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자본주의는 가계의 소비, 기업의 생산, 정부의 조율이라는 3박자 받침대 위에서 굴러간다. 이 중 가장 핵심적 역할인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은 자산을 가지고 회사의 지분을 소유한 자본가와 그 회사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의해 운영되면서 국가경제의 생산을 담당하고 가계 구성원들이 소비할 수 있는 재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주주, 즉 자본가와 노동자의 공동 노력으로 형성한 자산을 노린 기업사냥 행각이 코스닥 상장기업 중 우량 종목인 KL테크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K씨, 수십억 CB발행·유상증자 예정 근거 “회사자산 빼돌리기 시작했다”
강 회장측, “모 증권사와 함께 해외 건설시장 진출 위해 대규모 투자 할 것”
기업사냥꾼은 회사가 보유한 막대한 재산을 독식함으로 이익을 얻지만 건실한 기업의 도산으로 생산 활동의 중단, 주주들의 재산 피해, 노동자들의 일터 박탈, 거래 금융기관의 대출 손실 등 막대한 사회적 리스크를 안기기 때문에 기업사냥꾼은 공공의 적으로 인식된다.
현재 KL테크의 경영권 인수와 관련 소액주주들은 “DJ정권 시절 게이트로 악명을 높은 기업사냥꾼 A씨가 대리인을 통해 회사를 집어삼키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KL테크 전무이사 등은 “문제의 소액주주들이 A씨 개입설 등을 퍼트려 주가를 떨어트린 뒤 자기들이 회사를 집어삼키기 위한 수작”이라고 말했다.
◆ 기업사냥꾼은 공공의 적
기업사냥이란 경영상태, 자산 등이 전체적으로 건실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며 일반적으로 경영권 장악, 주주 배제, 증자·사채발행 등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 대규모 신규 사업 투자, 사업부문 및 자산의 부문별 매각, 노사갈등 조장, 직장폐쇄, 도산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KL테크의 대표적 소액주주인 K씨는 현재 당 사가 외부의 기업사냥꾼 세력의 입 안까지 들어간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KL테크는 “우리는 A씨의 먹잇감으로 들어온 KL테크를 구한 것”이라며 “향 후 신규사업 투자와 기존 LCD액정패널 생산라인 증설 등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 K씨와 강회장 서로 “니가 기업사냥꾼”
현재 KL테크를 대상으로 한 기업사냥에 대한 의혹은 2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DJ정권 시절 게이트로 악명을 날린 A씨가 KL테크를 인수, 해체하려는 과정 중에 있으며 현재 경영권 장악을 완전히 끝내고 해체 단계만 남았다는 주장이다. 이는 KL테크의 소액주주 모임의 리더 K씨의 주장.
그러나 KL테크의 강모 회장 측은 “A씨가 최초 눈독을 들였던 것을 빌미로 K씨 등이 명동 사채, 여의도 증권 등 금융 시장에 루머를 확대 재생산해서 주가 하락을 유도한 후 자 사를 다시금 먹어치루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KL테크는 전환사채(CB)를 발행, OZ메니지먼트라는 동아시아 헷지펀드에서 110억원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K씨에 따르면 “KL테크는 앞으로 150억원어치의 신주인수권부 사채(BW)를 발행하고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KL테크 사건의 개요
이번 사건은 전 KL테크 대표 김철호(가명)씨가 회사 경영권 매각을 결정하고 매수자를 알아보면서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매수자로 나선 사람이 바로 김 변호사. 그는 C사 고문변호사라는 명함을 들고 당시 대표였던 김 변호사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김 변호사를 통해 KL테크 매수를 추진 중인 곳은 P사가 아닌 D사.
