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봉우리 연결한 8.3㎞ 코스
- 도심 가까이 있어 접근성 우수
- 초반부 평탄한 소나무길 편안
- 후반부 오르내리락 심해 주의
- 김유신 묘·금장대·암각화 등
- 볼거리 많아 걷는 재미 쏠쏠
경북 경주는 모퉁이만 돌면 문화재와 만나는 곳이다. 이는 들판뿐만 아니라 경주 산에도 해당한다. 토함산과 남산은 숱한 문화재를 품어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또 굴불사지가 자리한 소금강산은 뛰어난 접근성으로 많은 이가 편하게 찾고 시내 서쪽의 선도산은 태종무열왕릉을 비롯해 진흥왕릉, 헌안왕릉, 법흥왕릉 등 여러 왕릉과 서원, 석탑이 모여 있다. 이런 산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주 도심에 접해 있으면서도 걷는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이 선도산 북쪽의 큰갓산과 옥녀봉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곳도 김유신 묘와 금장대, 암각화 등 문화재와 볼거리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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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초반부인 동국대 부설유치원 옆 들머리에서 큰갓산 정상까지 가는 울창한 소나무 숲길은 몇 군데 오르내림이 있지만 대부분 경사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평탄해 산책하듯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에 경북 경주시 석장동과 현곡면에 걸친 큰갓산(235m)과 옥녀봉(玉女峰·276m)을 연결해 걸었다. 형산강 서쪽에 자리 잡은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비롯한 석장동 일대를 둥글게 끌어안은 형세다. 큰갓산이라는 이름은 좌우 능선에서 살짝 솟아 평평한 정상부의 모습이 갓처럼 보여 붙은 듯하다. 이 모습은 옥녀봉 정상 직전 전망대에서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다. 옥녀봉이라는 이름은 전국에 흔하다. 경남 거제에만도 4개의 옥녀봉이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장승포 옥녀봉(554.7m)은 옥황상제의 딸인 옥녀가 약수터에 내려와 목욕한 뒤 사슴과 더불어 놀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다른 지역의 옥녀봉에도 비슷한 전설이 전해지는데 경주 옥녀봉은 정확한 유래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코스에서는 두 봉우리 외에 송화산이라는 이름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출처마다 위치가 조금씩 다르다. 산행 막바지 숭무전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송화산 쉼터’가 이정표에 등장한다. 이곳은 147m 봉을 가리킨다. 국립지리원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도 이곳이 송화산으로 표시돼 있다. 그런데 산행 끝 무렵 동대교 직전 국립공원공단이 설치한 안내도에는 옥녀봉에서 내려와 처음 만나는 체육시설이 있는 158m 봉을 송화산으로 표시해두었다. 더욱 헷갈리는 것은 지역 주민은 옥녀봉 서쪽의 233m 봉을 송화산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큰갓산도 235m 봉에 경주시가 세운 정상 표식이 있는데 지형도에는 직전 215m 봉을 정상으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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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경 명소로도 유명한 금장대에 오르면 경주 시가지와 남산이 정면에 보인다. |
이번 코스는 경북 경주시 석장동 금장대 주차장에서 출발해 석장동 암각화~금장대~동대육교~동국대 부설유치원 옆 등산로 입구~큰갓산 정상~안부 사거리(현곡면-석장동 갈림길)~233m 봉~큰마을 갈림길~전망대 삼거리~옥녀봉 정상~숭무전 갈림길~158m 봉(체육시설)~송화산 쉼터(147m 봉)~동대교를 거쳐 금장대 주차장에서 마친다. 원형의 능선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는 이번 코스는 전반부는 소나무가 우거진 넓고 평탄한 길이며 후반부는 제법 오르내려 땀깨나 흘려야 하는 길이다. 전체 거리는 8.3㎞ 정도로 소요 시간은 3시간~3시간30분이다.
형산강을 가로지르는 동대교를 건너 바로 오른쪽에 있는 금장대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개울을 건너 오른쪽으로 가면 나오는 암각화를 먼저 본다. 발아래 흐르는 형산강과 경주 시내를 배경으로 선사 시대 암각화가 새겨진 암벽이 있다. 암각화 바로 위의 금장대는 신라 때는 물론 조선 시대에도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아 빼어난 경치를 시로 읊었다. 2012년에는 국제펜대회 시낭송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금장대에 올라서면 경주 시가지는 물론 남산과 토함산, 소금강산 등 시원한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입구로 다시 나와 오른쪽 무덤 앞 소로로 간다. 도로와 만나 왼쪽으로 가면 경주교회 학생센터 맞은편 무덤 옆 이정표(큰갓산 2㎞, 옥녀봉 4㎞) 뒤로 산길이 시작된다.
초반 짧은 급경사를 오른 뒤에는 평탄한 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도중에 갈림길과 몇 차례 만나는데 큰갓산을 거쳐 옥녀봉까지는 주 능선만 따라가면 된다. 동국대 석림원(0.35㎞) 갈림길에 이어 체육시설을 지나 오르는 평상이 있는 215m 봉이 지형도의 큰갓산이다. 여기서 살짝 오르내리다가 갈림길에서 오른쪽 능선을 오르면 큰갓산 정상이다. 경주시가 세운 ‘큰갓산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정면으로 내려가 안부 사거리를 지나 ‘경주국립공원 화랑지구’ 안내판을 뒤로하고 올라간다. 곧바로 만나는 Y자 삼거리는 금방 합류한다. 이어 만나는 Y자 삼거리에서는 정면 주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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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림산·구미산을 비롯해 경주 북서쪽의 산들이 보이는 옥녀봉 전망대. |
펑퍼짐한 봉우리인 233m 봉(송화산)을 지나 내려가면 우회한 길과 만난다. 이어 잠시 급경사를 오르면 삼거리다. 오른쪽은 큰마을과 선도산으로 이어진다. 답사로는 왼쪽이다. 큰마을 갈림길을 지나 오르는 전망대에서는 서쪽과 북쪽 조망이 열린다. 멀리 용림산, 구미산, 인내산, 어림산, 금욕산이 눈에 들어온다. 곧바로 옥녀봉에 올라선다. 조망은 시원찮다. 침목 계단이 설치된 급경사를 내려간다. 안부 사거리와 체육시설이 있는 158m 봉을 거쳐 송화산 쉼터-숭무전 갈림길과 만난다. 정면 로프가 쳐진 산길로 송화산 쉼터에 오른 뒤 능선을 따라 동대교로 간다. 20분 정도 가면 동대교가 나온다. 여기서 도로로 올라가 왼쪽으로 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금장대 주차장은 오른쪽으로 내려가 다리 아래를 지나면 나온다.
◆교통편
- 경주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 40·51번 시내버스 타고 동국대병원 정류장 내려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경주로 간 뒤 시내버스를 타고 동국대병원으로 가면 된다.
부산 금정구 종합버스터미널에서 경주로 가는 버스는 오전 5시30분부터 대략 1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해운대 시외버스 정류장에서도 경주행 버스가 매시 20분에 출발한다. 경주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 ‘고속버스터미널·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40번, 51번 시내버스를 타고 ‘동국대병원’ 정류장에 내려 정류장 뒤 도로로 내려가 굴다리를 지나면 금장대(석장동 암각화) 주차장이 나온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오른쪽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동국대 경유 안강행 210번 시내버스를 타도 된다.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 정도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북 경주시 동대로 87 동국대학교 경주병원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해서 찾아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