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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맛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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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은 흐르고 스크랩 그림과음악 천경자 그림과 김윤아 야상곡 속에서
휴식 추천 0 조회 388 09.01.13 22:03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    천경자 그림과 김윤아 야상곡(夜想曲) 속에서    ※※※※

                                                 

 < 천경자作 1995년 - 황혼의통곡 >

< 천경자作 1993년 - 볼티모어에서 온 여인1 >

< 천경자作 1974년 - 4월 > : 1974년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돌아온 뒤 그린 그림 속 갈색 피부 여인의 머리칼에는 연보랏

빛 등꽃들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사월의 신비로움과 화사함이 꽃잎 끝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네요. 강렬한 호랑 나비

의 무늬보다 여인의 연보랏빛 입술에 먼저 시선이 가는 것은 왜일까요.


※ 김윤아 / 야상곡(夜想曲)과 퍼온글 
 

바람이 부는 것은 더운 내 맘 삭여주려
계절이 다 가도록 나는 애만 태우네
꽃잎 흩날리던 늦봄의 밤
아직 남은 님의 향기
이제나 오시려나, 나는 애만 태우네

애달피 지는 저 꽃잎처럼
속절없는 늦봄의 밤
이제나 오시려나, 나는 애만 태우네

구름이 애써 전하는 말
그 사람은 널 잊었다
살아서 맺은 사람의 연
실낱 같아 부질없다
꽃 지네 꽃이 지네, 부는 바람에 꽃 지네
이제 님 오시려나, 나는 그저 애만 태우네

바람이 부는 것은 더운 내 맘 삭여주려
계절이 다 가도록 나는 애만 태우네
꽃잎 흩날리던 늦봄의 밤
아직 남은 님의 향기
이제나 오시려나, 나는 애만 태우네

 

김윤아의 '야상곡(夜想曲)'에는 천경자의 냄새가 있다. 화려한 꽃들과 꽃무늬들, 원시적 감수성과 은밀한 성적욕구들,

 견딜 수 없는 권태와 몸을 뒤트는 음란, 과도한 장식성으로 억압한 자기 엄격주의 사이로 어쩔 수 없이 풍겨나오는 비  

 릿한 고독의 냄새. 그녀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는 외부에서 올 수 없다. 내부로 들어오는 문고리를 그녀 스스

로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끝없이 기다리며, 애를 태운다. 바싹 마른 입술과 쾡한 눈, 똬리를 튼 뱀과

물처럼 앉은 고양이. 사랑이란, 김윤아에게, 혹은 천경자에게, 하나의 화려하고 쓸모없는 패물같은 것이다.

김윤아의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작년 봄이 되살아났다.   잃어버린 시간같이 몽롱했던 계절이, 아픈 올올을 다시

흔들어내며 피어오른다. 내 전화기 속에서 그녀는 저것보다 더 흐물흐물한 목소리로 봄 내내 애만 태웠는데, 끝내 그녀에게도, 또는 내게도, 기다리던 기별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돋아난 봄과 함께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시간은 다시 위험해지고 아슬아슬해진다.

공주들은 늘 기다렸지만, 많은 왕자들은 제때에 오지 않았다. 대신 꽃들만 먼저 보냈다. 살랑이는 바람들만 잔뜩 보냈다. 살랑거리는 커튼 사이로, 알 수 없는 설렘만 서둘러 보냈다. 김윤아의 노래에는 진한 화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녀를 감추지 않고, 화장의 빛깔 위로 마음이 묻어나온다. 그녀가 울 때 뺨에 함께 뭉쳐흐르는 화장끼가, 과적된 슬픔같다. 김윤아의 노래가 끝날 무렵이면, 당신은 보게 될 것이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 산 중에서 혼자 피었다 낙화하고 이윽고 시들어간 꽃의 잔해를. 미치도록 아름다웠던 한때를 증거하려는 듯 더욱 추한 빛으로 일그러진 시간을 만날지 모른다. 

그러니 사랑이여. 너무 좋은 사랑이 되려 재고 기다리지 말아라. 그저 한때, 자연이 선물한 저 아름다움의 번성에 기대어, 긴급히 사랑하라. 한숨 없이 사랑이 자랄 수 없지만, 한숨 만으로 사랑이 피어날 수는 없다. 알맞은 때를 가려, 스스로 봄이 되는 게 사랑이다. 봄날은 위험하지만 봄날이 가고나면 봄날은 없다. 

<2008-12-08 퍼온글 원본 : 김윤아의 '야상곡'은 위험한 노래다 [isomkiss 작성]>

 

< 천경자作 1983년 - 북해도 천로에서 >

< 천경자作 1995년 - 러시아 서커스단 1 >

< 천경자作 1979년 - 인도 올드델리 > : 올드 델리는 수 천년 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많은 성곽들과 모스크, 유적들이 많이 남아있는 인도의 오래된 도시입니다. 우리의 옛 시골 장터처럼 형성된 올드 델리 길가의 사람들의 모습을 풍경화로 담아내었네요. 인도의 전통 의상인 사리를 입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에서 이국적 정서를 느끼게 됩니다.  