D사는 현재 김 변호사가 대표이사로 등재 돼있고 사주인 이모씨가 회장으로 있는 곳. 게이트로 악명을 날린 A씨는 이씨의 회장실을 함께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소액주주 K씨는 “A씨가 회장실을 함께 사용하고 자신의 오른팔인 김 변호사를 대표이사로 앉힐 정도면 D사의 실질적 주인은 이모씨가 아닌 A씨라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전 사장인 김씨는 “나는 김 변호사를 통해 자 사를 매수하려는 주체가 프라임 그룹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황은 당시 경영진과 노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노조에 따르면 김 전 사장 밑에서 전무이사로 있던 윤모씨는 6월 14일 용인 이젠테이라는 회사에서 노조와 만나 “회사를 P사에 넘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와 관련이 있는 곳은 P개발이 소속된 P그룹이 아닌 C사였던 것. 또한 실제로 C사에서 KL테크 인수 의향이 없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김 전 사장은 “매각 협상 중 실질적 매수 주최가 이용호라는 사실을 접하고 김 변호사와의 계약 파기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 후 김 변호사의 명함에 적힌 C사에 찾아가 경영권 인수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지만 당 사는 자금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는 등 M&A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상황. 그러나 김 변호사와의 매각 협상 과정에서 주식·사채 등 자금시장에서 이미 소문이 퍼져있어 하루빨리 매각이 마무리 돼야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것.
이 때 나타난 사람이 김 변호사 체제에서 사외이사로 약속을 받았던 M개발의 강모 사장. 강 사장의 한 측근에 따르면 “부동산·건설 시행사업을 금융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더 큰 기회를 노린다는 복안을 가지고 대상 회사를 물색 중이었다”고 말했다. 마침 지인의 소개로 김 변호사를 만난 강 사장은 김 변호사의 사외이사 제의를 흔쾌히 수락하게 된다.
이와 관련 KL테크의 윤모 전무이사는 “어차피 코스닥 기업 중 하나를 매수해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일 생각이었기 때문에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제도권 내 기업들이 어떻게 경영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 뒤에 A씨가 있다는 것이 드러난 후 김 변호사의 경영권 인수가 난항을 보이자 강 회장이 사외이사가 아닌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 강 회장은 D사를 방문해 회장실에서 A씨를 만났고 그날 대화를 통해 A씨가 KL테크에 관심을 끊도록 했다는 것.
◆ 8월 21일 주주총회 놓고 진실공방
이 후 김철호 당시 대표이사와 강모 M개발 사장의 인수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이 협상을 통해 김 전 사장은 지난달 20일 강씨로부터 잔금 74억원을 완납 받았고 21일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을 공식 이양하게 됐다.
이날 주주총회는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센터에서 21일 개최키로 했지만 당일 노조 및 소액주주 리더 K씨를 위시한 일부 주주들이 주총 점거를 시도하는 등 거센 방해에 부딪혔다. 이로 인해 주주들은 9시 40분 주총장소를 옮기기로 결정한 후 신라호텔 6층 603호 비즈니스룸을 예약하고 장소를 이동했다.
이와 관련 노조측 관계자는 “우리는 노조원이 아닌 우리사주의 주주 자격으로 들어왔던 것”이라며 당시 현 경영진들에 대해 목소리를 높혔다. 그러나 윤 전무이사는 “우리사주를 이야기하지만 지분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춘 우리사주 조합장이 우리와 함께 있었다”며 “당시 노조원들은 우리사주 보유 주주 자격이 아닌 노조원 자격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날 노조원들과 충분한 대화를 시도했지만 노조원들의 공포분위기 조장 등으로 인해 결국 대화를 철회하고 장소를 옮기게 된 것.
그리고 신라호텔로 자리를 옮겨 10시 20분에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임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진을 선임했다.
KL테크 경영권 인수전 진실공방…소액주주 “DJ정권 시절 게이트로 악명을 높은 기업사냥꾼 A씨가 대리인을 통해 회사를 집어삼키려 한다” VS KL테크 경영진 “소액주주들이 A씨 개입설 등 퍼트려 회사 집어삼키기 위한 수작” 주장
그러나 소액주주 모임 K씨는 “실제로 주총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신라호텔에서 주총이 형식적으로 열리는 척이라도 했으면 그래도 억울하기만 할텐데, 당시 주총장소로 알려진 신라호텔 6XX호 회의장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총을 하지도 않은 채 서류상 한 것으로 공증하고 이를 공시했다는 주장.
