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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안내 산악회 설악산 십이선녀탕 계곡 산행 계획 따라 '장수대 → 설악산 장수대 분소 → 대승폭포 → 대승령 → (안산 갈림길 → 안산) → 안산 갈림길 → 십이선녀탕 계곡 → 남교리 탐방지원센터 → 남교리 주차장'의 11.6km 코스를 7시간 30분 동안 즐길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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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鞍山]
높이: 1,430m
위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설악산 중청봉에서 안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서북능선이라 한다. 안산은 서북능선의 서쪽 끝이 된다. 서북능선은 능선의 거리만도 18km에 9시간이 소요된다. 등정과 하산을 포함하면 13~16시간이 소요된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白頭大幹)은 금강산과 향로봉을 지나 설악산의 북 주를, 공룡릉을 거쳐 대청봉에서 서북릉으로 흘러내리다가 한계령을 거쳐 남쪽의 점봉산으로 이어진다.
서북능선은 서북능선의 한가운데에 있는 한계령 갈림길 삼거리를 기준으로 그 동쪽의 백두대간 주 능선 구간과 한계령 갈림길 삼거리~대승령, 안산 사이의 서쪽 구간의 2개의 능선으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안산은 서북 능선의 서쪽 끝에 있는 산이다.
안산(1430.4m)은 외진 위치 때문에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남쪽의 장수대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승령에서 십이선녀탕계곡으로 하산길을 잡아 이 산을 스쳐 지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설악을 수십 번 다닌 사람 중에도 안산을 다녀온 사람이 드물 정도로 한적한 봉우리로 남아 있다.
안산은 일명 길마산이라고도 한다. 멀리 원통 쪽에서 바라보아도 말안장을 닮은 모습이 시선을 끌고 있고, 막상 올라가 보아도 처음부터 암벽으로 이루어진 협곡이 만만찮은 험산임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산을 중심으로 옥녀탕 계곡과 십이선녀탕 계곡이 좌우로 펼쳐져 있고, 정상에서 조망하는 전망이 일품이어서 등산의 가치가 높은 산이다. - 한국의 산하
십이선녀탕(十二仙女湯)
정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있는 폭포.
내용: 인제∼고성 간 46번 국도변인 용대1리에 있는 폭포이다. 안산(鞍山)에서 시작된 탕수동계곡에는 약 85m에 걸쳐 폭포와 탕이 연속으로 나타나고, 구슬과 같은 푸른 물이 기교를 부리며 암반 위를 흐른다.
십이선녀탕에는 모두 12개의 탕이 있다고 전해지나 실제로는 8개의 탕이 있다.
폭포 밑 물이 소용돌이치는 곳을 흔히 탕이라고 하는데, 이는 물줄기가 떨어지면서 일어나는 와류작용(渦流作用)에 의해 형성되는 지형이다. 십이선녀탕에는 독탕(甕湯)·북탕[梭湯]·무지개탕[虹湯]·용탕(龍湯) 등 다양한 형태의 탕이 있다. - [출처: 십이선녀탕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6월 24일, 2024년 9월의 첫 번째 일요일이자, 1일 평소 자주 이용하는 안내산악회를 세 곳을 뒤져 갈 만한 산을 찾았으나, 이미 다녀온 산이거나 둘레길 도보여행이라, 그다음 날인 월요일과 화요일도 찾아봤다. 물론 평일 산행은 대기업 안내산악회에만 해당한다. 그런데,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목요일 목요방 산행으로 단양 삼태산행이 예정되어 있어, 수요일 산행까지 고려할 수는 없었다. 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 수 있는 산을 오르는 것도 고려하다가, 화요일 설악산 십이선녀탕 계곡 산행이 눈에 띄었다. 십이선녀탕이야 거의 해마다 방문하는 곳인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올해는 아직이다. 작년 즉, 2023년 8월 22일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안산에 오른 후 십이선녀탕을 거쳐 남교리로 하산했다. 당시 안산 정상에서 독사 세 마리가 뒤엉켜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한 그 산행이다[산행기]. 사실은 독사의 자손 번식을 방해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지만!
