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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08
씬/1 길가 (N) - 전회 연결
윤수 (소리) 나는 한번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용감하게 다가서 본적 없었거든요....
음.. 물거품이 되더라도 한번은 내 마음을 솔직하게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윤수의 표정 점점 변한다. 돌아서서 다시 걷기 시작하는 윤수.
씬/2 진희의 맨션 (N)
진희 윤수를 보는 표정. 윤수도 진희를 보는 윤수 다가와서
짝 진희의 뺨을 올려 부친다. 진희 !
윤수 손 아픈. 주룩 기어이 눈물이 떨어지고 만다.
윤수 나쁜 놈!
진희 ! (이런 윤수가 낯설다)
윤수 ....(눈물 닦으며) 오늘은 할 말 하려고 왔어요. 나, 지금껏 누구에게도 하고 싶은 말 할 말
제대로 해 본적 없었지만.. 오늘은 할래.
진희 ...
윤수 그래 나, 승우 좋아해요. 말 한번 제대로 못해 봤지만.. 쭉 좋아했어.. 열 살 때부터 평생을
좋아 했어요.
진희 (역시 그렇군 하는 표정)
윤수 그렇지만 승우가 너무 좋으니까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랬어. 나 때문에 손해 보지 않기를
바랬어요. 그리고 나도 나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을 사람 만나고 싶었어. 그게 그렇게 나빠요?
진희 나빠 .. 승우를 좋아했으면 승우한테 갔어야지...
윤수 .... (주룩 다시 눈물 나온다) 오빠를 만나 설레였으니까.
진희 !
윤수 설레였으니까... 죽을 때까지 승우가 나한테 소중하지만.. 오빠라면 사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진희 (멍하다)
윤수 그동안 내 마음이 두 마음이라서 미안했어요. 하지만 오빠를 좋아 했던 것도 사실이니까 그건 알아줘.
그래서 오빠가 다른 여자들 만나고 그렇게 나한테 상처를 줬어도 나, 참았던 거야. 미안해서가 아니라 좋아해서. ...
(똑바로 보는) 좋아해요.
진희 (쿵 떨어지는)
윤수 (짐짓 웃어 보인다) 그러니 이제 이렇게 혼자 끝내려는 오빠한테 나 나쁜 놈이라고 말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고) 때려서 미안해. 들어줘서 고마워. 용감하게 솔직해지는 기분 참 좋다.. 정말 시원해졌어요. (보는)
그럼... 잘 지내요.
돌아서 걸어 가는. 보고 있는 진희. 윤수 문을 여는데 진희 뛰어와서 탁 문을 닫는다.
진희 (표정) 가지마.
윤수 (의외다) !
진희 (닫은 채 그대로) 헤어지자는 말 거짓말이야. 화가 나서 그냥 해본 말이었어. 그날 그 말을 니가
그냥 받아들여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윤수 (솔직한 말을 처음 듣는 거 같다)
진희 나도...겁이 많으니까. (사이) 비겁 했어 미안하다.
승우를 좋아하는 것도 좋고 못 잊는 것도 좋아. 다 알고 있었는데 뭐. (처음으로 보는)
그러니 가지는 마라..
윤수 (바라보는 표정)
진희 (그렇게 보면서) 사랑한다.
윤수 (다시 눈물 고인다 웃으려다가 그러다가 결국 울고 마는)
진희 (가만히 보다가.. 안아주려는데 어쩐지 조심스럽게 머뭇거리다 그냥 보는 마치 처음인 듯)
윤수 (엉엉 울고 있다)
씬/3 길가 (N)
키스 하다가 천천히 떨어지는 승우와 세나. 세나 말도 못하게 놀란 얼굴. 승우 세나의 팔을
잡는다.
승우 가자.
세나 ... (그냥 따라간다)
승우 (심각한 표정)
세나 (심각하게)
승우 심각한 표정이다 자기도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잘 모르겠다. 계속 걷는 승우.
세나 ... 저기요 저기... 승우씨! (하는데)
승우 (멈춰 선다 돌아보면) 이건 말이지... 음.. 이건 실수야. 하도 말도 안 되는 얘길 하니까..
(하는데)
세나 (욱 하는)
승우 ?
세나 구석 담벼락으로 가서 쪼그리고 앉아 토하고 마는 세나. 승우 괜찮아? 하면서 따라온.
세나의 등을 두드려 주려는데. 한바탕 토한 세나.
세나 (손을 내 젓는) 가요~
승우 괜찮아?
세나 가란 말예요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하다가 안 되겠는지 휙 돌아보며) 안가면 죽어 버릴 거야~~!
승우 어, 하고 그제서야 물러난다. 다 토하고 있는 세나와 멀리서 서성이며 바라보는 승우의
모습이 동시에 보인다.
씬/4 집으로 가는 길가 (N)
결국 세나를 업고 걷고 있는 승우. 천천히 걷고 있다. 가로등이 반짝이는 길가.
세나 속이 이상해~
승우 그만 하면 다 토 했어. 참고 자자~ 응?
세나 ... 같이 안 자구?
승우 뭐?
세나 우린 언제 같이 자는데?
승우 (어의 없어 피식 웃는다)
세나 (툭툭 승우를 때리는) 너무해~ (하다가 잠이 떨어진다)
승우 웃음이 비져 나온다. 정말 이 여자를 어쩌냐 싶은.
그러다가 문득 화가 나서 입 맞춘 장면이 떠오르며
어쩌다 그랬나 싶은 승우. 고개를 돌려 세나를 보는 표정.
씬/5 진희의 맨션 (N)
긴 소파에 앉아 있는 윤수와 진희. 아직도 울고 있는 윤수. 휴지를 뽑아서 눈물을 닦는다. 좀
떨어져서 팔 괴고 윤수를 보고 있는 진희.
윤수 이제 그만 봐... (울면서) 보지마.
진희 신기해서 그런다.. 그렇게 많은 눈물을 어떻게 지금껏 참고 살았냐 ?
윤수 울면 그담엔 이렇게 안 그칠 줄 알아서 못 울었나봐
진희 승우 앞에서도 안 울었어? 아, 미안.. 항상 승우랑 비교해서.
윤수 ... 승우는 날 이렇게 울린 적 없어.
진희 (웃는) ...기분 좋은데? 아, 너 우는 게 기분 좋다는 게 아니라.. 근데 그게 나 때문인 건
솔직히 기분 좋은가봐. 너한테 있어서 내가 처음인거가 있어서 좋은데?
윤수 (본다)
진희 승우는 어릴 때부터 친구니까.. 설레였다는 것도... 내가 처음인거지?
윤수 ... (피식 웃는다)
진희 음... (뒤로 기대며 몹시 쑥스럽다) 나, 스타일 다 구긴거냐?
윤수 (결국 웃고 만다)
그런 진희와 윤수 두 사람의 모습에서.
씬/6 승우의 아파트 외경 (아침)
씬/7 승우의 아파트 방 (아침)
아침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잠에서 깨어나는 세나.
여기가 어딘가 그러다 어, 옆에 누가 누워있다.
승우의 팔베개를 하고 있는 세나. 세나 사태 파악을 하고 꺅 소릴 지르며 벌떡 일어나면. 따라
일어나며 팔이 저린 듯 팔 주무르며 일어나 앉는 승우.
승우 이거 꽤 아프네.
세나 ! ... 여기서 잤어요?
승우 (끄덕 내려서는)
세나 (아깝다) 나한테도 얘기해주지!
승우 ... 얘기 했어. 얘기도 하고 잠옷도 입혀주고
세나 (자기 잠옷 보고 헉 가리는)
승우 안 봤으니 걱정마. 나한테 화낼 땐 멀쩡한 거 같더니 갑자기 취해서 놀랬어. 어제일 기억 못하지?
(웃고 돌아서면)
세나 (잡는)
승우 ?
세나 기억해요.
승우 (머쓱) 아, 그거.. 뭐.. 미안해. 신경 쓰지마. (쑥스러워 하며 얼른 나가려는) 아침 먹자.
세나 (다시 잡는)
승우 ?
세나 ... 왜 반말해요?
승우 (아무렇지도 않게) 하도 애같이 굴어서. (나가려는)
세나 (잡는)
승우 ?
세나 (뚫어지게 보는) 뭐 잘못 먹었어요?
승우 (하하 웃어 버린다)
씬/8 승우의 아파트 거실 (아침)
와이셔츠 바람의 승우. 앉아 있는 세나의 앞에 콩나물국을 놓아주는. 세나 이게 뭔가 보는?
승우 콩나물 국. 어제 저녁에 끓여둔 건데 먹어.