이에 대해 K씨는 주주 중 한 사람인 김찬수(가명)씨를 소액주주 연대모임 의장으로 내세운 후 김씨 명의로 대전지방법원에 주주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 및 강모 이사후보의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이와 관련 KL테크측은 “이것이 가짜라면 주식의 90%에 해당하는 주주들이 전부 거짓말을 한 것이며 내용을 공증한 변호사도 위법을 저지른 것이냐”며 “허위사실 유포로 우리도 맞고소 했다”고 밝혔다.
◆ KL테크 기업사냥설, 법정 다툼으로 비화
이에 따라 KL테크측도 법무법인 넥스트로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김찬수씨 등 고소인을 무고죄 및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발조치하면서 맞고소 사건으로 비화된 것.
현재 KL테크에는 강 현 회장 측과 김찬수 소액주주연대 모임 의장을 내세운 K씨의 대결구도. 이들의 싸움을 통해 현재 증권시장과 명동 사채시장에는 KL태크에 대한 갖가지 루머와 억측이 퍼져있는 상태다.
그리고 민주노총의 금속노조 산하에 소속되 있는 KL테크 노조는 이들 사이에 끼인 형국이다. 현재 KL테크 노조는 “강씨가 A씨의 꼬붕이다”, “투기자본 물라나라”, “직원 복지 향상하라” 등의 구호를 내세우며 계속 농성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 KL테크지회의 김현국배 지회장은 “우리는 고용안정과 투기자본 축출이 달성될 때 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노조가 알고 있는 강씨와 A씨의 관계 및 KL테크의 인수과정에 대한 모든 정보들은 K씨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K씨는 노조원들을 40여차례에 걸쳐 미팅을 하며 A씨의 검은 음모, 김찬수씨의 심부름, 강 회장과 A씨와의 관계 등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고 이에 노조원들은 김 전 사장과 강 현 회장에 대한 극도의 분노 및 불신감을 나타냈던 것.
그러나 노조원들은 K씨와의 미팅을 거듭할수록 “그가 이 회사에서 뭔가 이득을 취하기 위해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됐고 결국 이달 중순 경 “주총 무효 및 현 경영진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소송의 동시 고소인으로 들어오라는 K씨의 제안을 노조가 거부하면서 양 자가 결별 하게 됐다.
◆ 거액 자금 모금은 해외시장 진출 때문
현 강 회장의 먹튀를 주장하는 K씨측의 논거는 CB와 BW 등 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총 600여억원에 대한 자금을 모집한다는 것.
이와 관련 KL테크 측은 “이미 국내 모 금융사와 함께 중앙아시아 지역의 건설업에 뛰어들기로 합의했다”며 “이 때 거액의 자금이 필요해서 유상증자 등을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강 회장의 또 다른 회사인 M개발의 해외사업팀을 전원 스카우트해 올 생각이라고. 그리고 CB발행은 김 변호사가 KL테크를 인수하기 위해서 모든 준비를 다 마친 바 있기 때문에 인수인계 받기 위해 일주일 동안 함께 업무를 본 것이 와전 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윤 KL테크 전무 이사는 “소문에 강 회장의 먹튀, A씨 개입설 등이 많은 것은 알고 있다”며 “근거 없는 소문을 흘리는 사람들은 이미 고소했으니 법으로 판결 날 것이고 만약 먹튀가 사실이라면 더 이상 대규모 투자나 설비 증설 등도 없을 것인데 과연 그런가 한번 보라. 아마 한두 달 후면 진실이 명백히 들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본래 KL테크는 김순동 창업주가 자본금 5억원으로 2000년 3월에 설립한 엔토피아에서 시작된다. 2001년 12월 직전 대표이사인 김상호 사장이 최대주주로 등극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고 2002년 에이릭스와 합병한 후 사명을 KL테크로 고치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KL테크는 창업이후 Reworked Color Filter를 생산한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적자가 없이 승승장구 해 왔다. 실제로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작년 노조의 설립과 파업 당시까지 당 사의 업계 시장 점유율은 총 90%. 삼성전자, LG필립스LCD(이하 LPL) 등 LCD 제조회사에 관련 부품을 거의 독점 공급하다시피 하면서 급성장 해 온 것.
