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구(曺燦九) 시인
1956년 대구 달성 구지 출생
2008년 <한비문학> 등단
시집 :『오늘도 내일도 즐거이』,『끝없이』,『지금 여기』,『그날은』,『추억 그리고 현실』, 『책상에서』,
『감사합니다』 외 2권
대구 수성구 범물동 용학로 316 영남 102동 105호
질경이 은총
- 조찬구
나방에서 코끼리까지
초대형 빌딩에서 작은 오두막까지
이쑤시개 하나에서
네 아름드리 느티나무로
골고루 남김없이 펴시는
당신 사랑에서
피어나는 질경이 은총
날파리에서 악어까지
텃밭에서 펼쳐진 사막 오아시스까지
우리네 걸음걸음 자국마다 펴지는 임 은총
새 한 마리
- 조찬구
컴퓨터 책상 위에 놓인
네모난 유리 보면
유리창은 하늘로 통하고
유리창 열면 시원한 바람 불어오고
유리창 열면 푸른 하늘 산 능선 이어져
마음의 유리창 열어
파랑빛 고운 새 한 마리
질경이 질경이 사랑, 은총으로
하늘 높이 날리우네, 우주(宇宙)로 자유로이
고향집
- 조찬구
탱자나무 울타리에 참새 소리 쏟아질 때
책보 메고 친구 함께 능선에 올라
똑바로 곧은 논길 눈으로 재어보고
마음껏 힘껏 달리고 달려가네
오로지 성실하고 착한 마음으로
수업 마치고 친구들 함께 돌아오는 길
널따란 묘터에서 쉬기도 하고
구불구불 황톳길 터덜터덜 걸어서
푸르런 보리 사이 싱그러이 지나서
저만큼 마을 보이는 산길 접어들며
앵두나무 우물가에 정화수 한 그릇 놓인
작은 연못 연잎 푸른 고향집으로 돌아오네
은행잎
- 조찬구
시장가는 길
색색으로 깔아놓은 보도블록 위
떨어진 노란 은행잎
보도블록의 초록과 은행잎의 노랑이 어울려 엮어낸 아름다운 색상
줄지어 노오란 은행잎 달고서 서 있는 은행나무 곁 지날 때
푸른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엮어내었던 색상의 아름다움
은행잎은 쓸려서 사라져 없어져도 그 아름다움은 기억나는
아내와 함께 어시장 가던 길
초록의 보도블록 위 떨어져 어울렸던 노랑 색 은행잎
노랑나비
- 조찬구
노랑나비 날고
햇볕 따스한 봄날
친구들과 어울려
산능선 오르고 내리고
달리고 구르고
뛰어오르고 뛰어내리고
왼 종일
신나게 놀다가
돌아오는 길
배고파
친구 몰래 슬쩍 주워 먹는
연한 썩돌
하나 둘 셋 넷
햇볕은 따뜻하고
노랑나비는 고웁게 날고 날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