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아키라의 최대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7인의 사무라이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못볼뻔 했으나 운 좋게 과외도 취소되고 해서 마지막 상영을 볼 수 있었다. 일단 영화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너무 보기 힘들었던 기억이 든다. 조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끝까지 졸지 않고 보았다. 중간의 휴식 시간이 없었다면 정말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도적들의 약탈에 힘겨워 하던 농민들이 사무라이를 고용하여 도적을 막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무라이는 그 당시에 가장 권위있고, 명예로운 직위였다. 농민의 입장에서는 접하기도 힘든 사람들이였고, 더구나 아무런 보수나 대가 없이 사무라이를 고용해서 마을을 지키려는 것은 정말 생각도 할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노력 끝에 몇몇의 사무라이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7명의 사무라이가 농민을 도와준다. 보리를 추수하고 난 뒤에 도적이 올 것을 예상한 사무라이들은 작전을 짜고 방어망을 구축하여 결국 마을을 지켜낸다. 여기서 나오는 7인의 사무라이들은 정말 개성이 강하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 7명이 모여서 서로 단합하여 전쟁을 치르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비오는 날의 전쟁신은 현대 영화에서 봐도 멋있는 장면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하지만 연기자들의 연기는 무언가 조금 어색한 면이 있는것도 사실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사회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면을 영화에 투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인의 사무라이와 농민, 도적들은 세상에 살아가는 여러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약탈하고, 지키려하는 행동들이 사회생활의 일부를 투영한 것으로 보였다. 지금의 세상에 비유한다면 사무라이는 사회의 주도적인 인물들, 예를 들면 정치인이나 사업가, 의사, 법조인 등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그러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권위적이고, 하층 사람들의 생각은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요즘의 우리나라의 정치인들도 국민들 생각보다는 자기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열중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사람들 중에서 좀 깨어있는 사람들, 국민들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7인의 사무라이인 것이다. 그래서 자기의 미약한 힘이나마 농민들을 도와서 도적들을 무찌르는 것으로 보인다. 도적들은 국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아주 질 나쁜 인물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은 심판을 받게 된다는 권선징악적인 내용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살아남은 사무라이들이 이번 전쟁은 자기들의 승리가 아니라 농민의 승리라고 하는 장면도 느끼는 것이 많았다. 자기들이 농민을 도우는 것으로 인해 농민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고, 자기들에게는 아무런 돌아오는 것이 없으므로 궁극적으로 농민의 승리인 것이다. 결국 그렇게 도움으로서 국민들이 잘 살수 있다는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래된 한편의 흑백영화를 보면서 영화의 의미를 한번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았다. 조그마한 사회를 통해 하나의 큰 사회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이 전체적인 느낌이다. 일본영화의 거장의 영화를 보며 마지막으로 하나 생각해 볼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거장들의 영화도 볼수 있는 회고전 같은 것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길이가 길다는 것만 빼면 너무 만족스럽게 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