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미상, 「순금전」
◆이해와 감상
조선 후기 계모형 가정 소설로 작가와 창작 연대는 미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온 「손 없는 색시」 설화에서 소설화된 것으로 보여 설화의 소설화 양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전실의 자식과 계모가 낳은 자식 간의 우애가 돈독하다는 점 등은 일반적인 계모형 가정 소설과 다른 면모를 보이는 부분으로, 초기 계모형 가정 소설의 변모된 유형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작품의 말미에는 서술자의 입을 빌려 주 독자층이라 할 수 있는 여성층에게 창작 동기를 밝히고 있다는 점도 특이할 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주제 : 권선징악, 사필귀정
◆전체 줄거리
황 승상의 부인 최 씨는 딸 순금을 낳고 세상을 떠난다. 순금은 부친에게 권하여 정 씨를 재취로 맞아들이게 한다. 정 씨는 아들 황생을 낳았음에도 황 승상이 황생보다 순금을 귀히 여기자 순금을 없앨 계획을 꾸민다. 정 씨는 순금에게 범벅을 주어 몸을 가누지 못하게 하고, 쥐를 잡아 삶아 털을 뽑고 순금의 이불 밑에 몰래 넣어둔다. 정 씨는 황생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황 승상에게 순금의 거짓 임신을 고하고, 황 승상은 참토장에게 순금의 목을 베라 명한다. 그러나 목을 베지 못하고 순금의 오른 손목만을 자른다. 집에서 나온 순금은 화주승이 시주를 권해 황금을 내어 주고, 홍도 세 개를 받는다. 홍도를 먹은 순금은 한쪽 눈을 뜨지 못하고 한쪽 다리가 잘린다. 그러나 순금이 자면 날짐승이 와서 덮어 주고, 나물과 과일을 놓고 간다. 호랑이가 선녀로 변하여 순금에게 약과 물을 주어 순금은 옛날의 모습을 되찾게 되고, 선녀가 준 옷을 입고 목장자의 집에 찾아가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목장자가 자신의 아들인 목선과 결혼하길 청하고, 순금은 이를 허락한다. 순금은 목선에게 글을 가르쳐 목선을 장원 급제시키고 황생을 만나게 된다. 순금과 목선, 황생이 황 승상에게 사건의 전말을 아뢰니, 황 승상은 정 씨를 문초하여 정 씨의 모략이 드러난다. 순금은 아들딸을 낳고 90세까지 누리다가 옥황상제 앞으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