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잎 베개
- 조용미
국화잎 베개를 베고 누웠더니
몸에서 얼핏얼핏 산국 향내가 난다
지리산 자락 어느 유허지 바람과 햇빛의 기운으로 핀
노란 산국을 누가 뜯어주었다
그늘에 며칠 곱게 펴서 그걸 말리는 동안
아주 고운 잠을 자고 싶었다
하얀 속을 싸서 만든 베개에
한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아픈 머릴 누이고 국화잎 잠을 잔다
한 생각을 죽이면 다른 한 생각이 또 일어나
산국 마른 향을
그 생각 위에 또 얹는다
몸에서 자꾸 산국 향내가 난다
나는 한 생각을 끌어안는다
- 시집『삼베옷을 입은 자화상』(문학과지성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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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두벌잠을 꼭 자야하는 이를 알고 있습니다
생업을 위해 밤 늦도록 일하고 새벽같이 일어나야 하는 기족을 위해 먼저 일어나고
출근시틴 다음에는 다시 잠을 청해야 하는 반복적인 일상이지만...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저 역시 새벽에 잠을 깨서 이런저런 일을 마치고도 밖이 어둡고
안방이 조용하면 다시 불을 끄고 두벌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베개로 소나무나 편백나무가 좋다거나 국화잎 베개가 좋다는 말도 들었지만...
뒤척이기 좋아하는 잠버릇 때문에 땀냄새 밴 부드러운 게 더 편하네요^*^
국화향이 두통에 좋다고 하던데....
첫댓글 곱게 익은 산국화 잎으로 만든 베개, 좋은 꿈 꾸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