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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과필화(氣過必禍)
기(氣)가 지나치면 반드시 화(禍)를 입는다는 뜻으로, 너그럽고 온화한 성품을 장려하거나 권장할 때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氣 : 기운 기(气/6)
過 : 지날 과(辶/10)
必 : 반드시 필(心/1)
禍 : 재앙 화(礻/8)
출전 : 조선명인전(朝鮮名人傳)
조광조(趙光祖)와 남곤(南袞)은 조선 중기 대표적인 개혁세력(新進士類)과 보수세력(勳舊派)이다. 그들은 어려서 서당에 다닐 때부터 십여 년의 나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친한 사이였다. 두 사람의 총명과 슬기는 스승을 늘 흐뭇하게 하였다.
그들이 과거를 눈앞에 두고 학문에 열중하고 있던 어느 날 머리를 식히기 위해 가까운 산으로 산책을 나갔다. 산으로 가는 길에는 아리따운 아가씨가 지나가고 있었다. 조광조는 그 처녀를 보는 순간 공연히 가슴이 뛰고 얼굴이 상기 되었다. 마음은 괜히 부끄러우면서도 시선은 줄곧 처녀들에게 쏠려 있었다.
'내가 왜 이러지? 앞으로 해야 될 공부가 많고, 어머니 말씀대로 나라의 동량이 되어야 할 텐데…' 조광조는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렇게 마음이 약해서는 안 되지, 장차 어쩌려고…'
조광조가 마음고생으로 뒤쳐져 걷는 동안 남곤은 저만치 앞서서 한눈을 팔지 않고, 오직 앞만 바라보면서 걸어갔다. 조광조는 걸음을 빨리 하여 남곤을 따라갔다. '역시 남곤은 나보다 낫구나, 난 아직도 수양(修養)이 부족한 거야.'
집으로 돌아온 조광조는 어머니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하였다. 아들의 말을 듣고 난 어머니가 말하였다. "애야, 그건 걱정할 일이 아니다. 네 나이 때에 처녀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란다. 그러니까 그건 잘못이 아니다. 네 또래의 사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생각이란다."
"어머니 그렇지 않습니다. 저와 함께 간 남곤은 처녀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꼿꼿이 걸어갔습니다."
"음, 그랬어?"
"예, 어머니, 남곤은 확실히 저와는 다릅니다."
어머니는 한동안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단호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오늘 밤에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이사를 가야겠다."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이사라니요?"
"아무 말 말고 조용히 이삿짐을 싸도록 해라."
조광조는 갑작스런 어머니의 결정에 어리둥절하였다. 그러나 어머니의 말에 따라 짐을 꾸려 산을 넘어 다른 마을로 이사를 했다.
"어머니 이렇게 야반도주(夜半逃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애야, 사람은 자기감정에 솔직해야 한다. 예쁜 처녀가 옆을 지나가면 너 같은 총각이 눈길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남곤은 자기감정을 숨기고 목석처럼 행동했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것만으로도 그 아이가 얼마나 차디찬 사람인지 알 수 있겠다. 사람은 따뜻함과 너그러움이 있어야 되는 것이란다. 엄격함고 꼿꼿함만 가지고는 너그럽고 덕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없단다. 엄히 다스려야 할 때도 있지만, 너그러이 용서하고 관용을 베풀어야 할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이란다. 앞으로 남곤은 여러 사람을 피 흘리게 할 것이니,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 참으로 냉혹한 사람이야."
조광조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훗날 남곤은 여러 관직을 두루 거치는 동안 실제로 칼날처럼 냉엄한 정치를 했다. 그는 훈구파(勳舊派)의 선봉에서 기묘사화(己卯士禍)를 일으켜 집권자 조광조 등 신진사류(新進士類)를 숙청한 후 좌의정을 거쳐 영의정까지 올랐다.
조광조는 남곤을 비롯한 보수파들이 국가의 개혁을 막고 있다고 주상에게 공공연히 주청하고 나섰다. 이때 남곤일파는 더 이상 조광조에게 밀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 "목자(이씨왕조)는 이미 쇠퇴하고, 주초(走+肖=趙씨)가 천명을 받는다"로 문구로 바꾸어 '주초위왕(走肖爲王)'이란 허황한 사건을 만들어 썼다. 그래서 조광조는 하루아침에 역신으로 몰려 유배 길에 올랐다가 곧 바로 사사(賜死)되었다.
