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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자평 석전산인 명리미언御定子平石田山人命理微言
서문序文
석전산인의 명리미언은 어정자평 제5권에 수록되어 있다. 어정자평은 일체 명서 중에 정수이고, 명리미언은 어정자평 중에 백미이다. 이 명리의 미언은 도학에 연원한다. 지고무상의 법문이다. 상수심법上數心法에 입문하면 바로 해탈할 수 있다. 어째서 그러한가? 음양의 도는 주역을 시원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에 주역 계사전을 인용한다.
“일음一陰과 일양一陽은 도道라 일컫는다. 이 도를 계승하는 것이 성선成善이고, 이 도를 성만成滿한 것이 본성本性이다. 인자仁者는 이 도를 보고서 인仁이라 일컫고, 지자知者는 이 도를 보고서 양지良知라 일컫는다. 백성은 일용日用하면서도 이 도를 알지 못하며, 이 때문에 군자의 도는 드러남이 드물도다. 이 도를 군자는 성인成仁에서 현양顯揚하고,(顯之於仁) 이 도를 백성은 일용日用에서 은장隱藏한다.(藏之於用) 도는 만물을 고무鼓舞하지만 성인聖人과 함께 근심하지는 않는다. 도의 성덕盛德과 성인의 대업大業이 지극하도다.”(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也 成之者性也 仁者見之謂之仁 知者見之謂之知 百姓日用而不知 故君子之道鮮矣 顯諸仁 藏諸用 鼓萬物而不與聖人同憂 盛德大業至矣哉)(2024. 3. 24. 21:26, 甲辰 丁卯 丁亥 庚戌)
백성은 나날이 쓰면서도 알지 못한다. 무엇을 쓰는가? 천부天覆와 지재地載이다. 무엇을 알지 못하는가? 한번 음정陰靜하고 한번 양동陽動하는 것을 도라 일컫느니라. 바로 일음일양의 도를 알지 못한다. 천부가 일양이고, 지재가 일음이다.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별이 뜨며, 창밖에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땅에서 나오는 음식을 먹는다. 백성의 하루 일용사日用事 중에 단 1초라도 천부지재를 수용하지 않는 때가 없다. 한번 손을 들고 또 다시 발을 내딛는 이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인들 어찌 도를 떠나서 있으랴.(2024. 3. 16. 15:25, 甲辰 丁卯 己卯 辛未)
명리의 간법은 다단多端하다. 그러나 유일무이한 간법이 있다. 바로 승기를 위주한 상수일법上數一法이다. 오로지 승기 하나만 본다. 명리미언의 제1장 승기론은 명리미언의 간법을 남음이 없이 여실하게 보여준다. 오로지 승기 일법만 있을 뿐이다.
사주가 손에 들어오면, 첫째 월령의 인원 곧 승기를 의거하여 주격을 정하고, 둘째 용신을 제시하며, 셋째 용신과 승기의 조응 여부를 본다. 명리미언의 간법은 이와 같이 간단명료하다. 첫째는 지극히 간단하여 월령의 지장간만 알면 누구나 정격定格할 수 있다. 둘째와 셋째가 바로 이중이사易中易事이지만, 또한 난중난사難中難事이기도 하다.
명리의 양법兩法은 무엇인가? 첫째 기상氣象의 규모規模는 승기의 변상變相을 보는 것이니 이는 곧 현기玄機이다. 둘째 중도中道의 권형權衡은 월령의 그 심천深淺을 보는 것이니, 이는 바로 상리常理이다. 상리가 곧 재관인식財官印食 살상녹인殺傷祿刃의 팔법八法이다. 월령의 그 심천이란 왕상휴수이고, 포태양생이다.
석전산인은 성명불상이다. 어떤 이는 명대의 저명화가著名畫家이고 서법가書法家이며 문학가文學家 의학가醫學家인 심주沈周(1427—1509) 선생을 석전산인이라 주장한다. 자字가 계남啟南이고, 당호가 석전石田이며, 만호晚號는 백석옹白石翁이다. 그의 안거가安居歌에 “청산을 대면對面하고 녹수綠水를 따라가노라면, 조물주와 함께 유행遊行할진대 어느 곳이 욕경辱境이랴.”(對靑山依綠水 造物同遊何所辱)라는 명구가 있다. 청산이 바로 조물주이고, 녹수가 곧 조화옹일진대, 일체 욕경인들 어찌 선경仙境이 아니랴.
영인본은 1919년 중국 상해시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이 시효라 한다. 고서를 사진기로 촬영하여 제책한다. 요즈음은 스캐너로 만든 책자를 스캔본이라 호칭한다. 영인본이나 스캔본은 책의 한 면이 바로 한 장의 사진과 같아서 인터넷상에서 문서 편집이 불가능하다. 이를 낱낱 글자로 변환하는 영상 번역기가 있다. 이를 영어로 penobscot image translator라 한다. 어정자평 스캔본을 일반 문서로 변환해준 분이 또한 우신又新 선생이다.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각설하고, 내가 수년 전에 어정자평을 구했지만, 노안老眼이라 참고만 하고 전문을 공부하지는 못했다. 계축년 하반기에 인터넷으로 어정자평 전5권을 구할 수 있었다. 어정자평 1권과 2권 3권 5권을 원본과 대조하여 수정하고, 이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또 어정자평의 명리미언을 금년 1월 초부터 첫 편을 공개하기 시작했고, 2월 29일에 이르러 전체 11편 중 마지막 편을 번역 해설하여 공개했다.
