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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언접종(輪言漸腫)
말은 굴릴수록 점점 부풀려진다는 뜻으로, 헛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퍼질수록 부풀려진다는 말이다.
輪 : 바퀴 륜(車/8)
言 : 말씀 언(言/0)
漸 : 점점 점(氵/11)
腫 : 종기 종(⺼/9)
출전 : 오상원(吳尙源) 우화(寓話)
창조주(創造主)가 사람을 만들 때 귀는 둘이요, 입은 하나로 만들었다. 이는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더 신경 쓰라는 배려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만큼 말이 상대방에게 주는 비중은 무겁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좋은 점도 있지만, 반대로 말로 인해 입은 상처는 영영 치유하기 어렵고, 오래 동안 상처로 남는다. 특히 말은 전해지는 과정에서 진실과는 달리 엉뚱하게 부풀려져서 친구가 원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장끼 꿩이 어린 새끼들을 모아놓고 이것저것 타일렀다. "얘들아, 첫눈이 내렸으니 이제부터 각별히 조심들 해야 한다. 눈이 내리기 전에는 아무리 숲 속을 쏘다녀도 발자국이 남지 않았지만 이제는 어디를 가도 눈 위에 발자국이 남게 된단다. 그렇게 되면 우리를 잡으려고 독(毒)이 든 먹이를 놓아두거나 덫을 치거나 사냥꾼들이 몰려올 것이다."
"사냥꾼이 뭔데요?"
"응, 숲 속에 사는 짐승들이나 우리들 날짐승을 잡으러 다니는 사람들이지, 그들은 아주 냄새를 잘 맡는 개를 거느리고 총(銃)을 갖고 다닌단다."
"총이 뭔데요?"
"응, 그것은 쇠구슬을 화약으로 쏘는 기계인데 아무리 재빨리 도망치려 해도 총 앞엔 당할 수가 없단다. '쾅' 하고 터지는 순간에 그 총알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 죽게 된단다."
"언제 사냥꾼들이 몰려오는데요?"
"이제 곧 두 셋씩 떼를 지어 몰려와서 이 산속이 떠나갈 듯이 총질들을 해댈 것이다."
이때 그 근방을 지나가던 토끼가 장끼 식구들이 주고받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 헐레벌떡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노루가 물었다. "어이, 토끼! 무슨 큰 변이라도 생겼나?"
토끼가 "큰 변이고말고요. 총을 든 사냥꾼들이 떼를 지어 몰려오고 있다는 거예요."
"아니, 누가 그러던가?"
"네, 저 밑 콩밭 위에 있는 오솔 바위 곁에서 장끼 아저씨가 꼬마들더러 빨리 피해야 한다고 서두르고 있었어요. 숲 속이 떠나가게 총질이 시작될 거래요."
노루도 깜짝 놀라 어린 것들이 남아 있는 깊은 바위 숲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니, 노루 양반, 무슨 변고라도 생겼소? 숨이 하늘에 닿게 쫓아가고 있으니 말이야."
어린 것들을 거느리고 계곡 쪽으로 내려오던 멧돼지가 물었다.
"멧돼지 양반,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네. 첫눈이 내리자마자 사방에서 사냥꾼들이 이 숲 속으로 올라오고 있다지 않나."
노루는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말했다.
"그래? 그럼 사냥꾼들을 누가 직접 봤다던가?"
"토끼가 하는 말이 저 콩밭 위 오솔 바위 쪽에서 장끼네 식구가 사냥꾼들에게 쫓기는 것을 봤다는 거야. 탕탕 총소리도 들렸다나 봐."
"큰일 났군, 이 어린 것들을 어쩌지, 아까 저 아래 숲 속에서 심상치 않은 폭음 같은 게 들리는가 싶었는데 바로 그게 사냥꾼들의 총소리 였구먼."
멧돼지는 새끼들을 재촉하며 산허리를 타고 급히 올라갔다. 산허리를 넘어설 즈음에 어슬렁거리고 내려오는 곰과 마주쳤다.
"아니, 왜 이렇게 부산을 떠나? 누가 자네의 새끼들에게 몹쓸 짓이라도 했나?"
"곰 친구, 말도 말게. 사냥꾼들이 지금 사방에서 이 숲을 에워싸고 몰려 올라오고 있다지 않나."
"누가 그러던가?"
"긴말할 사이 없네. 저 콩밭 위 잔솔바위에서 장끼 식구들이 사냥꾼들의 총에 당했다지 않나!"