남곤은 말년에 선비로서 부끄러운 짓을 했다는 사실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스스로 자신의 초고(草稿)를 모두 불살랐는가 하면, 자녀들에게는 자신이 죽은 뒤 비단으로 염습(殮襲)하지 말 것과 무덤에 비석을 세우지 말 것을 당부하였다.
사람은 인간미(人間味)가 있어야 한다. 너무 맑고 아집(我執)에 사로잡히면 아무도 그를 상대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 '水至淸則無魚 人至察則無徒(수지청즉무어 인지찰즉무도/ 물이 지극히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살피면 따르는 무리가 없다)'라 했다. 내 자신을 돌아보고 너무 살피는 행동이 없었는가? 반성해본다.
▶️ 氣(기운 기, 보낼 희)는 ❶형성문자로 気(기)의 본자(本字), 气(기)는 간자(簡字), 炁(기), 餼(희), 饩(희)는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기운기 엄(气; 구름 기운)部는 공중에 올라가 구름이 되는 것, 굴곡하여 올라가는 수증기, 목에 막히어 나오는 숨을 뜻하고, 米(미)는 쌀을 뜻하므로 김을 올려서 밥을 짓다, 손님을 위한 맛있는 음식을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氣자는 '기운'이나 '기세', '날씨'라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氣자는 气(기운 기)자와 米(쌀 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본래 氣자는 米자가 없는 气자가 먼저 쓰였었다. 气자는 하늘에 감도는 공기의 흐름이나 구름을 표현한 것이다.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획을 세 번 그린 것으로 하늘의 기운을 표현했었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숫자 三(석 삼)자 혼동되어 위아래의 획을 구부린 형태로 변형되었다. 여기에 米자가 더해진 氣자는 밥을 지을 때 나는 '수증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气자와 마찬가지로 '기운'이나 '기세', '날씨'와 관련된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氣(기)는 (1)숨 쉴 때에 나오는 기운 (2)생활이나 활동하는 힘으로 원기, 정기, 생기, 기력 따위 (3)동양 철학의 기초 개념의 하나6로 만물을 생성, 소멸 시키는 물질적 시원(始原) (4)옛날 중국에서 15일을 일기로 하는 명칭으로 이것을 셋으로 갈라 그 하나를 후(候)라 했음 (5)느낌, 기운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기운(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오관(五官)으로 느껴지는 현상) ②기백(氣魄) ③기세(氣勢: 기운차게 뻗치는 형세) ④힘 ⑤숨(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기운) ⑥공기(空氣) ⑦냄새 ⑧바람 ⑨기후(氣候) ⑩날씨 ⑪자연(自然) 현상(現狀) ⑫기체(氣體) ⑬가스(gas) ⑭성내다 ⑮화내다(火--) 그리고 ⓐ(음식을)보내다(=餼)(희) ⓑ음식물(飮食物)(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대기의 온도를 기온(氣溫), 바야흐로 어떤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분위기를 기운(氣運), 바람, 비, 구름, 눈 등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기상(氣象), 마음에 생기는 주관적이고 단순한 감정 상태를 기분(氣分), 일을 감당해 나갈 수 있는 정신과 육체의 힘을 기력(氣力), 사람의 타고난 성품과 몸가짐을 기상(氣像), 기운과 세력을 기세(氣勢), 대기의 유동을 기류(氣流), 바탕을 이루는 성질을 기질(氣質), 씩씩한 기상과 꿋꿋한 절개를 기개(氣槪), 타고난 기질과 성품을 기품(氣稟), 기운이 만장이나 뻗치었다는 뜻으로 펄펄 뛸 만큼 크게 성이 남 또는 일이 뜻대로 되어 나가 씩씩한 기운이 대단하게 뻗침을 일컫는 말을 기고만장(氣高萬丈), 의기가 관중을 압도한다는 뜻으로 의기 왕성함을 이르는 말을 기개관중(氣蓋關中), 기운이 없어지고 맥이 풀렸다는 뜻으로 온몸의 힘이 다 빠져 버림을 일컫는 말을 기진맥진(氣盡脈盡), 인간의 성질을 본연지성과 기품지성의 두 가지로 나눈 중에서 타고난 기질과 성품을 가리키는 말을 기품지성(氣稟之性), 기세가 대단히 높음을 일컫는 말을 기염만장(氣焰萬丈), 생각하는 바나 취미가 서로 맞음을 일컫는 말을 기미상적(氣味相適), 생각하는 바나 취미가 서로 맞음을 일컫는 말을 기미상합(氣味相合), 글씨나 그림 등의 기품과 품격과 정취가 생생하게 약동함을 일컫는 말을 기운생동(氣韻生動), 기세가 매우 높고 힘찬 모양을 일컫는 말을 기세등등(氣勢騰騰), 놀라서 정신을 잃음을 일컫는 말을 기급절사(氣急絶死), 모두가 운수에 달린 일이라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는 말을 기수소관(氣數所關), 기운은 산과 같이 높고 마음은 바다와 같이 넓다는 의미의 말을 기산심해(氣山心海) 등에 쓰인다.