세나 고마워요... (하지만) 꼭 먹어야 해요? 나, 콩나물 싫은데
승우 (짐짓 엄하게) 다 먹어.
세나 (표정 승우 커피 따르러 가자 비죽 웃음 나오는)
세나 국 먹고 승우는 커피 마시며 신문 뒤적이고. 세나 의외로 맛있다 싶은 표정. 승우
보면서 피식 웃는다.
승우 (커피 마시며 신문 보면서 세나 안보고) 앞으론 하지 마.
세나 네?
승우 그렇게 어른스럽지 못하게 화내고 삐지는 거 안 돼. (신문 접어놓고 보는) 수지씨 은희씨는
친구들이지만 내 친구들 정민이 하고 루이까지 있는데서 그러는 거 혹시 오해 살 수 있어.
세나 ... 네.
승우 (잔이랑 자기 앞에 접시 챙기며) 그리고 술도 잘 못 마시는 것 같더라 앞으로 웬만하면 술도 마시지
말고. (일어나는)
세나 ...네
승우 (개수대에 챙기고 시계보고) 아, 그럼 나 먼저 가야겠다. (웃옷 집어 들고 가방 드는데)
세나 저기요. 승우씨
승우 ?
세나 저기 다시 존댓말 써주면 안돼요? 승우씨한테는 존댓말이 어울리는 거 같은데..
승우 (피식 웃는다) 거리감 느껴진다고 하지 않았어?
세나 괜찮아요. 아무래도.. 아직은.. 거리감이 좀 느껴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승우 (보다가 하하 웃는) 내가.. 결혼을 한 건지.. 아님 애를 키우게 된 건지 잘 모르겠다.
세나 (발끈하는 표정) 애한테 키스해요?
승우 뭐?
세나 ...했잖아요... (하는데)
승우 (이거 참 픽 웃고는) ..그건 날 먼저 화나게 했잖아. (하다가 제대로 하자 싶은) 미안해.
그동안.. 내가 너무 바보 같이 굴었어.
세나 .... (미안하기도 하고)
승우 잠시 삐졌었다고 생각해줘.. 어째든 오늘부터는 그동안 일 다 털어버리고 잘 지내보자.
승우 손 내밀면 세나 풋 웃으며 악수한다.
세나 외교관들은 그러나 봐요. 협상이 성립되면 악수하는 거죠?
승우 (머쓱) 아 이건.. 이상한가?
세나 (나름 진지한) 고마워.
승우 ? 고마워?
세나 (생긋) 반말 하면 나도 같이 해야지 했거든 (표정에) 요...
승우 (참나 웃는) 반말은 해도 되는데 ..음.. 근데 내 페이스도 생각하면서 천천히 좀 해줘. 응?
(웃고는) 이제부터 정말로 잘 지내보자. 제대로... 부부답게.
세나 (끄덕 하다) ?! .... 부부답게 ...?
승우 (픽 웃고 나간다) 다녀올게.
세나 (표정) ... 부부답게 ? (그러다 풋 웃음 나온다) 부부답게~
씬/9 관저 외경(D)
씬/10 장관 관저 정원 (D)
점심식사 후 인 듯 혜정 지영 등 비서실 식구들과 걸어 들어오는 승우.
승우 (표정) 그렇게 소문이 났어요?
지영 아, 출장 가방도 팽개치고 뛰어 나가셨잖아요. 일약 유명해지셨죠.
승우 (씨익 웃는)
혜정 솔직히 전 한비서관님은 결혼하면 꽉 잡혀 사실 줄 알고 있었어요. 그게 매력이시잖아요 안팔 타입이신
거.
지영 근데 은근히 기대도 되지 않아 언니? 이런 한비서관님께 강력한 불륜의 대상이 생긴다~
승우 뭐요? (하하 웃는다)
지영 음.. 이럼 제가 또 한번 가쉽의 여왕으로 활약을 할 수 있을 텐데. (헤헤 웃다가) 앗 과거의
연적이시다.
승우 ??
혜정 (지영 찌르고)
지영 진짜라니까요~ (옥신각신하는데)
승우 보면 진희가 걸어 나오고 있다. 승우 웃으며 진희 앞으로 가면.
진희 장관님 어디 가셨어? 10분 뒤 관저에서 중국 대사 부처가 도착하실 텐데.
승우 네? (하다가 실수를 깨달음) 아, 저번에 말했던 스케줄 변경..
진희 (역시 체크를 못했던 걸 깨달았다) 아. ... (하다) 지금 그럼..
승우 네. 13시에 외교부에서 APEC 정상회의 주관방송 운영에 관한 기본 약정서에 서명식이 있습니다.
지금 진행 중 일겁니다.
진희 (표정)
승우 (표정)
진희와 승우 두 사람 각자 다른 방향으로 뛰기 시작한다. 사람들 어쩌나 보는 표정들.
씬/11 관저 비서관실 (D)
승우 들어와서 전화를 건다.
승우 네.. 지금 차 좀 대기 시켜주세요. 서 외교관님이 타고 가십니다. 서명하고 나오시는 즉시 가장
단거리를 확보해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승우 전화 끊으면 뛰어 들어오는 지영과 혜정.
혜정 저기 주한 중국 대사 내외분이 거의 다 오셨다는데요?
지영 다과는 준비 됐습니다 우리 간식으로 몰래 둔거 없었으면 큰일 날 뻔 했네.
승우 ! (표정)
씬/12 관저 앞 (D)
차가 나오고 진희 이어폰 끼면서 차에 타는 표정.
진희 출발하는 중입니다. 일단 신호 차단이 가능한곳을 알려주세요.
씬/13 외교부 조약 약정실 앞 (D)
윤 비서관이 무전을 받고 있다.
윤비서관 네. 알겠습니다. 3-4분후에는 나오실 겁니다. (수첩 펴는) 그 뒤의 스케줄은 제가 처리할 수
있습니다. (휴 하는 표정으로 보다 뛰기 시작한다)
씬/14 도로 (D)
거의 차가 없는 한산한 도로. 신호들이 전부 파란색으로 통일되고 장관의 차가 달리고 있는.
씬/15 장관 관저 응접실 앞 복도 (D)
장관을 수행하고 들어오는 진희와 윤 비서관. 굳은 표정의 장관. 걸어 들어오는 장관 일행
씬/16 응접실 (D)
주한 중국 대사 부부를 응접실에서 접대중인 승우. 들어오는 장관 웃으면서 들어온다.
장관 제가 좀 늦었습니다.
통역 (중국어)
대사 (중국어)천만에요. 여기 있는 비서관이 제 아내의 시집을 아주 좋아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던
참이었습니다.
통역 (한국어)
진희 (승우 보는 표정)
장관 (승우를 본다)
대사부인 (영어로) 제 시를 외우고 있다니 놀랐습니다. 고마워요.
승우 (영어로) 제가 좋아하는 시입니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웃어 보인다)
다들 휴 하는 표정들이다. 장관도 웃어 보이고 대사 부부에게 자리를 권하며 다들 자리에
앉는다. 진희 승우에게 잘했다는 표정이다.
씬/17 관저 정원 (D)
나오는 승우와 진희. 두 사람 후 한숨 내쉰다.
승우 어쩌다 둘 다 놓친 거지?
진희 (피식 웃는) 내가 요즘 좀 정신이 나가 있었거든.
승우 (무슨 일이냐는 듯) ?
진희 아... (피식) 아... 뭐 그런 일이 있었어. 아참 내일은 나 쉬는 날인데 별일 없지?
승우 별일 없는거 같은데?
진희 오랜만에 동물원에 갈려구. (웃으며) 자랑하는 거야.
그런 장소 있잖아. 나이 들어서는 못가는 장소. 데이트 할 때만 갈수 있는 장소.
승우 ?!
진희 왜?
승우 아... 어디서 들어 본 얘기 같아서. 세나씨.. 세나도 그런 말 하더라구. 정말 형하고 세나하고
어딘지 비슷한데?
진희 (하다 아아~ 하고 실수다) 아냐 음 그 말은 실수다. 오래전에 들었던 말인데 어디서 들었는지
생각도 못했어.
승우 무슨 소리야?
진희 생각 하지마. (툭 친다) 음... 행복하지?
승우 (행복한가 싶은 표정) 형은 행복해 보이네.
진희 응. (웃고 그러다 어? 시계보고) 근데 우리 정보 통신부엔 몇 시에 들어가기로 했지?
승우 (시계 본다) 늦었는데?
진희 또 뛰어야 해?
승우 (하하 웃는 끄덕)
진희 ...죽겠네.. (피식)
진희와 승우 두 사람 다시 뛰기 시작한다.
씬/18 동물원 몽타쥬 (D)
동물원에서 구경을 하고 있는 진희와 윤수 두 사람.