명리미언에 미언이란 무엇인가? 미언대의微言大義란 성어成語가 있다. 한나라 유흠劉歆 선생의 “공부자孔夫子께서 서거하심에 이르러 미언이 멸절滅絶되었고, 칠십여 명의 제자가 떠나시자 명분名分의 대의大義가 격절隔絶되었도다.”(及夫子歿而微言絕 七十子卒而大義乖)라는 명구에서 유래한다. 성언聖言을 미언이라 일컫고, 또한 명분名分을 미언이라 일컫는다. 또 인미언경人微言輕이란 성어도 있다. 그 사람의 지위가 미관말직微官末職이면 그 말도 또한 경시輕視한다. 성인의 말씀이나 그 의향意向도 미언이고, 범부의 말도 또한 미언이다. 그러나 이 미微자는 상하上下나 존비尊卑의 경계가 없다. 이 미진微塵의 세계를 인허隣虛라 한다. 인허는 안이 없다. 태허공은 밖이 없다. 이에 인허는 태허공과 같다. 천하제일의 명서 명리미언도 또한 안과 밖이 없다. 유일무이唯一無二하다. 이 때문에 석전산인이 명리미언이라 제명한 것이다.(2024. 4. 3. 05:35, 甲辰 丁卯 丁酉 癸卯)
부록 중에 태극도설과 논천간음양생사는 원래 행운론의 해설문 용도로 쓰여진 것이다. 그러나 장문이라 따로 소제목을 붙여 참고 자료로 남긴다. 구수쇄금로는 명리미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만 원문만 남긴 점은 아쉬움이 없지 않다.
2024년 3월 12일 20:29, 甲辰 丁卯 乙亥 丙戌, 효산심일曉山心日 정덕성鄭德成 씀
석전산인石田山人 명리미언命理微言 목차目次
0. 서문序文
1. 승기乘氣를 논함(論乘氣)
2. 사고四庫의 잡기雜氣를 논함(論四庫雜氣)
3. 사고四庫와 승기乘氣의 조응照應을 논함(論四庫與乘氣照應)
4. 시고時庫의 희기喜忌를 논함(論時庫喜忌)
5. 용신用神을 논함(論用神)
6. 합간合干의 취용取用을 논함(論合干取用)
7. 격법格法의 취용取用을 논함(論格法取用)
8. 간지干支의 충합沖合을 논함(論干支沖合)
9. 삼합三合을 논함(論三合)
10. 행운行運을 논함(論行運)
11. 녹당祿堂과 공협拱夾 묘고墓庫 장생長生을 논함(論祿空[拱]墓庫長生)
부록
1. 태극도설太極圖說
2. 논천간음양생사論天干陰陽生死
3. 명리미언命理微言 원문
4. 구수쇄금로口授碎金爐 원문
1. 승기乘氣를 논함(論乘氣)
1. 머리말, 승기란 무엇인가?
석전산인石田山人의 명리미언命理微言은 맨 처음 논승기論乘氣 편에서 적천수滴天髓를 인용하고 있다. 석전산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명리미언의 저자임은 분명하다. 어정자평 5권에 있는 명리미언의 후편 쇄금로碎金爐는 명리미언의 주석서로 볼 수 있다. 아마도 그 저자는 명리미언과 동일하거나, 그 문인門人에 상당할 수 있다. 미언微言은 천미闡微와 그 의미가 상통한다. 미언을 뒤집으면 천미이다. 명리의 정미精微를 드러낸 말씀이다.
이 명리미언 첫째 편의 제명이 논승기論乘氣이다. 승기乘氣를 의론한다. 그렇다면 승기란 무엇인가? 적천수의 이기장理氣章이 천미본과 징의본은 약간 다르다. 천미는 “이理는 기氣를 이어받아 유행流行하는데 어찌 상도常道가 있으랴.”(理承氣行豈有常)이고, 징의는 “이는 기를 타고 유행하는데 어찌 상도가 있으랴.”(理乘氣行豈有常)이다. 상도는 일정한 법칙이나 규칙 또는 항상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항도恒道라 말하기도 한다. 항구불변恒久不變한 도이다. 불교로 말하면 열반사덕 상락아정常樂我淨의 첫째 상주불변常住不變의 상덕常德을 상도라 말한다.
이기理氣는 고래로 논란이 많다. 이기의 상호관계는 어떠한가? 퇴계선생은 이기호발理氣互發을 주창하고, 율곡선생은 이통기국理通氣局을 주장한다. 그러나 불교에서 말하는 부즉불리不卽不離만 못하다. 붙어 있지도 않고, 떨어져 있지도 않다. 붙어 있으면 하나가 되고, 떨어져 있으면 둘이 된다. 체용은 부즉불리한다. 곧 체용은 하나이고, 둘이며, 또한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다. 이기도 또한 부즉불리한다. 이에 나는 간단히 이체기용理體氣用으로 본다.
이는 체라 부동상不動相이고, 기는 용이라 동상動相이다. “이理는 기氣를 이어받아 유행流行한다.”(理承氣行) 승접하여 유행한다. 계승하여 유행한다. 비유하면 계주繼走와 같다. 이와 같이 해석하면 기와 함께 이도 동상이 된다. “이는 기를 타고 유행한다.”(理乘氣行) 비유하면 승마乘馬와 같다. 이는 스스로 유행할 수 없다. 이는 반드시 기를 타야 비로소 유행할 수 있다. 승기가 바로 그러하다.
