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여행은 떠날 때의 그 설레임부터 시작된다.
이것저것 준비를 하면서 들를 곳을 헤아린다.
대개의 경우 목적지만을 염두에 두고 그곳을 향해 허겁지겁 일로 매진하느라고 그곳에 이르는 과정을 소홀히 여기는 수가 많다.
그러나 좋은 여행은 목적지보다도 그 과정과 도중에서 보다 귀한 것을 얻게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이것은 여행뿐아니라 인간사도 마찬가지다.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삶의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물으면서 탐구하는 그 과정에서 보다 값진 삶을 이룰 수 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 안에서 고마움과 기쁨을 찾아내어 누릴 줄 알아야한다.
-법정스님의 오두막 편지에서 퍼 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법정 산문집
https://www.youtube.com/watch?v=YDM_4SSiIJ8
종일
눈
이미 무릎을 넘었건만
얼마나 더 내릴까?
새벽녘 다리에 쥐가 나지 않았다
엊저녁 혈액순환제를 먹은 효과일까?
4시에 일어나 일기써 톡을 보냈다
밖을 보니 밤사이 내린 눈이 소나무 위에 떡시루를 만들었다
최소 30-40센티는 될 듯
참 많이도 내렸다
이제 다섯시 좀 넘었다
운동할까 하다가 추워서 한숨 더 자는게 좋겠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일곱시 반
청국장을 데워 놓고 스쿼트
한셋트를 20회씩하니까 5셋트만 해도 땀이 난다
다음주 부턴 1셋트씩 늘여가야겠다
집사람이 어제보단 좀 낫지만 아직도 비위가 돈다고
왜 그럴까?
특별히 나쁠 것이 없는데 저리 힘들어하니 알 수가 없다
난 밥을 비벼 먹었다
컨디션 좋을 때는 비빔밥이 더 맛있다
밖에 나와 보니 쌓인 눈이 거의 무릎까지
겨울 들어 이번에 가장 많이 내린 것같다
먼저 동물부터
병아리장에 있는 닭들이 추운지 횟대에 앉지 않고 모두 한쪽으로 모여 있다
서로 온기를 나누려나 보다
다행히 물이 얼지 않았다
싸래기와 미강만 한바가지 주었다
닭장에 내려가니 지붕위에 눈이 가득
동물들에게 싸래기와 미강을 버무려 주고 지붕 눈을 긁어내렸다
여기에다 더 쌓이면 하우스가 무너질 수도 있다
눈이 많이 내릴 땐 하우스가 걱정이다
눈을 모두 긁어 내리고 나니 손가락이 넘 시러워 깨질 듯 아프다
아이구 안되겠다
방에 들어와 손을 녹였다
집에 들어오는 길목 눈을 치웠다
워낙 많이 쌓여 눈밀대로 쑥쑥 밀어낼 수가 없다
몇 번을 나누어 눈을 밀어 냈다
지난번 눈이 왔을 땐 재관이가 마을 길을 밀어 주었는데 오늘은 길을 밀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을까?
집 앞길만 눈을 치우는데도 거의 한시간 이상 걸렸다
아픈 어깨가 더 아파 온다
눈밀대가 돌에 걸리면 어깨에 충격이 가니 더 아파지는 것같다
이놈의 어깨가 언제쯤 낫게될까?
