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호연(孟浩然)-자락지월(自洛之越)(낙양에서 월로 가며)
皇皇二十載(황황이십재) 분주하게 들떠 지낸 이십 년
書劍兩無成(서검양무성) 학문도 무예도 이루지 못했다
山水尋吳越(산수심오월) 산수 아름다운 오월로 가볼까나
風塵厭洛京(풍진염락경) 번거로운 서울 생활이 진절머리 난다
扁舟泛湖海(편주핍호해) 조각배를 호해에 띄우고
長揖謝公卿(장읍사공경) 고관 따위는 정중히 사절하리라
且樂杯中物(차락배중물) 마음 내키는 대로 술을 즐기리니
誰論世上名(수론세상명) 세상 명예나 평탄 따위 신경 쓰지 않으리라
*맹호연[孟浩然, 669~740, 이름은 호(浩), 자는 호연(浩然)]은 성당 때의 시인으로 부호의 집에서 태어나 소년시대부터 의리를 중히 여겨 남의 어려움을 도와주었고, 진사 시험에 낙방하여 일시 교외에 숨어 살다 40세 때 비로소 서울 장안에 나가 시인으로 알려졌고, 진나라 도연명의 뒤를 잇는 사연시인으로서 그 시풍은 매맑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이백이나 왕창령과도 친분이 있었고, 자연을 노래하는 데 있어서는 왕유와 쌍벽을 이루었다 합니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본 것인데, 시인은 20년 동안이나 서울에 머물면서 공부에 또 취직에 광분했으나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때문에 서울을 탈출하여 여행길에 나설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는 주석이 달려 있습니다.
*皇皇(황황) : 분주한 상태, 遑遑과 같음
二十載(이십재) : 이십년 간
書劍(서검) : 학문과 무예
吳越(오월) : 양자강 하류 지방, 춘추 시대에 오와 월나라가 있었음
洛京(낙경) : 서울인 낙양
扁舟(편주) : 조각배
長揖(장읍) :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 절하는 것, 공손하지 못한 인사
謝(사) : 거절함
且(차) : 아무튼
杯中物(배중물) : 술을 가리킴
첫댓글 예나 지금이나 삶이 녹녹치 않지요..
차락배중물 하고 수론세상명 하는 인생이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선비의 울분만 가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