이 승기론乘氣論에서 말하는 승기乘氣는 기본이 부동상이다. 바로 이理에 상당한다. 유행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유행할 때도 있다. 유행할 때는 반드시 천간에서 용사用事하는 신神, 곧 용신用神을 탄다. 승기는 이승기행理乘氣行 중에 가운데 몸통으로, 이理로 하여금 유행하게 하는 기제機制이며, 또 굳이 말하자면 승기는 이승기행의 이理에 상당하기도 한다. 그러하다면 또한 기氣는 천간에서 용사하는 용신에 상당할 것이다.
2. 인원人元과 용신 그리고 용사用事하는 신神
[원문] 인원人元은 용사用事하는 신神이니, 가택의 좌향坐向을 정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르기를, “삼원이 그 덕을 합하여 기관機關이 함통緘通하고, 하늘을 이고 땅을 밟음에 사람이 존귀하다.”라고 한 것이다. 그 권능權能은 온전히 승기에 있다. 승기란 매월 중에 매일 사령하는 신神이고, 그 승기는 가장 왕성하여 일원과 최고로 관계가 밀접하다.(人元用事之神 宅之定向也 故云 三元合德機緘通 戴天履地人爲貴 其權全在於乘氣 乘氣者 每月中每日司令之神也 其氣最旺 而與日元最關切)
[나의 견해] “인원人元은 용사用事하는 신神이다.”(人元用事之神) 이 구절이 승기론乘氣論의 핵심이다. 어정자평의 승기론은 전적으로 적천수 월령장을 의거한다. 글을 정확히 해독하고자 하면 용어의 함의含意를 명백히 알아야 한다. 이에 적천수의 월령장을 인용한다.
“월령은 바로 제강의 권부權府이니, 이를 가택에 비유하고, 인원은 용사하는 신이니, 가택의 좌향을 정하는 것이다. 복탁卜度하지 안해서는 안 된다.”(月令乃提綱之府 譬之宅也 人元爲用事之神 宅之定向也 不可以不卜) 이를 의거하면, 월령은 월지에 상당하고, 인원은 월지 장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월지 월령이란 제강의 권부에서 용사하는 장신藏神이 바로 인원이다. 용사지신用事之神이 용신用神이고, 바로 사령신司令神이며, 또한 승기이다. 용사用事가 곧 사령이다.
경촌집의 요결은 팔자용신八字用神은 전구월령專求月令하라는 두 마디에 있다. 팔자를 빼버리면, “용신은 오로지 월령에서 구하라.”(用神專求月令)가 된다. 용신은 무엇인가? 인원은 용사지신이고, 바로 용신은 인원이다. 다시 용신을 인원으로 대체하면 어떠한가? “인원은 오로지 월령에서 구하라.”(人元專求月令) 경촌집의 팔자 요결은 명리미언의 승기와 다르지 않다.
다만 경촌선생은 용신을 인원과 동일하게 보지 않는다. 환언하면 인원 개념이 없다. 이 때문에 용신의 제일차 원의를 손상하고 있다. 팔자용신八字用神 전구월령專求月令의 대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용신의 원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령은 가택에 비유하고, 인원은 가택의 좌향에 비유한다. 가택의 좌향은 보지 않고, 오로지 가택에만 국집한다. 이것이 바로 경촌선생의 허물이고, 또한 한계이다.
“승기란 매월 중에 매일 사령하는 신神이다.” 매일 사령하는 신이 용신이고, 바로 인원이다. 팔자용신 전구월령의 본의는 매월 중에 매일 사령하는 신을 찾는 것이다. 팔자용신 전구월령의 진의를 제대로 구현한 이는 오로지 명리미언의 논주論主이신 석전산인 일인一人 뿐인가 한다.
적천수와 경촌집 그리고 명리미언은 그 근원이 같은가? 아니면 다른가? 논어의 말씀으로 대답對答한다. “본성本性은 서로 인접隣接하지만, 습성習性은 서로 격원隔遠한다.”(性相近也 習相遠也)
인원은 용사하는 신이다. 사주팔자는 천지인 삼재를 수용한다. 천원은 천부天覆로 용사하고, 지원은 지재地載로 용사한다. 인원은 천부와 지재의 사이에서 인명人命의 부귀빈천을 용사한다.
주역에 “백성은 나날이 쓰면서도 알지 못한다.”(百姓日用而不知)라는 명구가 있다. 무엇을 쓰는가? 천부와 지재이다. 무엇을 알지 못하는가? “일음一陰과 일양一陽을 도라 일컫느니라.”(一陰一陽之謂道) 바로 음양의 도를 알지 못한다. 천부가 일양이고, 지재가 일음이다.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별이 뜨며, 창밖에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땅에서 나오는 음식을 먹는다. 하루 일상사 중에 단 1초라도 천부지재를 수용하지 않는 때가 없다. 한번 손을 들고 또 다시 발을 내딛는 이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인들 어찌 도를 떠나서 있으랴.(2024. 3. 16. 15:25, 甲辰 丁卯 己卯 辛未)
용사用事란 무엇인가? 세 가지 뜻이 있다. 첫째 용권用權으로, 권력을 장악한다, 권세를 부린다. 둘째 감정에 맡겨 일을 처리한다. 셋째 전고典故를 인용한다. “말이 전고典故와 연관되지 않으면 군자가 말한 것이 아니니라.”(言不關典 非君子之所談)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혜충국사의 명언이다. 참으로 귀가 솔깃하는 천고명언이 아닐 수 없다. 첫째를 취한다. 인원은 용사하는 신이다. 인원은 천원과 지원의 천도와 지덕, 천부와 지재, 천시와 지리, 천기天氣와 지세地勢를 쓰는 신이다. 용사하는 그 경계가 이와 같다.