                                                 

※※※※    천경자  그녀의 가슴속, 한(限)의 아름다움이 보이나요?   ※※※※

 

전생에 자신은 황후였다는 여자가 있습니다. 소녀 시절에 스스로 지어 붙인 “경자”라는 이름을 자신의 본명인

 “천옥자” 앞에 두었지요. 그 뒤 그 이름은 인생의 아름다움과 슬픔, 외로움들을 신비롭게 표현할 줄 아는, 대한

민국의 대표적 여류화가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천경자 화백은 어려서부터 독특한 감수성을 가지고 화가가 되기를 꿈꾸었습니다. 그녀가 자랄 당시 대부분의

여자는 소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던 일제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천 화백은 교육과 문화에 열린 가정환경

덕분에 광주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칠 수 있었지요.
 고등학교를 마칠 때 즈음 집안에 혼담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림을 공부하고 싶었고 일본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물론 집안의 반대가 심각하였지요. 천 화백은 정신병자 흉내를 내면서까지 부모님께 유학을 보내달라고 졸랐습니다. 미친듯이 웃다가, 울기도 하고, 중얼거리면서 집안을 돌아다녔지요. 결국 부모님은 허락하셨고, 그녀는 배를 타고 일본으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동경여자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돌아온 천 화백은 유학 중 만난 남편과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후 다시 신문기자였던 두 번째 남편을 만났지만 곧 헤어졌습니다. 진주를 품은 조개처럼 쉽지 않았던 인생의 고개들이 그녀의 가슴 속에 쉽게 식지 않는 예술혼을 잉태한 것입니다.
“나물 캐러 갔던 동네 소녀가 허리띠인 줄 알고 꽃뱀을 집으려다가 물려 죽은 일이 있었어요. 무서우면서도 이상하게 마음 끌리는 그 장면이 어렸을 때부터 머리에 남아 언제가 그림으로 그리고 싶었지요. 그러나 내가 처음 그린 뱀은 꽃뱀이 아니라 한 뭉텅이의 푸른 독사였어요.”
인생의 실패와 좌절을 맛보고 그녀가 자신의 삶에 저항하기 위해 택한 소재가 뱀이었습니다. 그녀는 전남여고 미술교사로 재직하면서 뱀에 대한 이미지를 탄생시켰습니다. 6.25로 인하여 부산으로 피난을 갔던 천 화백은 그 곳에서 자신이 그린 뱀 그림 전시회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젊은 여자가 뱀을 그렸다’면서 신기해하였구요. 그것이 “천경자”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한 것입니다.
또한 그녀의 작품 속에서 일관되게 등장하는 이미지는 꽃과 여인입니다. 아마도 가장 일반적인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것이 꽃과 여인이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아름다움이 주로 보여지고 있지만, 그 아름다움

은 외롭기도 하고 슬퍼보이기도 하지요. 고독의 미와 아픔의 성숙이 천경자의 예술을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던 1974년, 18년간 재직하던 홍익대 교수직을 버리고, 문득 천 화백은 아프리카로 떠났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남태평양과 유럽, 남아메리카까지 계속되었지요. 그곳을 돌아보고 그 여행에서 느낀 선명한 색감과 원시적 인상을 자신의 작품 세계에 반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서 보여졌던 안타까운 인간의 또 다른 모습들을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에 비추어서 그림으로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얼마 전이었던 1991년 천 화백은 힘든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국립 현대 미술관 소장의 “미인도”에 대한 진품 시비 사건 때문이지요. 천 화백은 끝까지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하였지만, 사람들은 듣지 않았습니다. 많은 감정사들이 그녀의 작품이라고 판결하였고, 입장이 난처해진 미술관에서도 천 화백의 작품이라 주장하였지요.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천 화백은 자신의 작품들을 서울 시립 미술관에 기증하고, 큰 딸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 뒤 진품 위조 사건은 범인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천 화백은 한국에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실제 나이 84(1924년 11월 11일생)세이고 2003년 뇌출혈로 쓰러져 언어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한다. 병의 원인은 지난 1991년 <미인도> 위작시비 사건으로 얻은 충격으로 전해진다. 당시 천경자 화백은 위작이라고 주장했고 소장했던 국립현대미술관과 화랑협회는 진품이라고 맞섰지만, 8년만에 위조범 권모씨가 자백하면서 사실상 일단락됐다.
노 화가는 고향을 무척 사랑했다. 하지만 얽힌 가족사와 부유했던 집안의 퇴락으로 마음 편하게 고향을 찾아가지 못했다. 화가의 자존심으로 영글어진 작품의 가치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했던 주변의 공짜 작품 요청도 고향에 대한 애증과 함께 적당한 거리를 두도록 작용했던 것 같다.
어느 날은 고향이 그리워 찾았지만, 지인들을 만나지 못하고 홀로 조용히 소록도만 둘러보고 가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도 70~80대의 마을 노인들은 아직도 천경자 화백이 아닌 인간 '옥자'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부디 병을 떨치고 다시 일어서 추억이 서린 고향의 푸른 산천과 벗들을 다시 만나기를 빌어본다. 
 천경자 화백의 건강과 회복을 기원합니다.

