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연인
(L’amour de Paris)
[단독] 음바페, 네이마르의 방출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져
파리 생제르망 소속 킬리앙 음바페(24)가 같은 팀 동료인 네이마르 주니오르(30)의 방출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음바페는 지난 파리 생제르망과의 재계약 조건으로 네이마르의 방출을 내걸어…
기사를 보자마자 달려온 음바페의 집. 아직도 믿기지 않는 내용에 네이마르는 읽었던 기사를 읽고, 또 읽고 있었다.
음바페가,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그가, 자신을 배신하고 방출해달라고 요청했다니.
바르셀로나를 떠나 파리에 올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다 알면서, 더이상 돌아갈 곳은 없다는 건 더 잘 알면서 이렇게 잔인할 수가 있던가.
그렁그렁한 눈물방울을 매단채로 네이마르는 벨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열고 나온 음바페.
여기 올 때까지만 해도 잔뜩 쏘아붙일 생각으로 왔는데,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얼굴을 보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네이마르였다.
음바페는 아무 것도 모르는다는 마냥 네이마르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다정하게 닦아주었다.
“여기까진 어쩐 일이야? 연락도 없이. 그 눈물은 뭐고”
다정한 목소리로 네이마르를 달래려고 하는 음바페.
네이마르는 그의 그런 가식에 오히려 더 치가 떨렸다. 뻔뻔하기도 하지.
“너…정말 뻔뻔하다. 나한테 할 말 없어?”
“무슨…”
“이 기사 말이야!!!”
네이마르는 자신의 휴대폰을 음바페에게로 들이밀었다.
음바페는 네이마르로부터 휴대폰을 받아들곤 천천히 기사를 읽어내려갔다.
한 글자, 한 글자 읽을 때마다 표정이 굳어가는 그.
“대체…대체 왜 그런 거야…? 왜…?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길래?”
“……”
“나한테 불만이 있으면 불만을 말하고, 내가 질렸다! 내가 싫다! 그러면 말을 하면 되잖아. 이렇게 뒤에서 야비한 짓이나 꾸밀 게 아니라!”
“……”
“너…할 말 없니…?”
네이마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음바페는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선 아무 대답도 내놓지 않았다.
심지어 어떠한 손길도 없었다.
네이마르는 그런 그의 모습에 완전히 무너져내림을 느꼈다.
“그래…앞에선 너도 양심이 있으니 도저히 말을 못할 것 같으니까 이딴 짓을 꾸몄겠지”
“……”
“뭐라고 좀 대답을…! 하…아냐, 됐어…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헤어지자는 거지?”
음바페는 헤어지자는 네이마르의 말에 잔뜩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음바페는 네이마르의 손을 부드럽게 붙잡고 무언가 말을 하려 했지만, 네이마르는 그의 손을 차갑게 뿌리칠 뿐이었다.
“이거 놔!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자고!”
“자기야…”
“헤어져줄게. 대신, 방출은 없었던 걸로 해. 그럼 네 눈 앞에 띌 일 없을 거야. 페널티킥도 너가 다 차고, 프리킥도 코너킥도 너가 다 해. 비즈니스적 관계만 유지하는 걸로 하자고”
“잠깐, 잠깐…! 내 말 좀…!”
“닥쳐. 비겁한 새끼야”
”하…그 녀석이 말하던 게 이런 거였군…“
네이마르가 떠나간 자리에 한참을 서있던 음바페는 조용히 의미심장한 말을 읊조렸다.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참아보려 애썼지만, 결국 고개를 숙이고 마는 그.
‘이렇게라도 너를 지킬 수 있다면…나를 얼마든지 원망해도 좋아…’
파리 생제르망의 동료인 음바페와 네이마르는 사실 사귀는 사이였다.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어 파리에 입성한 음바페를 네이마르는 극진히 신경써주었고, 음바페는 그의 다정함에 반해 고백을 했다.
음바페는 네이마르에게 고백하던 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떨리는 눈동자와 붉어진 뺨, 그리고 수줍게 웃으며 ‘Oui’를 말하던 네이마르.
아마도 죽을 때까지 잊지 못 할 테다.
쉬는 날, 함께 여행도 가고
경기가 끝나면 꼭 둘이서만 지친 몸을 풀고
셀레브레이션까지 맞춰가며 그 누구보다 사이 좋은 커플이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사랑했던 게 독이었을까.
