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울산시 북구 어물동 마을입구에 강동골프장 건립 계획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강동골프장 건립 계획에 대해 인근 주민들의 반대 기류가 심상치 않다.
의례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일단 반대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 차후 있을 협의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일반적인 사례에 비해 이 곳 주민들의 반대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다.
우선 골프장 예정부지의 입지 조건이 반대 여론에 불을 지폈다.
골프장 부지는 어물동 금천마을 주민들이 '뒷재'라고 부르는 마을 뒷산 자락이다.
울창한 산림을 자랑하는 이곳에 골프장이 들어서게 되면 마을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금천천 상류에 골프장이 들어서게 되는 형국이다.
골프장 예정 부지와 마을간 거리는 불과 수 백m. 어물동 일원 62가구 150여명의 주민들은 직접적인 피해 영향권에 들게 된다.
주민들의 걱정은 골프장이 들어 선 뒤 일어날 수 있는 각종 환경 오염 피해 이전에 본격 공사가 시작되면 산사태나 토사 유입 등이 먼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작되고 있다.
마을이 뒷 산의 가파른 자락 바로 앞쪽에 위치해 있다보니 골프장 조성공사 과정에서 산사태가 일어날 경우 산 앞쪽에 위치한 몇몇 집이 토사로 덮힐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산 자락의 울창한 산림이 없어지고 나면 여름철 집중 호우시 물길이 새로 나 마을로 유입될 우려도 크다.
주민 이모씨는 "뒷 산 자락의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산자락의 산림이 모두 베어지고 나면 산사태가 날 경우 토사가 마을로 직접 유입될 수 있다"며 "강동 바다와 뒷산 중간에 위치한 배산임수의 마을 지형이 오히려 골프장 건설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불리한 조건으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동골프장 건설 계획은 현재 국토해양부로 부터 관리계획을 승인받았고 도시계획시설결정과 실시계획인가라는 절차를 거치면 본격 착공하게 된다.
골프장 사업의 첫 단추인 관리계획이 통과된 지금 주민들은 이제라도 본격 반대운동을 펼쳐야 한다며 지난 7일 100여명의 서명이 담긴 반대의견서를 울산시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의견서를 통해 강동골프장이 강동권을 청정지역으로 관리·보존하겠다는 울산시의 당초 취지와 북구청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행하고 있는 북구 강동권 산가꾸기 사업에 역행한다는 절박한 목소리를 담았다.
주민들은 골프장으로 인해 평생을 식수로 마셔 온 금천천이 오염되지는 않을까, 무공해 농법으로 재배해 온 벼농사가 골프장 농약으로 물거품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김지혁기자 us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