그 말을 듣자 곰도 깜짝 놀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큰일이다. 큰일이야!" 곰은 헐레벌떡 둔한 몸집을 뒤뚱거리며 달려갔다. 그 때에 새끼들을 거느리고 산 위로 올라오던 장끼 식구가 곰과 마주쳤다. "아니 무슨 일이라도 있었수? 곰 양반" 곰은 장끼 식구를 보자 자기 눈을 의심했다. 사냥꾼 총에 변을 당했다던 장끼 식구들이 도리어 태연하지 않은가. 자초지종을 듣고 난 장끼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말의 경계에 대한 단어나 속담, 사자성어는 유달리 많다. 그것은 그만큼 말이 우리의 일상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반증(反證)하는 이유이다.
○ 말이 있기에 사람은 짐승보다 낫다. 그러나 바르게 말하지 않으면 짐승이 그대보다 나을 것이다. (사아디 고레스탄)
○ 질병은 입을 좇아 들어가고 화근(禍根)은 입을 좇아 나온다. (太平御覽)
○ 입은 화(禍)의 문(門)이요 혀는 이 몸을 베는 칼이다. (全唐詩)
○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
성경에도 "잠언 29:20: 입과 혀를 지키는 자는 그 영혼을 환난에서 보전 하느니라", 잠언 17:9: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키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 하였다.
선각자(先覺者)나 성인(聖人)들은 유독 말에 대해 조심하고 절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요즈음 사회적 통례는 말을 잘 하면 똑똑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말이 많으면 신뢰도 떨어지고 오히려 자신의 약점까지 노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요즈음 대한민국은 말의 천국이다. 특히 정치에 관한 것에 대해서는 무제한급이다. 특히 대중의 판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언론이나 대중매체인 방송은 신중하기 이를 데가 없어야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는 나라 기강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다.
적의 침범을 막아야하는 국방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단결을 갈라놓는 자중지란(自中之亂)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함을 알아야할 것이다.
도덕경에 '지자불언 언자부지'(知者不言 言者不知: 참으로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참으로 알지 못한다)라고 하였고, '지부지상 부지지병' (知不知上 不知知病: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 상책이요,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은 병이다)라고 했다. 말하는 것보다 많이 듣는 것이 더 현명하다.
▶️ 輪(바퀴 륜/윤)은 형성문자로 轮(륜)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수레 거(車; 수레, 차)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侖(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侖(륜)은 자잘한 것 전체를 깨끗이 정리함을 나타낸다. 輪(륜)은 바퀴살이 가지런히 되어 있는 것을 둘러 싸 하나로 통합하고 있는 둘레의 테를 말한다. 또 수레의 바퀴 전체, 바퀴 비슷한 것, 돌다의 뜻으로 되었다. 그래서 輪(륜)은 ①바퀴 ②수레 ③땅갈이 ④둘레 ⑤세로 ⑥성(姓)의 하나 ⑦돌다 ⑧우렁차다 ⑨높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퀴 비(蜚)이다. 용례로는 사물의 대강의 테두리나 겉모양을 윤곽(輪廓), 차례로 돌아감을 윤회(輪廻), 돌림병을 윤질(輪疾), 한 여자를 여러 남자가 한 자리에서 계속 돌려 가면서 강간함을 윤간(輪姦), 돌려가며 차례로 번듦을 윤번(輪番), 전염성이 있는 감기를 윤감(輪感), 같은 땅에 여러 가지 농작물을 해마다 바꾸어 심는 일을 윤작(輪作), 돌아가는 차례를 윤차(輪次), 바퀴 같은 모양을 윤형(輪形), 해마다 삼림의 일부를 차례로 벌채하는 일을 윤벌(輪伐), 집이 크고 넓으며 아름다움을 윤환(輪奐), 태양을 달리 일컫는 말을 비륜(飛輪),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네 개의 바퀴를 사륜(四輪), 여러 해 쌓은 경력을 연륜(年輪), 자전거로 하는 경기를 경륜(競輪), 쇠로 만든 바퀴를 철륜(鐵輪), 수레 바퀴를 거륜(車輪), 얼음과 같이 맑고 밝은 달을 빙륜(氷輪), 수레의 두 바퀴라는 뜻으로 서로 떨어져서는 제 구실을 못 하는 것을 양륜(兩輪), 고뇌가 끊임없이 돌고 도는 인간세계를 고륜지해(苦輪之海), 병거가 한 대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참패를 형용해 이르는 말을 척륜불반(隻輪不返), 바퀴도 되고 탄환도 된다는 뜻으로 하늘의 뜻대로 맡겨 둠을 이르는 말을 위륜위탄(爲輪爲彈) 등에 쓰인다.
