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컵과 슬로베니아 국가대표팀 글이 많이 늦었네요. 역시 철저한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온 글이니, 이 점 유의하시고 보시길 바랍니다.
http://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16181
일단 이 링크된 글에 유로컵 경기방식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으니, 이 점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유로컵 역시 유로리그처럼 최근 NBA 스카우터들이나 유럽리그의 관계자들이 유심히 눈에 불을 키고, 지켜보는 컵 대회입니다. 이들이 유로컵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유는 물론 팀 전력 보강을 위해 필요한 선수 찾기 때문입니다.
유로컵이 유로리그보다는 분명 아래 대회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준이 떨어지는 대회는 절대 아닙니다. 현재 NBA와 유럽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NBA 사이트니 NBA 출신 선수들을 이야기해보자면,
2007-08시즌에는 루디 페르난데스, 리키 루비오도 이 유로컵(당시 ULEB 컵)에서 호벤투트 소속으로 나와 우승(준우승은 마르크 가솔이 있던 히로나)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고, 현재 샬럿에서 활약하고 있는 게리 닐은 이탈리아 베네통 소속으로 2008-09시즌 유로컵에 나와서 올-유로컵 베스트 세컨드 팀에 뽑혔습니다.
아울러 현재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백업 멤버로 괜찮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닉 칼라테스(198cm, 가드)가 유로컵 MVP에 오르면서 소속팀 로코모티브 쿠반을 우승으로 이끌었죠. 이렇게 유로리그 못지않게 유로컵 역시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자웅을 겨루는 대회입니다.
현재 유로컵은 8강전(3월 18일-19일에 1차전, 25-26일에 2차전이 열립니다)이 곧 진행되는 시기까지 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유로컵 Quarterfinal에 오른 팀들과 대진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츠베르나 즈베즈다(Crvena Zvezda, 세르비아) - 버디벨니크 키예프(Budivelnik Kiev, 우크라이나)
앙카라 콜레쥐리레르(Ankara Kolejliler, 터키) - 유닉스 카잔(Unics Kazan, 러시아)
알바 베를린(Alba Berlin, 독일) - 발렌시아(Valencia, 스페인)
하포엘 예루살렘(Hapoel Jerusalem, 이스라엘) -니즈니 노브고로드(Nizhny Novgorod
, 러시아)
경기방식은 제가 링크한 글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혹시라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다시 한 번 설명해드리자면, 8강 역시 16강 플레이오프처럼 1, 2차전만 열립니다. 아울러 2팀이 1승 1패가 될 경우, 16강 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보는 점은 1, 2차전 다득점(1, 2차전 합계로 많은 득점을 올린 팀이 승리)입니다. 이에 의거하여 4강 진출 팀을 가리게 됩니다.
조금 더 세심하고 정확한 설명을 위해 올 시즌 유로컵 16강 플레이오프 발렌시아와 힘키 모스크바와의 경기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발렌시아는 1차전 홈경기에서 힘키를 75-59로 이겼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2차전 원정 경기에서는 힘키가 발렌시아를 상대로 97-82, 15점차 승리를 거뒀죠. 이럴 경우, 1승 1패가 되는데요.
최종 결과는 발렌시아(1, 2차전 총득점 157점)가 힘키(1, 2차전 총득점 156점)를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하게 되는 겁니다.
http://www.eurocupbasketball.com/eurocup/games/results/showgame?gamenumber=18&phasetypecode=8F&gamecode=347&seasoncode=U2013#!report
Valencia Basket suffered it largest loss in Eurocup this season, a 97-82 eighthfinals Game 2 decision on the road against Khimki Moscow Region, but it was enough for the Spanish side to progresses to the Eurocup Quarterfinals thanks to a jumper from Pau Ribas with 9.2 seconds to go, that gave it 156-157 series victory.
여담이지만, 발렌시아가 파우 리바스의 점퍼만 아니었다면 분명히 졌을 텐데. 참 극적인 승부였습니다(물론 그만큼 힘키도 만만치 않은 전력의 발렌시아를 이렇게 괴롭혔을 정도로 강팀이었다는 거죠).