 

 자살의 미 (1968) : 누구보다 많은 열정을 품었기에 또한 그만큼의 한(限)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했던 여인. 그녀의

 인생에 자살이란 단어가 들어왔을 때 느꼈던 나름대로의 차가운 미학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잿빛 푸른 색으로 그려진

 꽃과 구름으로 자살이라는 가장 극한 감정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청춘의 문 (1968) : 천경자 화백을 유명하게 만든 작품 중 하나 이지요. 죽은 사람인양 회색빛 여인의 얼굴은 꿈을 꾸

 고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그녀의 얼굴은 전통적 한국 여인과는 다르지요. 환상적인 여인의 얼굴과 분위기에

 서 천화백이 바라는 이국에의 동경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여인은 천 화백의 꿈이자 이상인 듯 합니다.

 꽃과 나비 (1973) : 한 무더기 아름답고 화려한 꽃다발 아래에 반라의 여인이 한가롭게 누워있습니다. 그녀의 피부색

 은 그녀가 여기 한국의 사람은 아니라고 느끼게 하고 있네요. 그리고 화려한 공작새와 꽃들도 먼 이국의 정서를 물씬 풍

 기게 합니다. 여느 천 화백의 그림처럼 색감과 구성이 화려합니다.

 이탈리아 기행 (1973) : 1960년대 말에 시작된 천 화백의 유랑은 많은 작품의 소재를 만들었습니다. 1969년에 갔던

 이탈리아에 대한 감흥을 3년 동안 이 작품으로 완성하였지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열었던 보티첼리의 그림과 멋진 건

 축물이 찍힌 사진, 여인의 장갑 그리고 양주병과 꽃으로 화폭을 채웠습니다. 몇 안 되는 소재들이지만 화려하게 표현된

 이 작품으로 그녀는 자신의 느낀 이탈리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孤 (1974) : 머리에 가득 꽃을 꽂은 이 여인은 너무나 아름답지만 그 큰 눈과 처연한 입술의 끝은 한없이 슬퍼보입니

 다. 무심한 듯 허망한 듯 바라보는 여인의 시선이 그녀의 짙은 피부색보다 더 내 가슴을 더 막막하게 합니다. 늘상 외

 로움을 품고 살았다는 천화백은 그림 속에 등장하는 여인에게 자신의 외로움을 덧입혀주었습니다.

 뉴욕 센트럴 파크 (1981) : 맨하탄 중심부에 있는 센트럴 파크는 뉴욕을 대표하는 공원이지요. 그 곳을 대표하는 공

 원을 그리면서 자신이 느꼈던 또 다른 이국의 정서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네요. 한가로운 공원의 한 켠에는 다람쥐가

 놀고 있구요, 마차를 몰고 있는 마부는 또 다른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듯 합니다. 나뭇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의 가지들

 이 배경을 가득 채운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두상 (1982) : 너무나 강하고 화려하여 슬프고 애처로운 이 그림은 천경자 화백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지요. 그녀가

 느끼는 아름다움은 슬픔의 애상에서 시작된 것임을 뼈 속 깊이 사무쳐 느끼게 하지요. 쏟아지는 꽃비 속, 처연한 눈망울

 의 여인은 차가와 보이지만 사랑이 필요한, 누군가를 바라고 있는 천 화백의 또 다른 얼굴인 듯 합니다.

 황금의 비 (1982) : 황금색 꽃들이 비처럼 내리고 있는 공간. 그 속에 있는 갈색 피부의 여인이 아름답습니다. 그림을

 바라보는 내 자산의 가슴 속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한 그녀의 눈동자가 인상적이지요. 그녀의 인상은 너무 강렬해서 그

 림을 내려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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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09.01.13 22:07

    첫댓글 고(孤)라는 그림의 저 여인처럼 슬픈 여인을 본 적이 있으려나... 눈물 한 방울 없이도 남의 속을 이렇게 헤집어 놓으니.

  • 09.01.14 03:06

    마음이 아련히 올라오는 작품이네요. 감사합니다. 좋은작품 보여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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