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받는 축복 / 홍속렬
우리 옛말에 “초년고생은 돈 주고도 산다”
는 말이 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아이들은 나보다 공부도 운동도 못 하던 녀석들이 척척 고등학교 진학을 하는데 나는 못 가게 되었을 때 오는 절망감으로 눈앞이 캄캄하고 죽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상무에서 감독을 하는데 고졸 이상이어야 코치 아카데미도 입소 할 수 있고 학력 제한 때문에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학원에 가서 상담을 했습니다.
나이가 40대 후반이니 학력시험을 보는 일도 부대 근무 축구 지도를 해야 하기에 시간도 그렇고 가장 좋은 방법은 방송통신고를 다니라 권해주어 수원에 있는 수성고에 입학을 해서 3년을 공부했습니다
방송으로 수업을 시작할 때 시그널 음악으로 나오는 롯시니의 세레나데는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지만 수업 때마다 듣게 되니 뼈에 새기는 음악이 되었고 시방도 가끔 라디오에서 듣게 되면 뼈저리게 공부했던 그 시절이 그립게 반추 됩니다.
그리고 졸업과 동시에 인천 전문대 체육과 입학을 해서 졸업을 할 때는 장모님 장인어른 동서 등 온 가족이 모여 남한산성에 가서 가족 파티를 열었습니다
여자축구를 하느라 갖고 있던 아파트까지 다 날리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
다 퇴락해 수리비만 들어가는 다 낡은 전셋집에서 자그마치 21년을 살았습니다. 주인이 방치해 버린 낡고 낡아 재개발만 기다리던 그런 집에서 그래도 어렵고 힘든 세월을 그 낡은 집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집을 비우라는 겁니다
빚만 한 짐 가득 지고 있는데 못 말리는 가장 때문에 온 가족이 죽지 못해 살아가는 그건 삶이 되어 아내와 자식에겐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동키호테처럼 달려온 지난날들의 데미지 인 겁니다
그러나 분명한 명제 복음 전도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복음의 축구팀을 운영하여 축구를 통해 세계복음 전도를 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실현하려던 덜떨어진 가장 덕에 두 딸은 혼기도 놓쳤고 지독한 가난과 고통 속에 살아온 아내. . .
가족에게 한없는 미안한 마음 마음의 빚을 졌습니다
질풍노도와 같은 날들이 지나고 이제 다시 선교사로 중미 과테말라에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축구로 복음을 전 하며 이제 나이 들어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긴 고난의 길을 통하여 정금과 같이 단련시켜 이제 복음이 무엇이며 어떻게 전도하여 인재를 길러 낼까? 성숙한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내 나이 이제 한국 나이로 79세?
아직도 건강하니 4-5년은 너끈히 감당해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그 목적으로 사역을 감당하면서 요즘 깨닫는 진리는 매일이 감사로 차고 넘친다는 사실. 그것마져 깨닫게 하여 주신 이는 성령님이십니다
전에 불평과 불만이 쌓이면 며칠씩 지속 되었고 어떤 방식이든 풀어냈었는데 그 방법이 옳은 방법이 아니라는걸 스스로도 잘 았았던 것에비해 요즘은 온전히 감사와 찬양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온전한 평안을 받는 삶이 되었습니다
이제 가정도 큰딸이 잘 이어가고 있어 조만간에 좋은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알고 있고 아들도 공연을 하는 뮤지컬 감독인데 내년 일까지 가득 담겨 있답니다 며느리와 같이 공연하게 되어 더욱 감사하고 이제 두 돌 지난 손녀딸 재롱이 기쁨 만배로 갚아 주는군요
노년의 축복은 온전히 하나님 전적인 축복이란 걸 깨닫는 이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