인원은 연월일시 사지에 모두 있다. 월령의 인원은 연월일시 사지의 인원을 대표한다. 용신은 크게 나누면 두 가지이다. 사주팔자 전체의 본원本源 용신은 월령의 인원 곧 승기이고, 사주 팔자의 용신은 연월시 삼간에 투출하여 용사하는 신이다. 천간에 없으면 지지에서 찾는다. “인원은 용사用事하는 신神이다.” 이 용사하는 신이 바로 용신用神이고, 이 용사는 본원 용사이며, 또한 이를 승기라 칭명한다. 용신을 하나의 위치에 고정하여 인식하지 말고, 시의에 맞게 변통하여 쓰며, 또한 이와 같이 이해하는 것이 옳다.
엄밀히 말하면 사주 간지의 팔자는 모두 용사할 수 있다. 이에 부득이 승기는 본원용신이라 호칭하고, 사주 팔자의 용신은 근본용신이라 칭명하며, 나머지는 지말용신이라 호명한다. 이는 용어의 혼란을 막고자 내가 일기지사一期之事로 쓴 것이다.(2024. 1. 10. 21:36, 癸卯 乙丑 癸酉 癸亥)
거듭 말하지만, 소위 경촌집에서 말하기를, “팔자의 용신은 오로지 월령에서 구해야 한다.”(八字用神 專求月令)라는 용신이 바로 ‘용사하는 신’이고, 곧 인원이기도 하다. 이 승기는 본원용신本源用神이지만 실제로 직접 용사하지는 않는다. 명리 학인이 주구장창 입에 달고 사는 용신이 바로 실제로 직접 용사하는 용신 곧 근본용신이다. 이는 곧 용신의 전변轉變이기도 하다.
용사와 용신은 그 관계가 어떠한가? “용사는 완전히 용신을 의거한다.”(用事全憑用神) 이 용신은 용사지신이니, 곧 월령의 인원이고, 바로 승기이다. 또 용사는 천간에 투출하여 용사하는 신, 곧 근본용신의 작용을 말하기도 한다. 이는 사주팔자의 용신이다. 일간은 이 근본용신을 용사할 수 없고, 용사는 오로지 천간에 투출한 근본용신이 그 권력을 행사할 따름이다. 이를 용권用權이라 한다. 천간에 투출한 근본용신은 직접 용사하고, 승기는 근본용신을 타고 저절로 용사한다. 무위이화無爲而化한다.(2024. 1. 6. 16:32, 癸卯 乙丑 己巳 壬申)
3. 인원과 가택의 정향定向
“가택의 좌향坐向을 정하는 것이다.”(宅之定向也) 가령 1월이면 인목 가운데 무토와 병화 갑목이란 지장간이 있다. 입춘 입절시각 이후 7일 동안은 무토가 사령司令하고, 다시 7일 동안은 병화가 사권司權하며, 나머지 경칩에 이르기 전까지 16일 가량은 갑목이 통령通令한다. 이를 가택의 좌향에 비유한 것이다. 무토는 좌향이 축방丑方이고, 병화는 사방巳方이며, 갑목은 인방寅方이다.
다시 이 승기론의 첫머리를 인용한다. “인원은 용사하는 신이니, 가택의 좌향을 정하는 것이다.” 매우 중요하다. 승기론의 첫머리를 장엄하는 말로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사주의 일체 격은 모두 “가택의 좌향을 정한다.”라는 이 한마디에서 결정된다. 매월 매일 사령하는 인원 곧 승기가 바로 그 격의 주체가 된다. 일간에 따라 격의 명호만 달리 호칭할 뿐이고, 그 주체는 변함이 없다. 가택의 좌향을 정한다는 것은 사주팔자의 주격을 단정한다는 말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어정자평의 명리미언 간법에 의하면 그러하다.
격용格用을 무시하는 명리학자도 있다. 대부분의 명조는 천간의 용신과 월령의 주격이 조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승기를 의거하여 먼저 주격을 정하고, 다시 용신과 조응을 보라고 하는가? 취성자의 기상편을 인용하여 대답對答한다. “반드시 기상의 규모를 먼저 살펴보아야 하니 바로 부귀빈천의 강령이고, 다음에 용신의 출처를 논해야 하니 모두 사생궁달死生窮達의 정미精微이다.” 승기에 의거한 정격定格은 기상의 규모와 용신의 출처를 구명究明하는 근원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명리의 양대간법兩大看法이기도 하다.(2024. 3. 13. 15:30, 甲辰 丁卯 丙子 丙申)
승기에 의거한 정격법定格法은 다음과 같다. 가령 입춘 이후 7일 동안은 무토가 사령하고, 이 무토를 승기라 일컫는다. 만일 이 기간에 태어났다면, 일간 갑목은 편재격이고, 을목은 정재격이며, 병화는 식신격이고, 정화는 상관격이며, 무토는 비견격이고, 기토는 겁재격이며, 경금은 편인격이고, 신금은 정인격이며, 임수는 편관격이고, 계수는 정관격이 된다. 자오묘유와 인신사해의 팔궁 중에 주격을 결정하는 이 정격법은 불변이다. 진술축미 사고월은 승기를 위주하지만 예외 사항이 있다.(2024. 1. 4. 07:40, 癸卯 甲子 丁卯 甲辰)
4. 용사하는 그 권능의 원천이 승기이다
“이 때문에 이르기를, ‘삼원이 그 덕을 합하여 기관이 함통緘通하고, 하늘을 이고 땅을 밟음에 사람이 존귀하다.’라고 한 것이다.”(故云 三元合德機緘通 戴天履地人爲貴) 논주는 적천수의 지도地道와 인도人道 중에 상구上句만 인용했다. “곤원坤元이 그 덕과 합하여 기관이 함통緘通하고, 오행의 기氣가 편전偏全하여 길흉이 정해진다. 하늘을 이고 땅을 밟음에 사람이 존귀하지만, 순천順天하면 길하고 패역悖逆하면 흉하리라.”(坤元合德機緘通 五氣偏全定吉凶 戴天履地人爲貴 順則吉兮凶則悖)
사람은 머리로 하늘을 이고 발로 땅을 밟으며, 행주좌와行住坐臥하고 어묵동정語黙動靜하는 일체사가 천지의 도덕을 수용하고 또 현양하지 않음이 없다. 특히 인원은 건원의 천도와 곤원의 지덕을 겸용兼用하여 그 기관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사령자인 것이니, 어찌 존귀하다고 말하지 않으랴.
