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난다며 '꿀 소변'이라 불렸던 질병… 몰려든 파리떼 보고 치료 실마리 얻었죠
당뇨병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위를 식혀주는 아이스크림, 달콤한 음료, 과일에 자꾸 손이 가요.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혈액 속의 당인 혈당이 급격하게 오를 수 있어 조심해야 해요. 몸속 당이 너무 많으면 소변에 당분이 많이 섞여 나오는 당뇨병 위험도 커집니다. 시력이나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기거나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어요.
캐나다 의사 프레더릭 밴팅입니다.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위키피디아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당뇨병에 대한 공포가 컸습니다. 기원전 1500년경 이집트 문서에도 당뇨병 증상이 기록돼 있지요. 고대 유럽에서는 당뇨병을 ‘디아베테스(diabētēs)’라고 불렀는데, 이는 옛 그리스어로 ‘통과하다’라는 뜻이에요.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에 주목한 거예요.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심한 갈증을 느끼고 소변에서 단맛이 나는 특징을 따서 병 이름을 짓기도 했습니다. 인도에서는 당뇨병을 ‘꿀 소변’이라는 뜻의 ‘마두메하(madhumeha)’라 불렀고, 중국에서는 물을 많이 마시는데도 몸이 여위고 소변 양이 많아진다는 뜻의 ‘소갈(消渴)’이라고 불렀답니다.
이처럼 과거 사람들도 증상을 통해 당뇨병에 걸렸음을 알았지만, 치료 방법은 이렇다 할 게 없었습니다. 식습관을 고치는 것 정도였어요. 옛 튀르키예에선 당뇨를 고치려면 장미 기름, 생모과 등을 먹어야 한다고 했고, 조선의 대표적인 의서 ‘동의보감’은 대나무 잎, 칡뿌리 등을 달여 먹어야 한다고 했죠. 하지만 이런 방법은 심각한 수준의 당뇨병 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어려웠어요.
그러다 1889년 유럽에서 당뇨병이 췌장 기능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우리 몸은 혈중 포도당 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요.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면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당시 학자들은 동물 실험을 통해 힌트를 얻었습니다. 개를 이용해 내장의 각 기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피고 있었는데, 췌장이 제거된 개의 소변에 파리 떼가 몰린 모습을 보고 단맛이 나는 소변과 췌장의 관계를 알아차린 겁니다. 이후 1910년대 들어 췌장 중 ‘랑게르한스섬’이라는 곳에서 이상이 생기면 당뇨병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알려집니다.
그리고 당뇨병과 췌장, 랑게르한스섬에 대한 논문을 살핀 캐나다 출신 의사 프레더릭 밴팅(1891~1941)은 1921년 동물 실험을 통해 추출한 인슐린을 당뇨병에 걸린 개에게 주사하는 실험을 반복했습니다. 91번의 실패 후, 92번째 개에게 드디어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이어 도살된 소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추출해 중증 당뇨병을 앓던 14세 소년에게 주사했을 때도 효과가 있었죠. 당뇨병 치료 방법을 개척한 밴팅은 19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답니다.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