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준주
지은이: 조양희
판 형: 148*210mm
쪽 수: 456쪽
가 격: 16,500원
발행일: 2023년 1월 2일
ISBN: 979-11-86452-86-8 03810
펴낸곳: 숨쉬는책공장
경계를 허문 도전, 사랑, 우정, 화합을 꾀하는
수많은 과거와 현재의 준주를 응원하며!
거대한 역사의 흐름은 개개인의 의지와 변화가 모여 만들어 내지만, 그 흐름이 개개인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쳐 궤도를 바꾸기도 한다. 장편소설 《준주》에 등장하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청년들 역시 일제치하와 전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때로는 저항하고 때로는 순응하며 삶의 변화를 맞고 또, 삶을, 세상을 변화시킨다.
《준주》는 주인공인 조선인 장준주가 의학 공부를 위해 일본으로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준주는 조선의 임산부와 아기들을 위한 산부인과 의사가 되기 위해 일본 유학을 결심했다. 하지만 일제치하의 조선인이 일본에서 의학 공부를 하기란 결코 녹록지 않다.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해코지를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비를 감당하기도 버겁다. 그 와중에 준주보다 일찍 일본으로 유학을 온 사촌 오빠 진석은 지하운동과 독립운동 활동으로 쫓기는 신세라 오빠의 걱정으로 준주는 늘 마음이 무겁다. 연인인 도오루를 만나 많은 의지가 되기는 하지만 조선인과 일본인의 사랑의 길 또한 쉽지만은 않다. 급기야 도오루는 전쟁으로 인해 자원입대하기에 이른다. 과연 준주는 무사히 의학 공부를 마치고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또 이별한 준주와 도오루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준주》는 준주를 중심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격변기, 한국과 중국, 일본의 청년들의 꿈과 사랑, 좌절, 희망을 그린다. 준주, 진석, 도오루 이외에도 샤오륜, 현서, 사치, 도미요 등 여러 매력적인 인물들이 흡입력 있는 긴박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이끈다. 국경을 넘어선 사랑과 우정, 화합을 이루는 청년들의 이야기는 나라와 이념을 떠난 사랑과 휴머니즘을 보여 주며 모두가 동시대인으로서 같은 운명체임을 느끼게 한다.
한편 《준주》는 10여 년 전 ‘분홍구두’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던 장편소설을 바탕으로 두고 이야기를 더하고, 더욱 공들여 손질하고 매만지고 다듬어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지은이
조양희
가톨릭대학 국문학과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는 대한항공 여승무원으로 9년간 근무하다 조선호텔 매니저로 일했다. 1988년에 《동아일보》에서 주최하는 여성동아 장편 공모에서 상을 받은 이후부터 꾸준히 문단활동을 하고 있다. 작품으로 장편 《겨울외출》, 《이브의 섬》, 《유혹》등과 중편 〈훈풍〉, 6편의 단편과 8편의 수필집이 있다. 영국 런던의 친환경 의식과 프로젝트 등을 조사한 《런던 하늘 맑음》(시공사)과 《부부일기》(해냄)는 2012년에 프랑스 문화원에서 프랑스어 번역 희곡으로 연극공연을 했다. 매일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특별한 순간을 함께하는 부부의 섬세한 언어와 감성표현에 파리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도 공연 준비를 하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되었다. 또 엄마가 자녀 도시락에 날마다 손 편지를 써 넣어 주었던 편지글을 모은 《도시락편지》(디자인하우스)는 100만 부 이상 판매되어 베스트셀러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켜 2002년부터 15년간 초등학교 교과서 5학년 1학기 읽기 국어책에 12쪽 이상 수록되었다. 바쁜 일상의 부모와 자녀 사이를 좁히는 도구로 편지쓰기 문화 분위기를 만들었다. 여성의 해 프랑스 언론계에서 환경 부분 ‘세계를 움직인 여성 30명’에 선정된 이후, 첨단기계발달로 비대해진 우리 관계를 매일 수행으로 인간의 순수한 참모습을 찾아내는 내적 정신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이에 사색하여 2021년에 편지글인 《광채》를 출간했다.
여성동아 문우회 소설가들은 두 해마다 동인지를 출간한다. 2022년 7월에는 단편모음집 《별 사이를 산책하기》(숨쉬는책공장)를 출간했고 쉼터가 될 〈단편소설모음집〉을 투명하고 맑은 문체로 엮어 나갈 예정이다.
매주 한 번 대한항공 후배들과 KASA Sewing(바느질) 회원으로 프랑스 자수를 수놓아 작품들을 만든다. 승무원 시절 초기에 여객기 대형사고가 내 스케줄이 아니었던 그 행운 때문에 기적으로 다시 만난 특별한 모임인 데다 희비극의 비행체험을 함께 체험한 끈끈한 관계인 터라 동료애로 서로를 늘 지
켜 준다. 초기 민항공 근무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 《1969년 KAL납북 그해 겨울》(가제)을 준비하고 있다.