“그 권능權能은 온전히 승기에 있다.”(其權全在於乘氣) 천지인 삼재를 용사하는 무한권능이 모두 승기에 함장되어 있다. 이 때문에 일체 격도 또한 그 결정권이 바로 승기에 있다. 이를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천차만별하는 부귀빈천의 차별상이 발생할 따름이다.
일체중생은 불성이 있기 때문에 절대평등하다. 인간의 팔자도 모두 승기를 평등하게 구족하고 있기 때문에 일체 차별상이 없다. 다만 각인의 팔자가 이 승기를 제대로 수용하거나 어긋나게 수용하는 차등에 따라 부귀빈천이 천차만별할 따름이다.
“승기란 매월 중에 매일 사령하는 신神이다.”(乘氣者 每月中每日司令之神也) 1년 12개월 각월마다 사령하는 신이 있다. 많으면 넷이고, 적으면 둘이며, 통상 셋이다. 이를 법결法訣 또는 분일용사分日用事라 말하고, 길게는 ‘지지소장地支所藏 오행정국五行定局의 도圖’라 말하기도 한다. 연해자평이나 삼명통회 성평회해 신봉통고 등에 나온다. 어정자평의 129쪽 지지소장 오행정국의 도는 아래와 같다. 어정자평의 법결은 시분초를 가감했다. 이를 의거하여 주격을 결정한다.
1월 무7일 병7 갑16, 2월 갑10 을20, 3월 을9 계3 무18,
4월 무5 경9 병16, 5월 병10 기9 정11, 6월 정9 을3 기18,
7월 기7 무3 임3 경17, 8월 경10 신20, 9월 신9 정3 무18,
10월 무7 갑5 임18, 11월 임10 계20, 12월 계9 신3, 기18일 등이다.
5. 승기와 일원의 밀접한 관계
“그 승기는 가장 왕성하여 일원과 최고로 관계가 밀접하다.”(其氣最旺 而與日元最關切) 승기는 월령이고, 인원이 용사하는 신이다. 다시 확인한다. “승기란 매월 중에 매일 사령하는 신神이고, 그 승기는 가장 왕성하다.”
승기는 팔자 중에 가장 왕성한데 어째서 스스로 용사하지 않을까? 넘쳐나는 힘을 쓰지 않을 수 있는 이가 과연 누구냐? 이에 승기는 난사하고 또 불가사의不可思議하다. 자의自意로 용사하지 않고 저절로 그 마땅함에 수응하여 용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원과 최고로 관계가 밀접할 수 있다. 또한 용신과 최고로 관계가 밀접할 수도 있는 것이다.(2024. 1. 6. 16:49, 癸卯 乙丑 己巳 壬申)
나는 불가사의라는 단어보다 부사의不思議라는 용어를 더 좋아한다. 나에게는 더 친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사의는 출세간의 용어라 세간에 통용되지 않기에 부득이 불가사의라 쓴다.
어떻든 월령은 사주팔자 중에 가장 강왕하고, 연월일시의 팔자는 모두 직접 또는 간접으로 그 월령이란 기를 타고 있으므로 승기라 명명하고, 팔자는 모두 그 승기의 환경 또는 영향권에 놓여 있다.
6. 용신을 제시提示하라
[원문] 어떤 명조가 손에 들어오면 반드시 제일 먼저 용신을 들어내야 하고, 용신이 이미 명백하면 반드시 승기와 조응照應한가 조응하지 않는가를 보아야 한다. 조응하면 길하고, 조응하지 않으면 흉하다. 다만 승기는 안에 있고 용신은 밖에 있으니, 용신은 승기를 생극生克할 수 있지만 승기는 용신을 극제克制할 수 없다. 장간 안에서는 천간 밖을 극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부生扶하면 유력한 것이니, 왕기旺氣는 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일원의 강약과 용신의 득실得失에 이르기까지 전체는 승기와 연관된 일맥一脈에 연계되어 있다. 이른바 하나의 현기玄機가 암암리暗暗裏에 있다는 것이다.(一命到手 必須先提用神 用神既明 必須看乘氣照應不照應 照應則吉 不照應則凶 但乘氣在內 用神在外 用神能生克乘氣 而乘氣不克制用神 內不足以制外也 生扶則有力焉 旺氣自內而出也 至於日元之強弱 用神之得失 全系乎乘氣相關之一脈焉 所謂 一個元機暗裏存也)
[나의 견해] 용신이란 인원의 용사지신을 줄인 말이니, 용사는 바로 인원의 작용이고, 용신은 용사하는 그 주체이다. 천간은 천원이고, 지지는 지원이니, 이는 일주가 처한 환경이라 부동처이다. 지장간의 인원이 대운 태세와 함께 지지와 천간에 현현하면, 비로소 천원과 지원이 인원과 함께 용사하는 신이 되어 활발하게 작용한다. 이를 용사지신이라 일컫고, 이는 광의의 용신이다.