와중에 인솔 대장이 잘 아는 산꾼이라,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그리고 잊고 있다가, 열흘 전쯤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산행 계획을 자세히 확인했다. 사실 12선녀탕 산행이야 '장수대'에서 출발해 '남교리'로 하산하는 거 외에 다른 코스가 없으니, 검토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뭐 다른 게 있나, 확인했다. 역시 예상대로 비탐구역인 안산도 아는 사람은 아는 표시로 코스 중에 있다. 물론 산악회 계획에 없다고 해도, 12선녀탕 산행하면 기본이지만. 그런데, 지금까지 산행계획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란색으로 강조된 '* 들머리 일찍 도착하면 귀경 출발시간 앞당깁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소요 시간 책정에 따라 일찍 도착하면, 일찍 귀경하는 게 당연해 '들머리'는 '날머리'의 오기라 생각했다. 그러다 글의 위치가 시간상 산행 마감 후가 아닐 걸 보고, 누군가 귀경 시간 변경에 불만을 나타낸 결과라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6월 22일, 9월의 12선녀탕 산행을 신청할 당시만 해도, 성원에 한참 부족해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는데, 산행 열흘 전 확인한 시점에는 두세 자리만 비었을 뿐이고, 신청자 중에는 목요방 선수도 몇 있다. 그리고 산행 하루 전 월요일은 좌석을 다 채우고 대기자까지 한 명을 있을 정도로 호황이다. 당일 설악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구름이 약간 끼다가 점점 개는 맑은 날씨에, 기온은 13℃~15℃, 바람은 3㎧로 며칠 전까지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이었다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오히려 추위에 대비해 간절기용 복장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 지금까지와 같은 등산복을 입고 가기로 했다. 하지만, 계곡 산행이기는 하나, 산이 산이고 뱀이 잔뜩 독이 오르는 계절이라, 맨 살이 드러나는 아큐아 슈즈가 아니라 등산화를 신기로 했다. 사당역표 김밥을 비롯한 다른 준비는 평소와 같다. 당연히 날머리인 남교리 주차장에 있는 식당에서 하산주도 마신다. 다만, 과거 명함을 챙겼는데 찾을 수가 없어 영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2 – 1
지난밤 마신 술 때문인지, 알람보다 이른 4시 20분경 기상해 아지트로 나와 밤사이 변동 사항을 확인했다. 신청자나 산행 계획이나, 변함이 없다. 그리고 당일 대승령 분기점 날씨는 전날 설악산 산악날씨와는 기온은 16℃~19℃로 4℃가량 높고, 바람은 설악산과 같은 3㎧, 10시경만 구름이 끼고 나머지 시간은 활짝 갠다는 예보다.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또한 '좋음'이라 오랜만에 안산에서 조망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이후 누룽지를 끓어 아침을 먹은 후 버스에서 좌석을 확인하기 위해 신청자 좌석 배치를 캡처하기 위해 산악회 사이트에 들어가 보고 약간 놀랐다. 그사이에 한 명이 취소했다. 아마 시간 내 도착이 어려워 그나마 10%라도 돌려받기 위해 취소한 듯하다. 나는 전날 폭주로 세 번이나 불참했는데, 역시 술 때문인가? 어쨌든 구산발 봉화산행 첫차를 타기 위해 5시 28분경 집을 나서, 사당에 도착한 시각이 6시 19분경이다.
무언가 이상해 곰곰이 따져보니, 6시 29분 도착이 목적이었는데, 그보다 10분 일찍 도착해, 20분 동안 뭘 할지 고민하며 개찰구를 나갔다. 그리고 즉석 빵 가게에서 김밥 한 줄을 사 주머니에 넣고, 어차피 역 구내에서 할 일도 없어, 버스에서 출발을 기다리기로 하고 사당역 1번 출구로 나갔다. 그리고 공영주차장으로 들어가자, 막 산악회 버스가 주차구역으로 들어가는 게 보인다. 역시 너무 일찍 도착했다. 그리고 주차구역으로 가서 보니, 지금 도착한 버스까지 총 4대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데, 정작 다른 차보다 20분 이른 6시 40분 출발인 우리 버스가 안 보인다. 해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같은 선두 조자, 주당 선수인 산꾼 둘과 작년 팔영산행 때 한 시간 동안 버스가 안 와 집으로 돌아갔던 얘기를 나누고 있으려니, 6시 29분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해, 바로 차에 탔다. 지난 영덕 칠보산행과 같은 버스라, 배낭을 의자 밑에 둘 수 없으나, 일단 슬링백과 물가방을 뺀 후 짐칸에 실을 생각으로 배낭을 멘 채 차에 올랐다.
