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420297201
-이 영화 얘기 아니다.
(정치 유튜브 얘기는 더욱더 아니다.)
한 때, 세간에 신의 한 수 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바둑에서 모든 기사들이 추구하는 궁극의 한 수
- 신의 한 수를 (대리로) 추구하는 바둑 귀신
바둑의 신이 같이 바둑을 둘 상대가 없어서
인간에게 바둑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인간들이 바둑의 신에게 도전하기 위해
추구하는 것이 신의 한수이다.
라는 낭만적인 얘기가 있을 정도로
'신의 한 수' 라는 말은 모든 바둑인의 마음을 뭉클하게 해주는 말이다.
그런데 과연 바둑의 신은 얼마나 강한 것일까?
기성, 후지사와 히데유키는 어느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 후지사와 히데유키
"바둑의 신과 승부를 겨룬다면 석 점을 놓겠다.
만약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 넉 점을 놓겠다."
(이세돌은 두 점 놓겠다고 했다.)
만약, 인간이 바둑의 신을 상대하기 위해
돌 세 개를 먼지 놓아야 한다면
우리는 이미 바둑의 신을 만났다.
- 알파고, 인간이 만든 바둑의 신
2024년 현재
프로기사들을 기준으로 지금의 AI와 상대할 때
돌 두 점을 먼저 놓고 두어도 거의 상대하기 힘들고
돌 세 점을 먼저 놓고 두어야 승부가 성립한다고 한다.
물론, 바둑 AI도 완벽하지는 않다.
알파고를 처음 상대했을 때와는 다르게
AI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고
여러가지 바둑 AI의 약점을 알아냈다.
바둑 AI는 축, 패, 흉내바둑, 수상전 등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으며
승률이 높은 수를 두게 설계되어 있기에
이미 승률이 크게 벌어진 시점에서는 오작동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인간이 깝치면 바로 찢긴다.)
- 깝치지 마십시오, 휴먼
바둑의 신, AI가 바둑팬들의 집집마다 깔려있는 지금 시대에서는
신의 한 수 라는 말이 조금씩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요즘 사용하는 신의 한수라는 말의 뜻을 이해하려면 우선
바둑 AI에 대해서 조금 알아봐야 한다.
TV에서 바둑 중계를 보다가 보면
해설자가 가끔 블루스팟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블루스팟은 인공지능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한 수를 얘기하며
그린스팟은 블루스팟은 아니지만 효과적인 수를 이야기 한다.
- 바둑 AI 카타고의 UI, 파란점 보이지?
위의 그림를 보면 파란색으로 나오는 자리가 있는데
그 곳이 바로 블루스팟이다.
단, 블루스팟도 절대적이지는 않는데
인공지능이 시간을 더 사용해서 계산을 하다보면
다른 지점이 더 좋다고 블루스팟을 옮기는 경우도 흔하게 있다.
- 잠시 후, 다른 지점을 블루스팟으로 추천해 주는 카타고
그러면 블루스팟을 찾는 것이 최선의 한 수 일까?
지금의 바둑을 얘기하자면
'대체적으로 그렇다.'
- 현존하는 기사 중, 블루스팟 적중률이 가장 높다는 신진서
2020년부터 세계 랭킹 1위를 유지중이다.
요즘 바둑 중계는 예전보다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AI가 알려주는 승률 그래프이다.
- 화면 우측, 셰커의 머리 위에 있는 그래프가 보이는가?
프로기사들이나 해설자들에 비해서 바둑을 잘 모르는 일반 시청자들도
이제 저 그래프를 통해서 누가 더 유리한지 대략 알 수가 있다.
이 때, 승률 그래프의 움직임을 살펴보자면
1. 블루스팟, 혹은 그린스팟에 두면
그래프가 움직이지 않거나 미세하게 움직인다.
2. AI가 보기에 좋지 않은 수를 뒀다면 조금 떨어진다.
3. 게임을 던지는 정도의 실수가 나왔다면 그래프가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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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커의 큰 실수로 인해 그래프가 요동진다.
속된 말로 '그래프가 터졌어요.'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네 번째 경우가 나오는데
AI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수였지만
그 수를 두고나면, 혹은 두고 나서 몇 수 진행되면
내 승률이 미친듯이 요동치며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AI도 예측하지 못한, 바둑을 터트리는 묘수
그런 수를 AI시대의
'신의 한 수'라고 부른다.
2020년 4월 29일
박정환 vs 강동윤
박정환의 백88수는 그 당시 AI가 찾아내지 못하는 수 였고
수가 두어 진 다음 AI가 정신을 못차리면서 그래프가 요동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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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 상단의 그래프, 돌이 놓여 진 후 갑자기 확 올라버린다.
2020년 당시의 AI는 이 한 수를 읽어내지 못 했으나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AI가 읽어낼 수 있다고 한다.
출처 : 바둑 잘 아시는 분들은 영상으로 보시면 좋습니다.
1961년 4월 14일
사카다 에이오 vs 스기우치 마사오
위의 그림에서 블루스팟의 예시로 들었던 바둑이다.
이 장면에서 사카다 에이오는
AI가 추천한 블루스팟이 아닌
우측 아래 P2위치에 두었다.
- 돌이 놓여지고 나서도 AI 쉑 정신 못 차리죠?
돌이 놓여진 후에도 AI가 바로 반응하지 못하고
다음 수 역시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O10의 위치에 백돌이 치중하여
우측 흑 대마가 모두 죽어버리는 수순까지
최소 40수 정도까지 앞을 읽어낸
사카다 에이오의 P2는 지금까지도
바둑 역사상 한 손에 꼽히는 묘수이다.
- 이세돌 스스로는 꼼수라고 했지만
알파고를 고장내 버렸던 이세돌의 78수 역시
'신의 한 수'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3줄 요약
바둑은 신의 한 수를 찾기 위한 여정
AI는 바둑의 신? 흠.. 그정도인가?
AI도 예측하지 못한 묘수를 '신의 한 수'라고 부르기도
첫댓글 재밌다...
이런거잼써ㅎㅎ 이세돌 수도 '신의한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