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유치원, 또는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단순히 오늘 아침 컨디션이 별로여서 땡땡이치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고, 혹은 새학기와 같이 새롭고 낯선 환경을 극복해야하는 상황에서 불안한 마음에 가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체로 어린이들의 등교거부의 경우는 유치원이나 학교에 입학한 직후나 개학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데요, 이럴 때 부모는 자녀를 달래기도 하고, 때로는 울면서 야단법석인 아이를 강제로 학교에 보내려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기적이 아닌, 일상에 문제가 될 만큼 등교를 거부한다면 아이가 왜 그러는지에 대한 원인을 주의 깊게 탐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등교 거부란?
심리적 이유때문에 등교를 거부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학교공포증으로도 지칭되는 경우가 있는데 학교에 공포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러한 용어의 사용을 반대하기도 합니다. 등교 거부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본인이 등교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것은 얼핏 보면 등교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조현병과 같은 신경증 장애나 개인이 나태하여 학교에 가지 않는 경우와도 다른 경우로, 스스로 등교할 의사가 있지만 등교할 수 없는 것은 대인관계 등의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인 경우가 많으며 이는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 주로 나타납니다.
증상의 특징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아침 등교 시간을 전후로 급격한 심신의 변화를 나타내거나 등교 상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는 배가 아프다거나, 두통을 호소하는 등의 여러 가지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면서 등교를 회피하려 하며, 학습활동에 의욕을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만약 등교 거부로 인해 결석이 장기화되면 생활 태도나 행동도 함께 변화하여 한정된 대인관계를 얻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 자기중심적이고 반항적인 태도를 나타내거나, 긴장으로 사람과의 만남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극심한 경우에는 자폐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는 상황의 이면에는 가정의 문제, 학교 교육의 특성 등이 반영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학교공포증이 있으면 학교에 가야 하는 시간이 임박해 올 때 불안이나 공황 같은 생리적인 증상들이 나타나며, 결과적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또래에게 왕따를 당하였거나 선생님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는 등 학교 상황의 어떤 측면에 대해 비합리적으로 느끼는 무서움에 기인할 수 있습니다. 아동의 경우 보호자로부터의 분리에 대한 공포 때문에 등교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엄마와 헤어지게 되면 자기자신이나 엄마에게 어떤 위험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여기서 전자의 경우는 학교공포증으로, 후자의 경우를 분리불안장애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학교공포증과 학교 거부증이라는 용어는 흔히 분리불안장애의 학교회피를 나타내는데 사용되고 있지만, 독립적인 진단으로는 존재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거부는 특정 공포증, 사회공포증, 범불안장애로 각각 진단될 수 있습니다.
학교 부적응은 왜 생기나요?
1. 개인의 적응 유연성
학교라는 상황을 회피할 수 있는 학생의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학생의 이와 같은 두 가지 능력은 학교적응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같은 상황에서 개인 간의 적응도가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여 수용하는 능력과 상황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조절 통제하는 능력의 차이에서 기인하는데, 이러한 능력을 모두 갖출 때 개인의 상황 적응력은 높아지게 된다. 또한 전자의 능력이 높을수록 후자의 능력도 높아지게 되는데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수록 자신의 반응을 조절하는 것이 용이해지기 때문입니다.
2. 가정환경의 영향
건전한 정상적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 간 교육력의 차이, 가정환경, 의료 및 경제적 환경, 낙인 및 편견 등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간극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우울 및 불안 증세를 가져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한 연구에서는 빈곤가정의 경제적 스트레스가 아버지의 무기력감을 초래하고 아버지의 자존감 저하는 우울감, 알콜중독, 가정의 불화, 자녀에 대한 거친 행동 등을 야기하며, 결국 그로 인해 자녀에 대한 부적절한 사회화로 인해 사회적 적응능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학교환경의 영향
우리 학교의 풍토를 지적할 때 흔히 거론되는 점들은 인권존중 의식 부족, 입시위주 교육 및 성적중심 평가, 규제 위주의 경직된 교육행정, 개성이 존중되지 못하는 집단주의적 교육운영,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성 부족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즉, 학교의 유연성이 높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학교의 유연성 부족은 그만큼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기가 어려우며, 심지어는 적응하고 있는 학생들 중에도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아이, 어떻게 도울까요?
야단치기보다는 수용해주기
아이가 학교를 가기 싫어한다고 해서 곧바로 아이를 엄히 야단친다면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이나 증상을 보이는지 확인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힘들어하는 마음에 대해 충분히 공감을 해주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태도와 더불어 등교 거부의 원인을 파악하여 적절히 대처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분리 불안 증세를 보인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분리불안증이 원인인 경우에는 아이가 주양육자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호소하는 것이므로 물리적으로 함께 있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휴대폰으로 언제든 연락을 취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애착인형과 같은 중간대상을 통해 불안감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좋습니다.
등교 거부의 원인 해결하기
예를 들어 실제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가 있거나 따돌림 등의 이유로 등교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학교 선생님과 상의하여 먼저 조치를 취하게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원인도 알지 못한 채로 그저 무조건 꼭 학교에 가야 된다고 강요하거나, 아이를 비난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매우 악화될 수 있습니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원인을 반드시 확인하시고, 해결이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조정을 한 이후에 등교를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증상이 극심한 경우에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한 검사 및 치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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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춘경 외(2016), 『 상담학 사전 』, 학지사
최병수. "학교부적응 해소를 위한 대안교육 운영 개선 방안." 국내석사학위논문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전문대학원, 2011. 충청북도
사진출처: pixabay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