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파도에 거품이 되어 38
영국 화면으로 보던 나라, 왕이 건재하고
과거가 현재보다 빛을 발하는 나라, 휜클,
멜드럼 그리고 오자비가 공부하고 현재
살고 있는 나라 처음이라는 설렘은 그 크
기만큼 정비례하여 기대가 커진다.
기체가 떨리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떨림이
아니라 그것의 두세 배는 족히 되는
떨림이었다.
히스로 공항 착륙 30분 전쯤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이고 창 밖을 불안한 눈으로 내다본다. 온통 검은 구름 뭉쳐 덤비고 튀어 오르는 검은 기체
들 석근은 그 구름 속에 혼자가 된 듯 그러더니 이번에는 비행기가 내리 꽂히기 시작한다.
검은 구름 속에 밑으로 ‘ 밑으로 ‘이러다가 이 비행기 활주로에 쳐 박히는 것 아냐?’
별 한심스러운 생각이 여기저기서 번쩍이고 있다.
안전벨트를 매라는 방송 전에 석근은 이미 단단히 조여 매고 있었다.
전에 고속도로에서 차가 구를 때가 방정맞게 떠오르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는다.
요란한 떨림이 10여 분간 마침내 공항 건물이 뿌옇게 나타나며 덜컹! 랜딩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순간 스위스 제노바 호숫가 할머니와 손녀 뜨개질하는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입국 심사 대를 나와 환전소에서 영국 파운드화로 딸라를 바꾼다. 1파운드에 2.44딸라
공항 대합실을 나가는데 석근을 찾는 피켓을 든 한 사나이(사우디 아라비아 훼칼트 하우징 프로젝
트 3개 공구 전체를 사우디 측과 계약한 회사 KOCC 직원)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하였다.
오정환 차장이었다.
“호텔을 잡고 저녁 식사는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오 차장이 말했다.
“제가 기술서적을 몇 권 구입하려 하는데 서점 근처로 숙소를 잡을까 합니다. ”
석근이 말하자
“잘 되었습니다. 옥스퍼드 스트리트로 가서 호텔을 잡으면 되겠군요 대학가 근처라서 구하시는
책은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는 시내로 가기 위해 한 시간을 달린다. 좌측통행의 헷갈림도 거의 사라질 지음 묵을 호텔 앞에
도착 하였다.
싱글 룸으로 예약을 하고 짐을 방에 두고 오 차장과 함께 나선다.
그가 안내한 곳은 플레이 보이 클럽이었다. 메뉴는 오 차장이 권하는 것으로 하였다.
식사가 끝날 때쯤 빨간 주단으로 옷을 입고 야구공만 한 하얀 꼬리를 단 토끼 소녀 둘이서 바구니를
들고 들어온다. 바구니에는 양주가 한 병과 크리스털 술잔이 4개 놓여 있었다. “저녁 음식은 어떠셨
어요?”
“맛있게 들었습니다.”
인사를 나눈 후 술병을 든 토끼 소녀 잔을 들어 술을 따른다. 두 아가씨 각자 한 잔 씩 따라 홀짝 마시
고 미소를 지으며 술병을 우리 옆에 놓고 나간다.
‘아니 세상에 손님이 먼저 마셔야지 지내 들이 무례하게 먼저 마시는 법이 어디 있어? ‘
오 차장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는 덤덤히 술잔을 들고 함께 마시길 권 한다.
“저도 그것이 궁굼 하였습니다.”
오차장 식당 책임자를 부른다.
잠시 후 마치 큰 회사의 회장 같이 생긴 책임자가 들어서며 인사를 정중히 한다.
“저녁 식사는 즐거우셨습니까?”
“예 아주 즐거웠습니다.”
인사가 오 간 후 “동양에서는 손님이 우선이라 술대접을 하여도 손님에게 우선 권하는데 아까 보니
토끼 소녀들이 먼저 한 잔을 마시고 가니 무슨 연유인지 설명 좀 하여 주시겠습니까?”
하고 묻는다.
첫댓글 다음 글이 궁금하군요,,,
감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