(힘키와의 경기에서 백-투-백 3점슛을 던지는 파우 리바스)
(힘키-발렌시아의 16강 플레이오프 하이라이트)
어쨌든 이런 방식이 은근히 농구팬들의 재미를 급(?) 당기게 하는 맛도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좀 빨리 끝나서 식상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유로컵 글은 지난번 Top 16에 올라온 팀들을 거의 대부분 분석했던 유로리그 글과는 다르게 짧게 (개인적인 생각으로) 과연 유로컵에서 우승할만한 팀들은 누가 있을까? 라는 주제로 몇몇 팀을 골라 글을 전개해보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저는 스페인(발렌시아) vs 러시아(유닉스 카잔)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리그의 수준(여담으로 러시아의 프로농구팀들은 러시아뿐 아니라, 에스토니아, 체코의 프로농구팀도 와서 경기를 뛰는 구소련 연합리그형태인 VTB 유니아티드 리그에서 경기를 가지고 있습니다.)도 높고, 두 팀의 선수들 면면을 보면, 유럽에서 ‘위닝 팀 DNA' 를 가진 선수들이 꽤나 있기 때문.
아울러 2007-08시즌 유로컵부터 지난 2012-13시즌까지. 거의 유로컵 우승, 준우승팀은 스페인과 러시아 소속 팀들에서 나왔습니다. 그만큼 ‘이 팀들의 수준이 높다.’ 라고 볼 수 있겠죠.
최근 7시즌 유로컵 우승, 준우승팀.
2006-07시즌 우승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준우승 례트보스 리타스(리투아니아)
2007-08시즌 우승 호벤투트(스페인) 준우승 히로나(스페인)
2008-09시즌 우승 례트보스 리타스(리투아니아) 준우승 힘키(러시아)
2009-10시즌 우승 발렌시아(스페인) 준우승 알바 베를린(독일)
2010-11시즌 우승 유닉스 카잔(러시아) 준우승 카하솔 세비야(스페인)
2011-12시즌 우승 힘키(러시아) 준우승 발렌시아(스페인)
2012-13시즌 우승 로코모티브 쿠반(러시아) 준우승 빌바오(스페인)
리키 루비오의 절친이자, 발렌시아의 핵심 선수, 파우 리바스(196cm, 가드)
현재 스페인리그(Lega Endesa) 2위를 달리고 있는 발렌시아(2002-03, 2009-10시즌 유로컵 우승, 2011-12시즌 유로컵 준우승, 2012-13시즌 4강)는 사실 1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의 아슬아슬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고, 올 시즌, 유독 최근 유로컵 경기에서 경기력 측면에 있어, 약점을 보이기도 했지만, 8강에 올라온 팀들의 전력상으로만 보면, 여전히 유로컵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이라 봅니다.
최근 유럽의 컵 대회에서 줄곧 강세를 보이는 스페인리그 소속이라는 점도 사실 크게 작용하지만, 그 외에 팀 조직력이 좋다는 점도 저에게는 이 발렌시아를 유로컵 우승 1순위로 보는 이유입니다.
발렌시아는 미네소타(2013년 2라운드 59번픽으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 지명)의 알박기이자 스트래치형 4번이고, 팀 내 주득점원인 보얀 듀블레비치(206cm, 포워드)와 수비가 좋은 로메인 사토(196cm, 포워드),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슈터, 라파 마르티네스(190cm, 가드), 이 팀의 소금, 파우 리바스(196cm, 가드)에 이르기까지 스페인리그 아니 유럽 내에서 괜찮은 멤버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다만 발렌시아가 이번 시즌, 유로컵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모습이 종종 보이고, 최근 뮌헨이 레알을 유로리그에서 이겼듯이, 독일프로농구리그(BBL) 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기에, 8강 상대인 알바 베를린(올 시즌 독일프로농구에서 뮌헨의 연승을 막아낸 팀이 베를린입니다.)이 꽤 강한 팀이기에
마냥 발렌시아의 우승 설레발을 치기에는 많이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앞에서 잠깐 소개한 힘키 모스크바나 지금 소개할 유닉스 카잔(2010-11시즌, 유로컵 우승팀 같은 러시아 팀은 일단 기본적으로 유럽 내에서는 유로리그, 유로컵에서 상위 성적을 거둬도 이상할 게 없는 팀들입니다.
사실 (전통의 강자, CSKA 모스크바를 제외한) 다른 러시아 클럽들을 잘 살펴보면, 네임벨류 혹은 실력 좋은 선수들을 나름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물론 힘키 같은 팀은 한 때 카를로스 델피노, 호르헤 갈바호사같은 NBA 출신들을 영입했을 시기에 선수들의 임금 체불로 인해 팀이 무너질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임금 체불 위기는 아직까지는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실력 좋은 선수들을 잘 데려오기 때문에 늘 강력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겁니다. 사실 카잔이나 지난 시즌 유로컵 우승팀, 로코모티브 쿠반 경우에는 현재 공직에 있는 사람이 회장 자리에 있죠.
