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벨트
신동환(20241106)
가죽 벨트를 매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겠어요
십일월 가을하늘 푸른 날
면장 부면장 함께 마을에 출장 마치고 돌아와 보니 산업팀장 자리에 선물이 놓여있다
생일도 아니고 더군다나 오후 근무시간에 선물이라니 사연인즉슨
얼마 전 공무원노동조합 문예대전 시 우수상 수상 소식에 축하하는 선물이라 한다
산업팀원으로 그동안 수고와 평소 배려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 한다
고급 포장 속 다시 고운 주머니에 쌓여있는 선물을 보자니 책상 앞 놓인 식물이 놀라 소스라치는 소리 지르듯 탄성이 나왔다
정말 고마워 눈물이 핑 돈다
평소 본인들 업무에 최선을 다한 두 동료다
여간 야무지게 일처리하지 않는다
한 분은 얼마 전 아빠 된 동료고
한 분은 생기발랄한 미적 아가씨다
맡은 업무에 성실하여 천의무봉이다
얼른 선물 받아 들고 화장실로 향한다
옛 벨트 풀어 헤치고 새 가죽 벨트 착용해 본다
다소 긴 것이나 불만 없고 오직 감사 뿐이다
안 그래도 낡고 헤진 벨트로 새것이 필요했는데 절묘한 때 소가죽 벨트라니 분에 넘치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하루일과를 마무리하며 생각해 본다
공무원 마무리할 때까지 좌우로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공평한 우리면 면장같이 일하라는 멋진 후배들의 격려라고
책상 앞에 놓인 식물이 동의 표시로 잎사귀를 아래위로 끄덕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