▶️ 過(지날 과, 재앙 화)는 ❶형성문자로 过(과)는 간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咼(와, 과; 입이 삐뚤어짐)의 뜻이 합(合)하여 바른 길을 지나쳤다는 데서 지나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過자는 '지나다'나 '경과하다', '지나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過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咼(가를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咼자는 '뼈'를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過자는 어떠한 상황이나 상태가 지나갔음을 뜻하기 때문에 길을 걷는 모습을 그린 辶자가 '지나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過자는 '초과하다'나 '넘치다'와 같이 한계를 넘어선다는 뜻이 확대되어 있다. 그래서 過(과)는 지나치는 일, 통과하다, 도를 넘치다, 과오(過誤) 따위의 뜻으로 ①지나다 ②지나는 길에 들르다 ③경과하다 ④왕래하다, 교제하다 ⑤초과하다 ⑥지나치다 ⑦분수에 넘치다 ⑧넘다 ⑨나무라다 ⑩보다, 돌이켜 보다 ⑪옮기다 ⑫허물 ⑬잘못 ⑭괘(卦)의 이름 ⑮예전 그리고 ⓐ재앙(災殃)(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지날 력/역(歷), 지날 경(經), 그릇될 와(訛), 그르칠 오(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공 공(功)이다. 용례로는 일이 되어 가는 경로를 과정(過程), 지나간 때를 과거(過去), 예정한 수량이나 필요한 수량보다 많음을 과잉(過剩), 지나치게 격렬함을 과격(過激),정도에 넘침을 과도(過度),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과열(過熱), 잘못이나 그릇된 짓을 과오(過誤), 지나간 일을 과거사(過去事), 조심을 하지 않거나 부주의로 저지른 잘못이나 실수를 과실(過失), 잘못에 대하여 용서를 빎을 사과(謝過), 통하여 지나가거나 옴을 통과(通過),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사물의 한도를 넘어섬을 초과(超過), 공로와 과오를 공과(功過), 대강 보아 넘기다 빠뜨림을 간과(看過), 때의 지나감이나 시간이 지나감을 경과(經過), 모르는 체 넘겨 버림을 묵과(默過), 능력 같은 것이 지나치거나 미치지 못함이나 딱 알맞지 않음 또는 중용을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과불급(過不及),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중용이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을 과유불급(過猶不及), 밀밭을 지나면 밀 냄새만 맡고도 취하게 된다는 뜻으로 술을 도무지 마시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과맥전대취(過麥田大醉), 뜰에서 가르친다는 뜻으로 아버지가 자식에게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과정지훈(過庭之訓), 눈에 스쳐 지나가면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번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과목불망(過目不忘), 아는 이의 문전을 지나가면서도 들르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과문불입(過門不入), 성인이 지나가는 곳에는 백성이 그 덕에 화하고 성인이 있는 곳에는 그 덕화가 신묘하여 헤아릴 수 없다는 말을 과화존신(過化存神), 지나친 공손은 오히려 예의에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과공비례(過恭非禮), 잘못을 하면 즉시 고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그 사람이 내 집 앞을 지나가면서도 나를 찾아주지 않았다 하여 별로 유감스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그 사람을 대수롭지 않게 여김을 이르는 말을 과문불감(過門不憾), 사실보다 지나치게 평가함을 일컫는 말을 과대평가(過大評價), 잘못을 서로 고쳐 줌을 일컫는 말을 과실상규(過失相規),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음을 일컫는 말을 과여불급(過如不及), 잘못하고서 고치지 않는 것이라는 뜻으로 그것을 잘못이라고 하는 의미의 말을 과이불개(過而不改), 지나간 일을 일컫는 말을 과거지사(過去之事), 지나가는 불에 밥을 짓는다는 뜻으로 어느 특정한 사람을 위해 한 일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음을 이르는 말을 과화숙식(過火熟食), 다리를 건너고 나서 그 다리를 부수어 목재를 훔쳐간다는 뜻으로 극도의 이기심이나 배은망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과하탁교(過河坼橋), 분수에 지나치는 욕망을 일컫는 말을 과분지망(過分之望), 사물을 지나치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과대황장(過大皇張), 분에 넘치는 일을 일컫는 말을 과분지사(過分之事), 과오를 저지른 후에 능히 고침 즉 한 번 잘못을 저지른 연후에 잘못을 참회함으로써 선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과연후능개(過然後能改), 보통 사람보다 훨씬 센 힘을 일컫는 말을 과인지력(過人之力), 한 번 보기만 하면 그대로 욈을 일컫는 말을 과목성송(過目成誦) 등에 쓰인다.