LPL 한 관계자는 “우리가 LCD 사업부문에서 적자에 허덕일 때에도 전속 하청업체에 해당되는 KL테크는 흑자를 거듭해 김 전 사장의 경영능력에 감탄한 바 있다”고 말할 정도. 그런데 KL테크 전 경영진의 한 관계자는 “노조 파업으로 KL테크로부터 납품이 늦어진 것을 계기로 삼성전자, LPL 등 납품회사들이 해당제품을 자체적으로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원가와 사업 구조가 공개돼 결과적으로 납품단가 및 수량 하락을 통한 매출감소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으로 경영의욕을 잃게 된 김상호 대표이사는 회사 매각을 결정하고 경영권 물색에 나섰다.
human0h@naver.com
2007/09/13 [16:45] ⓒ브레이크뉴스
-아래 글은 2001년 8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삼애 이 회장은 ‘마이더스의 손’인가?
지난 7월25일자 주간매경에 “무일푼에서 1000억대 재산가로”라는 삼애인더스의 이 회장 추적기사가 실렸다. 참으로 놀랄만한 천재적인 수완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가 이와 같은 거금을 번 곳이 증시라는데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에 망연자실하고 있는 터에 나온 소식이라 더욱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이러한 증시에서의 재테크가 ‘증시 친화적’인가 아닌가 한번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의 말을 빌면 IMF시절 증시에서 80억을 날렸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20억을 빌려 투자하려했으나 측근 한사람이 이 돈을 갖고 콜롬비아로 도망갔다고 했다. 그래서 또 다시 15억을 빌려 증시에 재도전했다고 한다.
99년 처음 그가 매수해서 회장자리에 앉은 회사는 인터피온(당시 대우금속)이라고 한다. 매수 이유는 자산이 750억원 부채가 350억원인데 시가총액이 40억원에 불과해서 인수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98년말 이 회사의 재무구조는 자산이 390억원, 부채가 599억원으로 자본잠식이 209억원이나 되는데 이 재무제표도 그의 말 대로라면 분식 결산한 것이라 한다.
이때 이 회사 대주주인 김종석씨는 이미 회생기미가 없다고 판단했음인지 지분이 겨우 1.45%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쓰레기 버리듯 증시에 거의 모든 지분을 쏟아 버렸다는 말이다.
그가 제일 먼저 손을 댄 주식은 인터피온이라고 말했는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이 회사에 KEP전자가 4.3%지분출자한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아무튼 처음 재미를 본 주식은 KEP전자(옛 한국전자부품)인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투자개발(이회장 100%출자 기업으로 지금의 G&G)이 99년초에 한국전자부품을 대주주인 최갑수씨 지분 7.4%를 인수해 상호도 KEP전자로 바꾸며 그해 4월에 액면을 5천원에서 5백원으로 분할했다. 때마침 코스닥 증시가 액면분할붐과 영문자 상호로 변경하는 붐을 거래소 기업에서 벤치마킹한 것이다. 그리고 잘 나가는 정보통신업종도 추가했다.