“어떤 명조가 손에 들어오면 반드시 제일 먼저 용신을 들어내야 한다.” 승기의 권부인 월지를 제외하고, 천간이나 연일시 3개 지지에서 용사하는 신을 찾는다. 일단 연간이나 월간 또는 시간의 3개 천간에서 찾는다. 삼간에서 찾을 수 없으면 부득이하게 지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 이하에서는 용신을 본원 근본 지말 등으로 삼분하여 논하지 않겠다. 스스로 용신이란 용어의 쓰임새를 변별할 수 있어야 한다.
“제일 먼저 용신을 들어내야 한다.” 무엇이 용신이냐? 이 용신은 승기를 제외하고, 팔자 중에 가장 강력하게 용사하는 신을 말한다. 한눈에 보이는 바로 이것이다. 곧바로 이곳에서 명리학자의 천차만별한 안목이 명약관화하게 드러난다. 용신은 또한 사주의 안목이기도 하다. 일간은 명주命主인 나를 대표하지만, 용신도 또한 나의 사주 전체를 대표한다. 어째서 그러한가? 대운과 유년이 일간을 극제하여 발생하는 폐해보다 용신을 극제하는 폐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달리 표현하면 용신은 일간을 대표하는 깃발이고, 사주의 면목이다.(2024. 1. 4. 08:57, 癸卯 甲子 丁卯 甲辰)
7. 용신과 승기의 조응을 보라
“어떤 명조가 손에 들어오면 반드시 제일 먼저 용신을 들어내야 한다.”(一命到手 必須先提用神) 사주가 손에 들어오면, 첫째 월령의 승기를 의거하여 격을 정하고, 둘째 용신을 제시하며, 셋째 용신과 승기의 조응 여부를 본다. 명리미언의 간법은 이와 같이 간단명료하다. 첫째는 지극히 간단하여 월지의 지장간만 알면 누구나 정격할 수 있다. 둘째와 셋째가 바로 이중이사易中易事이지만, 또한 난중난사難中難事이기도 하다.(2024. 3. 16. 13:12, 甲辰 丁卯 己卯 庚午)
“용신이 이미 명백하면 반드시 승기와 조응照應한가 조응하지 않는가를 보아야 한다. 조응하면 길하고, 조응하지 않으면 흉하다.”(用神既明 必須看乘氣照應不照應 照應則吉 不照應則凶) 일체 명서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어정자평 승기론의 독특한 간법이다. 명리미언의 승기론은 진술축미 사고월四庫月 중 월간에 투출한 고신庫神을 주격으로 삼는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격은 월지의 인원 승기를 의거하여 결정한다. 곧 승기가 주격이다.
연월시의 천간은 통상 격으로 쓸 수 없고, 오직 용신으로만 쓸 수 있다. 고신이 투출한 월간만 유일하게 주격이 될 수 있다. 이 용신과 승기, 또는 용신과 진술축미월 사고의 고신이 투출한 월간과 상호간에 조응하는가의 여부를 보아야 한다. 용신과 승기의 조응을 본다는 말은 바로 용신이 어떤 격格의 국局인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승기가 격이고, 용신은 국이다.
달리 말하자면, 승기의 격과 용신의 국이 호응하는가의 여부를 본다. 만일 천간의 용신이 승기가 투출한 것이라면 그 용신은 강력무비하고, 월지의 또 다른 인원이 투출하여 용신이 된다면 그 용신도 또한 강력하다. 승기와 용신이 길신이냐, 아니면 흉신이냐의 여부에 따라서 사구四句가 성립한다. 첫째 승용구길乘用俱吉이면 극상極上이고, 둘째 승용구흉乘用俱凶이면 극하極下이며, 셋째 승길용흉乘吉用凶이면 평하平下이고, 넷째 승흉용길乘凶用吉이면 평상平上이다. 만일 승기가 길신이라면 용신의 호위가 있어야 옳고, 승기가 흉신이라면 반드시 용신의 제어가 있어야 또한 옳다.(2024. 3. 15. 05:10, 甲辰 丁卯 戊寅 甲寅)
원래 승기에는 길흉이 없다. 단지 일간의 오행에 따라 그 길흉을 달리할 따름이다. 마치 청정한 마니보주에는 일체 색상이 없지만, 우치한 이들이 방위에 따라 나타난 색상을 보고 오색이 있다고 믿는 것과 같다. 각설하고, 미혹한 중생의 분상에는 승기와 용신의 생극 관계를 상세히 살펴야 한다. 승기와 용신의 관계는 어떠한가? 승왕용상乘王用相이고, 승주용보乘主用輔이다. 용신이라는 제상宰相이 승기란 제왕帝王을 보필해야 또한 옳다.(2024. 3. 15. 06:15, 甲辰 丁卯 戊寅 乙卯)
조응은 교관交關 또는 상호 호응관계를 말한다. 한쪽이 비춰주면 또 다른쪽은 호응한다. 호응의 백미는 대금의 봉호황곡鳳呼凰曲이다. 일상 쓰는 명리용어로 말하면 용신과 승기가 유정한가의 여부를 보는 것이다.