동물원의 외경들.
손잡고 걷다가 서로 마주 보고 웃고.
지나다니는 연인들 가족들을 구경도 하고 두 사람 그야말로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고 있다.
씬/19 동물원 (D)
진희와 윤수 나란히 서서 하마나 기타 커다란 동물들을 구경하고 있는 진희와 윤수.
진희 야 이런 데이트 오랜만이다.. (하다가 불쑥) 아주 어릴 때 어머니 하고 왔었어.
윤수 좋았겠네... 나는 처음인데.
진희 너 요즘 처음 하는 거 많다? (하다가) 고백 하나 할까?
윤수 뭔데요?
진희 .. 내 나이에 우습지만 난 가끔은 아직도 어머니 생각을 해.
윤수 (봐주는)
진희 (돌아서 기대며) 어릴 때 어머니가 떠나고 나는 그게 내 탓이 아닐까, 내가 나빠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거든.
윤수 말도 안돼.
진희 그러게 (사이) 그래서 아마 그동안 나는 너무 너한테 좋은 것만 보이고 싶었나봐. 근데 그러다보니
또 내 실제 모습은 니가 모르는 거 같아서... 그걸 알게 되면 더 이상 날 안 좋아 할까봐 가끔.. 최악의 모습으로 니
마음 확인도 하구.
윤수 ... 정말 최악이었어. 너무해.
진희 앞으론 안 그럴 거야. 나 앞으론 유치하고 한심한 것도 다 그냥 보여 줄 테니까... 각오해라.
(하고는) 고백 끝.
윤수 (보고 웃는다) 그게 고백이야?
진희 (피식 웃는) 싱거웠어?
윤수 응. (하고) 괜찮아. 오빠 이런 모습 저런 모습 어떤걸 봐도 나 안변할거야. 오빠는 포기 하지
않을게... 나는 늘 내가 좋아하는걸 포기하기만 했어...그치만 오빠는 안 놓아줄거니까 각오해.. (하고 조금 웃는) 나두
고백 끝.
진희 (흘낏)
윤수 ?
진희 좀 불안하다.
윤수 왜?
진희 니 생각만 하는 애 아니니까. 만일 남들 챙기고 남들 위하느라 니 생각만 못하게 되면 놔줄거란
말이잖아.
윤수 나도 앞으론 내 생각만 할 거야~~
하며 앞보고 활짝 웃는 윤수의 얼굴.
씬/20 꽃집 (오후)
꽃집에 앉아서 전화를 걸고 있는 윤수.
윤수 선생님 저예요.. 윤수예요.. 전화한지 한참 됐는데요 뭐..
기분 좋은 일 있었어요. 선생님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몸은 좀 어떠세요? 승우는
자주 못 봐요..
장가갔는데 너무 자주 보면 어떻게 해요. 정말요? 선생님도
그러세요?
씬/21 승우의 본가 (오후)
옷을 갈아 입고 전화 받고 있는 숙희.
숙희 그래 주말에 친구 만나러 갈 거야. 올라가면 같이 저녁먹자. 음.. 잠깐 가는 거야. 애들한테는 안
들릴까 하는데.. 아님 너 통해서 그냥 잠깐 뭐 먹을 거나 좀 가져다 줄까? 그래 그러니 승우한텐 얘기하지 말고. 그때
보자.
전화 내려 놓는 숙희. 피아노 교실에 가는 듯 악보들을 챙겨든다. 아 참 나가기 전에 약병을
찾아서 약을 꺼내 먹고 물을 마시는. 조금 어두워지는 표정.
(F . O)
씬/22 재래시장 (D)
(F . I)
윤수 재래시장에서 이것저것 물건들을 사는 표정.
승우 아가씨 왼쪽 걸로 사요. 왼쪽 게 좋아요.
윤수 (돌아본다) 어머.
승우 (웃으며 주인 보며) 맞죠? 이게 좋은 거죠? (야채 드는)
이거 주세요.
윤수 (세나를 찾는) 토요일 날 혼자 시장 보러 나온 거야?
승우 세나는 주말엔 공연이라 저녁에 퇴근한데.. 그래서 내가 저녁 하려구.
윤수 음.. 의왼데? 뭔가 속은 기분이야. (하고) 다른 건 몰라도 집안일은 절대로 안하실줄 알았는데요.
승우 그거야 .. 어머니하고 니가 챙겨 줄때는 그랬지.
윤수 세나씬 잘 안 챙겨 주는 거야?
승우 (웃는) 너무 잘 챙겨서 걱정이예요. (하다가) 힘들어 해. 버스타고 일하러 다니랴 ... 집안일도
너무 꼼꼼하게 하고.. 생각 했던 거랑 좀 달라.. 몸두 약한 거 같은데 일 그만 둔달 때 그러라고 권할걸 그랬나?
윤수 (보며 웃는) 제법이네? 제법 건실한 가장 같다.
시장 통을 걷고 있는 승우와 윤수.
승우 아무래도 난 마트보다는 이런 분위기가 좋은 거 같은데.
아주머니들한테 요리도 배우고.
윤수 나두 나두~ 단골한테는 잔뜩 주시잖아.
승우 (돌아본다) 여긴 안 없어지면 좋겠다.. (하다가) 너하고 나하고는 좀 시대에 뒤 떨어진 거냐?
윤수 ... 취향의 문제지 뭐.
승우 잘 맞아?
윤수 뭐가.. 아~ 진희 오빠 하고? (피식) 안 맞지. 안 맞아서 좋은거 잖아.
승우 (표정) 음.. 그런 건가?
윤수 맞는 사람은 있잖아. 너. (하다가) 너는 잘 맞아?
승우 (음 하다가) 맞는 사람 있잖아 너. (하고 윤수 물건 들어주는)
내가 들게.
씬/23 길가 (D)
물건 사들고 걷고 있는 승우와 윤수.
윤수 너, 요즘 선생님 한테 통 전화 안하지?
승우 어? 아참.. 요즘 정신 없었어. 니가 어머니한테 전화 했구나?
윤수 나야 꼬박꼬박 하지. 너무하다 선생님 요즘 건강도 불안하신데 전화 좀 해.
승우 그래.. 알았어.. (하다가) 고맙다...
윤수 고맙기는.. 당연하지.
승우 (고마운 표정)
윤수 (짐 보고) 어느 게 내 꺼야?
승우 (짐짓)안 줄래 (웃으며 갈라주는) 음.. 이대로 헤어지는 거 좀 아쉬운데?
윤수 ... 나도 좀 아쉽긴 하다. 자주 보지도 못하는데. 아참 이거 증거로 찍어 둬야지. (핸드폰을
꺼낸다)
윤수 핸드폰을 찍는다. 승우 뭐야? 하는 표정 참나 웃으면.
윤수 오빠가 매일 장 같은 거 대신 봐다 주면서 다른 남자들은 못하고 자기만 할 수 있는 거라고 했거든.
승우 잠깐만. (핸드폰을 꺼낸다) 나도 찍자. (찍는)
윤수 왜?
승우 그냥 같이 시장 본 증거. (그러다가) 동물원 재밌었어?
윤수 ?
승우 응 진희형 답지 않게 자랑하더라? 질투 나던데?
윤수 (웃는다 그러다) 승우야.
승우 왜?
윤수 우리 넷이 어디 놀러 갈까?
승우 ? (그러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것 같다)
윤수 그냥... 우리 둘이 친하지 말고 넷이 친해 졌으면 해서...
승우 (표정) ... 둘인 거 불편하구나?
윤수 응. (짐짓 웃어 보인다) 조금.
승우 나는.. 뭐가 잘못된 거냐. 안 불편해. 너랑 이렇게 시장 보는 거 세나한테 미안해야 하는 거야?
윤수 미안한 거 아니지.. 너하고 나.. 누구한테 미안해야 할 만큼 나쁜 감정 아니잖아.. 단지..
세나씨가 모르는 게 있으니까... 둘이 만나면 속이는 기분이 들어.
승우 나도 아마 세나가 다 봐주니까 이렇게 기고만장 한가보다.
횡단보도 앞에 서는 승우와 윤수.
승우 (표정) 이런 말 하면 너 화낼 거니?
윤수 (본다)
승우 너에 대한... 내 감정은 열 살 때 이후로 달라지지 않는다.
윤수 .. !
승우 결혼하고 점점 세나한테 익숙해지면서도 안 변해. 아마 계속 안변할 건가 봐... 나 제법 행복한 거
같은데도 그러네. 이건 습관이겠지?
윤수 응 습관이다. 나쁜 습관.
승우 그래 네 명이 같이 친해지는 게 좋겠어. 나도 그게 맞는 거 같아. 정말 같이 한번 어디 가자.