내 자리로 가 앉으려고 아래를 보자, 앞 좌석의 다리 간격이 배낭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다. 해서 다른 자리도 살펴보니, 같다. 결국 28인승 버스의 3번 좌석 다리만 위치가 다르다는 얘기다. 고로 6번은 절대 피해야 할 자리다. 어쨌든 배낭에서 슬링백과 물가방을 꺼낸 후 배낭을 앞 의자 밑에 넣었다. 이후 슬링백에서 슬리퍼로 꺼내고, 주머니에 있던 김밥을 슬링백에 넣었다. 그리고 6시 40분 예정대로 버스가 출발해, 양재와 복정역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우고, 설악산 장수대를 향해 출발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복정역에서 승객이 타는 걸 보고 잠이 들어, 실내등이 들어와 깨어보니, 차가 휴게소로 들어가고 있다. 화양강으로, 꽤 오랜만이라 생각했는데, 산행기를 보니, 올 1월 한석산행 때 들렀다[산행기]. 차에 내려 볼일을 보고, 화양강(홍천강)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버스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차에 타지 않고 밖에서 일행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도로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 그곳으로 가 봤다.
휴게소로 들어오기 전 도로변에 정차해 있던 전차가 이동 중이다. 당연히 보기 힘든 장면이라 기록으로 남겼다. 그런데, 우리 버스가 전차 뒤를 따라가야 하는 분위기인데, 그럼 장수대 도착이 늦지 않을지 걱정이 됐다. 어쨌든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자, 늘 그렇듯이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국립공원이라 특별한 주의 사항은 없고, 산악회 게시판 산행 계획에 있는 [*]에 관한 설명이 주다. 들어가면 안 되는 인제 안산으로, 본인의 책임하에 등산 여부를 결정하라는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전차 때문에 지체되지는 않았으나, 전차 부대를 추월하는 동안 설명이 이어져 전차 소리 때문에 뒤는 설명을 잘 못 들은 듯했다. 설명이 끝나고 다시 취침 상태로 들어섰으나 잠이 오지 않아 책을 보고 있다가, 버스가 한계교차로를 지나는 걸 보고 패드를 집어넣고,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었다. 그리고 바람막이를 벗어 슬링백에 넣은 후 물가방과 슬링백을 크로스로 메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2 – 2
9시 25분 산악회 버스가 설악산국립공원 장수대 분소 주차장에 도착하자, 인솔 대장이 비록 계획보다 5분 일찍 도착했으나, 산행 마감은 예정대로 5시로 한다고 공지했다. 고로 산행에 주어진 시간은 7시간 35분이다. 이미 산행 준비는 마친 상태라, 버스가 정차하자마자 차에서 내려, 등산 앱의 '기록 시작'을 누른 후 주변을 둘러봤다. 이후 GPS 동기화가 끝났을 거로 생각되는 시점에 두 등산 앱의 현 위치 고도를 확인했다. 495m~524m, 이번 산행 최고봉인 안산의 높이가 1,430m니, 고도차는 906m~935m로 꽤 높이 올려야 하는 산행이다. 거기다 대승령의 높이가 1,210m니, 거기까지도 686m~715m로 그것도 쉽지 않다. 고도차를 확인하고, 벌써 차단봉을 통과해 앞서가는 일행의 뒤를 따라, 2024년 안산과 십이선녀탕 산행을 시작했다. 장수대에서 시작하는 산행이 한두 번이 아니니, 장수대에서 대승령까지의 길 상태는 훤히 깨고 있다. 그런데, 대승폭포에서 내려오는 계곡이 바짝 말랐다. 인솔 대장 설명 때 최근 다녀온 산행기를 보면 폭포가 거의 마른 거 같다고 하더니 그게 현실이 될 듯하다.
올려야 할 높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끔 지도를 확인하며 가, 9시 40분경 울창한 숲을 지나, 건너편 가리봉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거기서 가쁜 숨을 가라앉히며, 가리봉을 감상하고 기록으로도 남겼다. 그리고 다시 지옥의 갑판 계단을 올라가는데, 누군가 계단에 앉아 있는 듯해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계단에 앉아 쉬고 있는 게 아니라, 국립공원 요원 셋이 계단을 보수하고 있다. 해서 그 옆을 지날 때 '수고하십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지옥의 계단을 올라, 9시 45분 첫 번째 전망대에 도착해 아래에서 본 것과 달리, 건너편 가리봉 능선의 전경을 감상하고, 파노라마로도 남겼다. 비록 햇살이 따갑기는 했으나, 맑고 쾌청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라, 과거에 이렇게 조망이 좋았던 적이 있었나, 궁금해질 정도였다. 그건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일행의 공통된 의견이다. 9시 49분 대승폭포 정상이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고 귀를 기울였으나, 너무 조용하다. 이곳에서 폭포 소리를 듣지 못한 것도. 처음이다.
