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로 아직도 머리가 지끈지끈하군요.. 자고 나니 지난 밤의 일이 파노라마처럼 다시 훑어 지나가 몇자 끄적여 봅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금요일 징크스가 있는 편이다. 어제밤에도 첫콜 두번째콜 연속으로 캔슬맞고 10시가 넘도록
개시를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 후로 어찌어찌 두콜 타고 도곡1동 사무소근처에서 대기하던 중..
시간은 1시를 향해 달려가고 싸구려 콜들만 피뎅이위에 왔다갔다 한다. 그때 도곡롯데캐슬->방배4동성당 20k 개념콜이 자동으로
배차된다. 역삼역쪽으로 안가고 대기한 보람이 있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손과 통화를 시도한다. 통화해 보니 내 위치에서 50m도
안되는 우리은행앞이다. 숨좀 돌리고 가자..통화 마치고 담배한대 맛있게 태우고 여유있게 움직인다.
우리은행앞에 신형 BMW7시리즈가 한대 세워져 있고 두 남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손이겠구나.. 다가가서 방배동 가는 손이냐고 물으니 맞다고 한다. 일행과 인사끝내고 차주 바로 출발한다. 차도로 들어서면서 방배동 어디쯤이냐고 확인차 물으니 근처에서 뭘 받아가야 한단다. 경유비 추가군..
영동세브란스병원 건너쪽 골목 안쪽 빌라 앞에 도착해서 전화하니 젊은 아가씨가 지갑을 들고와서 건낸다.
순간 태연하게 여자의 젖가슴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주물럭대며 주절대는 손.. 인상과 다르게 꽤나 진상기가 있네..
낯선 대리기사앞에서 창피했을터.. 여자는 후다닥 돌아서고 다시 출발.. 역시 여자는 앙탈부려야 제맛이라며 동의를 구하는 손..
대충 받아주며 빨리 끝내자 엑셀밟는 발에 힘을 준다.방배4동 성당 뒷편 고급 빌라촌 한 빌라 지하주차장에 들어서니 주차는
직접 한단다. 2장 내미는 손.. 경유비 줘야 한다고 하니 하이드씨로 돌변하며 정색한다.잠깐 돌아온건데 무슨 경유비냐며 언성을
높인다. 평소에 15에 다닌다며 그정도는 서비스 어쩌고 나를 날강도 취급을 한다. 그런 서비스까지 해야할 의무없으며 난
조금이라도 돌면 무조건 경유비 추가된다고 또렷하게 말한다. 그래? 그러면 주차까지 하란다. 이미 목소리며 표정이며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그것도 엄한 구석자리로 친절하게(?) 지정까지 한다. 치졸하군..주차 마치니 조수석 시트위로 5만원권 한장을 툭
던지듯 날린다. 올라오는거 참고 대신 나도 잔돈을 조수석쪽으로 던져놓고 돌아선다.
아니나 다를까 쫓아내리며 야 대리! 한다. 아 진짜... 고개돌려 뭐 문제있나? 하니 돈 똑바로 주고 가라고 지랄이다.
당신이 한대로 한 것뿐인데 불만 있냐 했더니 실실 쪼개며 ㅄ같은 대리주제에 이런다. 더 길게 얽히면 싸움이 커질듯해 한마디하고
다시 돌아선다. "양아치네..똥은 더러워서 피하는거다"
차고문은 닫혔고 엘리베이터 타려고 하니 양아놈 엘리베이터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 먼저 올라가라고 했더니 타란다. 여전히 실실
쪼개며 같이 올라가자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계속 실실대며 시비다. 개야 짖어라..무시하며 1층에서 내리는데 따라내린다.
배웅서비스까지 안해도 되는데 후훗..현관문은 보이는데 자동문도 아니고..버튼같은것도 안보여서 두리번거리는데 그걸 뒤에서 지켜보던 양손놈..거지같은 대리놈이 이런데 와봤겠어? 하며 실실댄다. 이건 못참겠다.. 결국 다시 시비가 붙는다. 그러던 와중
서로 언성이 높아지고..시끄러운 소란을 들었는지 계단윗쪽 한 현관문이 열린다. 여보? 하는 한 여인의 모습이 보이고..
순간............!!!!!!!!!!!!!
내 눈을 파버리고 싶었다.. 그녀다. 현재의 와이프 만나기전에 정말 깊이 사랑했던..결혼을 약속했었고 그 직전까지 갔던 그녀다.
너무나 당황스럽다. 이런 더러운 운명의 장난이 있나...
못본척 외면하며 고개 돌린다. 무슨 일이냐고 한걸음씩 계단을 내려오며 그녀..발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시간이 멈춘듯
내 숨도 멈출거 같다.. 심장은 점점 주체할수 없이 벌렁거린다.
