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다인- 문정자 정열(貞烈)

[청산에살리]

다인- 문정자(文亭子) 남평문씨가문의 시어머니, 며느리, 그리고 손녀의 정열(貞烈)

▲삼부녀비와 하마비가 서 있는 용곡마을

개요(槪要)

다인면 용곡1리 동동(東洞)은 낙동강을 끼고 있어 한때 남평문씨 집성촌이었다. 낙동강 연안에 정자가 즐비하였으며 문씨의 전성기시대를 가르켜 문정자라는 이름이 남아 전한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 왜적이 마을을 휩쓸때 남평문씨가의 내의원을 지낸 문경제와 그의 아들 문명주 두 사람이 일본군에 무차별 살상되자 문경제의 처 남양홍씨, 그의 며느리 정부인 함양여씨, 손녀 경자, 세 사람이 그들에게 쫓기다가 함께 낙동강에 투신 순절한 살신성인의 표상이 되는 사건이 있었다. 임란이 끝난후 1612년(광해임자년)에 나라에서 정려가 내려 그 장한 정열을 현창하게 하고 삼부여정렬비와 전각을 세우고 양옆에 하마비 두 점을 세워 그들의 절의를 귀감이 되게 하였다. 그들의 분묘는 예천 읍지에 대흥산에 있다고 분묘조에 적고 있다.


문헌상의 자료

1.식암선생문집
광해조에 대사헌(大司憲)을 지낸 식암(息菴) 황섬(黃暹)¹⁾ 식암선생 문집 제4권에 다음과 같은 여찬(閭贊)이 보인다.

▶국역:문씨 3열부 여찬
선교랑 내의원(內醫院)²⁾ 습득 문경 제처 남양홍씨 증 가선대부 호조참판 문응주처 정부인 함양여씨(홍씨의 며느리) 처사 문명주 딸 처녀(홍씨의 손녀)는 임진왜란에 한가문이 화(겁탈)를 당할즈음 강물에 몸을 던졌다. 그 절의를 찬양해 가로되 난리를 만나서 죽는 것을 예사롭게 여기는 것은 대장부도 어려운 일이어늘 한집의 셋 부녀가 다투듯이 물에 떨어져 자결하였으니 절의와 정열이 꽃답고 아름답도다.
그 옛날을 더듬어 보아도 이런 일은 흔하지 않을진저.

2. 예천군지에서
洪氏 本南陽古習讀文經濟之妻也文景公洪吉文之八代孫文良公洪汝方之七代孫 壬辰之亂見其夫爲賊所害如不能免挺身墜水而死事載三綱行錄壬子年旌閭

홍씨는 관향이 남양인데 옛 습독관³⁾ 문경제의 처다. 문경공 홍길문의 8대손이며 문양공 홍여방의 7대손이다. 임진난에 그 남편이 왜적들에게 살해됨을 보고 자기도 면치 못할 것을 알고 몸을 물에 던져 죽었다. 사실이 삼강행록에 기록되어 있고 임자년에 정려했다.

呂氏 本咸陽贈參判文應周之妻卽洪氏婦也兵曹判書自新之曾孫節度使允哲之孫平居事舅姑盡其誠孝爲鄕里所稱及壬辰亂遇敵逼迫呂氏不能免挺身墜水而死事載三綱行錄壬子年旌閭

여씨의 본은 함양이니 증 참판 문응주의 처며 홍씨의 자부요 병조판서 여자신의 증손이며 절도사 윤철의 손녀이다. 시부모를 섬김에 효성을 다하여 향리의 칭송을 받아왔다. 임진왜란때 왜적에게 체포될 것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 사실이 삼강행록에 기록되어 있고 임자년에 정려되었다.

文氏 命周之女夫䈂遭壬辰亂賊先刃倒水女號哭從而溺死事聞旌閭

문씨 문명주의 딸로 17세때 임진왜란을 만나서 왜적이 아버지를 먼저 죽여 물에 던지자 통곡하면서 부르짖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 이 일이 세상에 알려져 정려문을 받았다.

下馬碑(하마비)
三婦女貞烈碑(삼부녀정열비)
下馬碑(하마비)
文經濟妻南陽洪氏(문경제처남양홍씨)
文應周妻咸陽呂氏(문응주처함양여씨)
文命周女慶子(문명주여경자)

석비(石碑)의 문양(紋樣)

삼부녀정열비는 이수⁴⁾(螭首)와 비신(碑身), 기단(基壇)으로 구성되어 이수부분 전체 전면에 17개, 양측면에 각 6점 도합 29점의 동심원 문양과 그 위에 구름이 움직이는 운문(雲紋)문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양은 우리민족이 대자연의 질서에 조화롭게 순응시켜 풍부한 상상력과 재능으로 그 석비의 내역에 적합한 문양들을 창조하여 왔다. 추상과 구상으로 원을 표시한 것은 기하학적인 곧 성지(聖地)영생의 땅, 영혼을 위안하기 위한 노래의 형상으로도 볼 수 있다.

삼부녀 남평문씨 가문의 시어머니와 며느리, 손녀가 정절을 지키기 위하여 함께 절벽에서 떨어져 죽음까지도 이낌없이 던지는 살신성인(殺身成仁)에 조선조 여성선비정신이 살아있음을 강력하게 표현한 문양으로 볼 수 있다.
그러한 문양 속에서 자연에 대한 외경심과 신령스러운 정감이 깃들고 죽은 자의 동경, 행복의 기구, 애정의 충만과 길상의 축원 등이 담겨 긴 구름 밑에서 둥글게 둥글게 스물아홉곳의 뭉게 구름이 돌고 도는 영혼들의 무한한 환상으로 그려져 있다. 외형미에서 벗어나 그 내면세계를 지나쳐 버리지 말고 들여다보아 민족생활 문화의 한 부분으로 파묻힌 불멸의 여성상을 이 시대에 비추어 살신적인 정신문화의 존재를 세상에 더 넓게 알려 의성여성들의 기상과 긍지와 자긍을 알려야 할 것이다.

▶용곡1리 문정자 마을은 한때 차량으로 낙동강을 건널 수 없어 시외버스 종점이었다.
남평문씨 집성촌이었으나 지금은 남평문씨 일문은 문경 호계로 옮겨가고 이 마을엔 김해김씨들이 주로 거주하며 삼부녀정열비 정려각을 복원하려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추진위원장 김종방이 한때 서둘렀다고 김봉수 다인농협조합장이 말해주었다.

◀용곡리(동동)에서 비석주위를 다듬고 간단한 제를 올리는 김찬순(52세)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