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일보 이영관 시민기자 8월 초순 출고 예정
전통주 담그며 양조 창업 꿈꾸는 예비시니어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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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통주 담그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동기)는?
그동안 지방여행이나 지방 출장을 다니면 해당 지방에서만 제조되는 막걸리를 마시곤 했습니다. 양조장이 많은 곳은 충청도, 전라도 지역이었습니다. 2020년에 전주출장 중에 전주한옥마을에 있는 소규모양조장에서 전통주로서 탁주한병, 청주한병을 구입하여 집에서 마셔 보았는데, 그 맛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그동안 마셨던 시중에서 파는 막걸리하고는 차원이 다른 술이었습니다. 인터넷 기사를 통해 확인해 보니, 그 양조장 사장님은 한국전통주연구소 박록담선생님으로부터 교육을 받은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맛있는 술을 빚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그동안 언제 어디서 어떤 관련 교육 받았나?
2020년 1월경 전주출장 마무리 시기에 전주한옥마을에 있는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 전통주로서 단양주 만들기 수업을 아내와 함께 2시간 받았습니다. 상온에서 2주동안 발효 후 마셔 보았는데, 알코올 도수는 높아서 독했으나, 단맛은 없었으며, 향도 없었습니다. 이후 집에서 술을 담그기 시작했습니다. 주발효 후 후발효는 시원한 베란다에서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달 발효 후 마실정도는 되었습니다. 3년동안 이렇게 집에서 술을 담그다가, 제대로 술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으로 2023년도 3월경에 서울에 있는 한국전통주연구소 가양주반에 입소를 하여 3개월 동안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교육내용으로는 전통주문화론, 양주원리, 백설기/죽으로 술 빚기, 부재료로 국화나 송순으로 술 빚기 등 등 술빚기기초이론을 배웠습니다. 무슨 일이든 기초이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초가 튼튼하면 응응하기 쉬우나 기초가 없는 응용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아서 쉽게 이론을 정립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기초이론을 근거로 집에서 술을 담그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도 8월경에는 연구반에 등록을 하였습니다. 연구반에서는 누룩 빚는 방법, 범벅/진고두밥/죽 으로 빚는 술, 증류주 이론 및 실습을 했습니다. 이때는 석탄향, 백하주, 하양주, 홍주 술 빚는 방법을 익혔으며 술 빚는 실습도 했습니다.
3. 몇 년 동안 전통주 몇 종류의 술을 빚었나? 술이름은?
4년 반동안 부의주, 송순주, 연잎주, 국화주, 석탄향, 백하주, 하향주
4. 일반인이 술 담그는 보통의 방법은?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막걸리 키트를 이용한 방법인데, 하루, 이틀 발효하는 제품인데, 권하지는 않습니다. 또 한가지는 천연누룩을 구입하여 단양주를 제조할 수 있습니다. 보통 상온에서 1주일 발효 후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맛이 독하고 쓰며, 향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과당류나 꿀을 넣어서 마시기도 합니다.
5. 좋은 술이란 어떤 술인가? 그 기준은?
제조과정에서는 좋은 천연재료를 사용하여 장기간 발효 숙성과정을 거친 술입니다. 마실 때 좋은 술은 입안에서 자극이 없어야 합니다. 도수가 높아도 입안에서 부드러운 술이 좋은 술이며, 목으로 넘길 때 부드럽게 넘어가는 술이 좋은 술입니다. 그리고, 처음 한두잔 마셨을 때 머리가 아프지 않은 술이 좋을 술입니다. 머리는 아프지 않되, 머리에서 땀방울이 맺히면서 몸이 나릇 나릇해 지는 술이 좋은 술입니다. 마실 때 향을 느낄 수 있으면 좋은 술입니다. 그 향기가 알코올을 감싸고 있기에 술이 더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술인지 모르게 부드러운 술이 좋은 술이며, 넘기고 나서 잠시 후에 알코올을 느낄 수 있으면 좋은 술입니다. 소주 같은 경우는 술 마실 때부터 쓴맛이 강해 바로 인상을 쓰면서 마실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소주도 점점 부드러운 맛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마시고 나서 속이 쓰리지 않고, 탈이 나지 않는 술이 좋은 술이며, 숙취가 없는 술이 좋은 술입니다. 발효기간이 짧거나 합성감미료가 첨가된 술은 숙취가 있습니다. 이러한 술은 시중에 나온 후 유통기간이 짧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발효기간이 길고, 저온 숙성해야 하며, 합성감미료도 사용하지 않으며 좋은 향을 낼 수 있는 술이 좋은 술입니다. 이러한 술은 마시고 나서 다음날 머리도 안 아프고 좋습니다. 와인도 숙취가 있습니다. 마실 때는 다양한 맛과 향에 감탄을 하나 많이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무겁습니다. 우리술은 마실 때도 맛있고, 마시고 나서도 숙취가 없어 좋은 술입니다. “막걸리는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 는 것은 편견입니다. 머리가 아픈 막걸리가 시중에 많이 팔리고 있기 때문이며, 그러한 술을 싼 맛에 쉽게 마시기 때문입니다. “막걸리는 배 불러서 못 마시겠어” 라는 편견은 도수 낮은 술을 많이 마셔도 취하지는 않고, 배만 부르기 때문입니다. 술은 적당히 도수가 있어야 합니다. 적당히 도수 높은 막걸리를 적당히 마시면 배도 부르지 않습니다.