폭포 전망대가 멀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9시 56분 폭포전망대에 도착했다. 그리고 폭포를 보니, 폭포수가 보이기는 하나, 수량이 적어, 매미 울음소리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는다. 폭포 모습에 약간 실망했으나, 어쨌든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다른 때는 보지 못한 폭포 방향 샛길이 있어, 그 길을 따라가니, 전망대와는 다른 모습의 폭포를 볼 수 있었다. 전망대는 전면을 보는 거라, 폭포수가 적을 때는 그 떨어지는 광경을 잘 느끼지 못하는데, 이 전망대는 옆모습이라, 폭포수가 보인다. 물론 더 가까운 지점이라 소리도 들리고. 그사이 인솔 대장을 비롯한 많은 수의 일행이 나를 추월해 어쩌다 보니, 후미가 됐다. 이후 대승폭포에 물을 공급해 주는 계곡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짝 말랐다. 그럼 떨어지는 폭포수는 지하로 흐른 건가? 그것도 기록으로 남기고, 다리를 건너 울창한 숲으로 들어갔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숲이라 대승령까지는 보이는 게 없어, 그저 앞만 보고 가면 된다.
그렇게 대승령을 향해 가다가, 갑자기 2017년 8월 3일 처음 안산에 오른 등산로가 떠올랐다. 오늘 산행이 안산과 십이선녀탕이 목적인데, 굳이 대승령까지 갈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잘 다듬어진 탐방로로 올라가다가 샛길로 좌회전하기로 했다. 과거에는 샛길 출입 금지 경고문을 보고 길을 찾았는데, 언제부터인가, 그걸 파악한 국립공원에서 다양한 종류의 경고문을 없애는 바람에 요즘은 샛길 갈림길 찾는 게 쉽지 않다. 그렇다고 못 찾을 인간이 아니라, 앞뒤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재빨리 샛길로 들어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최대한 빠르게 숲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2017년에는 본 기억이 없는 석축이 보여, '혹시 여기까지 한계산성이?'라며, 놀라서 올라갔다. 하지만 산성이 아니라, 누구의 무덤인지 알 수 없는 무덤이다. 상태로 봐서 관리도 안 하는 듯하다. 무덤으로 쓰기 위해 석축까지 쌓은 집안인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어쨌든 그 무덤에서 대승령으로 향해 가는 일행의 모습을 잠깐 지켜보다가. 안산 방향 등산로가 있는 능선으로 향했다.
울창한 숲속의 계곡 옆으로 난 샛길이라 보이는 게 없고, 경사도 급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다가, 거미줄이 계속 방해하는 게, 오늘 여길 오르내린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거미줄 제거용 지팡이를 만들었다. 그걸 이용해 수시로 거미줄을 제거하며 위로 가는데, 누군가 있는 듯해 고개를 들어보니, 비박 배낭에 거대한 카메라 가방까지 바닥에 놓고 이온 음료를 마시고 있는 노년의 산꾼으로, 거미줄로 봐서는 오르는 게 아니라, 내려오는 중인 듯하다. 사실 의외의 장소에서 사람을 만나 서로가 놀랐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다시 위로 오르며 샛길에 이정표 따위가 있을 리 만무해 수시로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그런데, 산길샘의 네이버 지도야 당연히 등산로가 없을 거로 예상했지만, e-산경표 지도에도 이 길은 없다. 해서 지도는 높이와 등산로까지 남은 거리를 확인하는 용도로 이용했다. 와중에 길가에 핀 초롱꽃을 찍기도 하며 올라, 10시 50분경 울창한 숲 사이로 대승령이 보이는 곳에 도착해 숨을 고르는 동안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고지가 멀지 않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급경사를 올라, 10시 56분경 완만한 경사의 능선에 도착해, 안산으로 향하는 능선이 멀지 않아 보여,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산길샘은 아예 등산로가 없고, 산경표 지도로 보면, 대략 100여 미터 내다. 해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으나, 그 100여 미터가 생각지도 못한 깔딱이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 11시 정각 갈림길에 도착했다. 물론 산경표 지도에 있는 등산로에 도착했으나, 이 역시 비정규 등산로이기는 마찬가지다. 어쨌든 이제는 지도에 의지해도 된다. 그리고 완만한 능선이라, 배도 고프고 허기도 져, 물가방에서 오이를 꺼내 한입 베어 물었다가 쓰디쓴 게 상한 듯해 바로 뱉었다. 해서 오이는 버리고, 얼린 보리차를 꺼내, 입도 헹구고 갈증도 해소했다. 그리고 다시 깔딱이 나타나,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급경사를 오르다, 잠깐 숨을 고르기 위해 멈춰 뒤를 돌아보다 발견한 건너편 가리봉의 모습에 감탄해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하지만, 어딘가 만족스럽지 않아, 시야를 방해했던 고사목에 올라 다시 찍었다. 그리고 다시 길을 재촉하다가, 진정한 안산 갈림길이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1시 20분경 도착했다.