임사장님 전화
밖에 나가려는데 차 시동이 안 걸린다고
그럼 전기 점프 선이 있냐고 물어보니 그건 있단다
키를 가지고 나가서 우리 차 시동을 걸어 보니 다행히 걸린다
우리 차를 임사장님 차 앞에 대고 전기를 점프해 주었다
다행히 시동이 걸렸다
이웃이 서로 사이좋으니 도울 수 있는 거지
예전 유사장 같았으면 어려운 일이 있어도 서로 못본척 했으리라
날씨 추우니 잠이나 한숨
따뜻한 이불속이 좋다
입이 궁굼해 기정떡을 냄비에 찜발이를 올려 쪘다
전자렌지에서 찔 수도 있지만 전자렌지에 찌면 식었을 때 딱딱하게 굳어 버린다
그래서 찜기에 쪄 먹는게 좋다
집사람은 노래교실에서 점심 같이 한다고 일찍 나간다
회원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괜찮겠다
예전에 사다 놓은 말린 붕장어를 김치 냉장고에 넣어 두었는데 넘 오래 된 것같다
꺼내보니 약간 눈내가 난다
붕장어를 구워서 먹으면 어떨까하고 붕장어를 꺼내 찬물에 씻은 뒤 붕장어를 도마에 놓고 칼로 탁탁 쳤다
붕장어는 잔가시가 많아 그대로 구우면 가시 때문에 먹기 어렵다
칼로 잘게 치면 가시가 잘려 먹는데 지장이 없다
붕장어 요리할 땐 이렇게 하는게 좋다
붕장어를 구웠더니 눈내는 나지만 그런대로 맛이 좋다
진즉 요리해 먹을 건데 아끼다가 뭣댔다
눈은 하염없이 내린다
다행히 그리 춥지 않고 함박눈이 아니라 크게 쌓이진 않는다
그래도 눈 내리니 겨울 맛이 난다
이 눈이 마지막 겨울을 알리는 걸까?
다음주 지나면 입춘이라 큰 눈은 없을 것 같다
다시 잠 한숨
할 일 없으니 잠만 필필
동생 전화
오늘 염소고 주문한 걸 보냈다고 하더란다
어 내일이면 우리가 제주도 가는데...
노열동생에게 전화하여 내일 내가 집에 없으니 우리집에 오는 택배를 받아서 저장고에 넗어 달라고 했다
선뜻 그렇게 하겠단다
어제 이회장이 손가락과 발가락 끝을 사혈침으로 따서 피를 빼면 좋다고 한다
부황기 상자를 보니 사혈하는 기구가 있다
예전에 내가 사혈하려고 사다 놓은 기구다
꽂는 침도 있다
어제 사온 알콜솜을 꺼내 손가락 끝을 소독하고 사혈을 했다
따끔하지만 참을만 하다
나온 피를 알콜솜으로 닦아 내고 발가락 끝도 마찬가지로 사혈
이렇게 사혈하는게 좋다고 하니 꾸준히 한번 해봐야겠다
학부모님 전화
내 톡이 오지 않아 아프신줄 알고 전화드렸단다
어?
톡을 열어보니 지난주부터 톡을 보내지 않았다
저런 내가 제대로 살피지 않아 톡이 빠졌다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언제 이곳 오시면 한번 뵈었으면 좋겠다고
내가 막걸리를 좋아하니 서울 장수 막걸리 사서 들리시겠단다
잊지 않고 소식 주신 학부모님이 고맙다
집사람이 노래교실 다녀오며 막걸리를 사 왔다
눈 오는 날은 한잔하는 것도 좋겠지
눈이 많이 내리니 내일 제주도 갈 일이 걱정된다며 강진 처형이 집사람에게 전화
이리 눈내리면 비행기가 결항할 수도 있다
모처럼 자매들의 여행이니 그런 일이 없었음 좋겠는데 어찌 될지 알 수 없다
집사람이 그래도 모처럼 함께 하는 여행이니 일단 광주공항에서 만나잔다
비행기가 뜨지 못한다면 별 수 없지만 내일 오후 비행기이니 뜰 가능성이 많다고
그래 내일 오전까진 날씨가 흐리지만 오후부턴 괜찮다니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루종일 눈 내리니 기분도 꿀꿀
막걸리나 한잔 할까?
노열동생에게 전화하여 별일 없음 올라오라고
딸기 하우스 다녀와 바로 오겠단다
돼지고기를 썰어 구웠다
노열동생이 올라왔다
군 돼지고기에 난 막걸리 노열동생은 소주
이런저런 이야기
항상 나누던 지나간 이야기라도 어떨 땐 새롭다
삶이란 지난 추억을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
그러기에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야겠지
난 막걸리로 저녁을 때웠다
집사람은 김밥 하나 싸달란다
하염없이 눈이 내린다
함박눈이 아니어서 많이 쌓이진 않지만 기온은 뚝뚝 떨어지며 땅이 어는 것 같다
내일까지 이리 춥다는데 제주도를 갈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가로등 불빛이 희뿌옇다
눈발이 날리나 보다
님이여!
오늘도 영하의 날씨
빙판길 조심하시면서
님의 따사로운 향기로 주위가 훈훈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