다시 정의한다. 용신은 팔자 중에 가장 강력하게 용사하는 신이다. 이 용신과 승기의 조응을 본다. 이를 쉽게 말하자면 성격成格과 불성격不成格 또는 파격破格으로 대체하여 설명할 수 있다. 용신과 승기가 조응하면 사령한 승기로 정격한 주격이 성취되었다고 말하고, 조응하지 못하면 성격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더 나아가 조응하지 못하는 정도가 매우 심각하게 어긋나면 파격이라 말한다.(2024. 1. 9. 21:50, 癸丑 乙丑 壬申 辛亥)
만일 일간이 팔자 중에 가장 강력하면 어떠한가? 이를 승왕격乘旺格이라 한다. 건록격과 같다. 이 승왕격은 일원이 승기와 동일하기 때문에 또다시 용신을 찾아야 한다. 그 용신이 조응하는 대상은 승기가 아니고 일원이다. 여기에 이르러서는 또 하나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팔자 중에 가장 강력하게 용사하는 신 곧 용신은 먼저 승기와 조응을 보고, 다시 일원과 조응을 보아야 한다. 그러나 용신과 일원의 조응을 보라고 강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승기를 일단 주격으로 정하면, 벌써 용신과 일원의 관계가 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논사고여승기조응論四庫與乘氣照應의 승왕격을 참조하기 바란다.(2024. 1. 10. 07:38, 癸丑 乙丑 癸酉 丙辰)
승기를 격格이라 말한다면 용사하는 용신을 국局이라 말할 수 있다. 격과 국이 조응하고 상응한다. 최상의 조응은 월지의 인원에서 투간한 그 용신이 국이 되어 당월의 주격 승기와 조응하는 것이다. 이는 최고 부귀명의 첫째 조건을 충족한다. 용신은 승기를 생조 또는 극제할 수 있다. 용신과 승기가 길신이면 생조함이 마땅하고, 흉신이면 극제함이 또한 옳다. 이를 조응이라 한다. 용신과 승기가 조응하지 못하면 이는 하격의 팔자이다.(2024. 1. 4. 13:50, 癸卯 甲子 丁卯 丁未)
격국格局이란 무엇인가? 격格과 국局을 합한 말이다. 다시 격이란 무엇인가? 세간법을 빌려 말하자면 율령격식律令格式 중에 격식이다. 곧 격식은 어겨서는 안 되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이다. 다시 출세간법을 의거하여 말한다면 격은 바로 격자格子를 말한다. 얼마나 많은 유학자들이 이 격물치지格物致知란 미궁迷宮에서 헤매었던가?
격자를 쉽게 말하면 평면이나 입체 중에서 같은 간격으로 질서 있게 반복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 대표가 바둑판이고, 장기판이나 체스판이며, 현대 의상의 체크무늬도 그 중에 하나이다. 이를 현학玄學으로 표현하면 정자井字가 되고, 또 구궁도九宮圖가 된다. 바둑판이나 구궁도 안에 무엇이 없는가? 일체를 다 갖추고 있다. 시간과 공간도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무궁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 중에 어느 특정한 하나의 시간과 공간 곧바로 그 격자를 격이라 정의한다.(2024. 1. 10. 08:12, 癸卯 乙丑 癸酉 丙辰)
그렇다면 다시 또 국은 무엇인가? 그 특정한 시간과 공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또는 용사하는 어떤 현상을 말한다. 격물格物 중 물物에 상당한다. 춘하추동 사시에 천하 만물의 수많은 전변 중에 어떠한 한 시진의 전변을 딱 한정하여 격물이라 일컫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시간이나 동일한 공간에 있을지라도 그 현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그 격물을 수용하는 중인의 격국이 각기 같지 않기 때문이다.(2024. 3. 4. 11:00, 甲辰 丙寅 丁卯 乙巳)
8. 활물 용신과 정물 승기의 상호 관계
“다만 승기는 안에 있고 용신은 밖에 있으니, 용신은 승기를 생극生克할 수 있지만 승기는 용신을 극제克制할 수 없다. 장간 안에서는 천간 밖을 극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但乘氣在內 用神在外 用神能生克乘氣 而乘氣不克制用神 內不足以制外也) 진종자평眞宗子平은 승기를 진신眞神이라 일컫고, 또 진신을 활물活物이라 정의한다. 그러나 어정자평은 승기를 정물靜物로 본다. 이승기행理乘氣行의 이理에 상당한다. 용신은 활물이고 동상이며, 승기는 정물이고 부동상이다. 이 때문에 생극의 주체와 객체가 명백히 갈린다.
