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유행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아청소년들 사이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유행이 사그러지지 않고 있다. 이 병은 초기엔 감기와 증세가 비슷하지만 기침이 짧게는 수주, 길게는 수개월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의료계는 항생제 내성 저하 등으로 유행 시기가 1년 정도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2차 항생제 투여 및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 등을 당부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라는 세균에 의해 감염되는 병이다. 지난달 셋째 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환자는 486명으로 5월 넷째 주 286명에 비해 1.7배로 늘었다. 올해들어 지난달 셋째 주까지 전국 표본감시 참여 의료기관 220곳에 입원한 누적 환자 수는 총 14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5명에 비해 7.8배 늘었다.
연령별 입원 환자 수는 1∼12세 소아·청소년 환자가 전체 1451명 중 1128명으로 77.7%를 차지했다. 어른도 이 병에 걸릴 수 있어 만성호흡기환자, 노인,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안심할 수 없다.
심정연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초기에는 인후통, 발열 등 감기 증상과 유사하고, 하루나 이틀 후 기침이 시작된다"며 "단순 감기와 다른 점은 시간이 지나도 열과 기침이 지속되고, 식사량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이 떨어져도 기침은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으며,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병은 △두드러기 등의 피부 발진 △복통 △구토 △빈혈 △뇌수막염 △뇌염 등 폐렴 외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기침이 오래 지속된다는 점에서 백일해와 비슷하다. 다만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초기 38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하는 반면, 백일해는 37.5도 이하의 미열 또는 발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3~4년 주기로 유행했다. 다만 항생제 내성균의 증가로 그 주기가 점점 짧아져,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심 교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1차 항생제인 마크로라이드를 투여하고 48~72시간이 지나도 발열, 기침 등의 증상 호전이 없거나 흉부 방사선 검사에서 폐렴이 호전되지 않고 심해졌다면, 마크로라이드 항생제 내성으로 생각하고 2차 항생제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부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임상적 경과가 좋다. 다만 마크로라이드 내성균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흉수가 차거나 호흡 곤란이 생길 수 있다. 또 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열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스테로이드 같은 면역억제제 투여도 검토한다.
심 교수는 "학교나 가족 내 환자가 발생하면 1~3주 간격으로 새로운 폐렴 환자가 생길 수 있다"며 "마스크를 쓰고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질병관리청이 제안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일상 예방법이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일상 예방법
1.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2. 기침이나 재채기 시 입과 코 가리기
3.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만지지 않기
4. 호흡기 증상 시 진료·휴식하기
5. 증상있는 동안 사람 접촉 피하기
6. 환자와 수건, 물컵 등 구분해 사용하기
임종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