어디 갈까? (짐짓 웃는)
씬/24 예술의 전당 앞 길가 (오후)
힘든 날이다. 팔을 주무르는. 그리고 다리도 두드려 본다. 길로 나오는데 운전사 아저씨가 대기
중이다.
세나 (반갑게) 아저씨~
기사 아버지가 차 보내셨어. 얼른 타.
세나 (차를 본다 그러다가 도리도리)
기사 왜 또~? 신랑이 뭐라 그러는 거야?
세나 (웃는) 그건 아닌데..이왕 오신거 아이스크림 드시고 가실래요?
씬/25 아파트 앞 (오후)
아이들 칼 싸움하는 걸 폴짝 폴짝 지나쳐 가는 세나
세나 칼을 좀 더 올려야 폼이 나지~ ! (웃고)
아파트 앞에서 술 마시는 아저씨. 지나쳐가면서.
세나 아저씨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찍 나오셨네요~
하고 총총 계단을 뛰어 올라 간다. 이제는 좀 익숙해진 결혼
씬/26 승우의 아파트 거실 (오후- N)
세나 들어오는데. 현관에 신발이 있다. 세나 너무나 좋다. 박수 치는 세나. 시장 봐온 게
펼쳐져 있는 승우의 흔적에 좋아라 하는 세나. 승우 방에서 나오는데. 세나 감동스러운.
승우 왔어?
세나 ... 왔어요. (감동했다)
일거리를 가지고 와서 일하고 있는 승우.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소리. 세나 조심조심 차
주전자와 찻잔을 쟁반에 놓아가지고 걸어오고 있다. 위태 위태 하다.
승우 (안보고 노트북 보다가 짐짓 장난처럼) 넘어지지 마라.
세나 (휘청 한다 겨우 중심 잡고) 너무해~ 다 쏟을 뻔 했잖아요.
승우 (하하 웃는 장난치듯) 어~ 그랬어? (일어나 받아주는)
승우 일하고 있는데 세나 옆에서 계속 쳐다보고 있는.
오른쪽에 앉았다 왼쪽에 앉았다 앞에 앉았다 한다.
후후 승우를 향해 불어보기도 하고
손으로 비행기 낙하를 흉내 내기도 한다.
승우 (웃는) 먼저 자. 나 시간 좀 걸릴 거 같아.
세나 네... (일어난다 화나서 쿵쾅거리며 방으로 가는)
승우 (돌아보며 웃는 표정)
씬/27 승우의 아파트 방 (N)
세나 뾰로통해서 침대로 올라오는데 문 열리고 들어오는 승우. 세나 좋아서 보면. 승우 보다가
안경 벗는.
승우 (피식 웃는다) 좋아. 지금 자면 되는 거지?
세나 (활짝 웃으며 끄덕인다)
승우 잠옷입고 옆에 눕는다. 세나 두근두근 하다. 승우도 조금 어색하다.
승우 그럼... (보고 웃는) 잘자.
세나 (실망인지 안도인지)
승우 (조금 이상한 상황)
세나 ... (하지만 역시 이상한 상황이다)
승우,세나 저기, 저기요..
승우 (피식 웃는) 먼저 말해..
세나 ... 나는요.. 저기... 결혼하면 식사 시간마다 근사하게 차리고 청소도 깨끗이 하고 매일 승우씨
옷이랑 이쁜것들 쇼핑하고 그리구요...
승우 (웃는)
세나 ...결혼하면 아이는 두 명 쯤 낳고 싶었어요.
승우 (무슨 얘긴지 알거 같다)
세나 근데 결혼하고 나니 뭔가 다 달라지는 거 같애요. 뭐든 다 어려워요.
승우 ... 나도 어려운거 같다.
세나 (표정)
승우 ...여러 가지를 생각하기 시작하니까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지나 봐. 의식은 하는데 ...언젠가
자연스럽게 되겠지 생각했어.
세나 ...(본다) 언제요?
승우 (아..하는) 우리가.. 서로 (하다 만다)
세나 우리가.. 서로 ... 좋아지면요?
승우 (그거였지만 조금 미안해진다)
세나 (짐짓 웃는 표정) 그래요. 그럼. 자야지 (눈 감는데)
승우 (잠시 망설이는 그러다가) ... 오늘 괜찮아...?
세나 (반짝 눈 뜨는) 에?
승우 ...괜찮냐구.
세나 (두근두근 심장이 빨라지고 있다) ...
승우 그러면.. (돌아 눕는데)
세나 잠깐만요..
승우 ?
세나 5분만요 ...5분만.. 준비할 시간을 줘요. 다, 다른 얘기해요.
승우 (피식 웃는다) 그래 그럼.. 음.. 무슨 얘길 하나. (생각하다)
아, 아까 오후에 윤수를 만났어.
세나 (건성으로 들으며 심장 누르며) 아, 네..
승우 같이 놀러가자고 그러더라... 같이 갈까?
세나 (건성으로 듣는) 네. 그래요.
승우 네 사람이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구. 진희 형하고 같이 가는 게 좀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세나 아뇨 부담스럽지 않아... (하다가) 네???
승우 ?
세나 서, 서진희씨요? (하고) 서진희씨 하고 놀러 간다구요?
승우 왜 그렇게 놀래?
세나 아뇨... 안 놀래요. (하면서도 어쩌나 식은땀 나기 시작하는)
승우 .. (잠시 있다가 결심한 듯 세나 쪽으로 돌아눕는)
세나 (완전히 굳는) 저기..
승우 (한쪽 팔 괴고 세나를 보다가 안으려고 하는)
세나 (어떻게 하나 반사적으로) 으아아~
피하며 바둥 거리다가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승우 ??
승우 괜찮아?
세나 ... (아프다 문지르는)
승우 ... 아파?
세나 괘..괜찮아요. (한다)
승우 (음.. 보는 표정 갸웃.. 그러다가) 이번엔 무슨 문제지?
세나 ... (문제의 계속인데)
승우 아직... 예전에 그 문제가 걸리는 건가?
세나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무슨 말을 하나 하다가) 승우씨가 아직도 다른 여잘 생각하는 거
같아서 그러잖아요 !
승우 !
세나 그거예요! 대체 어떤 여자예요? 나도 이제 알아야겠어요!
승우 !!
씬/28 비비 클럽 (저녁)
퇴근하고 잠시 들른 승우. 정민과 루이 승우 옆에서 놀라서.
정민 (당황스러운) 뭘 궁금해 해?
루이 (어쩌나 싶은)
승우 ... 세나가 윤수를 궁금해 한다구. 내가 좋아했던 여자가 누군지 궁금해 한다구.
정민,루이 !
승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고민된다. 그게 윤수라는 거 아무래도 말해야 할지..
정민,루이 (동시에 각자) 뭐라구!! 안돼!!
승우 (본다) ?
씬/29 예술의 정당 일각 카페 (저녁)
퇴근하고 수지와 은희를 만난 세나.
세나 그 여자. 승우씨가 좋아했던 그 여자가 궁금해졌어.
수지, 은희 ? (서로 마주 본다)
수지 갑자기 왜?
세나 몰라.. 처음엔 그냥 둘러 댈려고 나온 말인데 말 해놓고 나니 갑자기 너무너무 궁금해지는 거야.
수지 그런걸 뭐 하러 궁금해 하니?
은희 그래 알면 괴롭기만 하다고 했잖아. 니가.
세나 ... 그래도 알고 싶어지거든...
수지 얘, 그러다 정말 의외의 이상한 인물이면 어떡해? 혹시
나면 어쩔 건데?
은희 (펄쩍) 너야? 너였어?
수지 (은희 보는) 은희야! 너 때문에 못산다. 못살아. 진짜 나라는 게 아니라.. 그런 건 비밀로 두는
게 좋다는 거야. 알아서 뭐해? 알면 알수록 골치만 아프지 게다가 내말대로 막말로 가까운 사람이면 어쩌니?
씬/30 비비 클럽 (N)
정민과 루이 놀라서 승우 옆에 앉아 승우를 설득하고 있다.
정민 야, 지금 와서 그게 윤수씨다 그럼 그렇게 가깝게 지내던 윤수씨는 뭐가 돼?
루이 맞아 윤수 누나는 뭐가 돼?
승우 .. 니들은... 윤수만 걱정 되냐?
정민.루이 (마주 본다)
루이 내가 뭐하러 그 핑크 공주를 걱정하는데 (하지만 걱정은 좀 된다) 난리 날거야.. 난리.
정민 (얼른) 세나씨가 걱정은 더 걱정이지. 말 안하는 게 예의야.
