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이틀만에 한국행, '여성 차별'과도 싸운 종군기자[BOOK]
중앙일보
입력 2023.04.21 14:00
이후남 기자 구독
책표지
한국에 가혹했던 전쟁과 휴전
마거리트 히긴스 지음
이현표 옮김
코러스
지은이 마거리트 히긴스(1920~1966)는 한국전쟁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종군기자다. 미국 뉴욕 헤럴드 트리뷴의 도쿄지국장이었던 그는 전쟁이 나자 이틀 뒤 서울로 날아왔다. 미국의 참전 결정 이전이다. 서울에 머문 건 잠시뿐. 한강 인도교 폭파 직후 어렵사리 강을 건넌 그는 미군의 거듭된 후퇴 속에 곳곳을 이동하며 전쟁 초반 6개월을 취재했다.
1950년 한국에서 취재중인 마거리트 히긴스(가운데). 오른쪽은 존 브래들리 준장, 왼쪽은 맥 메인스 중령.[사진 출판사 코러스]
이듬해 그가 ‘War in Korea’(한국에서의 전쟁)란 제목으로 출간한 책은 전세의 흐름, 그리고 직접 보고 겪은 전쟁의 급박한 순간과 참상을 생생하고도 담담하게 전한다. 여성이란 이유로 그는 취재를 막거나 아예 한국을 떠나게 하려는 안팎의 방해와 압력을 수시로 겪었는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려는 분투는 인천상륙작전 취재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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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오가는 전장에서 이동 수단을 구하고, 기사 송고 방법을 찾는 것도 엄청난 분투였다. 전쟁 초반에는 일본에 날아가 기사를 보내고 돌아왔는가 하면, 차량 이동 중에 타사 기자가 운전대를 잡으면 그는 어느새 총을 들었다. 이듬해 퓰리처상 국제보도부문 수상자는 전례 없이 6명. 모두 한국전 종군기자였다. 히긴스는 이 부문의 사상 첫 여성 수상자였다.
1950년 6월 29일 수원 비행장에서 맥아더 장군(오른쪽)과 만난 히긴스. [사진 코러스]
유럽에서도 1944년부터 종군 취재를 했던 그는 공산주의자들의 움직임을 간과하고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에 대비하지 못한 미국을 비판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전 초기의 미군에 대해서도 비판을 감추지 않는다. 맥아더에 대해선 초반부터 높이 평가하는데, 미국 언론의 도쿄특파원들은 그에 대한 시각이 대부분 부정적이었다는 점도 전한다.
히긴스는 퓰리처상 국제보도부문의 사상 첫 여성 수상자였다.[사진 코러스]
첫댓글 전쟁터에서 6개월 동안이나 취재?
대단한 업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