산경표 지도의 붉은 글씨로 '장수대'라 쓴 갈림길에서 직진해 첫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십이선녀탕 계곡이고 계속 직진하면, 2018년 6월 6일 하산한 ‘김부자골’이라고도 불리는 ‘아니오니골’이다[산행기]. 안산까지는 거의 평지 수준의 완만한 능선 위에 난 길을 따라가는데, 앞에 뾰족한 봉우리가 보인다. 안산은 아니고, ‘대한민국봉’인가? 그리고 왼쪽으로는 바위 전망대라 당연히, 그곳으로 갔다. 사실 여기서부터 안산 정상까지는 설악산 최고의 조망처다! 물론 보이는 건 다 비슷하지만! 어쨌든 일단 가리봉 전경을 파노라마로 남겼다. 왼쪽 뒤가 백두대간 점봉산이다. 이후 등산로로 돌아와 바로 옆 두 번째 전망대로 갔다. 이 전망대는 앞의 전망대보다는 약간 높아, 첫 번째에서는 보이지 않던, 설악산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청’자가 들어간 봉우리는 다 보인다. 물론 공룡도!
이번에는 대한미국봉으로 역시 전망대다! 그런데, 봉우리에 도착한 순간 안산 쪽에서 이 방향으로 오고 있는 여성 산꾼 몇이 보인다. 일행이 벌써 안산에 도착하지는 않았을 거고, 다른 산꾼이다. 그런데, 목소리로 봐서는 몇이 아니라 최소 열 명이 넘는다. 해서 서둘러 안산과 설악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긴 후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도 남겼다. 세 번째 사진의 암봉이 안산이고, 제일 뒤의 능선 중 흰 돔이 보이는 봉우리가 금강산 향로봉이다. 이후 안산 방향으로 가는데, 그쪽에서 올라오는 십여 명의 여성 산꾼을 만났다. 여성으로만 조직된 산악회인 듯한데, 그들이 언니라고 부르는 산행 대장과 행동 대장은 철조망 부근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하고, 나머지는 대한민국봉으로 올라온 듯했다. 분위기로 봐서는 길을 찾고 있는 듯해, 도움을 주기 위해 뭘 찾는지 물어봤으나, 다들 묵묵부답이라. 무시하고 안산으로 갔다. 이후 하산주를 마시면 이 상황을 여성인 인솔 대장에게 얘기하자, 뭘 좀 알려 주고 아는 체하려는 남성들이 많아 그럴 수 있다고 해, 이해했다.
대한민국봉에서 내려와, 한계산성 천제단과 연결된 고양이바위 정확하게는 고양이귀바위와 그 건너의 치마바위를 감상하고 기록으로도 남겼다. 그 사이가 성골로, 2019년 5월 18일 성골로 올라, 치마바위를 넘어, 안산 능선에 오른 그 성골이다[산행기]. 첫 번째 사진의 왼쪽 암봉이 고양이 귀를 닮았다는 ‘고양이귀바위’고, 두 번째 사진의 중앙 봉우리 뒤로 보이는 게 금강산 향로봉이다. 그리고 세 번째 사진의 둥근 암봉이 안산이고, 그 옆의 조금 낮은 암봉이 치마바위다. 현재 시각 11시 47분 배는 진작에 고팠지만, 김밥은 안산 정상에서 먹을 생각이라 참고 있었다. 하지만, 그늘도 없는 안산 정상에서 내리쬐는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김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슬링백에서 김밥을 꺼내 먹으며 갔다. 그리고 여성 산악회의 두 언니가 무언가를 찾는 곳을 지나며, 자세히 보니,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고 있는 듯해, 알려주려다, 또 민망할 꼴 당할 거 같아. 조용히 지나쳤다.
