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민주화위원회 황장엽 위원장은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할 경우 “여단장 이하 군인 계급들이 주도적인 세력이 될 것”이라며 “급변 사태가 오면 조직화된 군대가 단결해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19일 서울 모처에서 대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북-중간 동맹 관계가 공고한 현재 단계에서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김정일을 타도할 수 있는 조건(북중동맹 약화)이 조성되면 이들 계층이 쿠데타의 주도 세력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황 위원장은 “여단장 이상은 북한에서도 특수대우를 받지만, 그 이하 군인들은 군대 내에서도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다’며 “10~13년씩 군에서 복무하고 나서도 탄광에 배치돼 일생을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록 이들이 평생에 걸쳐 세뇌교육을 받기는 하지만 자신의 인생이 망치게 된 데 대한 원한을 본능적으로 갖게 마련”이라며 “북-중 (동맹)관계가 끊어지게 되면 이 사람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는 제대군인들이 나설 수 있다”며 “군인 계급은 아직까지 기가 죽지 않았고, 조직적으로 싸울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김정일 독재와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은 이 두 축”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내 엘리트 세력에 대해서는 “인민의 편에 서기 보다는 김정일의 앞잡이로 복무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독재 체제 아래서) 잘 살아오기도 했지만 실천력이 약하고 분산되어 있다는 약점이 있다”고 낮게 평가했다.
황 위원장은 한편 “원칙적으로는 북한 체제에서 가장 억압을 받는 사람들이 나서야 하지만 너무 탄압을 받다 보면 기가 죽어서 일어나기 곤란하다”며 “월남자 가족이나 종교인, 통제구역에 갇힌 사람들은 오랜 탄압으로 생각이 마비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 칭화대에 갈 일이 있었는데 이전에 5천명 이상 있었던 교직원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며 “교수들은 문화대혁명이 끝난 이후에도 또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날까 두려워 학교에 돌아오는 것을 거부하고 농촌에서 숨어 살고 지냈다”며 당시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10년에 걸친 문화대혁명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벌벌 떠는데 반세기 이상 계속되어 온 북한의 독재체제 아래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얼마나 겁을 먹고 있겠냐”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