별거 아냐 여보 대리기사가 말을 안들어서 말야 어쩌고 양아치는 주절대고.. 어느새 그녀가 양아치의 뒷쪽에 서있다..
여자도 말이 없다. 날 알아본거 같다. 그녀의 동그란 눈을 뒤로하며 허둥지둥 조그만 버튼을 간신히 찾아 현관문을 열고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그 빌라가 아득히 멀어지도록 내 심장은 여전히 쿵쾅거리고.. 내방역까지 미친듯 뛰었다.
불빛과 지나가는 차의 경적소리에 정신이 좀 들고.. 대충 주저앉아 담배 한대를 꺼내 문다. 지독하게 쓰다..
얼굴도 화끈거린다. 그 자리에서 미친놈처럼 줄담배만 펴댄다. 시간이 지나고 정신이 든다. 뭐 어때..다시 볼 사람 아닌데..
애써 위로해보지만 서러움이 밀려온다. 순간 와이프, 아이들, 그리고 그녀의 모습이 복잡하게 얽히며 눈가가 뜨거워진다.
병신처럼 눈물방울이 흐른다..정말 못났다 ㅅㅂ!
더이상 일할 마음이 없다. 한잔하고 싶을 뿐이다. 바로 그때........................낯선 번호로 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저..실례합니다. 혹시 xxx씨 맞으세요?"
그녀 목소리다.
- 나중에 계속 -
적다보니 어린이집에 애들 데리러가야 할 시간이 다 됐네요. 나중에 또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흥미진진하군요......후편쓰시면 문자주실거죠?
이거 사람 감질나게 만들고 빨리 하편 올려주세요 궁금해 디저버리겠습니다
토요일날 어린이집 가요? 피곤하시겠어요. 애들 낮잠 재우고 후편 언능 써 보세요. 남얘기 같지 않네요.
한편의 소설.............. 쓰신거 맞 죠...암튼 잼있내요.... 흥미진지하구 후편 기다려 지내요;;;;
아들은 거서 더 놀라카고, 마자 쓰고가소.. 이거원 샤워하는거 기다리다 잠들것네..
역시 요원은 요원이시군요ㅋㅋ
연속극은 꼭이래 ㅋㅋㅋㅋㅋㅋ
어쩐지 낚인 것 같네...
팁좀 드릴게여...언넝 후편 올려주삼.... ㅠㅠ 무쟈게 급합니다.....
下편이 기대되는군요..
약간이라도 돌면 경유비를 꼭 받는 스미스요원님같은 휼륭한 기사님들 덕분에 다른 대리기사들도 경유비도 받으면서 일을 할수 있는것입니다
ㅎㅎㅎ 뭘 아시는 분이네^^
아놔~ 궁굼해애앵~
이거,, 사실인거예요 아님,, 가짜인거예요,, 판단이,, 하여간,,
미진진하긴 하네요
경유비 정하는 기준 같은 게 있다면 손님과 분쟁을 일으키는 일이 없을 텐데, 참 안타까운 현실이군요. 간혹 경유비를 과다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고 대충 손님이 주는 대로 받는다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그러니 손님 입장에서는 경유비가 너무 크게 차이가 나서 황당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경유비는 반드시 받아야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리요금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대리업체가 정해주는 게 좋은데, 손님에게 경유비 기준을 알려주는 대리업체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흥미진지하게 잘 읽었습니다. 진실 혹은 거짓을 자주 본 사람으로 거짓에 한표~(그녀가 전화를 했다는 사실에 거짓쪽으로 기울었습니다). 허나, 거짓이든 사실이든 오랜만에 참 재미있는 내용이었기에 속편 82 기대합니다.^^
전 진실에 한표..
"쉘브루의우산"이란 뮤지컬이자 영화가 생각나는듯한 일화였습니다. 픽션이라면 뛰어난글솜씨요 넌픽션이라면 애닯은사연이네요 각자 결혼한 두쥔공 ~정비공장에취직한 주인공과 부자인옛애인이 비오는날저녘 애닯음을 간직한채 서로차를매개로 마주치죠 침묵으로..
마지막으로 여주인공이 한마디합니다 지금안고있는애기가 당신아들이에요 ~~~~~걍 저도 비슷한사연이 있습니다만 나중에 기회가된다면 쓰고싶은 생각이 문득드는군요
이제는 아프지않을만큼 먼기억이기에~
하편 언제 나와요?
제발... 손이 경유한다면 미리 경유비 추가된다고 고지를 해주세요. 나중에 다 와서 얘기하면 내가 손이라도 기분나쁘겠단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