▶️ 言(말씀 언, 화기애애할 은)은 ❶회의문자로 辛(신)과 口(구)의 합자(合字)이다. 辛(신)은 쥘손이 있는 날붙이의 상형이고, 口(구)는 맹세의 문서의 뜻이다. 불신이 있을 때에는 죄를 받을 것을 전제로 한 맹세로, 삼가 말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言자는 '말씀'이나 '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言자의 갑골문을 보면 口(입 구)자 위로 나팔과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생황(笙簧)이라고 하는 악기의 일종을 그린 것이라는 설도 있고 나팔을 부는 모습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말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言자는 이렇게 입에서 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부수로 쓰일 때는 '말하다'와 관계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갑골문에서의 言자는 '소리'나 '말'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금문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위해 여기에 획을 하나 그은 音(소리 음)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言(언, 은)은 ①말씀, 말 ②견해(見解), 의견(意見) ③글 ④언론(言論) ⑤맹세(盟誓)의 말 ⑥호령(號令) ⑦하소연(딱한 사정 따위를 간곡히 호소함) ⑧건의(建議), 계책(計策) ⑨허물, 잘못 ⑩혐극(嫌隙: 서로 꺼리고 싫어하여 생긴 틈) ⑪이에 ⑫요컨대, 다시 말하면 ⑬여쭈다, 묻다 ⑭기재하다, 적어넣다 ⑮소송하다 ⑯이간하다(離間; 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⑰알리다 ⑱예측하다 ⑲말하다 ⑳조문하다, 위문하다 그리고 ⓐ화기애애 하다(은) ⓑ화기애애 하면서 삼가는 모양(은) ⓒ위엄(威嚴)이 있는 모양(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어(語), 말씀 담(談), 말씀 사(辭), 말씀 변(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글월 문(文), 호반 무(武),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말로나 글로써 자기의 의사를 발표하는 일을 언론(言論), 어떤 일과 관련하여 말함을 언급(言及), 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을 언어(言語), 말과 행동을 언행(言行),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을 언중(言衆),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입으로 나타내는 소리를 언사(言辭), 말로 한 약속을 언약(言約),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변(言辯), 입담 좋게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설(言舌), 말로써 옥신각신 함을 언쟁(言爭), 상대자가 한 말을 뒤에 자기가 할 말의 증거로 삼음을 언질(言質), 말과 글을 언문(言文), 말 속에 뼈가 있다는 뜻으로 예사로운 표현 속에 만만치 않은 뜻이 들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골(言中有骨), 여러 말을 서로 주고 받음 또는 서로 변론하느라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거언래(言去言來), 서로 변론 하느라고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삼어사(言三語四), 말하고 웃는 것이 태연하다는 뜻으로 놀라거나 근심이 있어도 평소의 태도를 잃지 않고 침착함을 이르는 말을 언소자약(言笑自若), 말인즉 옳다는 뜻으로 말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말과 행동이 같음 또는 말한 대로 행동함을 언행일치(言行一致),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이르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일컫는 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말 속에 울림이 있다는 뜻으로 말에 나타난 내용 이상의 깊은 뜻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향(言中有響), 들은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는 뜻으로 들은 말을 귓속에 담아 두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언유재이(言猶在耳), 말 가운데 말이란 뜻으로 순한 듯 한 말속에 어떤 풍자나 암시가 들어 있다는 말을 언중유언(言中有言), 두 가지 값을 부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에누리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언무이가(言無二價), 남의 인격이나 계책을 깊이 믿어서 그를 따라 하자는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언청계용(言聽計用), 하는 말과 하는 짓이 서로 반대됨을 일컫는 말을 언행상반(言行相反), 말은 종종 화를 불러들이는 일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유소화(言有召禍), 태도만 침착할 뿐 아니라 말도 안정케 하며 쓸데없는 말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언사안정(言辭安定) 등에 쓰인다.