6. 술에 맞는 좋은 안주란?
비오는 날에는 막걸리에 파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파전은 담백하며, 전분이 많기에 시원한 막걸리와 함께 마시면 딱 좋을 것이다. 도수가 높은 술에는 고기류나 생선류가 좋을 것이다. 도수가 낮은 술에는 과실류나 야채류가 가볍게 먹기 좋다. 향이 좋은 술에는 담백한 부추전도 좋다. 산미가 많은 술에는 쓴맛이 나는 갓김치도 좋다. 술맛을 보강해 주는 안주가 좋다. 예를 들면 달콤한 술에 달콤한 안주는 맞지 않는다. 한편, 쓰디 쓴 술에는 칼칼한 김치찌개가 좋을 것이며, 달콤한 술에는 신김치도 좋을 것이다. 발란스가 좋은 술에는 담백한 탕종류도 좋다. 향이 좋은 술을 즐기려면 탕종류는 피하고, 가지전, 동태전 등 가벼운 전종류가 좋을 것이다. 전주에서 삭힌 홍어찜에 막걸리를 마셨는데, 잘 어울렸다. 산미가 약한 수제막걸리에 산미가 강한 홍어회를 같이 먹었더니 맛있더라, 이렇듯 술맛과 조화를 이루고, 부족한 영양가도 섭취할 수 있는 안주가 좋은 안주라고 생각한다.
7. 좋은 술 빚는 비법은? 조건은?
누룩은 온도에 민감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주발효 시 적정한 실내온도 유지이다, 주 발효가 완성되는 단계에서는 술독을 빨리 냉각시켜야 한다. 그리고 후발효 및 숙성 시 온도조절이 중요하다. 이러한 술빚기 조건에 충실하기만 하면 잘 발효되고, 맛있는 술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술 빚기 기본 조건을 무시하고, 빨리 빚으려고 하거나 재료만 바꾸어서 해 보거나 하면 양조의 원리를 파악하기 어렵다. 본인은 이러한 조건을 찾기 위해 4년동안 단양주를 꾸준하게 빚어 왔다. 이러한 술빚기를 터득하고 나서 최근에 이양주를 빚었는데, 알코올도수 19.7도가 나왔다.
8. 본인이 만든 성공한 술과 실패한 술 사례는?
초기에 주발효 시 고온에서의 냉각타이밍을 늦게 잡아서 좀 쓴 술이 나온 적은 있으나, 한국전통주연구소에서 수업을 듣고 나서는 품온을 체크하여 냉각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서 술이 잘 되고 있다. 3월~4월, 10월~11월에는 베란다 온도가 서늘하기에 후발효 시 베란다에 술독을 두면 술이 가장 되었다. 6월~8월에는 베란다 온도가 높기에 후발효 시 대형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넣고 저온 숙성을 하고 있다.
9. 미래 양조창업을 꿈꾸고 있다는데 ‘나의 꿈’을 소개하면?
경기도 수원, 화성에는 지역을 대표할만한 술이 없다. 화성에 작은 양조장 하나 만들어 이웃과 함께 술맛을 공유하며 우리술을 알리고 싶다. 일단, 맛있는 고급 술 한가지와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대중적인 술 한가지를 만들고 싶다. 이 두가지에 대한 레시피는 양조노트에 메모해 두었다. 천천히 연구해 나갈 것이다.
10. 술빚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자질(조건)은?
느긋하고 차분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시간에 좋은 술을 얻으려고 하면 좋은 술을 얻을 수 없다. 사람은 술이 잘 익어 가도록,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주는데만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술이 잘 익을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야 한다. 시간을 두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술은 누룩의 곰팡이에 의해 생성된 효모와 효소가 술을 만드는 것이지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늘 겸손해야 한다. 누룩이 어떤 환경을 좋아하는지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좋은 술이 빚어 지리라 생각한다.
11. 현재 하고 있는 일과 그밖에 신문에 실렸으면 하는 이야기는?
현재 IT 소프트웨어 분야에 33년간 종사하고 있다. 시스템 분석가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치밀한 데이터 분석 경험을 토대로 술이 익어가는 시간내내 온도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일을 할 때는 일정 성과가 나올 때까지 한가지 일에 전념하는 편이다. 좋은 술이 나올때까지 지속적으로 술을 빚을 것이다. 내가 정성스럽게 만든 술을 누군가가 만족해 하며 행복하게 잘 마셔 주면 좋겠다. 술빚기를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좋은 술로서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