승기는 도체道體이고 용신은 묘용妙用이다. 승기와 용신은 동정動靜의 사이를 유행流行한다. 용신의 생극이나 극제는 적극 행위이고, 승기의 조응은 소극 행위이다. 용신은 승기를 인양해야 옳고, 승기는 용신 위에 올라타야 또한 옳다. 어떻게 해야 그러한가?(2024. 1. 4. 15:44, 癸卯 甲子 丁卯 戊申)
9. 이승기행理乘氣行의 현현顯現
“생부生扶하면 유력한 것이니, 왕기旺氣는 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生扶則有力焉 旺氣自內而出也) 만일 활물 용신이 정물 승기를 생부하면 바로 그 승기가 유력해진다. 승기가 활성화活性化한다. 용신은 바깥 천간에 있고, 승기는 안쪽 월지에 있다. 용신은 동상이고, 승기는 부동상이다. 안쪽 승기는 바깥 용신의 유발誘發로 활성화하여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바로 이승기행理乘氣行한다. 용신을 타고 천하를 유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체 용신의 기는 그 원천이 곧 승기이다. 또한 용신은 국이고, 승기는 격이다. 또 용신은 제상이고, 승기는 군왕이다. 제상의 권유로 군왕이 무위이화無爲而化로 친정親政한다. 이에 일체 신민은 저절로 귀순歸順한다. 그 공덕이 진실로 크다.(2024. 3. 15. 20:42, 甲辰 丁卯 戊寅 壬戌)
동정의 유형은 넷이다. 동중동과 정중동이 있고, 동중정과 정중정이 있다. 이로써 음양 동정의 사상四象을 정립한다. 동정은 상응해야 옳고, 상호 수반해야 또한 옳다. 승기는 정중동하고 동중정하기도 한다. 동정과 은현에 자유자재하다. 또 능소능대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승기는 겨자보다 더 작기도 하고, 태허공보다 더 크기도 한다. 그렇지만 나는 승기 앞에 당당히 서있고자 한다. 어째서 그러한가? 나도 또한 마음을 겨자씨보다 더 작게 쓰기도 하지만, 저 태허공보다 더 크게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2024. 1. 4. 16:10, 癸卯 甲子 丁卯 戊申)
10. 일이관지一以貫之한 일맥一脈
“일원의 강약과 용신의 득실得失에 이르기까지 전체는 승기와 연관된 일맥一脈에 연계되어 있다.”(至於日元之強弱 用神之得失 全系乎乘氣相關之一脈焉) 일원은 강약을 보고, 용신은 득실로 논한다. 일원과 용신이 강약과 득실로 호응하면 부귀하는 상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하나가 부족하다. 일원과 용신은 승기와 일맥으로 연관되어 있어야 비로소 극귀한 명이 될 수 있다. 승기는 일단 정물이라 정의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원이나 용신의 일맥과 연관된 승기라면 바로 활물이다. 일원과 용신이 승기를 유발하여 활성화하면 이 정물이 곧바로 활물로 둔갑하는 것이다.(2024. 3. 4. 11:22, 甲辰 丙寅 丁卯 乙巳)
“이른바 하나의 현기玄機가 암암리暗暗裏에 있다는 것이다.”(所謂 一個元機暗裏存也) 원문의 원기元機는 현기이다. 이 구절은 적천수 출신장出身章에 있다. 이 논주의 뜻은 적천수의 원주原注나 임주任注와는 그 결이 사뭇 다르다. 현기가 암암리에 있기 때문에 아는 이가 드물다. 다시 말하면 현기는 암처暗處에 숨어 있고, 암처가 바로 정처靜處이니, 정물이 있는 처소이다. 현기가 바로 승기이다. 승기의 용처를 누가 알랴. 오로지 석전산인 일인뿐이다. 이를 아는 이는 진실로 희유하고 또 희유하다.(2024. 1. 4. 16:50, 癸卯 甲子 丁卯 戊申)
월령의 분일용사는 난사하다. 범부의 분상에는 그 진위를 논란할 수 없다. 일종의 신의 영역에 가깝다. 인원은 용사하는 신이다. 그 승기도 또한 난사하다.
“안다는 이 한글자는 일체 현기의 문이다.”(知之一字 衆妙之門) 나는 나의 정려靜慮로 사유수思惟修하여 타파할 수 없는 현기는 없다고 확신한다. 이 나는 길상묘덕에 한정하지 않는다. 누구나 정려로 사유수하기만 하면 일체 현기를 타파할 수 있다.(2024. 1. 7. 13:58, 癸卯 乙丑 庚午 癸未)
11. 명리미언 승기론의 결어
제10장 행운론行運論 중에 원주와 이에 대한 일부 해설문을 인용하여 이 승기론의 결론을 삼고자 한다.
“무릇 사주를 보는 방법은 또한 오로지 상수上數만을 중시하는 것뿐이다. 그밖에 인식재관印食財官은 모두 상론祥論하지 않고, 오로지 승기乘氣만을 위주하면 길흉이 저절로 분명하다. 간혹 인식재관이 성방成方하면 바로 상론한다.”
“명리의 일체 요결 중에 요결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 요결 밖에 또 하나의 천장지비天藏地秘한 장결藏訣을 드러낸다. ‘무릇 사주를 보는 방법은 또한 오로지 상수上數만을 중시하는 것뿐이다.’(凡看四柱之法 亦只重上數者) 상수上數는 직설하면 최상最上의 명수命數이고, 법수法數이며, 명운의 주재자이다. 또한 다시 상수일법上數一法은 무극심법無極心法이고, 태극밀문太極密門이며, 승기현문乘氣玄門이다. 역대도인이 심심상인心心相印하고, 심심상전心心相傳하며, 이심전심以心傳心한다는 그 심법이 바로 상수일법이다.”(상하 문단을 추가함, 2024. 3. 1. 16:30, 甲辰 丙寅 甲子 壬申)
위에 인용한 행운론의 원주와 해설문은 이 제1장 승기론을 비롯하여 명리미언 전체의 결어로 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간법은 오로지 상수만을 중시한다. 그밖에 인식재관은 상론하지 않는다. 오로지 승기만을 위주하면 길흉이 저절로 분명하다.” 불가에 최상승 법문이 있다. 명가命家의 상수법문上數法門도 또한 지고무상至高無上하다. 어떻게 상수에 입문入門하는가? 승기의 변상變相을 보라. 무엇이 변상인가? 청황적백흑靑黃赤白黑 오상五相이니라.(2024. 3. 1. 18:05, 甲辰 丙寅 甲子 癸酉)
2023. 9. 11. 1차 쓰고, 10. 2. 2차 완성하다. 길상묘덕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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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