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다! 주보 원고를 쓰려는 데 하느님께서 비님을 내려 주신다. 배추를 4만 포기나 심어 놓았는데 한 달 동안 비님이 오시지 않아 배추밭이 바짝 마르듯 내 가슴도 바싹 말랐다. 흠뻑은 아니지만 올 겨울 김장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듯싶다. 요즘 중국에서 시작된 멜라민 파동으로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건강한 먹을거리란 간단히 말하면 집 가까이서 얻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거리가 멀면 멀수록 농약과 방부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화학물질들이 첨가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중국산 멜라민과 김치, 미국산 쇠고기, 벨기에산 돼지고기, 캐나다산 쇠고기 등에 벌벌 떠는 이유는 먼 곳에서 먹을거리를 수입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무조건 ‘미제’가 최고였다. 아니, 미제 초콜릿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보기만 해도 존경스러웠다. 우리같이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있어, 도시락 반찬으로 햄이나 소시지를 싸오는 친구는 소위 ‘있어’ 보였고, 냄새나는 김치를 싸오는 친구는 ‘없어’ 보였다. 그나마 볶은 김치를 싸오면 ‘덜 없어’ 보이기도 했다. 서양 것이라면 무조건 ‘있어’ 보이고 동양 것이라면 ‘없어’ 보였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서양 것이 무조건 최고라는 생각은 한물갔다. 김치는 세계 5대 건강식품에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소시지가 건강식품이라는 주장은 찾아보기 힘들지 않은가.
세상에 먹을거리처럼 중요한 일이 있을까?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상당수는 머리가 나빠서라기보다, 화학제품이 많이 들어간 먹을거리를 자주 먹어서 그렇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암이나 여기저기 몹쓸 병이 걸리는 원인도 오염된 먹을거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강원도 평창 생태마을에 들어와서 산지 5년이 되었다. ‘생태마을이 뭐하는 곳이냐? 황태도 파느냐? 동태는 있느냐?’라고 질문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농약치지 않은 콩을 가지고 그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고 전통방식으로 된장, 간장, 고추장을 만들어 수원교구민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다. 김장김치도 마찬가지다. 농약치지 않고 내가 직접 우리 생태마을 밭에서 키운 배추와 무, 고추를 원료로 해서, 비금도에서 가져온 소금과 광천 토굴에서 가져온 새우 육젓과 황석어젓으로 만들어, 올해도 어김없이 수원교구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김장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오로지 국산품이고 농약을 치지 않은 원료라는 사실에 항상 자부심을 갖는다. 물론 고추는 농약을 딱 한 번 쳤다.
작년에는 김치가 너무 일찍 동이 나 1,2월 달에는 보내 드리지 못해 욕을 무지하게 많이 얻어먹었다. 사실 배추와 무를 다른 곳에서 구입해 김장을 더 만들어 보내 드릴 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직접 키우지 않은 배추로 김장을 담는다는 것은 우리 생태마을 본래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에, 욕을 먹더라도 우리가 직접 재배한 농약치지 않은 배추로만 만들어 보내 드린다.
망설이다가는 올해도 평창 고랭지 배추로 담근 김장김치 맛을 못 볼 수도 있다. 우리는 배추 절이는 물도 약수 물을 사용한다.
젓갈별 김장김치 종류 및 가격
1. 새우젓(시원하고 깔끔한 맛) 10Kg + 청국장 200g / 6만원
2. 황석어젓(깊고 그윽한 맛) 10Kg + 청국장 200g / 6만원
3. 새우젓 + 황석어젓(깊고 그윽하고 깔끔한 맛) 10kg + 청국장 200g / 6만원(이 김치는 12월부터 배송 가능)
4. 총각김치 10Kg + 청국장 200g / 6만원
전화주문 033-333-8066 계좌번호 농협 1094-12-057665 황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