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혼자 산다는 건.....
이곳 상하이에 자주 어울리는 사람 중에 이혼하고 혼자인분이 있습니다
가끔 만나 술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면 음식이야기도 나오곤 하죠
“김치찌개를 끓일때 김치를 먼저 볶은후 끓이면 더맛있다”,
“된장찌개 끓일때 쌀씻은 물을 받어 끓이면 더 구수하다”등등
그러다 둘이 멋쩍어 웃습니다
“그만 합시다 이런 이야기 남자 둘이 모여 이런 이야기 하니 좀 그러네”....^^
찌개를 끓일때 제일 곤란한건 1인분을 끓이기가 어렵습니다
한번 끓이면 2-3번은 먹게된다 음식 버릴 수 는 없고....
정말 1인분을 끓인다는건 어렵다!
가끔은 간보다 배부르기도 하죠^^
그래도 먹을땐 스스로 감동합니다 “죽이게 맛있네” 하면서ㅋㅋ
그것도 잠시 설걷이는 정말 싫습니다
청소와 설걷이는 1주일에 한번 몰아서 합니다
예전엔 가정부를 두어 편했는데 혼자 사는데 사치 같아 지금은 스스로 합니다
살림이 이런건가 싶기도하다^^
나이를 먹어 가나봅니다
예전엔 먹고 싶으면 맛있는것도 해먹고 했는데 지금은 대충 편하게 쪽으로만 가고
또 바느질할 때 실을 바늘귀에 끼우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새로 산 바지 밑단 수선해야 하는데...
술 마시고 다음날 깨는 속도도 느려지고.....
아주 오래전에 한국에 있을때 혼자 생활한지 1년쯤 되던 어느날
아침에 눈을 뜨는데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손가락도 움직일 수 없었는데
그때 아!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지나온 날들이 머릿속으로 지나가면서 다시 잠이 들었다가
1시간후쯤 다시 깨니 몸을 겨우겨우 움직일수가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보니 영양실조랍니다 슬픈 웃음이 나오더군요....
혼자 살면서 귀찮아서 먹는게 부실했나봅니다
그후로는 끼니는 절대 거르지 않고 잘 챙겨먹습니다
아주 가끔 처음 만난 매너없는 인간은 44살에 아직 미혼 이라하면
이상하게 생각들 한다 무슨 문제있는지....문제 전혀 없는데....쩝
술 마시자는 전화는 엄청 옵니다
어쩌다 집이라고 마시기 싫다하면 이상한가보다
혼자 살면 집에 일찍 들어가면 않되나?
언제부터인가 명절에 한국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언제 결혼할래? 말하시는 친척분들은 한마디씩인데 듣는 나는 수십마디입니다
결혼이라는 것은 인연이 있어야 하나보다
사랑한다고 모두 결혼 해지는것도 아니고
죽도록 사랑해 결혼하고도 이혼 하는걸 보면 인연이란 참 알수가 없는것
아직은 혼자이기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정말 멋진 인연이 나타날거라고.....
혼자 산다는건 어느날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어도 조용할것이다
사라지는것도 모를수도있고....
하지만 남겨진자에게 슬픔을 주지는 않을거라 위로해봅니다
모든 혼자이신 분들에게 건배!
한잔 술이 별 이상한 글을 쓰게 만드네요.......^^
첫댓글 구구절절이 내용이 제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자유를 충분히 누리시다가(아니 지겹게 누리셨겠지 만) 인연이 닿는 분하고 정말 영화처럼 만나시길 빕니다. 저도 아이와 있지만 안해본 살림살이에 님과 같은 부분이 많습니다. 멋진 님의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부럽게 보고 있답니다. 잘 되실것이니 걱정 하지 마시고요.
보기와 다르게(?) 진솔한 글 참 잘 쓰시네요.님의 글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저도 안해본 살림살이 조금 해 볼때 비슷한 느낌과 생각을 해 본적 있습니다.그리고 아내의 역할과 가족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해 보게 되었구요.자연 스럽게 가족이 생기는 날이 곧 올겁니다.그 날까지 솔로를 맘껏 즐기세요.
바람님 '결추위' 만들까요? 위원장,위원을 누구로...
저도 올해 43세, 결혼은 38세에 했답니다. 인연은 따로 있는거 같아요. 수많은 여자를 거쳐가고 (에구구~이글 앙드레아님도 볼텐데...) 동거도 하고 해도 결국은 인연은 따로 있는것 같아요.
ㅎㅎ 맞아요... 인연 아닌 사람들끼리 만나서 상처받고 아파하는 것보다는, 조금 외롭긴 하지만, 오히려 혼자라서 더 잘할수 있는... 그런 재미있는 것들 하면서 진정한 인연을 기다리는 것도 좋은거 같아요..ㅎㅎ 아...근데 김치찌개 하는데 김치를 먼저 볶는거군요....ㅎㅎ
남겨진자에게 슬픔을 주지 않으리라.참 인상깊은 한마디시네요.현재가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불경중에 이런 내용이 있답니다 '내 미래를 알고 싶거든 지금 현재의 나를 보고 과거가 후회되거든 지금 내가 처한상황을 보라'지금 행복하다면 그것이 곧 인연이고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인연은 아무도 모르게 오지만 그것을 함께 이루어 낸다면 그것이 사랑이라 생각합니다..사랑은 함께 하는것이지 혼자하는것은 사랑이 아닌 그냥 내 외로움에 대한 연민일뿐.. 그냥~~행복하게사세요...^^그럼 분명 영화같은 인연이 올거에요..아마 조금 늦어서 과속으로 오다가 남들처럼 스치는것이 아니고 정면 충돌을
하게될지도 모르니 각별히 조심하시구요..ㅎㅎㅎ^^ 바람 성님 덕분에 좋은글 읽고 좋은생각 많이 했습니다.. ^^; 주제넘게 말이 좀길었네요...헤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