당시 주가가 액면 5천원을 밑도는 가격에 있었으니 최초 투자금액은 4억5천만원(자본금60억×7.4%) 정도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주가가 액면분할 후 급등해서 99년 8월경 6,500(65,000원꼴)원대까지 올랐으니 불과 몇 개월 사이 주가가 1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주가가 이처럼 오르자 그해 12월 유상 59.2억(98.67%)에 호기롭게 무상증자 71.88억(60%)까지 실시했는데 이는 CB에서 전환한 51.4억원(액면발행경우)의 주식을 매각키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누군가 주식 전환으로 액면가 몇 배의 주가에 매각해서 거금을 챙겼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골드뱅크의 액면분할→무차별 CB발행→주식전환 후 매각한 예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소 그룹화 하는 것도 닮은꼴이다.
거금의 CB발행 차익을 누가 챙겼을까? 굳이 주주의 권리를 빼앗는 CB가 왜 필요했으며 그 많은 자금이 어디에 소요됐는지도 의문이 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KEP전자의 자본금은 60억에서 242.5억으로 4배 이상 뻥튀기 됐고 자본잉여금도 540억이나 챙겨 놔 재무구조도 튼튼해졌다. 이에 비해 실적은 당기에 겨우 12.8억을 내는데 그쳤다. 이 주식은 현재 아모슨에게 넘어갔다. 이 회장측에서 보면 ‘기업인수 개발’ 후 재무제표도 좋아졌고 재 매각(A&D)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투자자(주주)는 형편없는 투자손실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주가가 99년 최고가 대비 1/10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른 주식보다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증시의 한때 테마였던 ‘주식수를 줄이면 주가가 오른다’는 액면병합(5백원→5천원)을 이용해 난국을 타개하려다, 혹 떼려다 혹을 붙인 격으로 오히려 더 큰 화를 입은 결과가 된 것이다. 이토록 그는 증시의 테마를 남보다 앞서 철저히 이용하려했다.
이 KEP전자의 튼튼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99년 9월경 삼애인더스 지분 24.4%를 인수하고 액면분할(5천원→2,500원)과 주가관리를 위해 ‘보물선 테마’를 철저히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삼애인더스 역시 지난해 1월에 CB 59.36억, 다시 금년 2월에 97.83억, 3월에 유상 50억, 6월에 CB 100억으로 자본금이 자그마치 434억으로 인수 전 자본금의 3.5배로 대폭 늘었다. 따라서 자본잉여금도 351억으로 늘어나 부채비율도 46%로 줄었다.
그러나 실적은 최근 분기실적에서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44%나 감소하고 순이익은 28억 결손을 냈다. 그러니까 경영을 잘해서가 아니라 증시에서 조달해간 자본으로 재무구조가 좋아졌을 뿐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이 조달한 자금으로 G&G구조조정(G&G와 별개)에 57%를 출자했고 KEP전자와 함께 조흥캐피탈에 123억(63%)출자했다. 다시 G&G구조조정이 인터피온에 165억, 레이디에 97억, 스마텔에 72억을 출자했다. 무대를 삼애인더스에 옮긴 후 점점 대담한 기업인수에 나서고 있는데 문제는 이 출자한 기업들이 하나같이 희망이 보이지 않는 부실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이들 기업들의 가치를 높여 문자 그대로 인수 후 개발(A&D)을 제대로 해서 투자자와 더불어 개발이익을 보면 좋으련만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고 구조조정과 A&D라는 ‘증시테마’와 액면분할을 이용해 주식장사를 할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더구나 삼애인더스는 지난 3월9일에 인터피온 주식 1,300만주를 주당 1,550원(201억5천만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는데, 현재 주가로 평가하면 141억원의 평가손(주당 1,085원×1,300만주)을 보고 있다.
인터피온(옛 대우금속)은 지난해 5월 자본금 257.57억원을 10:1로 감자와 동시에 액면을 1:10(5천원→5백원)으로 분할하는 교묘한 수법으로 감자 후 주가폭락을 면하려는 방법을 썼다. 당시 제3자 배정으로 지분 출자 90%후 현재 지분이 13%밖에 남지 안았다니 얼마나 많은 주식을 증시에서 매도해 차익을 남겼는가 짐작이 갈 것이다.