루이 당장 이혼 한다 그럴 거야.
승우 (표정) 그래도... 더 이상 속이기 싫어.
수지,은희 (소리) 배부른 소리 하지마!
씬/31 카페 (N)
수지와 은희도 세나의 옆에 앉아 세나를 설득하고 있다.
수지 지금 와서 그게 뭐가 중요해? 알려고 했으면 벌써 예전에 알려고 했어야지. 지금 니 문젠 세나야 니
옛날 남자라구.
은희 그래.. 그게 제일 무서운 문제야.
수지 너 혹시 니 옛날 남자일로 찔리니까 남편의 과거도 끄집어 내는 거니?
세나 아냐.. 아니란 말야 그냥.. 궁금해져서 그래... 승우씨를 자꾸 좋아하게 되니까 점점 더
좋아지니까.. 그런 승우씨가 좋아했던 여자는 어떤 여잔지. 사실은 궁금해 지는게 당연한 거잖아.
정민 (소리) 그런 건 모르는 게 훨씬 나아.
씬/32 비비 클럽 (N)
승우 (잠시 그러다가) 그래 알았어. 걱정마 얘기 안할게. 그게 세나를 위하는 거라면.
씬/33 카페 (N)
세나 알았어 그게 승우씨를 위하는 거라면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을게.
수지,은희 (휴 한다)
수지 그래.. 결혼하고 니가 승우씨랑 사이가 점점 좋아지니까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드는 거야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이상한 짓도 하지 말고..
세나 이상한 짓 벌써 했는 걸?
수지,은희 뭐?
세나 어제부터 온 집안을 샅샅이 뒤졌거든.. 증거를 잡으려고
사진 한장 없더라. 여자 사진이라고는 윤수씨 사진 밖에 없었어. 나 스토커가 되는 걸까?
수지 아냐 그 정도가 무슨 스토커냐? 괜찮아. 하지만 여자 사진 한 장 없고 너희 남편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다.
세나 그치? (금방 좋아서 웃는) 얼마나 반듯하고 단정한 사람인데
수지 이 순간에도 남편 칭찬이 나오니? (피식 웃는다)
은희 (불쑥) 그럼 그 여자가 윤수씨 아니니?
세나,수지 ?
세나 뭐? (하다가 말도 안 된다 웃는) 말도 안돼. 아아 말도 안돼. 윤수씨라면 승우씨가 나한테 말
안 했을리가 없잖아.. 그런 중요한 걸 왜 속여. 윤수씨도 나한테 그럴 리가 없잖아..두 사람이 줄곧 날 속였다구?
수지 (표정) 그렇지.. 그건 아니다..
은희 수지 니가 가까운 인물이라며?
수지 내가 언제.. 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게다가 승우씨 친구들 정민씨하고 루이씨도 아무 말 없었잖아.
세나 그래 맞아... 다들 날 속였다구? 에이 말도 안돼.
씬/34 윤수의 꽃집 앞 (N)
비비 클럽에서 나오던 승우. 꽃집 앞을 지나다가 꽃집을 본 다. 꽃집 안에서 분주히 꽃을
만들고 있는 윤수가 보인다.
승우 잠시 바라보는. 그러다가 그냥 지나쳐 간다.
씬/35 승우의 아파트 (N)
세나 들어 온다 좀 피곤하다. 소파에 가서 엎어지는데.
집안을 둘러보니 약간 흐트러져 있다.
세나 피곤하지만 도저히 안 되겠다 일어나서 정리하기 시작한다.
설거지도 하고 완전히 반짝 반짝 해지자 마음에 든다.
그러다가 갑자기 장식장 (혹은 싱크대 안의)을 지나다가
컵들이 맘에 안 들기 시작한다.
안되겠는 세나 옷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청소를 시작한다.
일어나서 컵들을 다 꺼내 놓는다
열심히 닦는 세나. 물로 닦고 행주로 닦고 키친타월도 한번 더. 컵들 넣고 만족스러운. 끄덕
끄덕
싱크대를 열어 본다 주루룩 정리된 그릇들 끄덕 끄덕
책장을 지나다 돌아본다
목록까지 만들어서 잘 정리된 책들 무척 만족스럽다 끄덕이는 세나. 중국관련, 일본관련.. 등등
딱딱 분야별로 사서 수준이다.
테이블 위 벽에 붙은 오늘의 할 일 이라고 써 붙인 메모지를 본다. 체크하는 세나. 다 됐다.
그러다가 책상위에 놓인 상자를 본다. 아차 이거 치워야지 하다가 툭 걸려 넘어지는 상자에서 나온 윤수와의 액자들.
잠시 보는 세나. 그러다가 아니다 말도 안 돼 하면서 주워 담는다.
그때 빗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창밖을 내다보는 세나.
세나 승우씨 우산 가져갔나?
하다가 승우의 얘기를 생각해 낸다.
승우 (소리) 요즘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그런 걸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비오는
날 아내가 우산을 들고 마중 나와 준다거나 또, 같이 나란히 나이 먹으며 늙어 가면 좋겠다. 뭐 그런 생각이요.
세나 (웃는 표정) 부부답게~~!
씬/36 버스 안 (N)
버스 타고 오는 승우. 빗방울이 맺힌다. 골똘히 생각에 잠겨
못 느끼는 승우.
씬/37 승우의 아파트 앞 길가 (N)
승우 버스에서 내리는데 아, 비다.. 정류장 안으로 들어오는데
세나 승우씨~
승우 돌아보면 세나가 커다란 우산을 들고 있다.
승우 (어... 조금 감격했다)
세나 (우산을 흔들어 보인다 생긋 웃는) 기다렸어요~~ 부부답게~~
승우 (웃는 세나의 우산으로 들어가는)
씬/38 승우의 아파트 앞 길가 (N)
커다란 우산 쓰고 걷고 있는 승우와 세나.
승우 좀 들어와 다 젖잖아. (끌어당긴다)
세나 (이럴 줄 알았다 예스)
승우 왜 우산을 하나만 가져왔어. 두 개 가지고 오지.
세나 (모른 척 딴청 피는) 그러게요.. 깜박했네. 그치만 하나로 가니까 더 좋죠? (하다가 불쑥) 요즘
사는 얘기해요.
승우 ?
세나 승우씨가 그랬잖아요. 결혼하면 비오는 날 아내가 마중 나와주고 서로 사는 얘기하고 그러고 싶다구.
승우 (아 그래서) 그런 얘기도 했었지. (웃는다)
세나 왜 웃어요?
승우 음.. (잠시 생각하다가) 참 단순하구나.
세나 (?!) 내가 단순하다구요?
승우 아니.. 그냥.. 막연히 바랬던 행복이란 게 이렇게 단순한 거구나 싶어서. (웃어준다)
세나 (좋다 기분 좋은) 아아 승우씨 행복하구나~ (흐흥 한다)
승우와 세나 나란히 걷는 모습. 세나 비가 좋다며 장난도 치고. 승우 그런 세나를 웃으며
본다. 두 사람 행복하게 보인다.
세나 또 단순하게 행복해질 수 있는 게 뭐가 있어요?
승우 음... 우리 앞으로 매일 산책도 할까?
세나 매일? 매일 걸어 다니자 구요?
승우 (나즈막한 웃음소리) 음... 가서 청소 해줄게
세나 (웃는 소리)
승우 (소리) 또 혼자 했어? 오늘은 뭘 또 다 뒤집은 거야?
세나 (소리) 너무해~
승우와 세나 두 사람의 뒷모습에서.
씬/39 거리 외경 (D)
윤수가 지하철에서 나와 걷고 있는. 시계를 보는데 앞쪽 병원에서 짐을 든 숙희가 나오고 있다.
어두운 표정의 숙희인데 확 반가운 윤수 숙희 표정 보지 못하고 반가워 부른다.
윤수 선생님~
숙희 (돌아본다 표정 확 웃는) 윤수야~
윤수 (다가오는) 그렇잖아도 늦었다 그랬는데 중간에서 만나서 잘 됐어요 선생님~ (하다) 근데..
(나온 병원을 본다) ?
숙희 아, (표정 그러다 웃으며) 아는 친구가 여기 입원을 해서..
윤수 뭘 가져오신 거예요? (짐 받고)
숙희 그냥 니들이 좋아하는 고추장 굴비랑 이것저것.. 너 특히
가을마다 입맛 없어 하니까.. 애들도 좀 주고. 목 마르다 어디가서 쥬스라도 마시자 응?
씬/40 세나 부모 집의 세나의 방 (D)
앨범을 다 헤집어 놓고 있는 세나. 앨범에서 온갖 사진을
다 빼고 있는.