▶️ 必(반드시 필)은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八(팔; 나눔, 필)과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의 합자(合字)이다. 땅을 나눌 때 말뚝을 세워 경계를 분명히 하여 나눈다는 데서 반드시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必자는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必자는 心(마음 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심장'이나 '마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必자는 물을 퍼 담는 바가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必자를 보면 바가지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必자는 바가지나 두레박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더한 柲(자루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必자는 心자에서 유래한 글자가 아니므로 글자를 쓰는 획의 순서도 다르다. 그래서 必(필)은 ①반드시, 틀림없이, 꼭 ②오로지 ③가벼이, 소홀히 ④기필하다, 이루어 내다 ⑤오로지, 전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없어서는 아니 됨을 필요(必要), 그리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필연(必然), 반드시 없으면 안 됨을 필수(必需),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필연이나 반드시를 필시(必是), 반드시 패함을 필패(必敗), 반드시 읽어야 함을 필독(必讀), 장차 반드시 이름이나 필연적으로 그렇게 됨을 필지(必至), 반드시 죽임 또는 그런 마음가짐을 필살(必殺), 꼭 얻음 또는 꼭 자기의 물건이 됨을 필득(必得), 필요하게 씀을 필용(必用), 반드시나 틀림없이 꼭을 필위(必爲), 꼭 그리 됨을 필정(必定), 반드시 명중함을 필중(必中), 반드시 앎을 필지(必知), 우편물 따위가 정해진 기일까지 틀림없이 도착함을 필착(必着), 꼭 이루기를 기약함을 기필(期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 또는 어찌하여 반드시를 하필(何必), 필요가 없음을 불필(不必), 생각하건대 반드시를 상필(想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을 해필(奚必),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사즉생(必死則生),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생즉사(必生則死),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사단(必有事端), 틀림 없이 꼭 망하고야 맒이나 패멸을 면할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망내이(必亡乃已),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곡절(必有曲折), 품은 원망을 반드시 풀어 없애고자 애씀을 일컫는 말을 필욕감심(必欲甘心), 결코 이러할 이치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무시리(必無是理), 아내는 반드시 남편의 뜻을 좇아야 한다는 말을 여필종부(女必從夫),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헤어진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게 된다는 말을 거자필반(去者必返),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필유린(德必有隣),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세상일은 무상하여 한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성자필쇠(盛者必衰), 어찌 꼭 이익만을 말하는가 라는 뜻으로 오직 인의에 입각해서 일을 하면 이익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이익이 돌아온다는 말을 하필왈이(何必曰利), 황하가 수없이 꺾여 흘러가도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으로 결국은 본뜻대로 됨을 이르는 말 또는 충신의 절개는 꺾을 수 없다는 말을 만절필동(萬折必東) 등에 쓰인다.
