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35]
맏딸 수진이는 미국의 5대 영재학교인 임사(일리노이 메티메틱스 엔드 사이언스 어케더미)에서 자퇴하고 다시 네이퍼빌 노스 하이스쿨에 적응해서 잘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용돈을 벌기 위하여 나에게 아르바이트용 중고 자동차를 구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조카 둘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은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필수였다. 나는 교통사고가 걱정되었지만,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사회경험을 쌓아 보겠다는 본인의 의사가 확고한 것을 보고 일제 닛산 중고차를 2000년 당시 2000불에 구입해 주었다. 그 후 수진이는 한국교포가 경영하는 스시 집에서 웨이트리스 일을 하게 되었다. 일주일에 3~4회 나가고 한 달에 600~800불 가량을 받았다. 나는 다시 교통사고가 걱정되었다. 그래서 차선변경을 할 때 차밖에 달린 백미러만 보면 사각지대가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차 안의 백미러나 실제 눈으로 진입하려는 차선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수진이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수진이가 아르바이트를 한 지 6개월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靑天霹靂)의 소식을 접했다. 시카고 고속도로 상에서 친구와 같이 쇼핑과 식사를 하기 위해서 시내로 가던 수진이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당시 수진이는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급차선(急車線) 변경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운전에 미숙한 수진이는 뒤차와 충분히 거리를 두고 추월하지 않고, 여유 없이 급하게 진입하다가 뒤에 바짝 붙어오던 차와 충돌하였던 것이다. 아마 수진이가 사고당시 사이드 백미러만 의존하다가 순간적으로 사각지대(死角地帶)를 접한 것 같았다. 수진이가 탄 차는 뒷부분이 대파되면서 전복(顚覆)했다. 특히 차체가 가볍기 짝이 없는 닛산 자동차였으니 형편없이 부서져 나갔다.
시속 100KM가 넘는 고속도로 상에서의 충돌사고는 십중팔구 목숨을 잃거나 평생 장애자가 되는 대형사고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각별하게 보호하여 주신 덕분인지 그렇게 차가 심하게 부서지고 전복되었는데도 수진이는 무사했다. 또한 뒤차 운전자도 무사했다. 병원에 갔더니 수진이의 이마에 약간 출혈이 있었던 것 외에는 별 이상이 없다고 했다. 수진이 뿐만 아니라 옆에 탄 친구도 전혀 다치지 않았다. 만약 친구가 크게 다쳤다면 수진이의 마음의 상처가 평생 지속되었을 것이다.
경찰이 현장에서 상황을 파악하려고 수진이에게 질문했을 때 수진이는 전적으로 사고는 자기의 잘못이고, 뒤차 운전자는 전혀 잘못이 없다고 진술했다. 보통인 경우 앞뒤차가 충돌했을 경우 차간거리 미확보로 뒤차의 잘못으로 취급하는데. 수진이는 정직하게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진실 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보험회사에서 폐차된 차에 대한 보상비로 2000불을 지불해 주었고 병원에서의 검사비는 수진이가 자손(自損)보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매형의 의료보험으로 커버하였다. 그런데 각종검사로 의료비가 무려 만불이나 나왔다. 다행한 것은 맏딸의 양아버지로 되어 있는 매형의 의료보험이 카버금액이 아주 큰 고급보험카드(미국 유명 알곤연구소 수석연구원)였기 때문에, 만 불 전액이 다 카버 되었다. 친구의 병원 검사비는 보험회사에서 카버해 주었다.
수진이는 이번 사고를 통해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더욱 믿게 되었고 매사에 하나님을 의지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해도 수진이와 친구가 그 상황에서 다친 데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총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수진이가 죽거나 병신이 되었다고 한다면 나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사건이 되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할 뿐이다.
아내는 이번 수진이의 사고로부터의 안전함이 어머니의 기도덕분이라고 얘기했다. 어머니는 하루 매일 직계가족들뿐만 아니라 손자 손녀를 위해서도 무려 4시간이상 중보기도를 드렸던 것이다. 특히 미국에 혼자 외로이 생활하는 수진이를 위해서 어머니는 더 애틋한 기도를 하셨다.
우주물리학(양자역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일련의 실험을 했다고 한다. 인간이 한 장소에서 실행한 어떤 행위가 아무런 신호전달 과정 없이도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한국에서의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도 멀리 태평양을 격한 미국 땅에서 발생한 손녀의 사건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수진이가 대학에 들어가 1학년을 마쳤을 때 차에 같이 탔던 친구부모가 갑자기 소송을 걸어왔다. 소송금액은 3만 불에서 5만 불 사이였다. 수진이가 보기에 그 애는 수진이처럼 당시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 애는 이후에도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해 왔으며, 심지어 수진이가 예전에 다녔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 애의 부모는 자기 딸이 당시 사건으로 인하여 심한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이 발생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였다. “다리가 절뚝거린다,”는 사실이 전혀 아닌 주장도 했다. 사고도 원래 그 친구가 시내에 데려다 달라고 해서 운전해 가다가 일어난 것이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그 친구도 사고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애가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식당의 주인도 그 애에게서 아무 이상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증언하였다.