세나 얼굴도 기억 안 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후 하는 앨범이 장난이 아니다) 이걸 언제 정릴 다하지?
씬/41 세나의 부모님 거실 (D)
뛰어 들어오는 정일. 혜림 외출복 차림으로 나온다.
정일 세나 왔어? 세나 어딨어?
혜림 자기 왔어? (시계보고) 정말 전화하자마자 달려 왔네?
정일 아, 세나 왔다며?
세나 (이층에서 내려오다) 아빠 왔어?
정일 (보기만 해도 찡하다) 세나야 너무 하다... 자주 좀 오지~
집에 너 없으니까 진짜 허전해.
혜림 아우 허전하긴 뭐 허전해.. 얘, 지금 가야 한데. 뭐 버릴게 있어서 왔데. 다 챙겼어?
세나 (끄덕 큰 봉투 혜림 주면서) 이거 버릴 사진 들이야~
혜림 (알아듣고) 아니 결혼 전에 사진 정리도 하나 안했니?
정일 당신도 사진 정리 했어?
혜림 (펄쩍) 아냐! 버릴게 뭐가 있겠어 내가. (딴데 보고)
세나 (웃는) 남자 나온 건 무조건 다 뺏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여자 사진 기분 나쁘더라
(지나가듯)
정일 뭐야.. 한 서방이 여자 사진 두고 있니?
세나 아아니~ 얼마나 깨끗한 사람인데? 우와 나 정말 가야한다.
정일 지금 가? 아빠 지금 왔는데? 좀 더 있다 가~
세나 저녁도 해야 하고 집안도 치워야 하고 할거 많아.
정일 저녁두 하고 집도 치워? (속상해 죽는다) 그런 거 왜 니가 해?
엄마 시켜 !
혜림 여보! (그러다가) 한 서방이 나 드나드는 거 싫어해.
세나 아빠 재미나 ~ 재밌어.. 내가 만든 거 승우씨가 먹어 주는 것도 너무너무 좋고 집 정리하는 건
집이 좀 넓었으면 좋겠다 할 지경이라니까.. 이젠 벽장이랑 다용도실까지 다 정리해서 할 게 없거든 (헤헤 웃는다)
정일 (그래도 속상하다) 가자. 아빠도 그럼 같이 가. 아빠가 태워다 줄게.
혜림 진짜? 세나 사는 꼴 보기 싫다면서.
정일 가자구~ 가는 동안이라도 세나 얼굴 볼 수 있잖아~ (한다)
세나 (조금 찡해 진다 짐짓) 아빠~ 그럼 우리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혜림 (두 사람 뒷모습 보고) 그래 그럼 우리 한 서방한테 전화해서 다 같이 저녁 먹자. 파스타 기차게
뽑는 가게 아는데~ 응?
씬/42 승우의 아파트 거실 (D)
아파트를 둘러보는 정일. 정말 맘에 안 든다. 구석구석 맘에 안 드는.
정일 이건 뭐 동선이고 뭐고가 없잖아~ 쟤가 이 쪼그만 집에서 어디로 돌아다니란 말야?
세나 (주방에서 내다보며) 안돌아 다니고 둘이 딱 붙어 있음 더 좋잖아! 엄마도 맥주 마실 거지?
혜림 응~ 한잔 줘~
세나 맥주 두 개와 안주를 가지고 온다. 짠~ 아주 이쁘게 꾸며 가지고 나온다.
세나 그럼 마시고 있어~ 나 머리에 세팅 좀 말고 올게. 오랜만에 엄마 아빠하고 승우씨 하고 외출하는데
머리 좀 할게.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정일, 혜림에게 맥주 따라주고 자기 것 따르면서 계속 투덜거리는.
정일 그 집 받았으면 좀 좋아? 다 꾸며 놓은걸 지금까지 그냥 비워놓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정말~
혜림 그러게 그냥 팔아 버리면 되잖아~
정일 (펄쩍) 싫어 어떻게든 거기 살게 할거야 (불끈 그리고 둘러 보는데 불만스러운)
씬/43 승우의 아파트 방 (D)
실내복 입고 세팅기 (구르프) 로 머리 말고 있는 세나. 나름 기분이 좋아 보이는.
씬/44 승우의 아파트 거실 (D)
벌써 맥주캔이 앞에 두 개 씩이다. 혜림 싹싹하게 맥주 잔에 따라주는. 우울한 정일을 혜림이
달래주고 있다.
혜림 자기야.. 몇 년 그렇게 남편 뒤만 따라다니다가 지쳐서 괜찮아 질 거야 그때 다시 잘해주면 당신한테
넘어오게 되 있어~
정일 ... 이 사람이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남편하고 사이 나빠지게 빌 자구?
혜림 (헤헤) 이럴 거면서 왜 그래 자긴 그럼~ (웃고) 자기야 마셔~
정일 (잔 드는)
혜림 자기 딸 정말 이쁘게 잘 키웠어. 기특해~ 아니다 우리 오랜만에 벤허 식으로 한번 마셔보자 응?
정일과 혜림 두 사람 손 크로스 하고 쭉 술을 들이키는데.
숙희 문이 열렸네? ... 새 애기 있니?
윤수 세나씨?
혜림, 정일 마시다 케엑... 컥. 화들짝 놀라 일어난다. 그 바람에 잔 뒹굴고. 숙희 윤수
들어오다 !
혜림 어머머 사부인... 사부인~
정일 (눈 동그레져서)
가운에다가 잔뜩 구르프 만 세나가 방에서 나온다.
세나 누구야?
하다가 숙희와 윤수 보고 거실의 상황보고 아연실색하는 세나세나.
세나 어머님~ 오셨어요? (뛰어 나온다 그러다 머리 만지고)
숙희 괜찮아. (짐짓 미소 혜림 정일에게) 이거.. 죄송합니다. 제가 전화라도 했어야 하는데.
혜림 아닙니다. 아니예요 들어오세요.
정일 네 들어오세요 사부인..(윤수 보고)
세나 (윤수를 보는) 윤수씨~ (짐짓 웃는)
윤수 아, 안녕 하세요 (인사한다)
숙희 (좀 어색하다) 제 제자고 승우 어릴 적 동무예요.
윤수 그럼 말씀들 나누세요. (인사하고) 선생님 저는 밑에서 기다릴게요. (세나에게 생긋) 그럼 이따
봐요~
세나 (끄덕 하고 웃어 준다)
어색하게 앉아 있는 숙희, 혜림과 정일 그리고 세나.
혜림은 자기 앞에 있는 맥주 캔을 세나 쪽으로 슬쩍 밀고 세나 ! 다시 캔을 아래로 내려놓으며
배시시.
숙희 못 본 척 한다.
정일 세나의 머리에 하나 남은 매달린 구르프를 떼어 준다.
숙희 결국 웃고 만다.
숙희 제가 애들한테 말도 안하고 올라 온 거예요.. 그냥 밑반찬 조금 해서 놓고 간다는 게 일을 이렇게
만들었네요.
정일 저희는 한서방하고 애랑 (강조) 모처럼 저녁이나 한 끼 할까하고 찾아왔습니다.
숙희 네... 그러세요.
세나 어머니 같이 가세요.
숙희 아니다. 나는 윤수랑 선약이 있어.
세나 (표정)
혜림 그럼 세나야 넌 어머님이랑 같이 가. 우린 나중에 하자.
정일 왜~~~?
숙희 (민망한)
혜림 (찌르고) 저흰 언제든 같이 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하세요.
정일 (혜림 흘겨본다) 그럼... 그렇게 하시죠..
숙희 (복잡한) 아닙니다. 전 괜찮습니다. 그냥 같이 들 하세요. (세나 에게) 그렇게 해 응?
세나 어머님.. (하다 정일의 눈치에 번갈아 보면서 어쩌나 하는)
씬/45 이탈리안 레스토랑 (저녁)
화려한 실내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정일과 혜림 세나가 앉아 있다. 먼저 아페리티프로 샴페인이
놓여지고.
천천히 메뉴를 고르고 있는 세 사람.
세나 좌불 안석이다. 정일 모른척하고 혜림은 신경 쓴다.
씬/46 칼국수 집 (저녁)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 숙희와 윤수 마주 앉아서 칼국수 먹는다. 윤수 조금 속상하다.
윤수 세나씨는 데리고 오시지.
숙희 내가 불편해.. (웃어 준다) 먹자~ 이집 칼국수가 어찌나 먹고 싶던지.
윤수 (본다 짐짓 웃으며) 더 맛있는 거 사드리고 싶은데.
숙희 .. 이게 젤 맛있는 거야. 그리고 니가 왜 사 선생님이 사야지 (한다) 승우 아버지가 이집
칼국수를 제일 좋아하셨어. 그래서 내가 직접 국수도 만들어보고 그랬는데.. 이 맛이 안나. (표정) 오늘은... 이게 꼭
먹고 싶은 날이야.
