 이민을 가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식에게 국가의 엄청난 빚을 지우게 하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올해 6월 노르웨이로 이민을 가기로 결정한 미혼모 Anna Margret Bjoernsdottir는 앞으로 20년간 이 나라엔 희망이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Bjoernsdottir는 원래 잘나가는 부동산 중개업자였는데 2008년 회사가 망하면서 일자리를 일었습니다. 생계 유지를 위해 간신히 파트타임 교사 자리를 얻었지만 이마저도 2009년 잘리고 말았습니다. 현재 Bjoernsdottir는 자신이 가진 고급 주택이 빚 때문에 차압 당하고 집에서 쫓겨날 걱정을 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Bjoernsdottir 소유의 고급 주택. 늘어나는 빚 때문에 차압 위기에 몰렸음.
수년전 아이슬란드의 모든 은행들이 그랬듯 Bjoernsdottir 역시 은행의 강권으로 대출을 외화로 받았습니다. 그때 받은 엔화와 스위스 프랑 대출금이, 아이슬란드 코로나화가 대폭락하면서, 두배로 늘어나 버렸습니다. 코로나화는 계속 폭락하고 있고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도저히 아이슬란드에서 경제 활동을 해서는 빚을 갚을 수가 없는 지경이 돼 버린 거죠.
무엇보다 Bjoernsdottir는 자신이 딸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이 걱정입니다. 앞으로 20년은 더 이런 빚더미 국가에서 빚더미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그래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이죠.
아이슬란드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Svanbjoern Einarsson는 올해 44세로 세 아이를 둔 가장입니다. 역시 아이슬란드에서는 일을 해도 빚을 갚을 수가 없어서 (아이슬란드엔 일자리가 아예 없는 것도 이유) 노르웨이의 석유 시추 회사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집은 아이슬란드에 있고 일터는 노르웨이에 있어서 한달에 2주는 가족들과 생이별을 해야 합니다. 그도 결국엔 삶의 터전을 노르웨이로 옮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 아이슬란드에 갖고 있는 집에 팔리지 않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를 떠나는 국민들은 무능한 아이슬란드 정부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2009년 아이슬란드의 경제 몰락을 이끈 우파 정권이 실각하고 사상 처음으로 좌파 정권이 들어섰으나 이들도 무능하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아이슬란드 정부는 자국 은행들의 몰락으로 해외에 진 빚을 갚을 수 없게 되자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영국과 네덜란드에 피해 보상액과 이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때 합의된 이자가 너무 높아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을 사고 있죠. 게다가 좌파 정권은 아이슬란드의 고질적인 부정부패와 대출 부조리도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연이은 실정은 대재앙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부르고 말았습니다. 국민들이 국가를 떠나게 만든 것이죠. 수백년간의 끔찍했던 자연재해에서도 살아남은 아이슬란드. 무능한 지도자들에 의해 괴멸 직전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Destitute and desperate, Icelanders opt for exile http://news.yahoo.com/s/afp/20100407/lf_afp/icelandeconomysocialimmigration_20100407153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