11시 55분 안산 아래에 도착해, 그 모습과 그 아래 뾰족뾰족한 바위 군락을 기록으로 남긴 후 동영상을 촬영하며 안부로 향해, 12시 6분 도착했다. 안부로 가며, 거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지팡이가 아니라, 두 손이 필요한 구간이 많다는 게 기억나 지팡이를 나무에 기대 놓고, 정상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게 거미줄 제거용 지팡이와 영원한 작별이 될 줄은 몰랐다. 지팡이를 나무에 기대 놓고, 좁은 길을 따라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위에서 선두 둘이 내려와 깜짝 놀라, ‘날아서 왔냐?’고 물었을 정도다. 아무리 노닥거리며 왔지만, 대승령에 들르지 않은 나보다 빠르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아 서다. 그러자, 위에 두 명의 산꾼이 더 있으니, 놀라지 말라고 알려준다. 즉 요원이 아니라는 거다. 어쨌든 그렇게 선두와 헤어져, 다시 위로 가는데, 그 두 산꾼이 차례로 내려온다. 그 모습을 잠깐 지켜본 후 다시 길을 재촉해, 12시 11분 안산 바로 아래 전망대에 도착했다. 거기서 가리봉과 왼쪽의 대한민국봉의 전경을 기록으로 남긴 후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상으로 향해 12시 14분경 도착했다.
작년 8월 교미 중인 세 마리의 살무사 때문에 깜짝 놀란 산행 때 봤던 정상석은 사라지고, 중간에 만난 선두 둘이 얘기한 대로, 작은 돌에 '안산'이라 쓴 정상석으로 바뀌었다. 안산의 정상석은 올 때마다 바뀌는데, 대부분 산꾼은 요원의 소행이라고 의심하는 듯하다. 말인즉 요원이 정상석을 버리면, 산꾼이 또 만들어, 계속 바뀐다는 의견이다. 난 바람에 날려갔을 거로 추측했는데, 어느 게 맞을까? 어쨌든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찍은 후 주변 절경을 차례대로 기록으로 남겼다. 그런데, 여왕개미가 이소 중인지 수컷 개미가 엄청나게 돌아다녀 오래 머물만한 곳이 못 돼 바로 내려갔다. 와중에 두 선주 중 한 명은 쇠파리에게 눈꺼풀을 물리는 사고도 있었다. 그런데, 네 번째 사진의 성골 정상을 보자, 문득 과거에는 반대편으로 내려갔다는 게 기억났다. 말인즉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내려가기 위해 안부에서 왕복하지 않고, 안산을 넘어 반대편으로 내려갔다는 게 기억났다. 해서 반대편으로 내려가며, 지도로 확인까지 했다.
12시 23분, 2019년 5월 18일 목숨 걸고 올라왔던 성골 정상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었다[산행기]. 그리고 안산의 반대편 모습도 기록으로 남겼다. 첫 번째 사진의 성골 정상에서 바로 보이는 가리봉 능선 중앙, 주걱봉 오른쪽 옆의 계곡이 2018년 6월 5일 가리봉 산행 후 내려온 '느아우골'이다[산행기]. 이후 산악회 리본이 곳곳에 달린 등산로로 가며, 갈림길이 있는지 주변을 자세히 살폈다. 왼쪽은 한계리로, 오른쪽은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갈림길이 멀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코 앞이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1시 31분 갈림길에 도착했다. 당연히 이정표 따위는 없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갈림길이라는 걸 알기 어렵다. 거기서 우회전해 계곡 방향으로 갔다. 그런데, 계속 뒤를 따라오던 우리 일행이라고 생각되는 한 쌍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부터 안 들리는 게 직진한 듯하다. 사실 그들은 안부에서 왕복하는 코스로 갈 예정이었으나, 내가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걸 보고, 따라온 듯했다.
