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검사를 응원하는 깨시민모임
박이준 · 1시간 ·
임은정 3시간 ·
“김홍영 검사의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
2019. 충주지청 부장으로 재직할 때
법무연수원 강의를 나간 적이 있습니다.
김홍영 검사의 동기 등을 상대로 한 강의이기도 했고,
군대식 조직문화에 이슬비 젖든 물들고 있을 후배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어
작심하고 김홍영 검사의 이름을 꺼냈습니다.
“자살은 그 유가족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충격이 너무 커
동료들 역시 생존 유가족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
서울남부지검에서 당시 함께 근무한 동기 등 동료인 우리는
충격과 자책이 큰 생존 유가족들이기도 하지만,
먼 훗날 많은 사람들이 ‘갑질 부장이 김홍영 검사에게 폭언하고 때릴 때, 당신들은 말리지 않고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는 방관자이고 침묵의 동조자이기도 하다.
그런 일이 곁에서 벌어진다면,
‘그러면 안 됩니다’
말리는 첫번째 동료가 되어 달라.
그게 어렵다면,
그 첫번째 동료 옆에서
‘저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 말하는 두번째 동료가 되어 달라“
그렇게 당부를 했어요.
뜻밖에 어느 검사가 손을 들어 말하더군요.
“부장님이 김홍영 검사의 죽음을 이용한다는 말이 있다.
김홍영 검사의 이름을 다시는 입에 올리지 말아 달라“
제가 김홍영 검사를 이용하여 총선에 나가려고 한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들었습니다.
김홍영 검사가 잊히기를 바라는 사람이
김홍영 검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씌우는 상투적인 누명을
철석같이 믿는, 혹은 믿고 싶은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동료의 죽음을 방관하고 침묵으로 동조한 사람들이 자신의 죄의식을 덜고 방관을 합리화시키고 싶어, 저러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방관과 침묵으로 인해
검찰의 조직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것이겠지요
대통령실에서
“채상병 죽음 악용하는 나쁜 정치” 운운했다는 기사를 보고
2019. 그때의 법무연수원 강의실이 생각났어요.
이걸 보면 김홍영 검사가 참 슬프겠다 싶어,
검찰이 아직 이 모양인 게 너무 미안해서..
손 든 검사를 보다 말고 그 뒤편 창문 밖 하늘을 바라보았지요.
대통령과 대통령실 고위 공무원들이 검찰 출신이어서 그런지...
순직한 채상병님을 둘러싸고 비슷한 말들이 오가고 있는데요.
채상병님이 참 슬프겠다 싶어,
대한민국이 아직 이 모양인 게 너무 미안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비가 많이 내리네요.
채상병님과 김홍영 검사를 기억하는 오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