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미니 홈피 문화는 우리네 ‘마실’ 풍습과 많이 닮았다.
벗들의 집에 들르듯 친구 홈피에 들어가고 담소를 하듯 게시판에 글을 남긴다.
음식을 나눠 먹는 것처럼 사진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돌려 보기도 한다. 싸이월드의 ‘1촌 맺기’ 등
서비스는 가까운 친구끼리는 네 것 내 것을 가리지 않는 우리 문화와 비슷하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 된 데는 이런 사연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관계가 가까울수록 사생활 침해도 심해지는 법이다. 모여서 수다를 떨다 보면 남을 헐뜯는
말들도 곧잘 오간다. 미니 홈피들도 그렇다. 비공개 게시판의 내용이 널리 퍼져서 곤욕을 치르기도
하고, 일상에서는 감히 못할 비난들도 악플(악성 댓글)로 둔갑하여 상처를 준다.
게시판은 ‘수다 떤다’는 느낌이 강하다. 자신이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친하다는 기분 탓에 남들이 쏟아
내는 이야기들이 더 솔깃하게 들리고, 헐뜯는 말들도 한층 거칠어진다. 게다가 포털 사이트들의 검색어
순위는 동네방네 소문을 퍼뜨리는 수다꾼 역할까지 한다. 별 관심 없던 사람들도 주요 검색어에 이끌려
내용을 보게 된다는 뜻이다. 그럴수록 험담하는 소리는 더욱더 커진다. 많은 사람이 하는 말은 그럴 듯
하게 들리는 탓이다. ‘대중에 호소하는 오류’만큼 인터넷에서 비방이 난무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줄
원리도 드물다.
인기 아나운서 박지윤 씨가 개인 미니 홈피에 올린 사진이 해킹되어 널리 퍼졌단다.
그는 숨으려고만 했던 이전의 피해자들과는 달랐다. 자신이 입은 상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무책임한
인터넷 문화에 강하게 맞섰다. 검색어 순위는 사람들의 관심을 돋울 뿐, 무엇이 옳은지 가려 주지는
못한다.
무성해진 소문은 진실을 잠재워 버릴 수도 있다.
점점 ‘권력’이 되어 가는 포털의 위력이 두려운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윤 아나운서의 당당한 처신은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용기만큼이나 돋보인다. 존경스럽고도 존경스럽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timas@joongdong.org
포털이 점점 권력이 되간다는 얘기... 정말 무서운 얘기다..
인간의 심리는 어느정도의 편향성을 지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잘못 이용된다면 큰 비극을 낳을수
있다. (과거의 마녀사냥으로 죽은 수 많은 목숨을 생각해 보라!!)
인터넷에 나온 정보들이 모두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항상 인식하지는 못한다. 군중심리나 보상심리 등으로 우리의 논리성은 단순화되고
왜곡되기 일수이다. 여기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언론이나 인터넷등이 가질수 있는 모순점과 한계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자신의 의견을 올릴때
조금만 더 신중해지길 바란다는 의미이다.
첫댓글 이번에 저 사진 유출사건 일어나고서는 박지윤 아나운서가 그만두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었는데 당당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해보이면서 괜히 기분이 좋더라구요. 또한 이번 유출에 대해서 불법이고, 또 유포한 사람들이나 신문사 포털싸이트도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네티즌들의 의식이 예전보다 좀더 발전하고 좋은 쪽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였죠. 이러식의 변화가 계속된다면 네티즌들이 무서워서라도 이런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개인의 사적인 자료들이 유출되어 그를 이겨가면서 방송활동을 하는 아나운서의 고됨은 무슨 말로 표현을 할순있을까요? 부디 개인의 정보들이 유출되는 여건이 하루 빨리 조성되어서 이러한 피해 상황이 없었으면 합니다. 주로 유명한 방송인이나 유명인들이 주 타켓이 되는데 그 자신들도 조금더 세심하게 주의하여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