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경기전에 300년 되었다는 주엽나무[2010년 7월 15일] [잎이 짝잎. 보통 잎이 홀수 인데 이나무의 잎은 짝수이다. 회화나무 잎에서 맨끝에 있는 잎 하나가 없는 걸로 생각하면 된다]
주엽나무는 잎자루에 마주보기로 붙어있는 잎이 대부분의 다른 나무들은 홀수이나 주엽나무는 짝수이다. 꽃은 초여름에 황록색으로 피고 열매는 가을에 길이가 거의 한 뼘에 이르고 너비 2-3cm의 비틀어진 큰 콩꼬투리의 열매를 맺는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주엽나무 씨앗의 무게가 일정하기 때문에 옛날에 무게를 다는 저울추로 쓰일 정도였으며, 그 무게는 0.2g 정도 된다고 한다.
주엽나무와 줄기 및 잎의 모양은 매우 비슷하나 열매의 꼬투리가 비틀리거나 꼬이지 않으며 가시가 더 굵은 것을 조각자나무라 하여 원래 한약제로 쓰는 별개의 나무가 있다.
유사종으로서 원줄기에 가시가 없는 것을 민주엽나무라 하며 열매가 꼬이지 않고 약간 굽는 것을 아자비과줄 이라고 한다.
혼돈되기 쉬운 나무로는 다릅, 회화, 아까시나무 등이 있다. 주엽나무는 열매가 익으면 내피 속에 끈적끈적한 쨈 같은 달콤한 것이 들어 있어 이것을 '주엽'이라 하여 주엽나무라는 이름도 붙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열매가 적어도 나무가 20∼30년 되어야 달리므로 어렸을 때 줄기에 가시가 빼곡이 붙어 있다가 나무가 커지면서 점차로 퇴화되어 가는 음나무와는 달리 어렸을 때 가시가 없거나 빈약했다가 열매가 본격적으로 달릴 때쯤이면 굵은 줄기에 큼지막한 가시가 생겨 열매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탈무드'에 나와 있는 주엽나무에 얽힌 이런 이야기가 있다.
옛날 한 젊은이가 길을 가다 호호백발 노인이 주엽나무 씨를 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젊은이는 이 노인에게 "30년이 되어야 열매(주엽)가 달리는데 노인께서 지금 씨를 뿌려서 무슨 소용이 있겠소? 열매가 열릴 때쯤이면 당신을 이미 세상에 없을 텐데요" 라고 비웃는 말을 했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노인이 "나는 내 자신을 위해 씨뿌리는게 아니고 내가 남이 심은 주엽나무 열매를 먹었으니 나도 남을 위해 주엽나무를 심어야지요. 훗날 내 자식 또는 그 자식의 자식들이 이 나무 열매를 먹으며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겠소?"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젊은이는 얼마 가지 않아 지쳐서 숲속에 누워 잡이 들었다가 깨어 보니 어느새 7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때 노인이 심어 놓은 주엽나무가 자라 열매가 달렸고 젊은이는 노인이 되었으며, 주위에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뿐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에 잠깐 머물러본다. |
출처: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 원문보기 글쓴이: 풀꽃
첫댓글 참 세월 빠르군요, 저도 몇년후에 심어야할 나무가 주엽이 아닐런지요