이 기업의 감자와 동시에 액면분할(00년5월26일)후 기준가가 2,265원(22,650원꼴)인데, 이 그룹의 매수단가는 액면가 500원밖에 안 된다. 액면가이상 어느 가격에 팔아도 이익을 보게 되는데 G&G구조조정의 무차별 장내매각으로 지분을 축소했는데, 매각 평균단가가 얼마인지 정확한 가격은 알 수 없으나 삼애인더스에 1,550원×1,300만주와 KEP전자에 1,500×1,300만주를 공시한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장내에서 대량 거래일의 주가를 감안하면 최소한 원가 500원의 2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G&G구조조정의 지분 41,760천주중 장 내외 매각을 통해 증시에 쏟아 부은 주식은 자그마치 3,200만여주로 현재 남아있는 주식은 9,672천주(11%)밖에 안 된다고 한다. 어림잡아 320억원은 족히 되는 거금을 희망도 없는 부실기업에 증시가 쏟아 부었는데, 이는 이 그룹이 또 다른 부실기업을 인수하는데 드는 밑천을 만들어 준 꼴이 된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비상장 기업이 부실 주식을 상장기업에 떠 안기는 처사에 우리 증시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결국 증시부담이기 때문이다.
이 엄청난 주식을 거의 모두 소액투자자가 떠 안았다고 볼 때 그는 애초부터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구조조정 및 A&D 따위는 안전에 없고, 액면분할과 IT업종변경 등 증시테마를 이용해 주식장사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회사 경영실적은 금년 3월말현재 매출액 126억에 결손 63.7억으로 호전기미는 전혀 없다. 자본금 309억에 남아있는 자본은 4억원밖에 안 돼 98.8%가 자본잠식 됐다는 얘기다. 계속되는 증자는 자본잠식 100%가 3년간 계속되면 상장폐지되는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인 것 같다. 지난 6월말부터 장내에서 무차별 매도한 것을 보면 포기한 게 아닌가 추정된다.
지난 6월 A&D반도체를 흡수합병 했는데 이는 인기업종인 반도체업종으로의 업종전환 함으로써 주가수준을 높여보려는 속셈으로 봐야 할 것이다.
지난 30일 현재 주가가 500원이니 이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는 얼마나 큰 손해를 보고 있는가 짐작이 갈 것이다. 감자전 이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 역시 원금의 약 20%도 남지 않는 참혹한 투자결과다. 이 주식이 진정한 A&D됐다면 주가가 이렇게 폭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G&G구조조정은 막대한 이득을 취했으며 이를 주간지까지 동원해 자랑한 것이다.
레이디와 스마텔도 방법이 비슷하다.
레이디는 금년 5월9일 자본금을 20:1로 감자하며 동시에 액면을 1:2(5천원→2,500원)로 쪼갰다. 감자전 주가 1,000원이 감자만 감안하면 기준가가 2만원인데 여기에 액면을 둘로 나눴으니 기준가는 1만원으로 낮아진다. 그래도 액면가의 4배가되는 데 최고 18,6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9,180원이다. 이 회사는 공인회계사의 “감사의견 거절”받은 부실기업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현재 노조의 반대에 부딪쳐 아직 제3자배정 증자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스마텔(옛 정풍물산)도 생산활동이 전혀 없이 공장도 경매에 부쳐진 상태인 부실기업이다. 이 기업을 제3자배정으로 90% 지분참여하고 역시 감자 10:1 액면분할 1:10(5천원→5백원)으로 주가 구조조정을 하고 IT산업으로 업종 전환하는 A&D를 표방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듯하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100% 자본잠식은 겨우 면했으나 자본은 금년3월 현재 겨우 3천만원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더구나 이 회사는 지분분포상황요건 미달사유(삼애캐피탈89.3%)와 영업활동이 없어 상장폐지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금년 9월28일 상장폐지 될 위기에 놓여 있다. 그 안에 증시에서 지분매각과 영업활동을 재개해야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는데, 이 그룹의 과거 전력으로 보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상 삼애그룹의 지금까지의 기업인수 구조조정이라는 이름하의 재테크를 요약 분석해보면, 상장기업을 인수 후 개발해서 성공한 예는 단 한 건도 없다. 이 그룹의 재테크 공통점은 기업 인수 후, 영문자상호로 변경, 액면분할과 ‘해저보물선탐사’, A&D, IT산업 업종추가 등 증시의 테마를 최대한 이용해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유상증자 CB발행을 통한 주식장사를 했다 고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투자자는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그룹과 관계가 없는 한올도 비슷한 케이스로 봐야할 것인데 이 주식을 상투에 매수한 투자자는 불과 몇 개월 사이 투자원금이 1/5밖에 남지 않는다. 이런 류의 주식장사꾼들이 증시에 부지기수로 많다고 한다.