윤수 왜.. (혹시나) 병원에.. 친구 만나러 오신 거 맞죠?
숙희 (약간 그러나 감추고 웃는다) 그럼~ 당연하지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윤수 (다행이다) 선생님... 드세요. (그러다가)
씬/47 이탈리아 레스토랑 (D)
정일은 오더를 하고 보는데 세나 안절부절이고 혜림도 덩달아 그런 세나가 신경 쓰인다. 세나 안
되겠다 핸드폰 꺼내는데
정일 어디 전화하려구 ?
세나 승우씨 한테.. 여기 오지 말고 어머니한테 가라 그러려구.
정일 (표정)
혜림 그래 그래라. 아우 마음 불편해.
정일 (화가 난다) 아, 왜 그래 들? 우리는 부모 아냐?
혜림 그래도 시어머닌데 ?
정일 아, 진짜 딸 가진 부모 기분 나쁘다.
혜림 (흘기는)
세나 (착잡한 표정) 전화하고 올 게요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씬/48 관저 앞 (저녁)
걸어 나오는 승우 시계 보다가 늦었나 싶은데.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 받는 승우.
승우 아 나야.. 지금 가는 중이야. 찾아 갈수 있을 거 같은데. 아,
어머니가 오셨어?
씬/49 레스토랑 일각 (저녁) / 관저 앞 (저녁)
세나 .. 그러니까 승우씨는 어머니랑 (표정) 윤수씨 쪽으로 가요. 알았죠? 아니예요 이리로 오지
말구요... 나 정말 마음이 불편해요.
승우 알았어. ... 엄마한테는 내가 말할게. 그렇지만 나는 그리로 갈 거야.
세나 안돼요. 오면 죽어 버릴 거야. (탁 끊는)
승우 ? 세나야.. (그러다가 픽 웃는 그리고 핸드폰 누른다)
씬/50 칼국수 집 (저녁)
승우의 전화를 받고 있는 윤수. 윤수는 조금 속상하다.
윤수 어쩌긴.. 니가 알아서해야지..
숙희 이리 줘 봐. (핸드폰 받아서) 오지마. 오지 말고 그리로 가 알았지? 엄마 이거 먹고 윤수 하고
차 한잔 한 다음에 내려 갈 거야 . 새 애기한테 오히려 내가 미안하다.. 그렇게 전화도 안하고 갈건 뭐니? 엄마가
실수했어. 그래 알았어 전화하자
윤수 (표정)
숙희 (웃는다) 먹고 너희 가게 가면 차 한 잔 줄 거지?
윤수 ... 네... 그럼요.. 케익도 사다 놨어요.. (하다가 안 되겠는) 저 근데 좀 속상해요.
숙희 응?
윤수 ... 승우 얄미워서요.
숙희 (표정)... 그런 말이 어딨어.
윤수 죄송합니다. 제가 말을 잘 못 꺼냈어요. 드세요 선생님.
씬/51 이탈리아 레스토랑 (저녁)
밥 먹는 세 사람. 어쩐지 패잔병들 같다. 정일 투덜거린다.
정일 당신 우리 엄마한텐 안 그러더니.. 왜 갑자기 사부인한테는 그리 쩔쩔 매는 거야?
혜림 난 열외였잖아. 뒤늦게 얻은 늦둥이 막내아들이라고 자기를 얼마나 들 귀하게 키웠수? 게다가 우린
부모님들끼리 친구시니 난 시어머니를 이모라고 부르고 자랐는데 뭐가 무서워? 세나 시어머님이랑 같아? 저런 시어머니는 나도
무서워.. 너무 교양 넘치잖아.. 책잡히면 어떡해?
정일 책은 우리가 잡아야지.. 세나가 그 조그만 집에서 고생하는 게 다~ 그놈.. (하다 앞보고) 그놈이
저기 왔네?
혜림 뭐?
세나 ! (보면)
승우가 걸어오고 있다. 웃으며 걸어오는 승우. 세나 그런 승우가 좋으면서도 마음이 불편하고.
승우 와서 인사하는데.
세나 (승우에게) 여긴 왜 왔어요?
승우 온다 그랬잖아. (웃으며 앉는) 어머님 아버님 죄송합니다 제가 좀 늦었습니다.
정일 (표정)
혜림 (표정)
세나 ... (어쩌나 싶은 표정)
세나 조금 급하게 먹고 있다.
정일 천천히 먹어라..
승우 천천히 먹어. 왜 그래?
세나 얼른 먹고 가면 (시계 보고) 어머님이랑 차 한 잔은 할 수 있겠어요 (짐짓 웃는)
승우 괜찮아... 내려가는 차 시간이 금방이라서 어머니 가실거야
세나 그래요? 그럼 그냥 지금 갈까?
정일 (기분 상한)
혜림 그래 그래.. 차라리 그냥 얼른 가버려라.. 이거 원 영 불편해서 어디.. (눈치) 밥을 먹겠니?
정일 (누르고) 그래 .. 그럼 기왕가는 거 얼른 가.
승우 (난처한)
세나 (서둘러 일어난다) 엄마 아빠 미안 (정일에게 가서 안고) 아빠 미안~
승우 세나야..
세나 승우씨 가요 얼른.
혜림 가, 가야 우리가 편하지. 우리 편하게 좀 해줘.
정일 그래 가봐...
승우 (표정 휴 일어나는) 죄송합니다. (하는데)
세나 (이미 벌써 앞으로)
그 모습 보는 정일 혜림은 속상하고 승우도 맘이 안 좋다.
어쩔수 없이 죄송합니다 제대로 인사 하고 나서는 승우.
씬/52 윤수의 꽃집 앞 길가 (N)
빠르게 걷고 있는 세나. 승우가 같이 보조를 맞춰 걷다가 세나의 팔을 잡는다. 세나 멈춰서 ?
세나 왜요? 얼른 가야죠.
승우 그만해.
세나 ..?
승우 그만해. 우리 어머니 때문에 이렇게 전전긍긍 하는 거 보고 싶지 않아.
세나 ?
승우 왜 이렇게 여러 사람 불편하게 해? 우리 어머니가 억지로 오라 그런 것처럼 지금 혼자 불편해 하고
있잖아..
세나 그래도... 어머니 지금 윤수씨하고 같이 있는데.. 아무래도 승우씨랑 내가..
승우 우리 엄마한테 윤수 딸이나 마찬가지야. 우리 없어도 윤수만으로도 충분해.
세나 !
승우 우리 그렇게 가족처럼 살았어. 그러니까 신경쓰지 마.
세나 (가슴 후두둑)
승우 이게 뭐야? (부드럽지만 책망이다) 당신 아버님 어머님 앞에서 날 왜 그렇게 만들어?
세나 (눈물 고인다 생각해 준건데)
승우 앞으로 그러지 말아줬음 좋겠어. (하고는 누그러져서) 가자.
세나의 표정... 속상하다. 승우 앞서 가고 따라가는 세나.
몇 발자국 걸자 윤수의 꽃집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
보면 윤수와 숙희 차 마시면서 서로 웃고 있는 모습.
윤수가 장난처럼 숙희의 머리에 꽃을 꽂아주자 얘가! 하고 혼내고. 세나 물끄러미 그 모습을
본다.
문득 승우를 보는데. 승우 그 모습 보고 확 미소가 어린다. 세나 그런 승우를 본다.
눈물 날 것 같다.
승우 가게로 들어가고 숙희 어머 얘 왔어? 왜 왔어?
하고 윤수도 승우야 하는데.. 승우 웃으며 뭐하는 거야?
지금.. 꽃이야? 하고 꽃을 가지고 두 사람에게 장난치는 승우의 모습. 한 가족 같은 세
사람. 잘 어울린다.
밖에서 물끄러미 보고 있는 세나.
승우 어? 왜 안 들어오지? 하고 돌아보는데 세나와 눈이 마주친다. 눈물 고인 표정을 들킨
세나.
승우 세나의 눈물을 보고 마음이 안 좋다. 자기가 지나쳤구나 싶은.
세나 얼른 웃으며 들어간다. 활짝 웃으며 인사하며 들어가는 세나.
걱정스러운 승우를 지나쳐서 세나 숙희와 윤수에게로 웃으며 다가간다. 승우 세나를 돌아본다.
웃고 있는 세나.
씬/53 야간 테니스 장 (N)
고글까지 갖춰 쓰고 야간 테니스 치고 있는 수지와 은희. 그러다 수지 아무래도 잘 안 맞는다.