그러나 이런 객관적인 사실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핵심은 그 애의 부모가 소송천국인 미국에서 소송을 통해 어떻게든 보상비를 받아내겠다는 의도였다. 그리고 그 애의 부모가 소송을 제기할 때는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충분히 승소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았다.
세상물정을 모르는 수진이는 친구가 그렇게까지 나오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수진이의 친구는 수진이가 어린나이로 타국에서 외롭게 지낸 중학교 때부터 마음을 터놓고 지냈던 우정의 친구였다. 그러나 한순간에 친구의 우정도 정직성도 실종되고 말았다. 그리고 만약 법원의 판결에 의해 보상비가 2만 불이 넘어간다면 낭패였다. 왜냐하면 수진이가 보험료를 아끼려고 영세보험회사에 가입했기 때문에, 보험회사의 최대 보상금액이 2만 불 밖에 안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님께 나의 어려운 형편을 살펴주셔서 2만 불 범위 내에서 사건을 해결해 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드렸다.
4~6개월 동안 마음고생을 한 끝에 미국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다행히 1만2천불을 보상해 주라는 결정이었다. 사고가 일어나면 후유증의 진위가 어찌되었던, 피해자에게 최소한의 기본적인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는 법적용이었다. 이로 말미암아 향후 수진이가 차를 구입하고 보험에 들 경우 사고로 인한 보상으로 보험요율이 높아 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수진이가 운전을 부주의하여 사고를 일으킨 것에 대하여 응당 치러야 할 대가이다. 이번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수진이와 나와 아내에게 크신 은총을 베풀어 주셨다. 사고가 이만하기에 천만다행인 것이다. 또한 수진이는 이 세상에서 사람은 친구를 비롯하여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가슴 아픈 교훈을 깨닫게 되었다.
첫댓글 똑똑한 영재 따님이 큰 교통 사고에서 무사했음이 너무도 큰 은혜입니다.
이어진 소송 건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해결되었으니 감사하네요.
기도의 힘을 느끼며 이 글에 매우 공감합니다.
일리노이, 제 둘째 딸이 지금 UIUC(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 섐페인 캠퍼스)에서 박사 과정 공부 중이라서 친숙한 지명입니다.
제 딸은 대학까지는 한국에서 나왔고, 우리나라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선발하는 국비 유학생 시험에 붙어서 영국에서 석사학위 받았고 박사 과정은 미국으로 갔어요.
석사 유학은 국비로 해서 좋았지만 박사 유학비는 어찌 대나 근심이 됐었는데,
다행히 학비는 전액 면제이고 생활비는 조교 월급 받아서 쓰고 있으니 송금할 일이 없어요.
다저스님의 영특한 따님은 지금은 학업 다 마치고 잘 자리 잡았겠네요.
따님의 좋은 머리는 부전여전인가봅니다. ^^
공감 가는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아이고ㅡ달항아리님 따님이 매우 우수한 재원이네요ㅡ 달항아리님과 부친을 닮아서 앞으로 미국에서 성공해 학계에서 교수로 활약할 것 같네요ㅡ 저의 딸은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지만 하나님의 절대적인 보호하심과 인도로 지금은 안정이 됐습니다
제 딸도 샴페인에 있는 일리노이주립대학 언어학과를 나와서 한국에 있는 여러 직장을 전전하다가 인천에 있는 유엔 3대 금융기관인 녹색기후기금에 3~4년을 근무했고. 그 후 미국에 복귀해서 뉴욕주에 있는 바이든이 나온 시라큐스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지금은 텍사스 주 달라스에 있는 미 법무부 지사에서 연방검사로 일하고 있으며 최근에 같은 로스쿨출신 한국 청년과 결혼했습니다. 딸의 배우자는 로스쿨을 졸업하고 현재 BAR시험 을 앞두고 있습니다ㅡ
불행 중 다행이네요
경험이 될 수도 있지만
운전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 같은 경우죠
따님도 사위분도 엘리트들이시네요
다저스님의 인품이 훌륭하시니~
좋은 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바다님의 인품이 저보다 더 훌륭하시죠 ㅡ 감사합니다ㅡ
에공,
정말 따님과 가족들의 입장에선 가슴 졸이고 피가 마르는 일이 었네요,
잘 극복하고,
먼 타지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검사까지 되었다니,
울 다저스선배님 식사 안 하셔도 배 부르시겠어여~~
그리운 방장님 ㅡ 고마운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ㅡ
저는 십년전 큰 교통사고로 운전대 못잡고
지금은 대중교통과
뚜벅이로 살아 갑니다 ᆢ
집안에서 걱정들을
많이 해서요 ᆢㅎ
운전은 언제나 위험하죠ㅡ 나이가 들면 더 감각이 무뎌져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ㅡ
따님 친구와 그 부모의 행동이 충격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