이 그룹이 이처럼 주식장사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음과 같은 우리 증시의 잘못된 관행 때문이다.
1. 기술적 분석만 존재하는 우리 증시
우리 증시는 부실 저가주의 거래비중이 세계 어느 증시보다 높은데 이는 우리 증시가 기본적 분석보다는 온통 챠트에만 기반을 둔 기술적 분석에만 의존함에 따라 우량과 부실 기업이 가려지지 않고 ‘꿩잡는 게 매’라는 식의 타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에 배포된 “상장․코스닥등록기업분석”투자자료에 관리포스트 기업들은 손익계산서만 올라있지, 자본상태를 표시하는 대차대조표는 물론 자본금과 자본총계마저 기재돼 있지 않아 자본잠식상태를 파악할 수 없다.
2. 그릇된 테마형성
지난해 동아건설이 해저보물선탐사를 타고 주가가 400원대에서 3,200원까지 급등하자 ‘해저보물선탐사’가 하나의 테마가 형성된 점, 바른손 리타워텍 등이 A&D라는 구실의 작전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A&D테마를 표방하는 기업 늘어나자 이를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테마주식으로 분류하고,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기업들을 무차별 호재성 테마로 분류하는 등 우리 증시의 그릇된 관행은 이들 주식장사꾼들에게 최적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어째서 주주권리를 침해하는 제3자 배정과 같은 외자유치가 호재성 테마인가? 지금 외자유치하려는 대다수 기업들이 사채업자와 결탁해 외형만 ‘외자유치’라는 소문이 들린다. 주가도 띄우고 주식장사로 재미도 보려는 속셈이란다. 그러나 지난해 이 테마를 이용해 맹목적으로 외자유치한 여러 기업들이 환차손과 주가하락으로 지금 곤욕을 치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해저보물선탐사 또한 효시격인 동아건설은 휴지조각이 되었고, A&D와 외자유치를 한답시고 증시사상 최대의 사기를 친 리타워텍의 주범 최유신씨는 해외로 도피했고 한국기술투자의 서갑수사장은 구속까지 됐었다. 이 리타워텍도 액면분할을 이용한 주가를 조작한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외자유치 A&D 해저보물선탐사 등이 호재성 테마로 분류되어 떼를 지어 주가가 오르내리는 우리 증시는 ‘바보증시’라 아니할 수 없다.
이 회장은 ‘마이더스의 손’인가?
이 그룹은 또 다시 부실기업인 조흥캐피탈을 인수한데 이어 쌍용화재와 대한화재도 적극적으로 인수하려고 한다. 이 회장은 ‘마이더스의 손’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아니면 그 많은 부실기업을 인수해서 어쩌자는 것인지 걱정이 앞서는데, 기업가치를 높이지 못하고 계속 이제까지와 같이 주식장사로만 일관한다면 증시에 커다란 위해만 끼칠게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 증시에 이러한 주식장사꾼들이 활개를 치는 한, 우리 증시는 더욱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철저히 따돌림받아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