▶️ 漸(점점 점/적실 점)은 ❶형성문자로 渐(점)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斬(참)으로 이루어졌다. 본디 강 이름으로 음(音)을 빌어 조금씩 나아간다는 뜻으로 쓰며, 전(轉)하여 겨우의 뜻으로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漸자는 '점차적'이나 '차츰', '천천히 나아가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漸자는 水(물 수)자와 斬(벨 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斬자는 '베다'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참, 점'으로의 발음 역할만을 하고 있다. 漸자는 본래 중국 저장성(浙江省)에 있는 첸탕강(錢塘江)의 옛 강 이름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첸탕강은 저장성에서 가장 큰 강을 말하는데, 이전에는 젠슈이(漸水)라고 불렸다. 그러나 강의 유속이 느렸었는지 후에 '차츰'이나 '점점', '천천히 나아가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漸(점)은 점괘(漸卦)의 뜻으로 ①점점 ②차츰 ③번지다 ④천천히 나아가다 ⑤스미다 ⑥흐르다 ⑦자라다 ⑧적시다 ⑨젖다(물이 배어 축축하게 되다) ⑩험하다 ⑪차례(次例)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조금씩 더하거나 덜하여지는 모양을 점점(漸漸), 차례대로 차차를 점차(漸次), 점점 증가함을 점증(漸增), 순서대로 차차 나아감을 점진(漸進), 시세가 점점 오름을 점등(漸騰), 차차 줄어듦을 점감(漸減), 물 따위가 점점 스며듦을 점지(漸漬), 점점 더하여 감을 점가(漸加), 차차 높아짐 또는 점차 고조됨을 점고(漸高), 점점 가까워짐을 점근(漸近), 일정한 시기나 장소에 점점 이르러 미침을 점급(漸及), 점점 떨어짐을 점락(漸落), 점점 새로워짐을 점신(漸新), 점점 깊이 깨달음을 점오(漸悟), 차차 자리를 옮아감을 점이(漸移), 점점 뒤로 물러남 또는 차차 쇠퇴하여 감을 점퇴(漸退), 차츰 심하여 짐을 점극(漸劇), 점점 멸말하여 감을 점멸(漸滅), 천천히 사경함을 점사(漸寫), 점점 쇠잔해 감을 점쇠(漸衰), 차차 번져서 물듦 또는 점점 전염됨을 점염(漸染), 점점 험해짐을 점험(漸險), 병이 차차 나아감을 점유(漸癒), 몸이 점점 수척하고 쇠약해지는 증상을 노점(癆漸), 임금의 병세가 점점 더하여 감을 대점(大漸), 세력을 차츰차츰 동쪽으로 옮김을 동점(東漸), 차근차근 쌓음을 적점(積漸), 점점 서쪽으로 옮김을 서점(西漸), 가면 갈수록 경치가 더해진다는 뜻으로 일이 점점 더 재미있는 지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점입가경(漸入佳境), 일의 폐단이 더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폐단이 커지기 전에 막음을 이르는 말을 점불가장(漸不可長), 어떤 일이 번지기 전에 미리 막음을 이르는 말을 방미두점(防微杜漸), 점점 높이 날아 하늘위까지 날 수 있는 큰기러기의 날개라는 뜻으로 점차 높은 자리에 오르는 유위한 재능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홍점지익(鴻漸之翼), 난초와 구릿대, 즉 향초를 오줌에 담근다는 뜻으로 착한 사람이 나쁜 것에 물듦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난지점수(蘭芷漸滫), 애시당초 싹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뜻으로 좋지 못한 일의 조짐이 보였을 때 즉시 그 해로운 것을 제거해야 더 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두점방맹(杜漸防萌) 등에 쓰인다.
▶️ 腫(종기 종)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重(중→종)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腫(종)은 ①종기(腫氣: 피부의 털구멍 따위로 화농성 균이 들어가서 생기는 염증) ②부스럼 ③부르트다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瘡(부스럼 창), 瘻(부스럼 루/누), 癤(부스럼 절) 등이다. 용례로는 조절할 수 없이 계속 진행되는 세포 분열에 의한 조직의 새로운 증식이나 증대를 종양(腫瘍), 살갗에 생기는 곪기는 병을 종기(腫氣), 부스럼이 나고 있는 자리 또는 사회생활이나 어떤 분야에서의 건전하지 못한 썩은 부분의 비유를 종처(腫處), 종기에서 나오는 독의 성분이나 기운을 종독(腫毒), 몸이 붓는 병을 부종(浮腫), 속에서 곪아 보이지 않는 종기를 은종(隱腫), 아이를 밴 지 대여섯 달 만에 온몸이 붓고 배가 불러지는 병을 자종(子腫), 등에 나는 부스럼의 통틀어 일컬는 말을 배종(背腫), 몸의 살가죽에 생긴 부스럼을 외종(外腫), 피부에 생기는 온갖 부스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창종(瘡腫), 종기가 곪음을 성종(成腫), 얼굴에 나는 온갖 종기나 부스럼을 면종(面腫), 남을 해칠 목적으로 부스럼을 앓으라고 외는 경문을 이르는 말을 옹종경(臃腫經), 갑상선이 부어오르는 질환을 통틀어 일컬는 말을 갑상선종(甲狀腺腫), 임파선이 부어오르는 병증을 일컫는 말을 임파선종(淋巴腺腫), 시집갈 때 등창이 난다는 말로 일이 임박해서 공교롭게 난데없는 장애가 생김을 이르는 말을 임가환종(臨嫁患腫), 말은 굴릴수록 점점 부풀려진다는 뜻으로 헛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퍼질수록 부풀려진다는 말을 윤언접종(輪言漸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