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4위' NSOK, 부천에선 잘나가는 비결은
- 1·2위 업체와 차별화
보안점검 후 매일 實名 메모 남겨… 같은 요금에 추가 장비도 설치
"기분 좋게 집에 가야 즐겁게 출근… 성과 나빠도 퇴근할 땐 질책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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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오후 경기도 부천 원미구 중동 아울렛마트에 들른 NSOK 직원이 매장을 둘러보며 보안경비 장치와 안전에 이상이 없는지를 점검하고 있다./김지호 객원기자
국내 보안·경비 업체 시장점유율은 전국 어디서나 비슷하다. 1위 에스원(49%), 2위 ADT캡스(21%), 3위 KT텔레캅(15%)의 '빅3' 구도다. 나머지를 놓고 군소 업체들이 각축한다.
그런데 경기 부천과 시흥에서는 판도가 다르다. 여기서는 NSOK라는 브랜드를 쓰는 전국 4위 업체 ㈜네오에스네트웍스가 1위 에스원을 위협하면서 2인자로 떠오르고 있다. 2007년 이후 가입자가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시흥시 과림동과 무지내동 인근은 NSOK 서비스 가입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비결이 뭘까.
① 유대 관계를 통해 신뢰를 쌓아라
지난 27일 오후 2시쯤 부천시 중동 한 휴대폰 판매장에 NSOK 양성제 지사장이 들렀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별일 없으시죠?" "어 그래 더운데 고생하네." "세월호 이후로 장사가 잘 안 돼서 힘드시겠어요. 보안 장치들 이상 없는지 점검하고 갈게요. 혹시 뭐 벽에 못 박을 일 있거나 의자 삐걱거리면 얘기하세요. 전동 드릴 갖고 왔어요."
NSOK 부천본부(시흥도 관할)가 역점을 두는 건 이런 '동네 통반장'식 서비스다. 별일(비상) 없어도 지나다 들러 관계를 심화한다. 저녁 순찰 때 가게 문이 제대로 잠겨 있지 않은 곳은 전화로 일일이 알려주고, 매일 보안 점검 결과를 포스트잇에 써서 담당 직원 실명을 달아 매장에 붙여 둔다. 2010년부터 시작한 이런 접근법은 차별화된 서비스란 인식을 심었고, 소문을 불렀다.
② '습관의 힘'을 활용해 서비스에 진정성을 담아라
이왕주(42) NSOK 부천본부장은 "안부를 물을 때 진정성이 담기지 않으면 고객들도 가식적이란 걸 금방 알아채고 불편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부천본부는 '습관의 힘'을 이용했다. 이 본부장은 "처음에는 머쓱해하던 직원들도 거의 반강제적으로 시켜 습관의 하나로 자리 잡으니 두 달쯤 지나면서 동네 감초처럼 행동하는 게 자연스러워지고 스스로 보람도 느껴가더라"고 전했다.
③ 경쟁사 아킬레스건을 찾아라
보안 업체 시장은 포화 상태라 새로운 가입자를 확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NSOK 직원들은 경쟁사의 아킬레스건을 찾아 공략했다. 그동안 이 업계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장비와 서비스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있었지만, 관행적으로 요금을 전과 다름없이 받고 있었다. 요금이 대개 자동 이체로 빠져나가다 보니 고객들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NSOK 담당자들은 이런 점을 소비자에게 상기시키고 "같은 요금에 고화질 무선 카메라 등 추가 장비를 설치해주고 수시 안전 점검 등 부가 서비스도 제공하겠다"면서 공격적인 유치 활동을 벌였다. 최근 신규 가입자 207곳 중 70%는 다른 업체에서 넘어왔다고 NSOK 부천본부는 밝혔다.
④ 교육으로 마인드를 재무장하라
이왕주 본부장은 직원 45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2차례씩 마인드 교육을 펼친다. 이 본부장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열정이 차이를 만든다' 같은 경제·경영 관련 서적을 꾸준히 읽고 다이어리에 내용을 요약한 뒤 교육에 활용한다. 영업을 하다 마주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내공을 길러주기 위해 '거절에 익숙해져라' '싫은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배워라' 같은 내용을 주제로 현장 노하우를 공유하는 토론도 갖는다.
⑤ 퇴근 때 질책하지 않는다
부천본부에는 조직 운영 철칙이 있다. '퇴근 때 질책하지 않는다'와 '퇴근 시간은 무조건 지킨다'는 것.
퇴근 때 본부로 돌아오면 직원별로 신규 가입자를 몇이나 확보했는지 매일 성적표가 나온다. 성과가 나빠도 질책하지 않는 이유는 "적어도 집에 갈 때라도 기분이 좋아야지 다음 날 출근할 때 즐겁기 때문"이다. 이 본부장은 "직원들을 믿고 기다려줄 때 오히려 장기적으로 성과가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