오랜만에 기억을 되살려 내려온 길로, 십이선녀탕계곡으로 향해 12시 54분 도착했다. 당연히 안부에서 내려오는 갈림길 아래다. 두 번째 지도의 산경표 지도의 아래 갈림길이 안부로 향하는 길이다. 당연히 여기로 오면서 안부에서 기다리고 있을 두 선두에게 다른 길로 갈 거니, 계곡으로 내려가라고 연락했다. 고로 멀지 않은 앞에 있을 테지만, 통신 불량 지역이라 확인할 방법이 없어 페이스대로 내려가는데, 앞에 그 여성 산악회라, 대장인 듯한 산꾼에게 혹시 두 남성이 내려가는 걸 보지 못했는지 물어봤다. 5분 전쯤에 내려갔단다. 그럼 따라잡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조금 속도를 내서 내려가, 두문폭포를 지나, 1시 17분 다리를 건너는 두 선두를 따라잡았다. 그러자, 둘이 내려오며, 복정역에서 내려, 가락시장으로 가 회를 먹기로 했는데, 동의하는지 물었다. 마다할 인간이 아니라, 그렇게 하기로 했다. 다만, 또 종점까지 갈 수도 있어, 그나마 짧은 구파발이 종점인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셋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남교리로 내려가다가, 중간에서 알탕을 하기로 했다. 십이선녀탕계곡에서 알탕이라면, 당연히 복숭아탕 아래다. 비록 햇살은 따가웠으나, 기온과 습도가 낮아, 비록 상의는 땀에 젖었을망정 하의는 그렇지 않아, 복숭아탕 아래에서 상체만 씻고 상의를 빨아 입으면 남교리 도착쯤에는 다 마른다. 생각만 그렇게 하고, 둘에게 얘기는 하지 않고 내려가, 1시 28분 십이선녀탕이라는 이름이 있게 한, 그 첫 번째 탕에 도착해,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선녀에 관한 농담도 주고받았다. 몇 년 전 탕이 12개가 맞는지 세어본 적이 있는데, 몇 번째를 놓쳤는지 모르겠지만, 12개가 아니라, 구글링해 보고 실제는 8개라는 걸 확인한 일도 있다. 어쨌든 탕을 만든 폭포와 탕을 기록으로 남기며 일곱 번째 탕인 엉덩이탕을 향해가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못 보던 구조물이 보인다. 철 갑판 계단이다. 사실 엉덩이탕 옆 암릉이 약간 위험하기는 해 언젠가는 이걸 설치할 거로 생각했고, 작년 8월 방문했을 때 한참 공사 중이었던 게 끝난 거다[산행기].
이 철계단 아래에 엉덩이탕(복숭아탕) 전망대가 있어, 동영상을 촬영하며 내려가, 일단 전망대로 갔다. 그리고 엉덩이탕의 모습을 사진도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 엉덩이가 하트로 바뀌는 마술을 촬영하며, 탕 아래로 내려갔다. 물론 씻기 위해서다. 그런데, 두 산꾼이 따라올 생각이 없어 보여, 어쩔 수 없이, 정규 등산로로 돌아가, 저만큼 앞서 내려가는 두 산꾼의 모습을 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두 사람은 나와 달리 장수대부터 앞만 보고 달려, 상·하체 가릴 거 없이, 땀으로 흠뻑 젖어, 말 그대로 알탕을 하고 싶었던 거다. 해서 다시 선두로 가며 등산로에서 보이지 않는 소를 찾으며 가, 2시경 썩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그래도 작은 폭포도 있는 으슥한 곳을 발견하고, 15분가량 알탕을 했다. 가뭄과 불볕더위로 10초도 견디기 힘든 물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설악산 유명 계곡이라, 다른 지역 계곡처럼 따뜻하지는 않아 좋았다. 끝으로 땀에 절었던 옷을 깨끗이 빨아서 입고, 다시 등산로로 돌아와 남교리로 향했다.
