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작물에 피해 주고 알레르기 유발… 자생식물 최초로 생태계 교란 식물 지정됐어요
환삼덩굴
밭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환삼덩굴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환삼덩굴만큼 악성 잡초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가 말려 죽이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할 잡초죠. 며칠만 방치하면 콩, 옥수수, 과수 묘목 등을 순식간에 감으며 덮습니다. 제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줄기에 가시가 촘촘히 달려 있어서 피부에 스치면 상처가 나기 쉽습니다.
환삼덩굴은 삼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밭 주변이나 숲 가장자리는 물론 도심 빈터, 주택가 담장 등 너무 메마르지 않은 공간이면 어김없이 이 풀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는 울타리망이나 냇가 주변에서도 잘 자랍니다. 줄기와 잎자루에 아주 억센, 거꾸로 달린 가시를 만들어 갈고리처럼 걸고 올라가면서 자랍니다.
7일 충남 논산시의 한 들녘에 세워진 트랙터를 환삼덩굴이 뒤덮은 모습이에요. /신현종 기자
잎은 단풍나무 잎처럼 5~7갈래로 갈라지는데 서로 마주 달립니다. 잎 양쪽 면에 거친 털이 있어서 옷에 잘 붙습니다. 그래서 예전 아이들은 이 잎을 가슴에 훈장처럼 붙이며 놀아 ‘훈장풀’이라고도 부릅니다. 요즘엔 꽃도 피어 있는데 암수딴그루라 암꽃과 수꽃이 다른 그루에서 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맥주의 원료로 쓰는 홉(hop)과 같은 집안이라 아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환삼덩굴은 정말 왕성하게 자랍니다. 칡이나 가시박처럼 주변 식물을 덮어 고사시키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으면 작물에 큰 피해를 줍니다. 주말 농장을 할 경우 2~3주만 방치해도 거의 어김없이 환삼덩굴이 작물을 감고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줄기가 거칠고 이리저리 엉키기 때문에 걷어내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유일한 장점이 있다면 주변의 지저분한 환경을 초록 잎으로 덮어준다는 점입니다.
더구나 가을엔 돼지풀, 쑥, 잔디와 함께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범이기도 합니다. 이런 여러 폐해 때문에 2019년 정부는 환삼덩굴을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했습니다. 자생식물 중에선 처음으로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된 것입니다. 그만큼 이 식물의 위해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생식물 중 환삼덩굴 다음으로는 칡도 피해가 적지 않으니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하자는 주장이 있습니다.
환삼덩굴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은 어렸을 때 발견해 제거하는 것입니다. 밭 가장자리나 울타리 근처를 잘 살피다가 환삼덩굴이 올라오면 자라기 전에 바로 뽑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비 온 다음에 뽑으면 뿌리째 잘 뽑힙니다.
한방에서는 이 풀을 ‘율초(葎草)’라고 부르며 혈압을 낮추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약재로 썼다고 합니다. 독특한 이름은 ‘한삼덩굴’에서 변한 것으로 보는데, ‘한’은 ‘많다’ 또는 ‘흔하다’의 옛말이고 ‘삼’은 잎이 삼의 잎과 닮은 데서 유래했다는 추정이 있습니다. ‘흔한, 잎이 삼잎 닮은 덩굴’이라는 뜻입니다.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