▮차례
작가의 말
1. 부산 항에서 시모노세키 항으로
2. 일본에서의 시작
3. 새 생명을 만나다
4. 청년 활동
5. 준주와 도오루
6. 야요이의 인형
7. 두 청년의 우정
8. 유모
9. 전염병에 걸린 진석
10. 도움을 청해 온 모리 순사
11. 아키타 산사의 황호랑
12. 대구 반야월의 산부인과 병원
13. 끝을 향해 가는 전쟁
14. 만주로 떠나다
15. 꿈같은 재회
16. 새 희망을 품은 이별
▮책 속에서
나는 소설을 구성하면서 국가와 이념을 떠나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데는 어떤 이유를 따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작업을 하는 동안 모든 겨레가 하나의 같은 운명체라는 응답을 받았다.
시대는 문명시대로 진화되고 더 이상 전쟁의 상처에 머물지 않으며 새로운 문화의 우주과학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준주》가 아시아 평화의 밑거름이 되어 주길 바란다.
_작가의 말 중에서
1932년 4월 부산 항구. 꽃샘바람이 물러나자 벚나무의 꽃잎들이 흰나비 떼처럼 나풀거린다.
열아홉 살 준주는 긴 숨이 절로 나왔다. 기어이 일본의 시모노세키 항으로 떠나는 연락선 갑판에 서게 된 것이다. 불안을 가라앉히는 안도의 숨을 내뿜었다.
_본문 중에서
설레던 기분은 잠시뿐, 준주는 감시에 대한 의혹이 쉽게 가라앉질 않았다. 진석 오빠는 부잣집 아들이라 세상 물정에 둔해 남을 속여 손해를 끼치는 일이 없었을 것이고, 더욱이 타인의 돈을 탐내지도 않기 때문에 도둑질할 일은 없었다. 마음이 그저 한량없이 좋다는 것이 오히려 진석 오빠의 흠이다. 뭔가 잘못되어 엉뚱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기라도 하면 대학교 3학년까지의 학업을 망치게 될 게 틀림없다.
_본문 중에서
준주와 같은 시각에 도착한 청년의 이름은 샤오륜이다. 그 역시 진석을 모르기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기대와 청년들의 희망을 안고 오는 그를 반가운 마음으로 맞아야 한다. 샤오륜은 그가 부탁했던 몇 가지 일들을 기억에 새겼다.
_본문 중에서
누나 도미요가 반갑게 인사했다. 도오루보다 두 살 위인 그녀는 남동생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자신만의 패션 사업을 분주히 하는 디자이너이자, 근래에 혜성처럼 나타난 여성 예술가였다. 파리의 코코 샤넬을 동경하는 디자이너 요시다 도미요가 유행시킨 니트 패션은 일본 전역에 확산되고 있었다.
_본문 중에서
5년 전 유모의 아들 현서는 밀항으로 일본 시모노세키 항으로 건너왔다. 그때 나이 열일곱 살이었다. 그는 고등학교 입학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오사카와 교토 일대를 돌며 일자리를 구했다. 아는 선배의 소개장만 달랑 들고 찾아간 곳은 편물을 공급받는 지점에서 실을 감아 주고 그 물품을 다른 곳으로 배달해 주는 곳이었다. 건실하고 진실한 마음으로만 일하면 신임을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 마음가짐은 현서에게 생각보다 나은 이익금을 안겨 주었다. 운 좋게 얻은 직업이 그의 사업 능력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_본문 중에서
▮주요 등장인물
장준주
대구출생. 만석꾼의 손녀. 보통학교 담임이었던 일본인 오가와 선생의 도움으로 열아홉 살에 일본 유학을 떠난다. 도쿄 T대학 의학부 산부인과에 입학하고 미츠코시 백화점 화장품 모델 일을 하게 된다. 같은 대학 건축학부 학생 일본인 요시다 도오루와 우여곡절 끝에 연인이 되지만 그 사랑이 마냥 행복하지는 못한다. 졸업 후 대구로 돌아와 병원을 개업하지만 친일파로 오해를 받고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요시다 도우루
도교 T대학 건축학부 학생. 여러 번 준주와 특별한 인연으로 여러 번 마주치고 준주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진실된 마음으로 준주를 사랑하지만 넘어야 할 고비들이 많다. 급기야 종군기자로 자원입대해야 하는 운명을 맞는다.
장진석
준주의 사촌 오빠. 일본에서 유학하던 중 조선인 유학생 대표가 되어 지하조직 운동을 하며 독립운동 활동을 한다.
길현서
준주 유모의 아들. 밀항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가가 되어 활약한다. 준주를 마음에 품고 있는 준주의 든든한 휴견인이다.
유모
일찍 어머니를 여읜 준주를 아낌없는 사랑으로 키운다.
오가와
대구의 보통학교 일본인 선생으로 준주의 담임을 맡았다.
나행자 ‧ 아우도리 사치
준주와 가장 친한 준마고우. 일본인으로 귀화해 ‘아우도리 사치’라는 이름의 유명 가수롸 활약한다.
야요이
도오루와 집안끼리 어렸을 적부터 잘 알고 지냈다. 도오루의 여동생과 친구다.
모리
일본 순사. 장준석의 뒤를 쫓고 감시하며 일본 유학생 지하조직 운동과 독립운동의 뒤를 캐내려 한다.
샤오륜
중국인 청년. 장준석의 지하조직 운동과 독립운동을 돕는다. 도오루와도 특별한 인연을 맺는다.
황호랑
준주의 아버지이자 아키타 산사의 주지승.
크리스
홍콩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영국인 외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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