2시 32분 남교리 3.0km 이정표를 지나, 바위 경사를 잘 못 디뎌 바위에서 미끄러지는데, 무언가 놀라서 도망가는 게 보인다. 해서 자세히 보니, 유혈목이다. 당연히 정신없이 도망가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긴 후 다시 길을 재촉해, 2시 38분 십이선녀탕계곡의 제대로 된 마지막 폭포인 응봉폭포에 도착했다. 무언가 이상하지만, 응봉폭포 이정표에 의하면 날머리까지 남은 거리는 2.8km! 어쨌든 에메랄드빛 계곡을 사진으로 남기며 남교리로 향해, 3시 1분 구름다리를 건넌 후 남은 거리가 궁금해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그리고 날머리인 남교리탐방지원센터가 멀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3시 13분 지원센터 차단봉이 아니라, 차단문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그 사이 두 산꾼은 주차한 버스에 다녀온 후 식당 계산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셋 다 점심 먹은 게 시원치 않아 배가 고파,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 때 얘기한 식당 얘기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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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14분 남교리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해, 산행을 종료하는 의미로 등산 앱의 '기록 마침'을 눌렀다. 그리고 설악산국립공원 안내도도 사진을 찍었다. 물론 수없이 본 안내도고, 실제 안내도의 모든 정규 탐방로를 다 다녀, 안내도를 그릴 수 있는 수준이지만, 역시 기록 때문에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인솔 대장이 버스에서 얘기한 대로 식당이 문을 열었고, 등산객은 아닌 듯하고 꽤 많은 숫자의 관광객이 야외 식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주차장에 버스가 있기는 한데, 우리가 타고 온 산악회 버스는 안 보여, 버스를 찾으러 가려는 순간 먼저 도착한 선두 조이자, 주당 둘이 식당 계산대 앞에서 나를 불러, 가 보니, 먼저 계산해야 한단다. 야외 테이블이라, 먹고 그냥 가버리면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 당연한 절차다. 해서 백숙은 시간이 걸리고 빨리 조리되는 닭도리를 먹을까 하고 메뉴를 보고 깜짝 놀랐다. 70,000원이다!
비싼 닭도리는 포기하고 두부김치와 맥주 두 병, 소주 두 병을 먼저 결제하고 물이 흐르는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아 먼저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축하했다. 아니, 안산 정상에서 쇠파리에서 눈꺼풀을 물려 퉁퉁 부은 일행이 있으니, 무사 산행이 아닌가? 어쨌든 바를만한 약이 있는지 식당 주인장에게 물어봤으나, 스프레이 형식의 약만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물린 위치가 위치인 만큼 그걸 뿌릴 수는 없어, 주인장이 만들어 준 얼음주머니로 냉찜질만 했다. 이후 주문한 두부김치가 나와, 안산 아래에서 뜯어온 당귀, 밑반찬을 안주로 하산주를 마셨다. 그리고 4시경 도착한 인솔 대장이 준 약을 먹은 후 인솔 대장 포함 넷이 추가로 소주 두 병과 맥주 두 병, 파전을 주문해 4시 50분까지 마셨다. 물론 인원 점검을 해야 하는 인솔 대장은 40분경 자리에서 일어서 버스로 갔다. 와중에 흐르는 물에 떠내려온 사슴벌레의 사체를 건져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예정대로 5시 정각 서울로 출발한 버스에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평휴게소라 차에서 내려 볼일을 보고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들어 실내등이 들어오고 복정역에 정차한다는 대장의 안내 방송에 잠이 깨, 버스에서 내려야 하는지 뒤를 돌아봤다. 애초 계획은 여기서 내려, 가락시장으로 가 회를 안주로 2차를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눈이 계속 부어, 그 계획을 취소했다는 연락을 받고, 양재역으로 향해 7시 35분 국립외교원 앞에서 내렸다. 그리고 양재역에서 열차로, 집으로 향하는데, 얼큰한 게 먹고 싶어, 녹번역이 아니라, 불광역에서 내려, 단골 순댓국집으로 가 혼자서 얼큰이 순대를 안주로 빨갱이를 마셨다. 그리고 9시경 식당에서 나와, 9시 15분 집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대기업 안내 산악회 설악산 십이선녀탕 계곡 산행 계획과 다르게 '장수대 → 설악산 장수대 분소 → 대승폭포 → 안산 갈림길 → 안산 → 십이선녀탕 갈림길 → 십이선녀탕계곡 → 복숭아탕 → 남교리 탐방지원센터 → 남교리 주차장'의 19.54km(산길샘) 코스를 5시간 49분 동안 탐험했다. 이동 5시간 7분, 휴식 42분!
상체는 땀에 푹 절었으나, 하체는 거의 땀이 나지 않는 기온과 습도가 낮은 날씨였으나, 말 그대로 알탕을 하려고 들어간 계곡은 생각보다 차지 않아, 물놀이를 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
오랜만에 설악산의 맑고 쾌청한 날씨라, 조망 또한 탁월해, 멀리 금강산 향로봉을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당연히, 백두대간과 건너편 가리봉의 세세한 모습까지 감상할 수 있는, 기대 이상의 조망이었다.
그동안 찾지 않았던 안산으로 향하는 등산로와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내려가는 하산로를 오랜만에 이용한 것도 좋았다. 안산이 목적인 산행에서 굳이 대승령으로 오를 이유가 없고, 안부 갈림길에서 안산을 왕복하지 않고, 안산을 넘어 반대편으로 내려가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