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노트》(Ending Note)는 2011년에 개봉한 일본의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제작을 맡아, 이와이 슌지 조감독 출신인 스나다 마미가 자신의 아버지이자 주인공인 스나다 도모아키를 직접 촬영하여 기록한 작품이다. 40여 년간 샐러리맨으로 일에 파묻혀 살다 67세에 은퇴해서 인생 2막 설계를 하던 69세의 가장 “스나다 도모아키”는 청천벽력 같은 위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6개월이었다. 죽음 앞에 마주 선 그는 절망하고 슬퍼하기보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장례식장을 미리 둘러보며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정리한다. 마지막 순간 90대 노모에게는 “그동안 고마웠어요, 먼저 가서 죄송해요”라고 인사를 한다. 그리고 아들에게는 장례식 준비 등을 다시 일러주며 “모르면 나한테 전화해”라는 농담까지 건넬 정도로 죽음의 문턱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가족들은 아빠를 응원하고, 딸은 아빠의 6개월 마지막 여정을 카메라에 담는다. 스나다 도모아키가 작성한 엔딩노트는 다음과 같다.
1. 평생 믿지 않았던 신을 한번 믿어보기
2. 손녀들 머슴노릇 실컷해주기
3. 평생 찍어주지 않았던 야당에 투표하기
4. 꼼꼼하게 장례식 초청자 명단 작성
5. 소홀했던 가족과 행복한 여행
6. 빈틈이 없는지 장례식장 사전 답사하기
7. 손녀들과 한번 더 힘껏 놀기
8. 나를 닮아 꼼꼼한 아들에게 인수인계
9. 이왕 믿은 신에게 세례 받기
10. 쑥스럽지만 아내에게 사랑한다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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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노트”는 병이 급격하게 악화되어 의식이 없어졌을 때를 대비한 것으로, 연명치료를 받을 것인지 부터 장례절차와 장례식 참석자 명단, 유언 등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도 요즈음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무의미한 생명연장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전의료 의향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라브니엘은 “세상언어 가운데 최후로 두 가지 단어만 남긴다면 사랑과 여행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여행에는 반드시 목적지가 있어야 합니다. 목적지가 없는 여행은 방황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모두 영원한 본향을 향해 가는 여행자입니다. 오래 살든 그렇지 못하든 사람은 누구나 떠나야 합니다. 길고 긴 인생 같지만 그 삶의 여정을 정리해보면 인생은 잠깐입니다. 누구나 다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현세에만 몰두하고 내세를 준비하지 않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첫댓글 올려주신 짧은 글을 봤는데요 너무나 마음이 찡해지네요...
한번은 꼭 보고싶은 영화입니다
마음에 닿네요
현실에 더 충실한 사람으로 내세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올려주신글 잘 보았습니다.
여운을 남기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