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10년 안에 1억 원을 모으자!”
8년 전, 세종시의 한 이발소 문을 열며 형제가 다짐한 이야기입니다.
세종시에서 8년 8개월간 이발소를 운영해온 60대 형제는 2025년 새해를 맞이하며 8년 전 이발소를 열며 함께 나누었던 소망을 비로소 이루게 되었습니다. 무려 10년보다 더 앞당긴 8년 8개월 만에 말이죠.
여러분은 1억을 모았다면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집 보증금에 보태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고, 새 차를 구입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고생하신 부모님께 혹은 어려운 형제에게 나눠줄 수도 있겠죠. 이 모두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자신이 땀 흘려 번 값진 돈 1억을 모았다는 것만으로도 그 성실함과 꾸준함은 높이 살 일이죠.
하지만 형제 이발사의 선택은 조금 달랐습니다. 무려 8년 넘게 모은 1억 원을 사회에 기부한 것입니다. 형제는 매월 100만원을 8년 7개월 동안 한 달도 빠짐없이 모아왔습니다. 이러한 선택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고, 또 궁금증이 증폭되었습니다.
이발사 형은 손님 머리를 다듬고 있는 동생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형제는 돈이 없으니까. 싸울 일이 없어요.”
이발소 형제는 회색 테이프로 앞 코를 막은 낡은 슬리퍼를 신고 있었습니다. 머리카락이 들어가지 않도록 직접 테이프로 손 본 신발이라고 자랑을 합니다. 형은 청바지는 대전 중앙시장 구제숍에서 5000원을 주고 샀고, 남방은 3000원, 조끼는 만원이라며 그럭저럭 입을 만 하다고 말합니다. 그 형에 그 동생이라고, 형제가 모두 똑같은 차림이었습니다.
언뜻 구두쇠로 보이는 이 형제는 1월 13일, 그 간 함께 모아온 1억원의 기부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사실 이 결정은 이발소를 열기 전 1억을 모으자는 다짐에 포함되어 있었죠. 실제 1억원을 모은 시점은 지난해 12월 13일이었습니다. 형제는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달 번 돈의 100만원을 저축하여 기부금을 마련했습니다.
형제가 운영하는 13평 남짓한 규모의 남성 전용 이발소의 이발 비용은 12,000원, 염색은 18,000원으로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만약 머리를 함께 할 경우에는 2000원을 할인하여 2만8000원만 받습니다. 형제는 최근 가게 외벽과 거울 앞에 ‘1억원 기부, 고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쓴 A4 용지를 붙였습니다.
형제는 늘 찾아와주신 손님들 덕분에 함께 약속한 1억원을 기부할 수 있었다며 기뻐했습니다. 또한 가게를 지나가거나, 오시는 손님들이 종이에 쓰여진 이 글을 보시고 나눔에 동참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에 붙이게 되었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50살 넘어 시작하게 된 형제의 이발사 도전, 늦깎이 이발사를 시작하게 된 형제는 직장생활과 자영업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형이 2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치면서 이발소를 차릴 수 있었습니다.
53세가 되던 해, 2010년 서울 양천구에 형이 먼저 이발소를 차렸습니다. 이발소 문을 열기 3개월 전에는 동생도 이발사 자격증을 따고 동업을 시작하게 됐는데요. 첫 가게는 3개월 만에 폐업하는 씁쓸한 결말을 맞이했지만, 금천구로 옮기고 나서는 단골도 생기고 먹고 살 만큼 매출이 나왔다고 합니다.
서울 생활을 청산한 건 “조용한 도시에서 일하며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형제의 마음이 통했기 때문입니다. 형제는 세종시로 거처를 옮긴 후 2016년에 가게를 열었습니다. 형제의 이러한 기부금 마련은 12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성당을 다니시던 어머니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이웃과 학생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시고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셨다고 형제는 말했는데요. 또한 돌아가시기 전 대학병원에 시신과 장기를 기증하시기도 하며, 평소 이웃을 돕고 살라는 어머니 말씀을 따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부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형제의 앞으로의 목표는 3~4년 뒤에 다시 기부를 하는 것입니다. 살고 있는 지역 병원에 기부를 해서 주민들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게끔 돕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요. 형제의 이러한 행동이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줬으면 한다는 따뜻한 진심을 전했습니다. 나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형제의 모습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따뜻한 봄날입니다.
---행복한가에서 가져옴 -
첫댓글 나는 만약 1억원이라는 돈이 생긴다면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것도 10년 동안 아끼면서 모은 돈이라면요. 하지만 저는 이웃 보다는 우선 가까이 있는 내 가족을 먼저 챙기리 라는 생각을 합니다. 2달째 병실에 누워있는 동생 병원비도 주고 평생 고생하는 아내에게 한시름 덜하라고 용돈도 주고 싶습니다. 헌데 참으로 아름다운 두 형제는 기꺼히 사회에 기부하고 행복해 합니다. 많은걸 생각하게 하고 부끄러움 마음이 듭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두 형제분!!
언어로 표현하기에 한계를 느끼는 참으로 멋진 형제분 이시군요. 또한 그분들의 어머니의 어머니로서의 역할도 참으로 대단합니다. 부모의 역할을 참으로 잘 하셨고 저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가까이라면 단골로 찾고 싶군요. 부디 두분 힘내시고 날마다 즐겁게 서로 마주 보시며 웃으십시오.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한영석원장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