▶️ 禍(재앙 화)는 ❶형성문자로 旤(화)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보일 시(示=礻; 보이다, 신)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문책(問責)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咼(화)로 이루어졌다. 신의 문책, 타박 등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禍자는 '재앙'이나 '화를 입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禍자는 示(보일 시)자와 咼(화할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咼자는 앙상한 뼈와 입을 함께 그린 것이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咼자가 '재앙'을 뜻했었다. 금문에서는 신이 내린 벌을 뜻하기 위해 示자가 더해지면서 지금은 禍자가 '재앙'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禍(화)는 (1)모든 재앙(災殃)과 액화(厄禍) (2)몸과 마음에나 또는 일에 뜻밖에 당하는 불행(不幸)이나 손실(損失) 등의 뜻으로 ①재앙(災殃) ②재화(災禍) ③사고(事故) ④허물 ⑤죄(罪) ⑥재앙(災殃)을 내리다 ⑦화를 입히다 ⑧해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액 액(厄), 재앙 앙(殃), 재앙 재(災),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복 복(福)이다. 용례로는 재앙과 복을 화복(禍福), 재앙을 가져올 근원을 화근(禍根), 재앙과 환난을 화난(禍難), 재앙과 난리를 화란(禍亂), 재앙에 가까이 가는 단계를 화제(禍梯), 재앙의 원인을 화인(禍因), 화를 일으킬 실마리를 화단(禍端), 재변이 아직 드러나지 아니하고 잠겨 있는 기틀을 화기(禍機), 매우 심한 재액을 화변(禍變), 좋지 못한 일을 화사(禍事), 재앙이 벌어지는 빌미를 화색(禍色), 재앙을 주는 신을 화신(禍神),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화심(禍心), 참혹한 재화를 참화(慘禍), 전쟁이나 난리로 말미암은 재앙을 병화(兵禍), 화를 남에게 넘겨 씌움을 가화(嫁禍), 흉악한 재앙을 흉화(凶禍), 재앙을 불러들임을 고화(賈禍), 집안에 일어난 재앙을 가화(家禍), 화를 면함을 면화(免禍), 전쟁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재앙을 전화(戰禍), 병으로 말미암아 입는 재앙을 병화(病禍), 화를 당함을 봉화(逢禍), 남의 일로 말미암아 뜻밖에 당하는 재앙을 비화(飛禍), 재앙이 바뀌어서 오히려 복이 됨을 이르는 말을 화전위복(禍轉爲福), 화복이 꼰 노와 같이 서로 얽혀 있다는 뜻으로 재앙이 있으면 복이 있고 복이 있으면 재앙도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화복규묵(禍福糾纆), 화나 복이 오는 문은 정하여 있지 않다는 뜻으로 스스로 악한 일을 하면 그것은 화가 들어오는 문이 되고 착한 일을 하면 그것이 복이 들어오는 문이 된다는 말을 화복무문(禍福無門), 재앙이 되는 것은 입으로부터 나온다는 뜻으로 말을 삼가라는 말을 화종구생(禍從口生), 재앙은 번번이 겹쳐 오게 됨을 이르는 말을 화불단행(禍不單行), 죄화를 입은 집안의 자손을 일컫는 말을 화가여생(禍家餘生), 화나 복은 모두 자신이 불러들임을 이르는 말을 화복동문(禍福同門), 화란이 생기는 것은 다 덕이 없는 탓임을 이르는 말을 화생부덕(禍生不德), 화는 망령되이 이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화가 도래함은 다 그 원인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화불망지(禍不妄至), 재앙은 악을 쌓음에 인한 것이므로 재앙을 받는 이는 평소에 악을 쌓았기 때문임을 일컫는 말을 화인악적(禍因惡積)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