유닉스 카잔의 올해 나이, 만 73세(1941년생)의 예브게니 보가체프 회장(President)은 우크라이나 사람인데, 그는 현재 타타르스탄 국립은행 의장(National Bank of the Republic of Tatarstan, Chairman)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시즌도 유닉스는 꽤 굵직굵직한 선수들을 데려왔습니다. NBA에서 뛴 바 있는 루크 하랑고디(203cm, 포워드)와 앤드류 가우드락(188cm, 가드)을 오프시즌에 적절히 영입해서 잘 써 먹고 있는데, 특히 가우드락은 팀 내 공격의 중심일 정도로, 거의 카잔을 먹여 살리고 있는 중입니다.
LA 레이커스 출신의 앤드류 가우드락
개인적으로 전직 NBA 리거들이 유럽농구의 특성에 잘 적응하면 ‘정말 무섭다.’ 라고 생각하는 터라, 이들의 우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아니 올 시즌 유로컵에서도 유닉스는 정규시즌부터 16강 플레이오프까지 총 17승 1패를 기록하고 있죠(그 17승 중에는 발렌시아에게 76-73, 3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둔 Last 32 경기도 있습니다.).
보너스로 가우드락의 유로컵 인터뷰를 링크시키겠습니다.
http://www.eurocupbasketball.com/eurocup/features/interviews/i/133748/3729/andrew-goudelock-unics-kazan
이 외 하포엘 예루살렘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지만, 팀의 무게감으로만 따졌을 때는
슬로베니아 대표팀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현재 슬로베니아 대표팀 관련 뉴스에는 각각 한가지씩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슬로베니아 대표팀 내로 보자면)이 있습니다.
먼저 나쁜 뉴스부터.
일단 현재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뛰고 있는 대표팀의 빅맨, Gasper Vidmar(210cm, 센터)가 acl로 시즌 아웃되어서 슬로베니아 빅맨진에 어느 정도 구멍이 난 상태입니다. Vidmar는 유로바스켓 2013에서 평균 17.7분을 뛰면서 5.5점, 5.1리바운드를 기록했죠. 생각보다 꽤 쏠쏠한 유형의 빅맨이었죠.
http://www.euroleague.net/news/i/131588/180/fenerbahce-s-big-man-vidmar-out-with-knee-injury
반대로 기쁜 소식은 유로바스켓 2013 본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알박기이자 바르셀로나의 스타 빅맨, 이라짐 로벡(209cm, 포워드)이 월드컵에 참여할지 안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몸 상태만 좋다면 참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겁니다.
http://www.sportando.com/en/cat/nba/109406/erazem-lorbek-still-doesn-t-know-if-he-ll-play-fiba-world-cup.html
“It is too early to talk about World Cup. But if I’m healthy and in shape I see no reason not to play for the Slovenian National Team. Time will tell us if I will play or not. It is sure that I want to play for Slovenia again” said Lorbek to Kosarka.si
Gasper Vidmar가 나간 자리를 로벡이 어쩌면 상당부분 메울 가능성이 크고, Vidmir 보다는 최소한 공격에서만큼은 상당히 업그레이드가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대한민국 대표팀에게는 상당히 경계해야 될 선수가 한 명 더 늘은 셈이구요.
아직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 슬로베니아 대표팀에 로벡이 합류한다면, 대한민국 대표팀은 정말 경계를 해야 합니다. 지금이야 고란 드라기치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유로바스켓 2009때까지만 하더라도 팀의 실질적인 버팀목이자 에이스는 로벡이었죠.
사실 올 시즌 로벡의 플레이를 보면, 보드 장악력이 좀 더 쳐지고, 공격에서도 날카로운 맛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실력이 전성기 때에 비해 살짝 내려오는(1984년생인데, 벌써 좀 내려오는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로벡의 클래스는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이야기한 조란 드라기치의 상승세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9라운드 mvp를 받은 이후, 10라운드에서는 2득점으로 부진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스페인리그 23라운드(3월 16일, 스페인 시각), 발렌시아 전에서는 20분동안 무려 17점(7리바운드)을 몰아넣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습니다.
확실히 조란은 업& 다운이 심한 스타일인데, 얘가 한 번 폭발하면 대한민국 대표팀에게는 꽤나 골치 아픈 존재가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돌파의 날카로움이 그 어느 때보다 굉장하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울러 슛도 터지는 날엔 나쁘지 않고. 수비력은 하지만, 상대적으로는 좀 부족해보입니다. 이 점도 공략할 필요가 있겠죠.
이상입니다. 이번에는 최대한 짧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