은희는 위태 위태 잘 못 치는 것처럼 하면서도 제대로 받아내는 포즈. 깜찍한 포즈 지어보이며 디카로 승리의 포즈도 찍어
보고 하는데. 수지.. 고개를 흔든다. 은희 다가와서.
은희 왜 그래? 요즘 무슨 일 있어?
수지 아냐.. (하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 비비 클럽에 가자.
은희 거긴 왜? 너, 이제 봤더니 정민씨한테 맘 있구나?
수지 뭐? 내가 눈을 내리 깔았니? 아, 그런 날나리하고 왜 연결시켜? 울 아버지 뒤로 넘어가시게.
(하다가) 그거 말고 니가 말 한 거.. 그거 확인해 봐야겠어.
은희 내가 무슨 말을 했는데.
수지 윤수씨! 아무래도 걸린단 말야.
은희 그게 무슨 얘기야? 윤수씨?
수지 뭐? 니가 말해 놓고 니가 까먹었니? (흘기고) 관둬. 그래 널 데려가면 내가 헛갈리기만 해. 이런
건 속전속결 내가 해결하는 게 낫다. (휙 돌아선다)
씬/54 비비 클럽 (N)
정민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바에서 보고 있는 루이. 클럽으로 들어오는 수지. 루이 저
무서운 여자가 웬일이지 하는 표정으로 피하려는데. 수지 다다다 달려와서 루이 뒷덜미를 탁 낙아 챈다. 루이 돌아보는 ?
수지 노려본다.
정민의 노래 마치고 내려오는데 칵테일 마시고 있는 수지.
수지 우아하게 박수를 쳐준다.
정민 아, 수지씨 ~ 아까 들어오시는 거 봤어요. 오늘은 혼자세요?
수지 네..
루이 뭐 물어볼게 있데.
수지 사람들은요 여러 번에 나눠 물으면 자꾸 거짓말을 해요.
정민 네?
수지 그래서 한 번에 물어봐야해요. (바로 정곡으로) 윤수씨죠?
정민,루이 네?
수지 승우씨가 좋아했던 여자. 그게 윤수씨죠?
정민 !
루이 !!
수지 (한번에 알았다) 알았습니다. (일어난다)
정민 (수습) 저기요...(따라가서 잡으며) 아니.. 이건 반칙이죠. 그게 아니라.. 이건요 설명이
필요한데요?
수지 (돌아서서 확 밀어 버린다) 무슨 설명요? 필요 없어요! (표정) 다들 세나를 속이려고 아주
작당을 했군요? (확 나가는)
루이 (충격)
정민 (표정 낭패다)
씬/55 윤수의 꽃집 앞 (N)
수지 나오는데 꽃집 문이 닫혀 있다. 수지 흘겨보는 표정.
핸드폰을 꺼낸다. 그러다가 이걸 걸어야 하나 복잡한 수지.
씬/56 진희의 차안 (N)
차타고 가는 진희와 윤수.
진희 오늘 오셨어? 승우 어머님은 한번도 못 뵙네. 한번 뵙고 싶은데 승우 닮으셨니?
윤수 응.. 음 선생님은 내가 닮은거 같애. (웃고) 오늘 오빠도 왔으면 승우랑 세나씨도 봤을텐데.
진희 ?! (윤수 보는)
윤수 오빠 조심.
진희 (아.. 운전대 잡는)
윤수 왜 그래? 아참.. 저번에 승우하고 넷이 어디 놀러가자고 했거든?
진희 (표정) 너하고 나하고 승우 부부하고?
윤수 우리 다 같이 친해지면 좋지 않을까?
진희 (난감한 표정)
윤수 (짐짓) 아님 나하고 승우하고 둘이만 만난다... 그래도 돼?
진희 ... 그러는 게 좋지 않을까?
윤수 ?
진희 아냐. (그러다가 차분하게) 나는 알지만 승우 와이프는 승우가 좋아한 사람이 너 라는거 모르는 것
같던데.. 그냥 우리 넷이 가까이 지내도 되는 거냐? 불편하지 않을까?
윤수 .. 그럴수록 세나씨를 내가 더 좋아하고 싶어. 더 친해 지고 싶어서.. (하는 표정)
진희 (윤수 흘낏 복잡한 표정)
씬/57 승우의 아파트 앞 거리 (N)
걸어오는 세나와 승우의 표정. 승우 세나가 신경 쓰인다.
승우 나 혼자 바래다 드려도 되는데.. 아까.. 그런 말해서 미안해. 내가 좀 심했어.
세나 (표정)
승우 그냥 나는 세나가 우리 어머니를 나처럼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던 거야.
세나 그리고 윤수씨 처럼요?
승우 !
세나 그래도 나는 승우씨 아내고.. 그리고 어머님 며느리잖아요.
근데 사람을 왜 그렇게 소외 시키는 건데요.
승우 (아, 윤수 때문이었나)
세나 차라리 그럼 윤수씨 하고 결혼하죠.
승우 ... (엄해지는) 이세나.
세나 사실은 승우씨는 나하고 결혼하고 싶어던 거 아니잖아요.
승우 (!)
세나 ...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다른곳 보는) 결혼 생활이라는 게 생각했던 거랑은
너무 다르고.. 무엇보다 결혼하고 나니 오히려 승우씨가 지금도 다른 사람,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 승우씨에게 사랑은
한번뿐이라고까지 생각하게 할 만큼 대단한 그 어떤 사람... 그 사람하고 나를 비교하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요.
승우 ...비교 안해.
세나 어떻게 안해요 내가 이렇게 승우씨 눈에 한심한데. 결혼전에는 다 참을 자신 있는 척 했지만.. 그건
다 내가 너무 승우씨가 좋으니까.. 욕심나니까 나 자신을 속인 거뿐이란 생각만 자꾸 들어요.
승우 (다가서려는데)
세나 이럴 줄 알았으면 결혼 같은 건 하지 말걸.
승우 !
세나 이렇게 계속 화만 나고 실망할 줄 알았으면 결혼 하지 말걸 그랬어요. 사실 아직 우리는 제대로
부부도 아니잖아요.
승우 (본다)
세나 이게 무슨 결혼이야... 정말 결혼 하지 말걸.
승우 (화가 난) ... 그러지 그랬어.
세나 (보는) !
승우 ... (그러다가) 집에 가서 얘기해. (걸어가는데)
세나 (그대로 서서) 안 갈래요.
승우 (돌아본다)
세나 혼자 생각 좀 해보고 들어갈게요.
승우 (보는)
세나 (안보고) ... 먼저 자요.
승우 ... (잠시 보다가) 그럼 그러든가.
승우 휙 돌아선다. 세나 원망스레 눈물 고여 승우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씬/58 길가 (N)
아파트로 접어들던 승우. 그러다가 안 되겠다 싶은 도로 걸어 간다. 걷다가 뛰어 가는데.
씬/59 승우의 아파트 앞 거리 (N)
승우 거의 뛰다시피 오는데 이미 사라진 세나.
후... 정말 승우 어쩌나 싶은. 이러려는 게 아니었는데. 자기도
세나에게는 꼭 이렇게 되는 마음을 모르겠다.
씬/60 세나와 승우의 몽타쥬 (N)
세나 길을 걷고 있다. 많이 속상하다.
집에서 일을 하며 기다리고 있는 승우 시간이 늦었는데 들어오지 않고 있는 세나. 일이 되지
않는 승우. 휙 펜 던지고 뒤로 기대는.
승우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놀이터 그네 같은 곳에 앉아 있는 세나. 마음이 아프다.
세나 한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서려고 하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세나 핸드폰을 내려다보는
표정.
서성거리던 승우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나가려고 현관문을 잡다가 조금 화가 난다 쾅 문 닫고
들어오는 승우. 방으로 확 들어가 버린다.
씬/61 승우의 아파트 방 (N)
사이드 등만 켜진 방안. 승우 안경도 벗지 않은 채 침대에 털썩 눕는다.
승우 형편 없구나 정말.. 울리지 않겠다며.. (그러다가)
자기에게 화가 나는 듯 확 일어난다. 일어나는데 달칵 들리는 문소리. 승우 서 있는데 방으로
들어오는 세나.
승우 세나를 보는 표정.
세나 눈물이 가득 고여 있다. 그러다가 생긋 웃는다.
바라보는 승우.. 마음이 아파진다.
세나 갑자기 확 뛰어 오는. 승우 !
세나 승우를 확 끌어안는. 그 기세에 뒤로 넘어지는 승우.
세나와 함께 침대로 넘어진다. 승우 세나를 올려다 보는 ?
세나 (눈물 떨어지며 속삭이듯) ... 승우씨... 사랑해요...
승우 (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