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선수들이 '승부치기 악몽'으로 인해 64강에서 대거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8일 벌어진 8차 투어 64강에서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가 동시에 승부치기에서 져 탈락했고,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마저 고배를 마셨다.
스페인은 전날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가 '천적' 박기명에게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승부치기에서 패한 것을 시작으로 이반 마요르가 128강에서 탈락한 데 이어 이날까지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짐을 쌌다.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64강전에서 산체스는 '일본 신성' 모리 유스케에게 끌려다니는 경기를 하다가 승부치기에서 2:3으로 석패했다.
전날 128강전에서 사와쉬 불루트(튀르키예)에게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하며 애버리지 1.731을 기록해 시즌 막판에 부활의 조짐을 보였던 산체스는 64강에서 져 기대에 못 미쳤던 데뷔 시즌을 이제 마지막 9차 투어만 남기게 됐다.
64강전 1세트에서 산체스는 1이닝부터 3-5-1 연속타를 올리며 전날의 좋은 컨디션을 이어가는 듯했다.
모리가 초구 7득점에 이어 3이닝에 3득점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점수는 9:10. 산체스는 이후 5번의 공격에서 단 1득점에 그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1세트는 모리가 9이닝 만에 15:13으로 승리를 거뒀다.
2세트에서도 두 선수는 6점타를 주고받으며 5이닝까지 8:8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이번에는 산체스가 7이닝에 적시 4점타를 터트려 12:8로 주도권을 잡은 뒤 막판에 13:13 동점을 허용했다가 10이닝에서 간신히 2점을 쳐 15:13으로 승리했다.
막판 싸움은 3세트에서도 계속됐다. 중반까지 산체스가 1-3-4 연속타로 11:4로 앞서기도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모리의 집중타가 살아나 2-3-2 연속득점을 올리며 11:11, 12:12 동점 상황을 이어갔다.
12이닝에서 모리가 남아 있던 3점을 쓸어 담으면서 승부는 15:12로 마무리돼 모리가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4세트는 앞선 2세트처럼 6이닝까지 6:6 동점이 이어졌는데, 산체스가 7이닝에 4점을 득점하고 10:6을 만들면서 재차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9이닝부터 1-2-2 연속타로 기사회생하며 15:9로 4세트를 따내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어 승부치기로 이어 붙였다.
승부치기에서 선공에 나선 모리는 초구부터 3점까지 무난하게 득점했다. 모리가 4점 이상 점수를 내면 산체스의 역전이 쉽지 않아 보였는데, 4점째 옆돌리기 시도가 살짝 길게 빗나가면서 득점이 되지 않으면서 산체스에게 기회가 넘어갔다.
위험을 직감한 모리는 큐로 바닥을 내리치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자리로 돌아간 모리가 당구대를 쳐다보지 못하고 바닥을 계속 응시하고 있을 만큼 아쉬운 순간이었다.
타석에 나온 산체스는 침착하게 뒤돌리기와 옆돌리기로 1점씩 쫓아갔다. 동점까지 한 점이 남은 상황에서 산체스가 시도한 옆돌리기가 득점 직전에 적구끼리 충돌이 나면서 실패, 결국 승부는 모리의 3:2 승리로 마무리됐다.
같은 시각 마르티네스는 김임권(웰컴저축은행)과 난타전을 벌이며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이뤄 승부치기에서 최종 승패를 가렸다.
1세트부터 김임권이 4-2-5-1 연속타가 터져 3:15(6이닝)로 패한 마르티네스는 2세트는 반대로 6이닝 동안 4차례 3점타로 12점을 올린 마르티네스가 15:7로 승리했다.
다시 3세트에서는 김임권이 5:5에서 5-4-1 적시타로 6이닝 만에 15:7로 이겼고, 4세트는 또 7:7에서 마르티네스가 5점, 3점을 연속득점하며 15:7로 승리해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승부치기에서 선공에 나온 김임권이 3점을 득점했는데, 후공에 나온 마르티네스가 1점도 득점하지 못하면서 승부는 3:0 김임권의 승리로 끝났다.
산체스와 마르티네스가 승부치기에 패해 64강 탈락한 데 이어 몬테스도 같은 시각 열린 64강전에서 '복병' 박기호에게 끌려가며 세트스코어 1-3(4:15, 15:8, 13:15, 14:15)으로 패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이날 밤 9시 30분에 출전하는 팔라존을 제외한 전원이 탈락했다. 팔라존은 주시윤과 64강에서 대결한다.
한편, 대어를 낚은 모리는 32강에서 임성균(하이원리조트)과 16강 진출을 다툰다. 임성균은 이홍기를 승부치기에서 6:5로 꺾고 32강에 올라왔다.
김임권은 64강에서 한동우를 승부치기에서 누른 박주선과 32강에서 맞붙고, 몬테스에게 이긴 박기호는 '튀르키예 최강자' 세미 사이그너(휴온스)와 32강에서 격돌한다.
사이그너는 자국 후배 선수인 잔 차파크(블루원리조트)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하고 32강에 올라왔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4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