경기장 안에서도 애정행각을 서슴지 않았고, 심지어 대놓고 럽스타까지 하며 잔뜩 티를 냈던 둘.
그래도 사회의 편견이 둘을 동료로만 보리라고,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바로 그 누구도 아닌, ‘구단주’에게 들켜버리고 만 것이다.
“오, 음바페군 왔는가! 여기 앉게”
“아…예…”
어느날, 갑작스레 찾아온 구단주의 호출.
사람 좋은 웃음을 하고 있지만 저 뒤에 얼마나 독사 같은 어두운 모습을 숨기고 있는지 알고 있는 음바페였기에,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좋은 말로 할 때 헤어지게”
“예?”
“네이마르군과 음바페군 사귀는 거 다 알고 있네. 감히 카타르 국왕인 내 밑에서 그런 짓을…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구역질이 나오지만, 음바페군이니까 용서하고 기회를 주는 거네”
“…싫습니다”
달리 부를 이유가 없는데 웬 호출인가 했더니. 이런 거였나.
하지만 음바페는 구단주의 명령에 굴복할 수 없었다.
네이마르를 죽도록 사랑했기 때문이고, 그런 그에게 상처줄 수 없었기에.
그리고 헤어진다면 네이마르를 잃고 폐인이 될 자신의 모습이 훤히 그려졌기에.
“…싫다?”
“예, 그건 안 되겠습니다. 구단주님 생각보다 더 깊은 사이여서요”
“…기회를 주는 거라 했네, 음바페군”
“그 기회, 파리에선 없어도 될듯 한데요”
“……”
“여긴 파리잖습니까”
“……”
“모든 이의 사랑을 축복하고 수호해주는”
음바페는 그렇게 말하곤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등 뒤에서 바로 들려오는 구단주의 비웃음소리에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역시 MZ세대답구만! 낭만이 있어 그래? 하하하하!!! 꼴에 낭만, 파리, 하하하!!!”
“…그만 웃으시죠”
“이봐, 착각하지마. 너와 네 애인 녀석이 뛰는 이 구단, ‘파리’ 생제르망은 내 거야”
“……”
“네 말대로 프랑스 파리 안에선 너희들 마음껏 해도 상관없지. 하지만 이 ‘파리’ 안에선 그러지 못할 거야. 내 말을 거역한다면, 영영 축구를 못하게 만들어주지”
“…농담이 지나치시군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농담으로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나보지? 자네에게 주었던 기회는 끝이야. 내가 어떻게 나오는지 똑똑히 두고 보게나. 둘은 헤어지게 될 거고, 내 손 안에서 벗어날 수도 없을 걸세”
그날 밤, 평소 신념 때문에 입에도 대지 않던 술을 잔뜩 마시고 만 음바페.
착잡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꺼내들어 메시지를 입력한다.
Nouveau message (새로운 메시지)
À: 구단주
헤어지겠습니다. 네이마르는 건들지 마시ㅈ |
떨리는 손으로 전송을 마친 음바페.
네이마르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가 이미 자신을 차단해버리는 바람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모든 게 끝났다고, 그래도 이정도로 마무리 됐으면 다행인 거 아니겠냐고, 네이마르가 더는 위험해지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보고자 했지만 네이마르를 갈망하는 음바페의 이기심은 진정되지가 않았다.
술에 취해 스르르 잠이 든 음바페, 그날 밤 꿈에는 네이마르가 나왔다.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사랑스러운 얼굴로 자신에게 다가와 안기는 네이마르.
“킬리앙!”
음바페는 그런 네이마르를 껴안고 그의 목에 입맞췄다.
“사랑해! 우린 평생 함께하는 거야!”
‘그래…사랑해…나도…’
더할 나위 없이 달콤한 꿈이었다.
첫댓글 ~Mz세대답구만 낭만이 있어 그래? 생각나서 끌올~
시발이게 뭐노... 축덕 충격..
음바페 네이마르 둘다 이젠 파리를 떠났다는게 이 망상의 완벽한 결말이다...
그치 ㅌㅋㅋㅋ나도 그 생각했어 ㅋㅋ
오랜만이다 레전드 명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